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취향을 저격해 드립니다.
같은주제, 다른 스타일. 어떤 스타일이 마음에 드시는가요?
부제: 그대들의 설렘포인트
도서관 알바를 한지 일주일정도 되었나- 나름 이 알바에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여유로운 교양있는 여성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내 독서 수준이었다. 사서라서 그런가 앞에서 책 대출반납을 관리하는데 항상 사람들이 내가 읽고있는 책을 보는거다. 처음에는 그 눈을 의식해서 20대 여성들 가방에 들어있는 필수도서-1Q84-를 읽어보려 했지만, 너무 두꺼워서 포기했다. 그래서 선택한 책들이 청소년 권장도서였다. 엄마가 집나갔다, 내가 제일 예뻤을 때, 너는 하늘말라리야...... 얇고 아기자기한 표지의 책들을 초 집중해서 읽는 20대 여성을 처음봤는지, 대출반납을 하는 사람들이 한마디씩 하고 간다.
"책과 늦게 사랑에 빠졌구나?"
그래요. 20대가 되어서 청소년 권장도서를 읽고있다니- 어쩌겠는가- 내가 이런걸....
그날도 나는 청소년 권장도서칸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어린왕자라. 오랜만에 코끼리 삼킨 뱀을 보는것도 나쁘지 않겠어- 히죽 웃으면서 그 책을 꺼내 드는데, 책꽂이 너머로 어떤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급하게 피해버리는 그였지만. 혹시 내가 나이에 맞지않는 책을 읽어서 신기해서 그런가 싶어 괜히 민망해 말도 못걸고 사서석에서 책만 읽었다.
책을 읽고있는데 항상 책을 빌리러 오는 중학생 종대가 대출을 하러 오더니 "헐-누나! 누나 나이가 몇살인데 어린왕자를읽어요? 와 대박~" 이러면서 놀리는거다. 살짝 민망해지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해서 "그냥 한번 봤어-"라면서 책을 덮으려는데,
"뭐 어떠니- 같은 책도 몇년 후에 읽으면 다 느낌이 다른거지."
아까 눈마주쳤던 남자다. 그..그런가? 괜히 민망해진 종대가 뒷통수를 긁적거리며 나가자,
"굉장히 신중하신가봐요, 그런생각 잘 못하는데."
고맙습니다. 그렇게 포장해주셔서..... 온화하게 쳐다보며 웃는 그의 시선이 괜시리 설레서 눈도 못마주치고 손만 꼼지락 대니, 자기도 대출을 해달라며 책 한권을 내민다.
.....어린왕자였다.
"저도 읽고싶어서요. 그쪽이 보니까 되게 재밌어보이네요."
"아...."
"김 준면 입니다."
이름을 입력하고, 책을 대출해 주니, 가지 않고 다시 나를 쳐다보며 웃는 그다.
"....?"
"그쪽은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알고싶었는데, 사서들이 많아서 누군지를 알아야지."
멋쩍은 웃음을 흘리지만,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내 이름을 요구하는 그에게 불쾌감보다는 기분좋은 설렘이 찾아왔다.
"000 이요"
"우아. 이름 이쁘네요. 00씨, 내일 또 뵈요. 우리 친해져요."
해사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그에게 반사적으로 손을 흔들어주었다.
...뭐지 이 두근거림은?
고3이라니. 내가 고3이라니. 수능완성나오는 날이 엄마 생신보다 중요한 날이 될줄이야- 하- 그래도 고3이라고 그렇게 안잡히던 공부도 슬슬 잡히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놈의 국어는 죽을것같다. 왜 난 지문만보면 졸리지?????어?????왜그러는거야?? 결국, 문자를 보낸다. 미안해요 남친님. 이런여자라....ㅜㅜ
[민석오빠. 오늘 시간되요?ㅜㅜ 내가 모르는 문제가 많아서...ㅜㅜ]
[갈게^^ 3시에 북카페로 와!]
