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디테 07
망가지지 않아.
나도 모르게 살짝 가라앉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난 망가지지 않아. 너가 없으면 망가질 뿐.
그는 쓴웃음 지으며 힘없이 고개를 저어낸다.
"결국 다 똑같아. 우현아."
"나는 달라."
"모두가 나는 다르다고 이야기했지."
"달라."
"억지쓰지마. 넌 내옆에 있을수록 위험해져. 난 너한테 방해만 돼."
"방해되지 않아. 절대로 너야말로 억지쓰지마."
"내가 왜 억지를 써?"
그를 빤히 바라봐본다. 하얗고 말랑한 피부. 복잡한 감정이 가득 들어찬 기다란 눈꼬리.
나는 깨닫는다.
성규야 너는,
"두려운거야."
파하- 그는 어이없다는 듯 크게 숨을 뱉어낸다.
"내가?뭐를? 내가 뭐를 두려워해?"
흔들리는 그의 눈동자에 짐작은 확신으로 변해간다.
"넌, 날 사랑할까봐 두려운거야."
뭐? 성규의 눈썹이 빠르게 호선을 그리며 치켜올라간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남우현. 날카로운 목소리가 귓가를 내려치지만 나는 아랑곳 하지않고 그를 계속 바라봤다.
흔들리던 눈동자가 더욱 심하게 요동친다.
"넌, 지금 너가 날 사랑하는 것 같아서 두려운거잖아."
내가 널 사랑한다 쳐 그게 왜 두려워? 따지듯 묻는 성규의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게 높고 따갑다.
마치 궁지에 몰린 작은 새가 내뱉는 따가운 고음처럼.
"언제나 처음 겪는 건 두려운 법이니깐."
그래. 언제나 처음은 두려운 법이다.
그는 지금 한번도 겪어본적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거다.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자기 자신조차 헷갈리니깐.
아니야. 부르르 떨리는 그의 목소리가 너무나 안쓰럽게 느껴진다.
"난 널 사랑하지 않아. 남우현."
"글쎄. 난 네 감정을 몰라. 그냥 추측할 뿐이야."
입으로는 추측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마음 속으로는 넌 날 사랑해 김성규라고 수십번 외치고 있다.
그는 날 사랑한다. 그가 날 사랑하길, 바란다.
내가 착각하고 있는걸까. 그가 날 사랑하길 원해서, 너무나 원해서 내가 그런 착각을 불러일으킨건 아닐까하고 생각해보지만
그의 흔들리는 눈동자와 떨리는 목소리가 나의 착각을 좀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것 같기도하다.
그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해도
그는 내 말에 확실히 동요하고 있다.
더 이상 듣지 않을래. 귀를 틀어막으며 눈을 질끈 감는 김성규가 너무 얄밉게 느껴져 그의 손을 억지로 떼어내버린다.
"솔직해져봐 김성규! 그렇게 도망가려하지말고!!..나 좀 봐줘..성규야.."
언제나 너 뒤를 따라가고 있는 날 한번만 봐줘 성규야.
그렇게 억지로 외면하지말고.
감정에 격해져서 나도 성규처럼 목소리가 부르르 떨려온다.
널..봐달라고?
가느다랗게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가 너무 생소하게 들려온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본다.
그의 흔들리던 눈동자가 어느새 굳어 곧게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느낀다.
그의 표정없는 얼굴과 떨림없는 싸늘한 목소리가 괜시리 불안해져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쳐보지만,
"내가 널 봐줘도, 아니 내가 널 사랑한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어. 우현아."
어김없이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콱 박힐 뿐이다.
왜? 라고 말하는 내 목소리의 떨림이 너무 심하게 느껴지지만 도저히 온몸의 떨림은 멈출 생각을 하지않는다.
"난 널 사랑해. 그렇다 쳐. 그럼 뭐가 달라져?"
