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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뒷골목 28 | 인스티즈

뒷골목 28

 

 

 

새벽 내내 날 껴안고 있던 사람이 분명 있었다. 분명했는데. 눈을 떠 보니 곁에는 아무도 없는 것이다. 아주 오랜만에 곤히 잔 느낌이었다. 내 곁을 지킨 사람이 전정국이라고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눈을 떴을 때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뭔가에 홀린 듯 병원으로 왔다. 꿈이라도 꿨던 건지 전정국은 여전히 그 침대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사람이 너무 그리우면 말도 안되는 착각이라도 하는 걸까. 전정국이 덮고 있는 이불에 코를 박고 숨을 들이켰다. 이 향기를 밤새도록 맡았던 것 같은데.

 

 

“네가 아니야?”

 

 

목이 졸리고 숨이 넘어갈 뻔했는데 전정국은 아무것도 모른다는게 서러워졌다. 네가 여기 누워있는 동안 나는 홀로 모든 걸 버티고 있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전정국에게 어리광이란 걸 피우고 싶어진 거다. 기대고 싶다고. 힘들다는 걸 좀 알아줬으면 한다고.

 

 

“좀 일어나지? 어?”

“......”

“나쁜놈.”

 

 

곧 있으면 정채희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었다. 대충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또 오겠다는 말을 남겼다. 나가면서도 아쉬움에 계속 고개를 뒤로 돌려보았다. 이쯤 되면 좀 화가 나는 것이다. 화를 표출할 상대도 없으니 병실문을 큰 소리가 나게 닫아버렸다.

 

 

 

오랜만에 만난 정채희는 겉으로 보기엔 여전했다. 주렁주렁 달고 있는 악세사리나 화려한 옷하며. 날 보면 뺨부터 때리기라도 할 줄 알았으나 웬일로 얌전했다. 전정국이 나 대신  맞은 걸 모를 리 없을 텐데.

 

 

“너 왜 그래?”

“뭐가아.”

“나보고 아무 말도 안하네?”

“네가 할말 있다고 불렀잖아.”

“전정국말이야.”

“몰라. 화 낼 힘도 없어. 짜증나.”

 

 

정채희가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푹 쉬어댔다. 그 꼴을 보고 있자니 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조잘조잘 떠들어야 정상인 애가 앞에서 저러니 마음이 쓰였다.

 

 

 

“무슨 일 있어?”

“나보고 유학 가래.”

“유학?”

“응.”

“가기 싫으면 말아.”

“그게 가능하면 안 이러고 있지!”

 

 

좀처럼 풀이 죽은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나. 정채희의 입이 한움큼 앞으로 내밀려 있었다. 쟤도 잘 풀리는 인생은 아니다.

 

 

 

“오빠는 언제 일어난대?”

“난들 알아.”

“나 가기 전에 일어나는 거야?”

“그랬으면 좋겠다.”

 

 

원래대로 투정을 부리던 정채희가 돌아온 것같았다. 특유의 높은 목소리는 계속 들어도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잔뜩 불만이 섞인 얼굴로 정채희가 날 바라보았다.

 

 

“할 얘기가 뭔데.”

 

이런 분위기에서 꺼낼 말이 아닌 듯 싶었으나 유학을 간다는 마당에 언제 만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저지르고 봐야지 어쩌겠나.

 

 

“너 오빠 있었지. 친오빠.”

“뭐?”

“정채훈.”

 

 

정채희의 미간이 삽시간에 찌푸려졌다. 좋지 않은 기억임이 틀림 없었다. 이래서 묻기가 망설여졌던 것이다.

 

 

“너 뭐야? 뭘 조사한 거야?”

 

 

정채희가 경계 어린 눈을 했다. 여차하다간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릴 기세였다. 정채희를 달래는게 먼저였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그러면 뭐? 네가 그 남자를 어떻게 알아? 왜?”