민석이오빠는, 경영학과에 다니는 대학생이였다. 교회에서 만난 오빠인데, 문과여서 나에게 한국사도 과외해주고, 수학도 과외해 주다가 눈이 맞아 사귀게 되었다. 고3이라는 나에게 방해되지 않겠다며 절대로 30분이상 만나는 적이 없었고, 이제는 문제집 한권이상 들고오지 않으면 데이트를 안하겠다는 방법으로 내 공부를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는 멋있는 오빠다. 이렇게 시시때때로 모르는것 많다며 우는문자를 보내면, 그게 언제던지 항상 알겠다며 장소를 지정해서 만나자고 한다. 얼마나 멋있는지...
3시에 집앞 북카페로 모르는 문제들을 잔뜩 짊어지고 오니 여기서 과제를 하고 있었던지 집중해서 타자를 치는 오빠가 보였다. 항상 말하는거지만 민석오빠는 어떤거에 집중하고 있을때 참 잘생겼다. 살짝 찌푸린 눈썹. 샤프끝으로 톡톡치고 있는 입술. 그러다가 무언가 생각이 나면 모든 인상이 팍 하고 풀리면서 현란하게 움직이는 손. 그리고 빛을 잃지않는 눈. 참 멋있다.
"왔네-ㅎㅎ"
"내가 괜히 방해하는 거 아니에요?"
"괜찮아. 방해해도 돼. 내 여자친구가 대학을 가고싶다는데 팍팍 밀어줘야지"
"아이..참"
"근데 무슨 문제가 어려우실까 아가씨?"
살짝 가볍게 통통 튀는 오빠의 목소리가 깔아진 내 감정선을 끌어올린다. 오빠가 미리 주문한 아이스티를 쭉쭉 빨면서 이것저것 모르는 문제를 늘어놓는다.
"이거...사실 비문학 자체를 잘 못하겠어요. 하다가 중간에 읽는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런가 계속 시간도 잡아먹고..ㅜㅜ"
"비문학을 읽을때는, 먼저 문제를 읽고 중요한 단어를 지문읽을때 동그라미 쳐가면서 읽는게 좋아. 이런문제로 예를들어줄게~"
문제를 물어보던, 유형을 통채로 물어보던, 3초이내로 대답이 나오는 오빠가 멋있다 못해 신기해진다. 그렇게 안풀리던 문제가 오빠 손에만 들어가면 오분이내로 쑥쑥풀리는데, 이제는 질문한테 배신감까지 느껴진다.
"그래. 그럼 다음문제는 니가한번 풀어봐봐!"
"알겠어요......."
오빠가 알려준 방식대로 열심히 동그라미쳐가면서 읽고 있는데 갑자기 푸스스 웃는 소리가 난다. 으잉?하고 고개를 들으니 민석오빠가 턱을 괴고 푸스스 웃고있다.
"왜에-"
끝을 늘어뜨리며 살짝 애교를 부리니, 머리를 쓰담쓰담하면서
"귀엽다. 왜 집중하는데 귀엽냐. 너 집중할때 입 벌어지는거 알아?"
그랬나..... 살짝쿵 민망해지길래 시선을 문제에 다시 고정하려는데 민석오빠가 가까이 와서 얼굴을 잡는다.
"진짜 공부하는데 미안한데"
"?"
쪽-
"너무 예뻐서-ㅋㅋ 용서해줄꺼지?"
암. 용서해주고말고. 더해도 되요^^
학교에가기가 싫다. 왜냐? 내 짝궁이 너무 예쁘거든- 이게 뭔 중2병같지도 않은 소린가 싶기도 하지만,꼭 순정만화에 나온 주인공처럼 생겼다. 짝궁이 여자냐고? 아니, 남자다 남자. 축구를 제일 좋아하는 남자. 그러니 더 미칠노릇이다. 남자애들도, 심지어 여자애들도 나보고 안쓰럽다고 했다. 비교된다고..... 그렇다고 반박할 수도 없는게, 오똑한 코에 동그란 눈. 그리고 오물조물한 입술까지. 진짜 예쁘게 생겼기 때문이다. 만약에 얘가 싸가지가 없었다면 좀 덜 억울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좀 착해야지? 자고 일어나면 항상 쉬는시간 내 책상 위에는 그의 노트가 올려져 있었고. 나는 신나게 배끼고. 항상 지우개를 잃어버리는 나를 위해 직접 두개씩 들고다닐 정도로 착하고, 나를 잘 챙겨준다.