지금 우리가 쳐해있는 상황이 달라지니? 아니면 멀쩡히 있던 보스가 사라져?
"결국 달라지는 너일 뿐이야. 우현아. 너만, 망가지는 거야."
아니야 아니야 나는 망가지지 않아.
나는 떨리는 손으로 성규의 손목을 잡아보지만 그는 차갑게 뿌리쳐버린다.그의 표정이 너무나 곧아서, 너무나 진실되게 느껴져서.
"도망쳐 우현아."
"나한테서 도망쳐, 우현아."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상처받은 애완동물 마냥 그를 바라보아도 그는 나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
도망치라고 되내이는 그가 너무나 멀게 느껴져서 내 입에선 아무말도 나오지 못했다.
사실, 그의 말이 맞다.
그가 날 사랑해도 아무것도 변하는 건 없다.
그가 날 사랑해도 보스는 여전히 그를 사랑할 것이고, 그는 여전히 나에게 생명의 은인일 것이다.
나는 이미 내가 원하는 것만 쫒아 살수 있는 철부지 나이는 지난지 오래였다.
하지만 김성규에 의해 나는 그걸 망각하고 있었던 거다.
그의 말대로 김성규에 중독되어 김성규만을 향해 헐떡이던 나는 모든 걸 망각한 체 그만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 나는 이제야 깨닫고 만다.
그가 옳다. 나는 그에게서 도망쳐야 한다.
하지만..
"포기못해."
무서울치만큼 고요항 방안에 내 목소리만 가득 들어찬다.
"뭐..?"
"그래도 포기못해. 난 이미 너한테 미쳤으니깐."
후우- 한숨을 내뱉는 그가 또 너무나 야하게 느껴져서 미칠것 만 같다.
나는 어떻게서든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한번더 느낀 셈이다.
"내가 포기해."
그의말에 의아함을 느껴 눈썹을 찡그려본다.
"내가 널 포기해."
우현아 우린 안돼. 단호하다 못해 애절한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웅웅거린다.
그가 나에게 애원하고 있다.
"..김성규.."
그는 진심으로 내가 자신에게서 떠나길 바라고 있구나.
다신 찾아오지마. 그의 목소리가 단호하게 나를 밀어버린다.
"어떻게, 어떻게 하면 너랑 내가 사랑할수 있는데? 어떻게하면! 너랑 내가 세상 눈치 안보고 사랑할수 있냐고!!"
나는 울부짖는다.
그를 향해, 그리고 그와의 사랑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을 향해.
"어떻게 하면 우리가 사랑할수 있냐고?"
그는 공허하게 비싯 흐르는 쓴웃음을 내뱉으며 말한다.
"없어. 우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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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엄청 오랜만이죠...
죄송해요ㅠㅠㅠㅠ고삼이라서ㅠㅠ집에 돌아오면 11시인데..글 옮기고 나면 12시...
ㅠㅠㅠㅠㅠㅠㅠㅠ
죄송해서 분량 꽉꽉채워서 올릴려했는데 부모님 눈치본다고 더이상 옮겨적지를 못하겠어요ㅠㅠㅠ
시간이 없어서 글 손보지도 못했네요ㅠㅠㅠ좀 어설픈 부분이 많을거에요 고치지를 못해서ㅠㅠ
내일 시간 되면 두편 올릴게요ㅠㅠㅠ
소수의 분들이지만 기다려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대들 덕분에 바쁘고 힘들고 시간없어도 계속 연재할수 있는거같아요ㅠㅠ
절대 연중되는 일 없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평일엔 밤11~12시 사이
주말에 밤8~10시 사이 연재됩니다!!
관심있으시면 신작알림!!
그리고 댓글도 사랑합니다!!
댓글은 글쓰는 이에게 엄청난 힘이 됩니다...ㅠㅠㅠㅠ
p.s 이 팬픽이 끝나기전에 추천 10개 이상 받는게 소원이네요...이루어질수있을거에요...그쵸?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