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커물.
고1때 생각했던 소재였는데
어젯밤에 아칸님과 얘기를 주고받다보니
이 소재를 잉피들로 각색하게 되었네요.
아칸 쨔응 \(^▽^)/ ~
가벼운 썰이구요.
7편까지 천천히 클릭해서 보시면 될거에요.
그저께부터 이 소재가 계속 머리에 돌더라구요..
서막 (반드시..클릭) |
1999년 겨울에 실종된 일곱 아이들은 부모도, 갈 곳도 없는 고아라는 것이 유일한 공통점이었다. 그저 길거리를 떠돌던 그 아이들은 어느 순간부터 거리에서 보이지 않았다. 김성규 장동우 남우현 이호원 이성열 김명수 이성종 14년 전, 논란의 중심이었던 이 아이들을 일컬어, 실종 연도를 따 ‘99’ 라고 명명했다.
떠돌이 고아들을 거둔 사람은, 자신을 신고해서 감옥에 처넣은 사람을 찾아내 죽일 기회만 노리다 썩은 법으로 인해 얼마 지나지 않아 출소된 살인마 황정민. 그는 새카만 속을 가졌으며, 대규모의 살인청부업체를 이끄는 자였다. 결코 그는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키울 성품은 되지 못하다. 단순히 재미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였는지, 다른 목적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황정민은 자신이 거둔 아이들에게 말한다.
─ 이제부터 내가 너희의 아버지다.
완벽한 방음장치가 뒤덮은 방 안에서 일곱 아이들은 그저 시키는 대로 차가운 쇳덩어리-권총-를 쥐었다. 비록 처음 만져보는 것이었으나, 자신들의 손에 들린 이것이 권총인 것쯤이야 말 안 해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검은 정장을 갖춰 입은 남성들이 방아쇠를 당길 적마다 금방이라도 귀를 찢어버릴 듯한 굉음이 들려오면 아이들은 그 어린 나이에도 눈치 챌 수 있었다.
─ 죽지 않으려면, 순순히 따라야 한다.
겁에 질려 제 몸조차 똑바로 가누지 못하던 어린 아이는 그 자리에서 실례를 해버린 줄도 모를 만큼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별안간 이 아이들에게로 무자비한 손찌검과 발길질이 이어진다. 아이들은 맷집을 위해 매일같이 매를 맞았고, 한겨울에는 벌거벗은 채로 눈길위에 서 있는 독한 훈련을 받았으며, 갖가지 무기의 사용법을 익혀나갔다. 그렇게 수년간 얻어낸 '강함'을 이끌고 살아남은 일곱 아이들은 어느덧 20대의 건장한 청년들이 되었다. 준비가 되면 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본인의 의사 같은 건 데려온 날부터 그리 중요하지도 않았다. 아직 고된 훈련의 통증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그들은 인간병기가 되어 바깥세상에서 '일'을 해야만 했다.
일곱 아이들 중에서 가장 강하고 기계적으로 컸으며, 황정민을 철썩같이 믿고 따르는 사람은 김성규. 황정민의 묵묵한 오른팔이자, 멀리서 성규를 짝사랑하는 남우현. 민첩하고 잘 싸우는 편이지만 벙어리인 장동우. 그런 동우를 챙기는 건 엘리트 이호원. 유독 실전에 약한 겁쟁이 이성열. 성열이를 무심하게 챙겨주는 사람은 김명수. 거의 모든 전투 형태에 취약한 이성종.
기계적이고 도도한 김성규는 유난히 막내 성종만을 아끼고 잘 싸우지도 못하는 성종을 보듬어주며 친동생처럼 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살인청부업체에서는 우두머리 황정민의 은밀한 명령으로, 아무데도 쓸모없는 이성종을 현장에 미끼로 투입하려 했다. 미끼로 던져지는 순간,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성규는 황정민이 그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은 모르고, 오로지 성종이가 미끼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성종이를 구하려 현장으로 뛰쳐나간다. ─ 미끼가 된 성종이를 살려내려면 미끼를 물 새끼들을 미리 죽이면 된다.