"루루(루한의 별명이다. 꽃사슴같아서 부르는데 루한이는 싫어한다) 너 너무 예뻐"
또 그말- 헛웃음을 치며 기분좋게 올라간 입꼬리가 내려가며 안면근육이 찌그러진다. 그렇게 하지마- 미간을 두드려 펴주니, 그대로 박치기를 해서 예쁘다는 말을 극구 거부한다.
그날도 그랬다. 그애는 항상 점심시간마다 축구를 하는데. 가녀린 다리가 부러질까봐 겁난다고 하니까 나를 운동장 조회대에 앉혀놓고 자기 하는거를 보라고 그랬다. 그렇게 30분동안 열심히 뛰어다니는 모습을 봤던것 같다. 내리 뛰어다니고 수업종이 치기 전 땀범벅이 된 얼굴고 수돗가에서 세수를 하기에,
"루루! 오늘 짱이다~" 그러니까 환하게 웃으면서 머리에 물이 떨어진채로 "지짜? 멋잇었어?" 라며 웃는 그다
"응!!! 와..근데 너 머리에 물묻으니까 진짜 예쁘네...ㅋㅋㅋㅋㅋ" 살짝 장난반 진담반 섞어서 그를 아프지않게 툭툭 치며 웃으니 그가 다시 아이씨- 라며 정색을 한다.
내가 이래서 안놀릴수가 없다니까??
웃음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그의 머리칼을 정리해 주려고 손을 드는데, 그대로 내 손목을 잡고 나를 확 이끄는 루루 때문에 되게 당황했다.
"????!!!"
"이래도 내가 여자애같이 이뻐???"
"...루루?"
"루루 아니야. 내 이름 루한이야 루한"
".....!!!"
순식간에 뜨거운 열기가 내 몸쪽으로 덮쳐 왔다. 내 입술에 박치기를 하는 그 덕분이다.
그의 머리카락에 있던 물이 내 어깨로 기분좋게 떨어지고 있었고- 내 심장도 두근두근대고 있었다.
아침잠이 유독많은 나는 절대로 먼저 못일어난다. 그날도 그랬다. 항상 나는 레이가 "여보- 넥타이" 이러면서 흔들어 깨워야 일어난다. 자기도 맬수 있으면서 왜 나한테 매달라는건지 이해는 못하겠지만.....아침도 못해주는데 이거라도 해줘야지 뭐.
"여보. 나 넥타이"
잠도 안깬 나를 침대에 일으켜 앉히더니 두 손에 넥타이를 쥐어준다. 아침햇살에 눈이 부셔서 살짝 찌푸리면서 넥타이를 매주는데 어휴. 계속 엇갈리는거다. 유난히 안달아나는 잠에 고개를 도리질을 하지만 정신이 돌아오지 못한다. 어제 무리를 해서 그런가? 한번 매주고 살짝 졸고. 또 매고 살짝 졸고 그걸 귀엽다는 듯이 빤히 보고있던 레이도 웃겼는지 큭큭대며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짓는다. 하여간 비몽사몽 거리느라 계속 넥타이매는게 늦어지고 꼬일즘-
"많이 졸려요?"
쪽쪽
얼굴을 들이밀어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짧에 맞춘다.
"뭐야. 아침부터"
"뭐? 아침부토? 왜, 남편은 아침에 뽀뽀하묜 안되나?"
괜히 부끄러워서 아침엔 하지말라고 그런건데 그말에 오기가 들었나 더 쪽쪽대는 그다. 입 볼 코 정수리까지. 쉴 새 없이 내 손을 잡고 얼굴에다가 입술 도장을 찍는 그 때문에 정신이 퍼뜩퍼뜩 들었다.
"아 좀 가만히 있어봨ㅋㅋㅋ넥타이 매야해~!"
"어- 잠깼네."
그렇네. 세상에 어떤 여자가 정장차림으로 니가 뽀뽀를 하는데 잠이 안깨겠니? 죽었다도 살아나겠다.