 

 

정채희가 한층 더 올라간 톤으로 재촉했다. 정채훈을 그 남자라고 칭하며. 친오빠를 그 남자라고 부른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대체 누구길래. 정채희의 반응이 자극적일수록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커져갔다.

 

 

 

“정채희.”

“싫어. 부르지마. 나 너랑 이야기 안 해.”

 

 

그러고는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가 버렸다. 부리나케 정채희를 쫓았다. 매달릴 곳은 정채희 하나 밖에 없었다. 김남준이고 김태형이고 모두 더 깊이 들어가지 말라는 말만 해대고 있었으며 정채훈에 대한 기록은 제대로 남아있는 게 거의 없었다.

 

 

“부탁이야.”

“뭐가? 나한테 뭘 부탁하는 건데?”

“정채훈이 당한 사고에 대해 알아?”

“너 그냥 형사라며! 남의 집안일은 왜 설치고 다녀?”

“뭐?”

“이리저리 들쑤시고 다니지 마. 짜증나.”

 

 

 

저렇게 격한 반응을 보이는데 무어라 더 물을 수가 없었다. 정채희의 말대로 남의 집안일이었다. 그들의 아주 개인적인. 정채희에게서 무언가를 들을 수 있을 거란 실낱같은 기대가 산산조각 나자 힘이 쭉 빠졌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김검사에게 연락이 왔다. 전정국을 옮길 병원을 알아보았다고 전했다. 이번 주 내로 옮기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알겠다는 답을 했다. 그 전에 정호석의 사람들이 전정국의 병실을 지키고 있었다. 전정국을 빼내려면 그들을 먼저 따돌려야했다. 어떻게?

 

정호석은 내게 최홍식의 수술 날짜가 잡히면 전정국을 데리고 있으라는 이야기만 했었다. 그 뒤는 자기가 다 알아서 할테니. 그가 알아서 한다는 건 무슨 의미인지 아직 파악할 수 없었다. 그 때 제가 최홍식의 자리에 앉겠다는 의미일까. 모두의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느낌이었다. 이러다 발 하나를 헛디디면 모든게 끝장 나버리는.

 

 

어제의 사건으로 홍록파 사이에서 나는 완전히 정호석의 편임을 입증한 셈이었다. 만약 정호석이 실권을 잡지 못하면 홍록파를 족치는 것이고 뭐고 나부터 위험했다. 그 때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였다.

 

 

정호석은 내가 홍록파에 잠입해있다는 사실을 여태껏 모르고 있었음을 이제야 깨달을 것이다. 그리고 어제. 내가 잠입했다는 것을 눈치채기라도 했다면? 박지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민아, 아무 일 없어?”

-무슨 일이요?

“뭐, 우리 들켰다거나.”

-네? 그럼 지금 이렇게 통화 못해요. 우리.

“그래.”

-왜요? 누나 들켰어요?

“모르겠어. 확인해보고 전화할게.”

 

 

내가 택한 건 정면으로 부딪히는 방법이었다. 모르겠으면 물어보면 될 것이 아닌가. 정호석을 만나야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뒷골목 28 | 인스티즈

뒷골목 28

 

 

 

“몸은 괜찮으신가?”

“뭐.”

 

정호석이 대뜸 내 안부부터 물었다. 어색함에 얼버무렸다. 상태를 보아 내가 잠입 중이라는 걸 모르는 것 같긴 했다. 그걸 전제로 깐다면 정호석에게 나올 다음 질문은.

 

 

“황만식은 어떻게 만난 거야?”

 

다행임과 동시에 또 말을 지어내야했다. 여기서 황만식이 정호석에게 나에 대해 말이라도 흘린다면 들키는 건 시간 문제였다. 어쨌든 지금은 모른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뭐, 어쩌다 보니.”

“그 간호사가 입을 놀렸나.”

“그런가 보네.”

 

 

주제를 계속 끌고가기엔 위험했다. 다른 거짓말이 나오고 또 꼬리를 무는 거짓말을 하다보면 들킬 우려가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머리를 굴리는 틈에 혹시나 하는 물음이 생각났다.