침착하게 현장으로 직행한 성규는 성종이를 구해내는데에 성공해냈으며...
이건 불행의 시작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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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클릭) |
우현이는 황정민의 오른팔이기 때문에 황정민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겠지, 그러면서 우현이는 시커먼 황정민의 속내와 알 수 없는 행동들을 접해. 그러면서 이상한 낌새들을 눈치 채가는 거야. 하루는 황정민이 혼자만의 술자리를 갖는데, 오른팔인 우현이를 맞은편에 앉혀. 그리고 황정민이 술을 한 잔 따라 마시면서 하는 말.
"김성규… 니가 봐도 잘 컸지?"
"누가 니 아버지냐? 너도 이제 정신차릴 때 아니냐? …… 머리도 다 큰 새끼가 징그럽게 아직도 아버지라 부르네…."
취기가 오른 눈동자가 남우현을 똑똑히 주시하면, 우현은 말없이 그 시선을 받아내며 주먹을 꽉 움켜쥐지.
진짜 맹수는 칼을 드러내지 않는 법. 우현이는 말없이 이 상황을 견뎌냈어. 그 이후로 우현이는 은밀하게 움직여서 귀띔을 하기 시작해. 성종이가 아니면 마음을 꼭 닫아놓는 성규를 제외한 채, 나머지 형제들에게 자신이 지켜본 황정민의 행동과 말들을 전하는거야.
하지만 우현이의 말을 믿는건 동우와 성종이 뿐이었어. 나머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농담쯤으로 받아들였지, 그래도 황정민을 자신들의 아버지라고 여겼으니까.
지난 밤 감행했던 잠복훈련이 몸에 큰 무리가 갔었는지 오늘 아침에는 맥도 못추고 쓰러졌다. 물 한 잔을 넘기는 것조차 벌차서 고통에 겨운 얼굴을 하고는 물잔을 치워달라 부탁했던 열이. 바싹 마른 입술을 힘겹게 움직이며 미안하단 말까지 덧붙였다.
"...이성열은...상태 심각한 거야?"
훈련 도중 김명수가 무심한듯 과녘에 시선을 둔 채 호원에게 물었다. 권총에 총알을 넣는 명수의 손길이 평소답지 않게 무뎠다. 무언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명수의 속내가 훤히 보였는지 호원은 그럼 그렇지. 하는 얼굴로 대꾸했다.
"정신차려라…, 너 지금 총알 거꾸로 넣었다. " "… …." "어지간히 걱정되나보네…… 하기사, 애인이 아파서 누워있다는데 김명수가 꿈쩍 안 할 리 있나."
호원은 명수가 언제 이곳을 뛰쳐나갈지 궁금했다. 너무도 쉽게 자제력을 잃어버리는 명수의 성격상 정곡을 찔리면 훈련중에도 자리를 이탈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하지만 명수는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연습용 리볼버에 총알을 차근차근 끼워넣는다. 그 날따라 명수는 성열이 보고 싶었다. 비워진 성열의 자리쪽으로 시선을 천천히 옮긴다.
성규가 현장에 투입이 되고 없을 때, 성열이는 아무도 모르게 다른 현장에 미끼로 투입이 돼. 왜 이번 미끼는 성열이냐고? 지난 번에 미끼로 투입되었다가 살아서 돌아온 성종이는 꾸준히 자신을 단련시켜서 강해졌고, 때문에 미끼에서 제외된거야. 성종이대신 성열이인 셈...
이제 열이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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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클릭) |
현장에 미끼로 투입된 성열이는, 아무도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발버둥을 치다 총상을 입고 쓸쓸하게 죽어가고....