넥타이를 다 매주고 그를 올려다 보니, 이번엔 좀 더 깊게 뽀뽀를 한 뒤 나를 다시 눕혀준다.
싱긋, 웃어주며 앞머리를 정리해주는 그의 손길이 다정하다.
"회사 갔다올께- 더 자"
자라는거야. 말라는거야? 아침부터 내 입술 끝에서 그의 치약냄새가 기분좋게 맴돌았다.
핸드폰으로 무심하게 인터넷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남친이 좋아하는 스킬" 뭐 이런게 눈에 띄는거다. 이런거 다 개나주라해- 흥 하고 스크롤을 내리려는데,
"아 또졌어!!!!!이번엔 이겨주겠어!!!"
......여자친구집 컴퓨터에 게임깔아놓고 열심히 게임하는 저 남자친구 작자를 골려줘볼까 싶어 클릭했다.
선택된 스킬은 3초뽀뽀스킬이었다. 먼저 다가가서 입술을 대고 3초정도 있다가 떼고 씨익 웃으면........대박이라는거다. 후기를 보니 '신세계 경험!' '남자는 늑대라더니' '내남자의 근육이 보고싶다면' 이런 후기들이 즐비한게, 효과도 만점인 듯 싶었다.
"야- "
"응??잠만 잠만 이거만 이기면 돼."
"아 변백현!!!!"
저 진짜 내 주먹을 부르는구나. 부르르 떠는 주먹을 간신히 참고 두눈 꼭 감고 백현이의 무릎에 올라탔다.
"잉??뭐야??비켜-모니터가 안보여..ㅠㅠ"
겁나 멍뭉이같이 쳐진 눈으로 비키라고 하는데 열이받아서 그대로 입술박치기를 했다. 쪽- 하고 머릿속으로 1,2,3을 센 뒤 고개를 떼니 백현이 뒤 쪽에 있는 스피커에서 "game over" 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변백현 성격에 저 소리는 꽤나 열폭할 소린데. 멍하니 나를 쳐다보는 그다.
"장난하냐. 왜 우리집에 와서 게임만하는데? 벌이야 벌"
나도 미쳤지. 저 발언을 하면서 입을 다시 맞추고 1.2.3정도 되고 떼려하는데 그대로 딸려오는 백현이다. 컴퓨터 책상에 내 허리가 기대지고 백현의 상체가 숙여지면서 내 코앞에서 백현이가 있었다.
"벌 더 받을래. 나 너무 잘못한것 같아." 이말을 하며 키스와 함께 내 티셔츠를 말아 올리는 그다.
.....3초스킬 좀 쩌네. 굳굳
토익도 해야해. 학점도 관리해야해. 그렇다고 자원봉사를 안해? 그러면 안되지! ... 24시간을 쪼개고 쪼개고 또 쪼개도 도저히 안맞는 이 스케쥴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엎어졌다. 미치겠네- 미치겠어-
"뭐가 그렇게 미치는건데-"
살짝 불퉁한 목소리로 끝을 늘이면서 내 뒷목을 쓸어주는 종대였다.
"너무 바빠. 할일도 많아. 짜증나."
"힘내 자기야- 나도 요즘 목상태가 말이 아니라서 돌겠다-"
동시에 시무룩시무룩해진 종대를 보니 그리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지금 나는 누군가를 배려할정도의 여유가 없었다. 그래도 힘내자는 종대의 말에 그냥 넘겨도 되는데, 한번 더 위로받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안된다며 꼼지락꼼지락 징징대니 살짝 단호해진 그다.
"나 이런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안좋은 기분 끄는거-"
나쁜건 털어야 한다면서 단호히 나를 밀어내는데 그게 왜그리 슬펐는짘ㅋㅋ눈물이 그렁그렁해서 휙 고개를 돌리니 그애가 당황하더니만. 한숨을 쉬고 악보르를 바라본다. 변했어. 김종대!
그렇게 한 일주일 지났나. 연락이 뜸해져서 내 분노게이지가 올라갈 즈음. 갑자기 그가 연습실로 부르는거다.