 

 

“어제 나 누가 데려간 거야?”

“어?”

“누가 나 안고갔지. 걔 누구야. 넌 아니잖아.”

“난데?”

“너라고?”

 

 

정호석의 냄새가 아니었다.

 

 

“네 냄새 아니었어. 너 향수 안 쓰잖아. 향수 냄새가 났다고.”

“착각한 거 아냐?”

“너라고?”

“그럼 누가 널 데려가.”

“나 거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

“황만식 쪽에 우리 애들 심어놨으니까. 얘기들은 거지. 그 형사 왔다고.”

“아...”

“우리 쪽에도 황만식이 자기 애들 넣어놨을 걸? 그러니까 조심해.”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아직은 모르는 모양이었다. 만일 나와 박지민이 잠입한 사실이 발각된다면 지금 일어나는 홍록파의 분열은 잠시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 아주 불리한 상황이었다. 이대로 홍록파가 분열된 틈을 타 이들을 치는 것이 김남준의 계획이자 정회장의 계획이었으니까. 물론 이런 상황에서 나는 아직 입장 정리를 다 하지 못 했다. 전정국이 걸려서.

 

홍록파가 무너진다는 것은 곧 전정국이 설 곳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으니까.

 

 

 

 

















































































 

[방탄소년단/전정국] 뒷골목 28 | 인스티즈

뒷골목 28

 

 

 

“여기에 개구멍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니까요.”

 

 

검찰청 뒤 벽에 난 조그만 구멍을 통과했다. 홍록파에 잠입을 한 터라 혹시 몰라 당당히 정문으로 들어오지 못하니 택한 방법이었다. 김검사가 내민 손을 잡으며 몸을 일으켰다. 몸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냈다. 갑자기 먼지가 일자 재채기가 터져 나왔다. 콧구멍이 시큰했다. 김검사가 손수건을 내밀었다.

 

 

“감기 걸리신 거 아닌가요?”

“감기요?”

“일교차가 큰 날씨니 놀라울 것도 없죠.”

“병원에만 있었는데.”

“병원에 더 세균이 많잖아요?”

 

 

그 말이 무섭게 재채기가 한 번 더 튀어나왔다. 김검사가 손수건을 가지라는 말과 함께 앞장서 걸어갔다. 저 말투나 행동이나 적응하고 싶지 않은 인물이다. 손수건에 코를 홱 풀었다.

 

 

 

“채희를 만나셨더라고요.”

“아직도 내 뒷조사해요?”

“이 경위님말고. 채희요.”

“정채희를?”

“조심해서 만나요. 채희의 이동 반경은 정회장님이 모두 알고 계십니다.”

 

 

정회장. 얼굴도 정확한 이름도 모르는 그 사람을 간과해버린 것이다. 이 모든 원인은 어쩌면 정회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빠라는 사람에게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정채희도 썩 유쾌한 삶은 아니었다.

 

 

“왜 만나신 겁니까.”

“그런 것까지 말해야 해요? 엄연히 내 사생활인데?”

“사생활이라고 하기엔... 채희와 친하십니까?”

“친해요. 뭐.”

 

 

내 답에 김남준의 입꼬리에 경련이 일어났다. 웃음을 참는 꼴이었다. 괜히 딴청을 피웠다.

 

 

“두분 우정 영원하길 바랍니다.”

 

 

일부러 딴청을 피우는 내 면전에 저딴 말을 지껄이니. 김남준에게 정이 안 갈 수밖에. 그를 눈에 힘을 주고 쳐다보았다. 그러건 말건 김남준은 차를 내어왔다. 지금까지 줬던 차와 조금 다른 향을 풍겼다. 맡기 좋은 향기는 아니었다. 쌉싸름하고 알싸한 향. 나도 모르게 인상을 썼다.

 

 

“감기에 좋아요.”

 

 

그가 내어오는 차는 항상 마시기에 아주 뜨겁지 않은 온도를 가졌다. 의심쩍은 눈을 하고 차를 넘겼다.