동시간대의 훈련소에서는 명수가 성열이의 방으로 찾아가... 지금쯤이면 열이가 누워서 쉬고 있을 줄 알았던 거지.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미끼로 투입된 열이가 방 안에 있을 리 만무했어. 명수는 성열이가 잠깐 자리를 비운 줄 알고 훈련스케줄도 빠진 채 그렇게 성열이의 방 안에서 긴 시간을 보내. 하지만 방의 주인인 성열이는 끝끝내 돌아오지 않았어. 깊은 밤이 지나고 다음날이 되어서 또다시 들른 성열이의 방... 역시나 명수는 성열이의 그림자도 구경할 수 없었고 명수는 완전 낙담하고 찝찝한 기분으로 훈련소로 향해...
같은시각, 황정민은 우현이를 데리고 강가로 왔어. 거기서 우현이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해.
현장에서 회수된, 싸늘하게 식어버린 시체…… 그러니까…, 황정민의 부하들이... 죽은 성열이를 바위에 묶은 채로 강에 던지는 그런 장면을 우현이는 보고 만거야. 황정민은 그걸 언덕 위에 멀찌감치 서서 지켜보고 있는거고... 그런 황정민 옆에는 우현을 비롯한 부하들이 서 있고... 우현이는 어금니만 꽉 깨물고...
다시 명수 시점으로
'99'의 모든 멤버들이 황정민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는 이러해. 성열이는 아주 큰 현장에 나가있어서 당분간은 못 들어온다고... 명수는 그 얘기가 마냥 찝찝하게 들려.
열이는 그렇게 큰 현장에 나간다는 말을 명수에게 남기지 않았어. 게다가 성열이가 사라진 날 아침에, 호원으로부터 들은 바로는 열이가 아파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고. 성열이는 실전에 약하기 때문에 제가 없으면 앞가림도 똑바로 못하는 아이라는 걸 명수는 잘 알았거든. 그런 성열이가 혼자서 현장에 나가...? 명수는 황정민의 말을 쉽게 믿을 수 없었어.
혼자 답답해하던 명수는 결국 우현이에게 자세한 내막을 들어. 성열이는 성종이 대신 미끼로 투입되었고, 현장에서 죽었다고... 마지막으론 강에 수장까지 됐다고. 명수는 그 말 듣고 완전 눈이 돌아버려서는 벽치고 잡히는 거 아무거나 던져대다가 정신 차리고 우현이 멱살을 잡아. 성열이 그렇게 될 때까지 넌 뭐했냐고.
거의 핀트가 나가버린 명수를 제압한 우현이가, 자긴 맹세코 성열이에 관해서 들은 얘기가 없었다고 말해.
"김명수, 똑바로 들어." "……." "죽이고 싶어도 참아. 지금은 참아야 할 때야." "……." "지금 너 혼자 움직여 봤자 황정민 못 죽여." "……." "어설프게 행동하다간 나도 더 이상은 황정민 옆에서 스파이노릇 못 해." "…하." "황정민만 철썩같이 믿고 따르는 김성규부터 돌려놔야 해. 그래야 승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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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클릭) |
앞서 언급했듯, 동우는 벙어리야. 말은 못하는 아이지만 생각은 깊지. 때문에 일전에 우현이에게 들었던 황정민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꽤 오랜 시간 고민을 했나봐. 동우는 자기가 믿고 의지하는 호원이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작은 글씨로나마 편지를 써.
자기는 사실, 황정민에게 성희롱을 당한적이 있다고... 말을 못한다는 걸 약점으로 잡은 황정민이, 자길 묶어놓고 이곳저곳을 더듬었다고. ...그래서 우현이가 우리에게 해줬던 황정민에 대한 모든 얘기들을 자기는 믿는다고.
둘은 훈련대기 시간에 가장 가까이 접촉할 수 있기 때문에 짧은 틈을 타서 동우가 호원이에게 편지를 전했고, 호원이가 그걸 다 읽자마자 동우는 편지를 뺏고 그걸 자기 입에 구겨 넣은 뒤 삼켜버려. 아무도 편지에 대한 존재를 모르도록...