"나 학원가야해. 왜?"
바쁜거 알면서 왜 연습실까지 오라고 그랬데- 나쁜말이 먼저나가려다가 해맑은 그의 얼굴을 보자 그 말이 쏙들어간다.
내가 기분좋게 해줄께! 라며, 내 머리에 헤드폰을 조심스럽게 끼워주며 자기는 녹음실로 들어간다
"보고싶은 나의 사랑 운명이죠 피할수도 없죠~ everyday I'm so lucky 숨겨왔던 내 맘을 고백할래~ 너를 사랑해~"
그가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괜히 울컥하는 마음에 그를 다 쳐다보지못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와...노래좋다"
어떠냐며 내 손을 잡고 기대에 찬 목소리에,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고개를 푹 숙이고 좋다는 말만 반복하니, 아기같다며 나를 꼭 안아준다. 익숙하고 가장 기분 좋은 종대의 냄새가 내 코끝을 지배하자, 눈물이 어찌나 그렇게 떨어지던지. 웃으라고 불러준 노래에 펑펑 울고 말았다.
"와, 울보네 울보."
"치- 니가 울렸잖아"
"그래도 예쁘네. 아이 이뻐라"
휴지로 빨개진 코를 정리하는데, 그래도 이쁘다면서 웃으면서 내 볼을 꼬집어 준다. 뭐야~! 하며 얼굴을 피해도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나를 쳐다보며 아이같은 웃음을 보여준다.
"이 노래 가져. 항상 힘들때 듣고다녀- 다음에는 좀 더 멋있게 녹음해서 들려줄께."
미쳐 정리되지 못한 채 흐르는 내 눈물을 닦아주고 눈가에 키스해주는 그가 있어서 난 행복하다
오랜만에 만난 찬열이는 더 잘생겨져 있었다. 활동때문에 오래 못만나서그런가- 은근히 서먹한것도 있고. 왜 방송용 리엑션을 나한테 보여주는거야 부담스럽게..ㅋㅋㅋ 괜히 어색하게 길을 걷고 있는데 그래. 괜히 이쁘게 보이고 싶어서 얇게 입어서 그런가 되게 추웠다.
"춥다..."
정말. 고의가 아니었는 순간 들어오는 바람에 반사적으로 춥다는말이 튀어나왔다. 그때, 훅 하고 따뜻한 게 덮어진다. 찬열의 코트다.
"따뜻하지? 내가 데워놔서 더 따뜻할거야- 그니까 왤케 얇게 입었어?"
고맙긴 했는데, 코트를 벗자 목티 한장만 입고있는 그가 안쓰러워서 근처 커피숍에 가서 앉았는데, 어색한 정적이 우리 사이에 자리잡는다. 원래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둘 다 말이 없는 편이 아니라서 만나기만 하면 서로 질세라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고는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기분이 안난다. 아니, 적어도 나로써는 그랬다. 카메라 맛사지를 받으며 점점 슈퍼스타가 되는 찬열이가 내 세상과 다른 곳에서 사는 사람인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다. 브라운관에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알아주는 큰 사람인 그에비해, 나는 취업을 걱정하는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이였다. 내 얘기라고는 학점과 동아리, 영어학원 이런 얘기밖에 없는데, 과연 그가 내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을까- 딱 봐도 그가 더 힘들어 보이는 일인데 괜히 내가 힘들다고 하는 것도 웃기고 이런 상황에 있는 것을 보여주기 싫다는 마지막 자존심도 고개를 들었다. 찬열이는 그저 내가 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어색한지, 계속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커피를 마신다. 그러다가, 무언가 결심을 한 듯이 내 옆으로 자리를 옮기는 그다.
"???"
"그냥....니 옆이 좋아서"
멋쩍게 웃으며 뒷목을 긁는 그가 딱 박찬열스러워서 괜한 친근감에 머리를 살짝 기대니 내 손을 잡아 깍지를 껴오는 그다. 아직, 많이 변한건 아니구나?
"힘들지-"
"뭐가?"