 

 

“뭐예요. 이거.”

 

맛없다. 멀리서 맡을 때는 몰랐는데 가까이에서 맡은 냄새와 입 안에서 느껴지는 맛은 얼굴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코를 찌르는 알싸한 향이었다. 게다가 매운 맛도 나는게.

 

 

“생강차입니다.”

“물 없어요?”

“여기.”

 

 

컵에 담긴 물을 모조리 마셨다. 김남준의 입꼬리가 또 슬슬 올라가는게 이 상황을 즐기는 듯했다.

 

 

“감기에 좋아요.”

“검사님이나 많이 드세요.”

 

 

그러는 자기가 든 컵에선 커피향이 가득했다. 웃기는 소리다.

 

 

 

“최홍식의 병세에 따라 홍록파의 분위기가 점차 바뀔 겁니다.”

“갑자기 본론이에요?”

“더 나눌 사담도 없으니까요.”

“아주 지맘대로야.”

“생강차 한 잔 더 드려요?”

“본론이나 말해요. 빨리 나가고 싶으니까.”

 

 

방금 물을 다 마셔 빈 컵에 김남준이 다시 물을 따르고는 내 쪽으로 내밀었다. 아직 목 안에 맵싸한 느낌이 남아있었다.

 

 

 

“입원하셨던 병원에 최홍식이 있었죠. 비밀리에 입원시킨 탓에 알아내느라 걸렸습니다.”

“아, 최홍식이 그 병원에 있다는 거 몰랐어요?”

“네.”

“최홍식을 봤어요. 어느 병실인지도 알고.”

“보셨다고요?”

 

 

정호석이 날 데려갔던 것을 떠올렸다. 핏기 하나 없이 눈을 감고 있는 최홍식이 생각났다. 굳이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다. 나와는 달리 김남준은 꽤나 흥분한 모습이었다.

 

 

“왜 말씀 안 하셨습니까.”

“잊었어요. 요즘 일이 너무 많기도 했고.”

“그래도 그걸...”

“깊이 들어오지 말라면서요. 그럴 생각이에요.”

“지금 시위하시는 겁니까?”

“날 끌어들인 건 당신이잖아요.”

 

 

이대로는 언쟁이 끊이질 않을 것을 예상한 듯 김남준은 잠시 말이 없었다. 스스로 감정을 다스린 듯 차분한 목소리로 김남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의 입장은 더 이상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들 사이에서 휘둘리지 않으려면 이기적이어야했다. 이들 역시 지금 충분히 이기적이었다.

 

 

“하려던 얘기나 마저 하세요.”

 

 

김남준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찻잔을 만지작 거리더니 더 이상 내게 최홍식을 만난 일에 대해 묻지 않았다.

 

 

 

“조폭답게 최홍식의 병원 기록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다만, 그를 치료해준 교수가 있긴 합니다. 그 교수 밑의 레지던트 하나가 그러길.”

“그 의사는 뭔데요?”

 

 

홍록파 놈들을 고쳐주던 의사놈을 하나 보긴 했었다. 의사 면허가 있는 자는 아니고 의대생이었는데 그저 용돈 벌이를 하나 싶었다. 용돈 벌이라기엔 지나치게 위험한 짓이긴 했지만. 한 눈에 봐도 최홍식의 병세를 살필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다. 그냥 찢어진 곳을 꿰매고 붕대를 감아주고 상처를 소독해주는 게 다였으니까.

 

 

“오래 전부터 최홍식을 봐주던 의사가 하나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요.”

“그래요.”

“네, 그 교수 밑의 레지던트 중 하나가 그러길 최근에 잡힌 이식 수술은 하나도 없다고 하더군요.”

“네?”