호원이는 그런 동우를 보고 표정관리가 안 돼. 연습용 리볼버를 든 손이 벌벌 떨리는거야. 하지만 지켜보는 눈이 많아서 섣불리 무언가를 할 수가 없었어. 이런 자신의 처지가 뭐 같아서 호원이는 이만 버득 버득 갈아... 호원이가 생각하기에, 동우가 자기에게 거짓말 할 리는 없으니까 호원이는 동우를 믿고... 이렇게 동우는 호원이의 마음을 돌려.
성종이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곰곰히 생각하다가 깨달아.. 자신을 현장에 미끼로 던지던 황정민의 눈빛, 도저히 제 아들에게는 할 수 없던 황정민의 짓을 돌이켜본 결과. 황정민은 '99'를 아들들이 아니라, 충실한 사냥견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그 날 성종이는 비워진 성열이의 방에 잠깐 들렀다가, 열이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선 착잡한 마음으로 돌아서게 돼... 혹여나 성열이 형에게 자신이 겪었던 상황과 똑같은 일이 닥친 건 아닐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까지 들어. 예전의 자기처럼, 성열이 형도 미끼가 된 건 아닐까. 혹여나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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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클릭) |
우현이가 성규에게 다가서는 시간은 꽤 오래 걸렸어. 늘 성규를 마음에만 품고 있었지 성규에게 대놓고 표현한 적은 없었거든. 언젠간 성규도 황정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야하기 때문에 우현이는 성규의 방에 이런저런 이유를 대가며 들어오게 돼.
성종이를 현장에 미끼로 내보낸 건 다름아닌 황정민이었고,
성열이는 지금 현장에 나가있는 것이 아니라, 성종이와 마찬가지로 미끼로 투입된 것이며, 현장에서 총상을 입고 죽은거라고...
더불어
황정민은, 김성규 너를 팔아버릴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하지만 성규가 그걸 가만히 듣고 있을 리 있나, 자기가 믿고 따르는 아버지 황정민을 그런 식으로 깎아내리는 우현이 미워서, 성규는 몸에 지니고 있던 칼을 막 휘둘러. 평소 같았으면 칼을 이용한 근접전에 강한 성규를 우현이 감당해내는 건 무리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달라. 여기서 성규의 마음을 돌려놓는 걸 포기하면 황정민에게 복수는커녕 자신이 이 자리에서 죽을지도 모르잖아.
결국 억지로 성규를 제압하는 과정 속에서 우현이는 외상을 입었고, 그 자리에서 성규의 칼을 쳐낸 우현이는 성규의 어깨를 잡고 그대로 밀어 눕히는데, 우현이의 팔에선 외상으로 인한 피가 줄줄 흘러... 하지만 당사자는 전혀 개의치 않는 눈치.
"정신 차려 김성규. 진짜 저 새끼가 우리들 아버지 같아?" "비켜…!" "이성열, 그 새끼 못 싸우는 거 너도 알지." "……." "그런 놈이 어느 현장에 나가서 며칠 밤이 지나도록 안 돌아오겠어? 아무리 엘리트라도 그런 현장에는 보내진 적 없었잖아." "이거…놔." "이성열 뒤졌다고…." "……." "그 이성열을 죽인 게…… 황정민이라고."
거의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성규의 몸이 이리저리 뒤틀림. 어떻게든 우현에게서 빠져나오려 몸부림 치고 있는데, 우현이가 주머니에 있던 성열이의 목걸이를 꺼내 보임. 군대로 치면 군번줄같은 그런 목걸이... 늘 몸에 지니고 있던 성열이의 물건이 남우현의 손에 들려있다는 사실이, 성열이가 죽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는듯함...
성규는 결국 그 자리에서 울어버림. 오열하는 그런 게 아니라, 눈을 부릅뜨고 성열이의 목걸이에 시선을 둔 채 눈물만 뚝뚝 흘려.