"남자친구라는애가 연예인이라-"
".......그런거 신경쓰지마 찬열아. 너 갈길가"
진심이야. 그냥 난 니가 무대있는게 참 좋더라. 음악을 하고 싶다던 그의 꿈을 이룬 채 무대에서 해맑게 웃는 모습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을 띄고 있다고 생각했다.
"너무 외로워하지마. 항상 옆에 있을께"
내맘을 읽기라도 한듯, 정확히 집어서 끄집어내는 그때문에 살짝 울컥해 고개를 돌리려 하니까 턱을 잡아 자신을 보게한다.
"사랑해. 변함없이-"
쪽. 하고 내 콧잔등에 입을 맞추다가 깊게 키스하는 그다.
비빔밥 먹고싶다면 비빔밥을, 파스타 먹고싶다면 파스타를 도깨비방망이 보다 더 좋은 우리 남친님은 참 좋다. 어떻게 그렇게 내 입맛을 딱딱 맞추는지- 요리할때마다 진짜 너무 맛있게 잘한다(덕분에 살도쩠다 아하하) 요즘 고민이 생겼지만 말이다. 바로. 나도 요리를 해주고 싶다는것. 뭐 먹고 싶냐니까 꼴랑베리해물크림치즈파스타라는 존재여부가 궁금한 요리를 말해버리며 내가 씽크대에 근처도 못가게 하지만- 그래도 맨날 얻어먹는것 같아서 간단한 된장찌개라도 해주고 싶어 우리집에 초대했다.
"안해도 된다니까. 내가 할께"
익숙하게 날 쳐내며 내 앞치마를 가져가는데. 오늘은 절대 양보할수 없어!!! 이거 안먹으면 나랑 헤어지자-!! 다소 격하고 박력있게 말하니 풋 웃으면서 식탁에 앉아서 날 쳐다보는 그다.
"그럼 한번 얻어먹어볼까-"
멸치국물을 우려내는 동안 두부를 썰고 호박을 써는데, 경수가 가까이 와서 쓰윽 둘러보기 시작한다.
"칼을 그렇게 잡으면 손베일수도 있어- 이렇게 한쪽손가락을 오므려서 해야지. " 살짝 불안한지 내 칼질을 교정해주지만
....이게 편한데? 라며 원래 하던데로 잡고서 잘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더 파이팅 넘치게 호박을 숭덩숭덩 잘랐다. ....아니, 나 지금 호박을 짜른게 아닌것 같은데?
순간 쎄한 불쾌함에 손을 보니. 호박이 아닌 내 손가락을 잘랐다!
"으악!"
빨갛게 피가 나오는 손가락에 놀란 그 순간에 급히 내 손을 잡아서 자기입으로 넣는 경수다. .....자기입으로 넣어,,,넣어?????
헐- 상처를 자신의 이빨로 살살 고정시켜서 쪽쪽 빨면서 급하게 응급상자를 찾는 그 덕분에 정신히 혼미해졌다. 나 되게 변태같은데..너 입속에있는 혀 다 느껴지면서 기분 이상하단말이야!!! 손은 손대로 아리고. 기분은 이상하고. 그걸 말하자니 경수 표정은 돌처럼 굳어있다.
"멈췄다 피"
한동안 그대로 자신의 입에 가져다 댔던 내 손을 빼더니 피가 멈춘것을 확인한 그가 연고를 발라준다.
"나는 말야"
"................"
연고를 다 바른 그가 데일밴드 하나를 꺼내서 내 손에 붙이며 말한다
"니가 다치는것보다 차라리 내가 요리하는게 더 좋아"
"....미안"
"다치지마. 내가 해줄수있는거에서 니가 하다가 다치니까 더 아프다."
"쯔타오!"
뭐야, 한참찾았네. 놀이동산을 가서 신나게 놀고있는데, 솜사탕을 산 사이에 없어져 버린 남자친구때문에 적잖이 당황했다. 워낙 큰 키에 독특한 비쥬얼이라 찾는데 힘이 들지는 않았지만.
"여기서 뭐....?"
"아기가..."
쯔타오가 있는 곳에, 3살 남짓한 여자아기가 타오의 손을 잡고 울고 있었다.
