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1번.
독자님들ㅜㅜ 메모장에 써서 옮겼는데 띄어쓰기가 거지 같네여... 지송..
"다 좋은데 그걸 왜 나한테 말해?"
"아, 좀. 생색내지 말고. 친하잖아."
"와… ○○○."
"알겠지? 알겠지? 나 끊는다, 끊어."
주사바늘 꽂겠다며 들어오는 간호사의 말에 급하게 김한빈과의 통화를 끊었다. 갑작스런 열병이 일어났는데 단순한 감기가 아니었나 보다. 처음 3일은 김지원 몰래 혼자 알아서 근처 동네 내과 병원을 가 약을 처방해 버텼다. 나흘 째 되던 날 3일 분의 약을 다 먹어서인지 오전, 오후까지 내리 지내 보는데 괜찮아졌다 싶어 다시 한 번 병원 가는 거 없이 그대로 잠이 들었다. 여느 때와 다를 거 없이 주중에 학교를 마친 후 친구랑 연락하다 잠들었다. 새벽 1시쯤 깼는데 추워서 깼다. 웃긴 건 춥다고 느꼈을 때의 내가 지내고 있던 계절은 한여름이었다.
[연습에 왜 집중 안하냐면서 핸드폰 압수하고 그럴테니까 좀 빨리 나아라]
헐 진짜 고마워ㅜㅜ
[아 커플염장 진심 짱남]
왜
[야 김지원 연락하려 한다]
김한빈과 문자하던 핸드폰을 경기 일으키듯 간이 책상에 던졌다. 그때가 수액을 놓기 위한 주사바늘이 혈관을 찌르고 꽂힌 후였다. 간호사는 내게 잘못 들어가진 않았는데 불편해서 그런 거냐 물었고 민망한 마음에 나는 아니라며 괜찮다고 했다. 간호사와 말하면서 흘깃 액정을 봤다. 액정에는 불이 들어왔는데 번호가 떴고 김지원 이름이 보였다. 괜히 남자친구라고 애칭으로 저장하는게 민망해 혼자 몰래 이름으로만 저장했다. 전화를 받지 않자 곧 액정은 다시 컴컴해졌고 간호사는 나갔다. 6인 병실엔 워낙 사람이 많은 터라 2인 병실에는 나 혼자였다. 엄마는 짐을 가져오겠다며 주차장으로 잠시 내려갔다. 혼자 남은 나는 어색하게 핸드폰을 손에 쥐고 티비를 틀었다. 핸드폰 액정은 다시 밝아왔다. 또 김지원. 받아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끊겼다.
처음에 춥다고 느꼈을 땐 웃기게도 여전히 감기가 진행되고 있단 생각을 하지 않았고 창문을 열어놓고 자서인 줄 알았다. 창문을 닫았는데도 춥자 샤워실로 들어가 따뜻한 물로 몸을 씻어내리고 한여름에 맨투맨, 체육복 긴바지에 수면양말을 신고 잤던 나였다. 다음날은 오전은 또 멀쩡했다. 학교에서 아무렇지 않게 수업을 듣고 김한빈한테 카카오톡으로 간단한 먹거리 쏴보내서 김지원 좀 챙겨주고 다른 멤버들이랑 나눠 먹으라고 반복하고.
"피검사에 필요한 피 뽑으러 왔어요. 그리고 이건 가래통하고 소변통인데 저기로 가져오시면 돼요."
"아, 네."
아까 주사바늘 꽂았던 곳 환자복을 걷어올려 내밀었다. 이미 꽂혀있는 곳에 바늘을 끼우는 거라 따끔거리는 건 없었다. 다시 생각에 빠졌다. 그래서 어떻게 됐더라. 아, 그 날이 저녁 야자하지 않는 날이었다. 그래서 집 가는 길에 김지원과 통화를 하면서 집을 갔다. 그리고 나는 생각 없이 집을 가려다 문득 김지원이 보고 싶었던 마음에 연습실 편의점에서라도 잠깐만 만나서 인사만이라도 하자고 했다.
'어, 오빠. 안녕. 오랜만이다. 그치.'
'이거.'
'그게 뭐야?'
'약. 나 약국 갔다 왔어.'
김지원은 대뜸 내 앞으로 약봉투를 내밀었던 걸로 기억한다. 전날 갑자기 추워서 두껍게 입고 잤다는 걸 웃으면서 말했는데 김지원은 그게 걱정이 됐나. 얼떨결에 약을 받고 같이 편의점에서 마실 걸 하나씩 쥐고 나왔다. 이제 연습하러 들어가겠다며 나를 한 번 안아주고 들어가는 김지원을 향해 나도 손을 흔들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날 밤은 아무렇지 않았지만 다음날 나는 또 다시 찾아 온 추위에 울면서 샤워를 했다. 진짜 웃긴 게 낮에는 아무렇지 않다는 것. 그리고 다음날 아침 학교를 가지 않고 엄마랑 대학병원을 찾아왔다. 엄마한테 엄청 혼났다. 미리 말하지 않았다고. 김지원이랑 있어서 그랬던 건지, 바쁜 엄마한테는 딱히 말해서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아침에 뭐 먹은 거 있어요?"
"없어요."
"언제부터요?"
"일어나서… 진짜 없어요. 씻고 이 닦고 바로 온 건데."
"그럼 곧 CT촬영도 해볼 테니까 데리러 올게요. 기다리고 있어요."