“이식 수술을 하려면 어쨌든 다른 환자로 위장을 해서 수술을 잡아야할텐데. 그런 시도 하나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비밀리에 입원은 가능해도 이식 수술이나 되는 큰 수술을 비밀리에 진행하기엔 힘이 든다. 그렇다면 수술대엔 최홍식을 올리고 서류 상으로는 다른 환자를 기록한 후 수술을 하는 것이 나름의 방법이었다. 정채희가 말한대로라면 정회장이 곧 수술 날짜를 잡으라고 비서와 얘기를 나눴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나 정작 진행된 수술 계획은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홍록파 내부에 최홍식의 병세를 아는 사람은 얼마 없습니다. 황만식, 정호석 정도?”

“그 둘에게서 딱히 다른 말을 듣지는 못했어요.”

“최홍식의 병실이 어디인지도 아신다고 하셨죠.”

“네.”

 

김남준이 말하지 않아도 그의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알아볼게요.”

 

내 말에 김남준이 고개를 숙였다.

 

 



























































































 





 

 

[방탄소년단/전정국] 뒷골목 28 | 인스티즈

뒷골목 28

 

 

 

온갖 기계에 둘러쌓여있는데다 낯빛도 창백하니 무작정 의심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환자를 앞에 두고 뭔 짓을 할 수도 없고. 그저 침상에 누워있는 최홍식을 보고는 그 무엇도 알아낼 수 없었다.

 

 

별 수 없이 한참을 멍하니 서 있을 때였다. 병실 입구 쪽에서 인기척이 났다. 재빨리 병실에 딸린 화장실로 숨어 들었다. 저벅저벅 누가 들어오는 발소리가 났다. 그 발소리가 멎어들자 화장실 문을 천천히 열었다. 

 

 

최홍식이 누워있는 쪽은 화장실을 등지고 있었다. 소리만 나지 않으면 들키지 않고 나갈 수 있었다. 혹여 발소리가 날까 운동화를 벗어 손에 들었다. 뒤꿈치를 든 채 나가 병실 문 앞에 섰다. 문을 여는 소리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었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는 곧바로 뛰쳐나왔다. 병원 복도의 어귀에 이르렀을   긴장을 풀고는 운동화를 다시 신었다. 이게 무슨 짓인가 싶어 허탈한 웃음도 났다.

 

 

병원에 왔으니 전정국이나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방향을 틀었다. 전정국에게 향할 때면 죄책감과 미안한 마음이 점철되어 항상 걸음이 느렸다. 발 하나를 뗄 때마다 무게를 한참이나 실었다. 틱틱대지말걸. 좀 더 잘해줄걸. 후회실린 걸음을 떼기도 하고. 시끄러운 일들은 내가 해결할테니 너는 그냥 일어나달라는 바람이 섞인 발을 내딛어 보기도 했다. 그렇게 아래만 보고 걸으면 이렇게.

 

 

전정국이 있는 곳에 도착하곤 했다. 문을 여는 손길 하나마저 조심스러웠다. 천천히 문이 열리는 동안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누워있는 그를 보며 더 이상 속상하지 않을 준비를. 울지 않을 준비를. 오늘은 그에게 투정부리지 않을 수 있게. 뭐 그런 하나도 비장하지 않은 다짐을 하며 열었다.

 

 

막상 문을 열고 나면 그 다음은 별 거 아니었다. 그의 옆에 앉아서 별 쓸데 없는 말을 중얼 거렸고 그의 손을 만지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혹은 잠이 와서 그의 옆에서 잠이 들기도 했고. 김남준의 욕을 실컷 할 때도 있고. 김태형에 대해 말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할 얘기가 떨어지면 아주 잡다한 이야기까지 털어놓곤 했다. 오늘 먹은 밥이라던가 날씨라던가.

 

 

또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생각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고민했던 사실이 무색해지는 상황이 펼쳐져 있었다. 침대 위 이불이 납작했다. 다급히 이불을 모두 걷어냈다.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고서야 판단을 내렸다.