"길 잃은건가?"
자기도 울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아기발음이라 한국어를 잘 못알아 듣겠다며 사연을 들어봐 달랜다. 듣자하니, 엄마아빠랑 일행이 떨어진 것 같았다. 저어기- 페스티발을 보면서 북치는 아저씨를 보다가 엄마아빠가 없어졌어요. 이러는게, 또 그 때 기억에 울 것 같아 급히 안아 달래주니, 내 옷자락을 꼭 쥔다.
"삼촌하테 오세여-"
자신한테 오라며 안기라는 포즈를 취하지만, 조금 무서운 페이스여야지. 키도 크고 선하게 생긴 인상이 아닌탓에 (미안해 타오야. 사랑해) 아기가 더 내 품을 파고든다.
"치이. 실망이야 너."
진짜 실망했다는 듯 울상이 되서 아기를 빤히 쳐다보는 모습이 귀여워 웃음을 터뜨리니, 멋쩍은듯이 내 허리춤의 옷자락을 잡는다.
"일단 그 아이 찾아주는곳- 가야할것 가타"
"그러게, 타오, 어디있는지 알아?"
"저기서 본거 가타"
마음이 급해졌는지, 빠르게 미아 신고소로 가는데, 뜨거운 햇빛이나, 아이를 들고 뛴다는게 적잖이 힘들어서 헥헥거리니 자기가 쓰고있던 모자를 벗어서 씌워준다. 그리고, 아기를 어르고 달래서 자기가 안고서 걷기 시작한다. 처음 아기 안는것일텐데 능숙하게 아기를 안아서 햇빛을 가려주며 걷는 모습이 새로워서 좀 멋있게 보였다.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마냥 애같았는데. 저러니까 듬직한 아빠의 모습이 보인다.
"민아야!!!!"
미아신고를 하고 시간이 지난뒤 머리가 헝크러져서 눈물 범벅이 된 아주머니 한 분이 뛰어들어와 아기를 껴안으신다. 자고 있던 아기가 일어나서 엄마- 엄마- 하면서 우는데, 나까지 코가 찡해져서 시선을 돌리다가, 벌써 눈물이 왕방울 고인 타오의 얼굴이 보인다. 감사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이는 아이와 아주머니를 돌려보내고 우리도 천천히 집에를 가는데,
"아 맞다 타오 너 아기 안는게 보통 솜씨가 아니더라?"
"으응?"
"맨날 동생같았는데, 좀 오빠 같았어-"
멋있었다고 엄지를 치켜새우니, 수줍게 귀가 빨개지며 웃는다.
"그럼 우리도 민아가튼 딸 만들자아"
.....우리 이제 21살이야......
"너때문이잖아"
"왜 나때문이야- 니가 소리만 안질렀으면 됬지"
지금은. 복도다. 그래. 복도. 왜 나와있냐면. 이 거지같은 짝궁때문이지. 난 얌전히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아닌가 자고있었나,..ㅋㅋ 하여튼 턱을 괴고있었는데 갑자기 김종인이 호잇! 하더니 내 팔을 턱- 쳐낸것이다.결국 나는 보기좋게 고개가 고꾸라졌고. 턱은 찧지 않았는데 승질이 나서 "아 진짜!"하면서 등짝을 퍽 때리는데 조용한 수업시간이었던게 함정인거다. 쌤은 데이트는 나가서 하라며 손수 내보내셨고. 복도에서 김종인은 엎드려뻣쳐를, 나는 무릎을 꿇고 손들고 있었다.
"엎드려 잘해. 폼이 그게 뭐냐. 궁뎅이가 너무 위로 가있어"
"남이사...손 귀에 붙여라"
한마디도 안지는게 짜증나서 주먹으로 그의 뒤꿈치를 치니 윽. 하고 앞으로 넘어간다. 올. 쌤통인데~ 꼬신 표정을 짓고 얄밉게 메롱을 하니, 자세를 고치다가 내 얼굴을 바라보고는, 씨익 웃어버린다.