사실 그동안 믿기 싫어서 안 믿어왔던 이야기들이 너무 확실하게 사실로 다가오니까 성규는 지금 혼란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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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클릭) |
성규는 정말 어리석게도 무언가에 이끌리듯 황정민에게로 와서 물어.
"…성열이………, 죽었어요?"
황정민은 초점이 없는 성규를 천천히 올려다보더니 대답도 없이 씨익 웃곤 그대로 성규를 눕혀 깔고 앉음. 양아버지가 자길 겁탈하려 하는데도, 이 상황이 그냥 악몽 같았던 성규는 그저 허공에만 시선을 두고 아무런 반항을 하지 않아.
그 사이 황정민은 성규 목덜미에 입술 묻고 이곳 저곳을 물고 빨고, 셔츠 안으로 손 넣어서 허리 쓰다듬고 다리 사이 더듬으면서 성규 바지 안에 손을 넣더니... 내가 널 얼마나 따먹고 싶었는 줄 아느냐고, 남자새끼가 색기가 넘친다고, 저속한 말들로 성규를 농락해.
성규의 머릿속에, 그제서야 우현이 했던 황정민의 실체에 대한 말들이 스쳐감. 그 이후로는 다른 생각도 안 들고, 그냥 모두한테 미안해서, 열이한테 미안해서, 또 한 번 울음을 터트리는데 갑자기 성규의 몸을 더듬던 황정민의 손길이 멎었어. 그러더니 황정민의 몸이 성규의 상체 위로 맥없이 쓰러져.
성규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고, 고개를 들어서 상황을 파악해. ...알고 보니까,
우현이가, 소음기를 장착한 권총으로 황정민을 쏜 거야. 권총을 든 손을 내리지도 못한 채 바들바들 떠는 우현이. 천천히, 딱딱하게, 성규 쪽으로 끌어온 시선은 그저 멍했어.
"도망가자 성규야…."
그렇게 말하는 남우현의 목소리가 두 갈래, 세 갈래로 갈라져서는 끊어질듯 위태롭게 들렸어.
"…다 끝났어." "남우현…." "다 끝났어 성규야."
말만 끝이었을 뿐, 남우현은 따로 할 일이 있었어.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뻗어서, 황정민의 머리채를 잡아 힘껏 끌어올리더니, 이미 죽은 황정민의 입안에 총구를 물리고 성규가 보는 앞에서 방아쇠를
한 번, "이건 김성규를 만진 죗값." 두 번, "이건 이성열 대신." 세 번…. "이건 우리들 몫."
사방으로 튄 피는 남우현의 셔츠에 선명한 자국을 남겼고, 남우현은 그대로 황정민의 시체를 팽개쳐버려. 더러워진 손을 손수건으로 아무렇게나 닦은 우현이가 성규의 상체를 일으키더니 한쪽 무릎을 굽히고 앉아 성규와 눈높이를 맞춰.
저도 모르게 성규의 뺨에 얹은 손으로 천천히 눈물을 닦아주는 남우현.
황정민의 입술이 닿은자리, 지나갔던 자리를 자신의 입술로 조심스레 덮어가기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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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 (클릭) |
황정민을 죽였다고 모든 게 끝난 건 아냐. 일단 성규를 정신 차리게 했으니까 '99'멤버들과 함께 이 지옥 같은 소굴을 벗어나야해. 우현이는 다른 멤버들에게 무전기를 나눠 준 상태야, 때가 되면 우현이가 신호를 보내고 동시에 탈출을 감행하기로 약속한거지.
이미 탈출은 시작되었고,
황정민의 맥박이 멈추면 얼마 후 울리는 사이렌소리가 훈련소 안을 가득 메우자 남우현은 다급하게 성규를 붙들고 황정민의 방을 나서게 돼.
조금만 더 지체하면 탈출은 물거품이 되어버리거든.