 

 

전정국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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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문라이트 입니다!!!아니 이게 무슨....정국..,,,,왜....어디간거야.,,,,ㅜㅜㅜㅜ무슨일 앖는거겠죠ㅜㅜㅜㅜㅠㅠ
6년 전
독자2
헙 혹시 설마 진짜 마설쓰 정국이가 최홍식이네 병실로 간건가!!!ㅠㅠ하 정국아 제 발로 움직인거라면 다행이지만 누가 들튀하면ㅠㅠㅠㅠ내 소듕한 정국이ㅠㅠㅠㅠㅠ그냥 홍식이네 병실로 가줘ㅠㅠㅠ누군가 들튀한다하면 내가 지구 끝까지 찾아가마ㅠㅠ
6년 전
독자3
난나누우 입니다! 암호닉 신청 저번에 했는데 안되어 잇을까봐 [난나누우] 로 신청하고 가요!!
오늘 정국이 ㅠㅠ 진짜 ... 이게 무슨 일입니까... 얼른 둘이 행복해졌으면 좋겠고 정국이가 보고싶네요..😭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해요 작가님!!

6년 전
비회원147.10
안온입니다!
정국아... 진짜 정국이 아무일 없겠죠..주아도 정국이 지키는것도 좋지만 주아랑 지민이도 안전했으면..!! 그래도 씩씩한 우리의 여주니까 잘 이겨낼거에요!! 오늘도 잘보고 가요!♡

6년 전
비회원193.244
[메잉두]로 암호닉 신청해요!! 항상 작가님 글 잘 보고 있어요ㅠㅠㅠㅠㅠㅠ 넘 재밌어요❤️❤️
6년 전
독자4
순대곱창입니다 ㅠㅠ 오늘 하루종일 공부하다가도 작가님 뒷골목이 생각나서ㅠㅠ 미치는 줄 알았어요 끝나기 1시간 전에 꾹 참고 집에 와서 아껴뒀다가 지금 보는 중입니다ㅠㅠ 스크롤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했어요ㅠㅠ 힘든 월요일에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해요ㅠㅠ 아직 정말 아무것도 알기가 힘드네요ㅠㅠ 늘 사랑해여유ㅠㅠ
6년 전
비회원255.232
설마 남준이가 벌써 빼돌린거야?,

암호닉 저번화에 신창한줄 알았는데 안했네요,,,ㅎ [뿜뿜] 으로 신청할게요

6년 전
독자5
돌하르방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ㅠㅠㅠㅠ 내새끼 오디가쏘ㅠㅠㅠㅠㅠㅠㅠ 설마 아까 왔다간 애가 전정국이야...? 그런거야...? 아니지..? 내새끼ㅠㅠㅜㅜㅜㅜㅜㅜㅜ다치지도말고ㅠㅠㅠ 죽지도마로라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6
아정국이가 진짜 자기가 제발로 간거옸으면 좋겠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리고 여주안은것도 정국이였으면 좋겠다 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7
몽9에여 ㅜㅜ정구기.. 살아있눈거지 ㅜㅜㅜㅜ 누가 데랴간거 아니지 ㅜㅜㅜㅜ
6년 전
독자8
바다코끼리에여
와... 진짜 누가 누굴속이고 있는건지 너무 헷갈리네요 그냥 모든게 잘풀렸으면...

6년 전
독자9
[찡긋]으로 암호닉 신청해요ㅠㅠㅠㅠ정쥬행했습니다 내용이아주....bbbb 짱짱 정국이 어디로 갔녀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1.139
새글입니다ㅠㅠㅠㅠ 진짜 완전 너무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정주행은 순삭... 세상 이렇게 재밌게 쓰실 수가 있나요... 그나저나 정국ㅠㅠㅠㅠ 제 발로 어딜 간 건지 아님 누가 빼돌린건지... 휴ㅠㅠ 다음 편 기다리고 있을게요!!!
6년 전
독자10
이슬이에요!!!헉 정국이가 사라지다니요ㅠㅠㅠㅠㅠㅠㅠㅠ
으아 저도 주아처럼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거 같아욯ㅎㅎㅎㅎㅎㅎㅎㅎㅎ그만큼 완전 몰입도가 짱입니다>_<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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