그러다가 갑자기 찾아온 정적이었다. 괜히 어색해져서 으. 춥네. 이러고 중얼거리니 갑자기 고개를 들어서 나를 본다. ? 하는 표정으로 그를 보니. 갑자기 눈치를 보면서 그애가 일어서더니 막 교복마이를 벗는거다.
"???뭐해???"
"자"
자기 교복마이를 복도에 깔아준다. 그리고서는, 자기 옷을 정리하면서 되게 무심한 얼굴로 말한다.
"춥다며. 그거 깔고 올라가 있어. 여자는 추운데 많이 앉아있으면 안좋다며" 병주고 약주는 종인이가, 밉지는 않다.
팔을 다쳤다. 칠칠맞게 스무살이나 먹고 한강에서 자전거타다가 신명나게 굴렀다. 그덕에 어렸을때도 하지도 않던 팔에(그것도 오른팔에!) 깁스를 하게 되었다.
"........와"
남자친구라는 오세훈은 내가 다쳤다는데도 '아프겠다'라는 문자 한통과 함께 나타나지도 않더니만, 이틀이 지난 지금에서야 우리집으로 배고프다며 기어들어왔다. 연락은 해야할 거 아니야...!!! 지금 내 꼴은 말이아니였다. 깁스때문에 머리를 감지못해서 서투르게 묶은 내 머리는 누가봐도 기름 1톤은 나올기세였다.
"....저기......머리는...감았니?"
인간아. 내 팔을 봐라 팔을!!! 정색을 하면서 팔을 들어올리면서 알면다친다- 라니,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피한다. 이자식이!!! 일부러 더 치대려고 다가가니까, 진심을 다해 나를 밀어내는 손길에 기분이 짜증나서 나가라며 소리를 지르며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그가 내 어깨를 잡아 돌려세운다.
"??"
"거.....머리 감겨주까?"
니가....내 머리를 감겨준다고?
벙찐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니, 큭큭거리면서 자기가 해주겠다며 친히 화장실까지 손을 잡고 밀어넣는다. 아니, 머리가 간지럽기는한데.....너한테 맏기자니 불안한데.....그렇다고 평생 이럴순 없고........
"뭘 그리 고민해? 나 못믿어?"
응. 이 소리가 턱까지 올라오는 것을 참고, 설마 머리를 다 뽑을까- 싶어 그냥 속는셈 치고 욕조안에 들어갔다. 의심반. 설렘반으로 욕조안에 들어가서 머리만 바깥으로 빼논 자세로 세훈이가 샤워기를 잡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서투르게 두피부분에 샤워기를 대는데, 앗차거- 하니까 차갑냐며 저가 더 놀래서는 제법 심각하게 물의 온도를 다시 체크한다.
"너무 뜨거워지면 말해."
"응"
따뜻한 물이 내 머리카락을 적시고, 조심조심 머리카락을 만지는 세훈의 손가락에 점점 편안해지고 있었다. 눈을 떠서 그의 얼굴을 보니, 심각하게 미간을 찌푸려가면서 샴푸질을 하는 모습에 깔깔거리며 웃었더니, 부끄러운지 수건으로 내 눈을 가려버린다. 투박할것같았는데 세심하게 이마 끝 머리까지 샴푸를 비비고, 긴 머리인데도 잘 컨트롤하는 느낌에 점점 편안해져서 나도모르게 깜박 졸았나보다.
"어이-아가씨- 일어나시죠?"
어느새 수건으로 내 머리를 둘둘 말면서 뒷정리를 하며 나를 일으키는 세훈이었다. 계속 쭈구리고 앉아 있었는지 되게 엉거주춤 삐질거리며 일어나길래 미안해서 뽀뽀를 해주니- 맨날와서 해주겠다면서 눈꼬리 휘어져라 웃는다.
본격, 독자들 취향 저격시키기. 어느 남자가 가장 마음에 드시는지요?
질문!!!!!남자친구가 생기면 가장 가고싶은 곳은 어디인가요?
혹은, 어떤 주제로 이런걸 썼으면 좋겠나요?
(생각하고 잇는 주제: 남사친, 밤의 그대, 여행)
암호닉은 따로 받습니다. *****암호닉******* 이렇게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