김명수는 우현이의 무전을 듣고 방에서 나오던 길이었어. 숨이 턱까지 차오를 만큼 복도를 달리던 명수가 황정민의 방 앞을 지나게 되는데,
열린 문틈 사이로 죽어있는 황정민을 알아채곤 발걸음을 멈추고 그 안으로 들어가. 꼭 제 손으로 죽이고 싶었던 황정민이 이렇게 허무하게 널부러져 있으니까 성열이 생각에 눈물이 나는거야. 이미 만신창이가 된 황정민의 시체 앞에 털썩 꿇어앉은 명수가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더니 그대로 황정민을 마구 찔러.
"씨발 이성열 돌려내 이 개새끼야!!!!!!"
발악을 하면서 수십 번을 그렇게 찍다보니 처음엔 힘이 실린 채 한 번에 살 안으로 밀려들어가던 칼날이 무뎌져 버렸어. 더 이상 쓸모없게 된 칼을 내동댕이친 명수가 그 자리에서 목을 놓고 울어버려.
명수의 울음소리를 듣고 몰려온 황정민의 부하들이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명수를 뒤에서 꽉 붙들어. 붙들린 명수는 이미 탈출할 생각은 버린 건지 체념하고 가만히 있는 거야. 그런 명수의 관자놀이로 차가운 총구가 깊게 파고들어.
그리고 명수는 지그시 눈을 감아.
─ 기다려 열아…. 곧 만나러 갈게.
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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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 (클릭) |
사방에 깔린 황정민의 부하들을 하나 둘씩 죽여가며 탈출하던 남우현, 일단 성규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파악해야겠어. 한 명씩, 한 명씩, 무전확인을 하던 남우현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 명수에게서만 응답이 없는 거야. 왜냐하면 명수는 황정민의 방에서 죽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우현으로선 몰려드는 부하들 때문에 명수를 찾아 나설 시간이 없었어. 어쩔 수 없이 우현이는 성규를 이끌고 탈출을 이어가게 돼.
짤막한 비명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성종이가 우현이를 발견하고 쫓아오다가 부하들에게 잡혀있었어. 성규... 그리고 성규는 망설임 없이 그런 성종이를 구하려 우현이의 곁에서 떨어져버려. 근접전에 강한 성규가 칼로 여럿 찌르고 성종이를 끌어안았는데, 다른 부하들이 둘을 덮치려고 할 때, 우현이가 달려와서 이 부하들을 총으로 다 쏴버려.
"시간이 촉박해. 빨리 가자."
호원이와 동우는 도중에 만나서 함께 탈출하는 길이었어. 마찬가지로 부하들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서 거리를 벌리는데, 황정민의 방 앞을 지나가던 중, 동우는 보고 말았어. 활짝 열린 방문, 그 안에는 처참하고 끔찍한 모습으로 죽어있는 황정민과, 머리에 총을 맞고 앞으로 고꾸라진 명수가 있었던 거야. 바닥은 피로 흥건했고, 명수는 간신히 얼굴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피에 젖어있었어.
아주 순간적이었지만 그 장면을 똑똑히 목격한 동우는 연신 내딛던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버려. 그리고 동우는 그 자리에서 계속 울게 돼. 명수의 처참한 모습이 머릿속에서 쉽게 잊혀지질 않았거든.
호원이는 짧은 시간사이에 동우 달래주느라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일단 동우를 책임지고 탈출해야한다는 생각에 그대로 동우를 안고 뛰어. 품에 안겨서 꺼억꺼억 울어대는 동우를 안은 호원이의 팔에는 좀 더 강한 힘이 실렸고, 동우를 안심시키려는 듯 호원이는 앞만 보고 달리며 이를 악문 채로 말해.
"…살아서 행복하자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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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는 여기까지가 끝입니다.
모든건 .... 아주아주 나중에 본편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어휴 감사합니다......많이 부족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