솔직히 그냥 나 병원이야, 입원했어. 말하는 건 사실 별 거 아닌 문제였다. 그 때 이미 우리 학교 친구들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었으니까. 하다 못해 김한빈도 알았다. 그런데 김지원한테는 진짜 말하기가 싫었다.
[○○아 밤에 연락하자~]
밤이면 야자 안하고 집 가는 시간 말하나보다. 어디 조용하지만 적당히 소음 있는 곳이라도 찾아내서 아무렇지 않게 학교에서 집 가는 척 연락을 할 생각이었다.
CT촬영을 하고 저녁을 먹고 핸드폰을 붙잡고 기다리는데 김지원은 통 연락 할 생각을 않았다. 내가 먼저 할까? 평소 같다면 가릴 거 없이 바로 했겠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까 먼저 통화 버튼을 누르길 꺼렸다. 김한빈한테서 문자가 왔다.
[김지원 핸드폰 압수 ○○○ 쾌유요망]
언제 줄 예정?
[새벽 4시 우리 오늘 노래 작곡작사]
김지원만큼 바쁜 김한빈의 역할을 알았기에 김한빈한테도 더 이상의 연락은 취하지 않았다. 혼자서 티비를 보는데 간호사가 들어와서 열을 재고 가기를 몇 번, 하나 같이 재고 난 후에는 머리가 어지럽지 않냐는 질문이었다. 지금도 멀쩡한 상태로 예능 재방송 한 편 보고 있는데 간호사가 들어와서는 열을 재고 어지럽지 않냐 물었다. 하도 궁금해서 왜 묻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열이 38도가 넘으면 묻는 편이고 저녁 10시가 가까워진 시간에 열을 쟀을 때는 39.3도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딱히 아픈 감은 없었다.
"심심하다."
새벽 2시. 뭐 할 것도 없고 티비 보는 것도 지치고 이제 잠이나 잘까 했다. 양 팔에 얼음팩 하나씩 꿰 차고 이마에 물수건을 올린 채로 한 생각이었다. 원래 일이 많은 엄마라 그냥 혼자 지내겠다고 하고 계속 열이 남에도 나는 멀쩡했으니 간호사한테 별 말은 하지 않았다. 불 끄기 귀찮았던 터라 불을 켠 채로 잠이 들었다. 한 한 시간 쯤 잤나.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런 새벽에도 청소부 아주머니께서 청소하러 들어오시나. 아니면 피를 더 뽑아가려고 오신 의사 선생님인가. 도둑이라면 어차피 훔쳐갈 것도 없는데. 켜놓고 잔 불 덕에 눈부심을 느끼며 눈을 겨우 떴다.
"오빠?"
"가만 있어봐. 얼음팩 방금 새로 받아왔어."
김지원은 익숙하게 이불을 내리고 팔을 들어 이미 미지근해진 얼음팩을 빼서 새로 받아 온 얼음팩으로 바꿔주었다. 그리고 미지근해진 팩은 냉장고 냉동실에 넣었다. 곧 이마에 올려진 수건을 가져가 화장실로 들어가버렸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당황스러웠다. 김지원이 여기 있다. 김지원이 여기 있어.
[미안]
아침에 입원하러 간다며 자랑식으로 떠들었던 입이 문제였다. 김한빈이 그새 쪼르르 일러바쳤다. 달랑 저 두글자에 당황스러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는데 김지원이 화장실에서 나왔고 나는 그대로 있었던 척 핸드폰을 내 등 뒤로 깔고 누었다.
"말 안할 꿍꿍이었어?"
이마에 물수건을 올리는 김지원이 말했다. 물수건은 다시 차가웠다. 정신이 들었다.
"그건 아닌데."
"왜 말 안했어? 연락도 안 받고?"
"밤에 받으려고 했는데 오빠 김한빈한테 핸드폰 뺏겼다며."
"김한빈이랑은 연락하고? 나 섭섭해."
"아, 왜그래……. 신경쓰이게 할 일을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서 그랬지."
김지원은 말 없이 나를 빤히 쳐다봤다. 말실수했나. 불안한 마음에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이내 다시 잠 오는 척 느리게 눈을 깜빡이자 김지원은 이불을 목까지 덮어주었다. 그리고 간이의자에 앉아 이불 위로 손을 올렸다.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배를 토닥여줬다.
"오빠 다시 안 들어가?"
"일단은 자자."
"오빠."
"자자, 오빠 피곤해."
피곤하다며 냉큼 웃어버리는 김지원에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끄덕이자 눈을 가리며 내려오는 물수건에 바람 빠지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물수건을 올려준다고 배에 있던 김지원 손이 눈가로 향했다. 갑자기 손이 사라져 허전했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김지원 너머 벽에 걸려있는 시계로 새벽 5시가 다와갈 때 나는 비로소 잠들었던 거 같았다.
인생을 살면서 신기한 병들은 많습죠. 고2때??? 한 한달 정도 열을 겪고 이유도 모른 채 싹 내렸슴니다.... 그래서 제가 잘 알고 쓴 거죠 흐하ㅣ흐ㅡ하 그냥 이걸 첫번째로 쓴 이유는 연습하다 ○○ 입원했다는 소식 듣고 바로 병원 온 지원이를 보여주기 위함 피드백 환영함니다. 의사소통 좋아해여 뭐야 띄어쓰기 왜이래 소설로 쓰는거 싫어해용? 2편도 소설일 건데....? 나우럭... 근데 과거는 생각날 때마다 쓸 거예여 너네 임마. 너네...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아프지 말고. 상처 받지 말고 금방 또 와도 되는 거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