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어졌어"
"그러니까 왜. 이유가 뭔데"
과외를 다섯번까지 하게 됐을 때 나는 김한빈을 따로 만났어
다섯번까지 하는데도 꽤나 큰 텀이 있었고 세번 째 날 김지원을 만난 후로 마땅히 김지원이랑 마찰을 빚은 적도 없었어
막내 애들 수능 공부는 내가 그래도 해본 거니까 대충 스킬 요령 몇개 정도는 알려줄 수 있는데 점점 가면 갈 수록 회화라는게 고작 학생인 내가 한다는게 웃긴거야
그래서 참다 참다 괜히 얘네한테 피해주는 거 같아서 말한 거거든
그런데 김한빈은 오히려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는 거야
"나 같은 학생이 무슨 회화를 가르쳐"
"그거 때문이면 회화는 다른 사람 알아볼 테니까 동혁이랑 준회 수능 공부는 계속 하지 그래"
"아니... 야. 솔직히 지금 수능 며칠 남았다고.. 애들 영어는 평이하다고 쳐도 다른 건?"
"애들 올해 대학 들어갈 생각 없어. 천천히 해서 내년 수능으로 갈 생각이지. 이번년도 시험은 쳐보긴 한다 했는데 소문 안내고 조용히 갔다 온다던데"
하는 말 족족 받아치는 김한빈에 결국 입을 다물고 김한빈 뒷통수만 쳐다봤어
김한빈은 작곡하던 걸 멈추고 느긋하게 뒤돌아서 앉은 상태로 나를 올려다 봤어
쉬라고 준 한달에도 꾸준히 곡 작곡하고 바쁘더니 이제 조금씩 다시 미리 준비하려는 건지 좀 피곤해 보이는 거야
아니나 다를까 김한빈이 일어나서 소파? 등받이 없는 여러개 붙여진 푹신한 의자로 가서 앉는 거야
쳐다만 봤는데 김한빈이 손짓하길래 그냥 옆으로 가서 앉았어
"일단 한숨 자고 얘기하자"
"그럼 나 가봐?"
"어딜"
김한빈은 그대로 내 허벅지 위에 머리를 눕히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이 나갔다고 일어나라고 다리를 덜덜 떠는데 김한빈이 좀 움직이지 말라면서 종아리 완전 세게 쳐서 가만히 있었어
청바지 입고 있어서 다행이었지 아무리 친구라지만 이러는 건 너무 웃기잖아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얘가 진짜 어지간히 피곤하긴 했는지 눕자마자 바로 자버리는거야
아 나 집에 어떻게 가지. 언제 가지
머릿속에 이런 내용들이 가득할때 녹음실 문 열리더니 김지원이 들어 오더라
그때 이후로 또 한참 지나고 난 후라 오랜만이었어
사실 난 김지원이 내가 과외할 때 한번이라도 얼굴 보일 줄 알았는데 진짜 칼 같이 안나오더라고
괜히 찝찝하고 밍밍하고 그랬는데... 막상 과외가 아니고 얠 볼 거라 생각 못했는데 보게 되니까 느낌이 이상했어
"○○아 뭐해"
"아 얘 피곤하다고 잠들었어"
"그런데 왜 그러고 자?"
나는 나도 모르겠다면서 어깨를 으쓱였어
그게 김지원 눈에는 뭘 숨기느라 취하는 능청스러움인 줄 알았나봐
김지원이 나하고 김한빈 계속 쳐다 보는데도 나는 떳떳하니까... 그리고 김한빈은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으니까
계속 이 자세로 멀뚱멀뚱 앞만 봤거든
그래도 여전히 어색하고 불편한게 어느 정도 남아있는 상태인데 어떻게 나도 똑같이 빤히 마주보고 있어
겨우 5분이 지나갈 쯤이었나
김지원이 보폭 넓게 해서 두 발만에 걸어오더니 다짜고짜 자고 있는 김한빈을 일으키는거야
김한빈은 영문도 모르는 채 덜 뜨인 눈으로 비몽사몽 거리고 있는데
혹시라도 앞으로 고꾸라질까봐 내가 잡으려니까 김지원이 먼저 날 잡아서 문 쪽으로 끌어당기는 거야
"너 집 가"
"안그래도 가려고는 했어.... 아니 근데 오빠가 왜 나보고,"
"잘 가"
김한빈은 소란스러운데도 굳이 잠을 청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건지 벽에 기대서 다시 졸기 시작했고
김지원은 나를 그대로 녹음실 밖으로 등을 밀어 보내더니 미련도 없이 문을 닫아 버리는거야
뭐야 나한테 지금 왜 이러는 거야?
나 당황해서 한참을 아무 행동도 안하고 그 자리에만 서있다가 겨우 움직여서 밖으로 나와서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어
핸드폰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문자가 왔어
[조심하고 도착하면 연락하고]
[김지원]
고작 두통인데 글 쓸때하고 평소 말투랑 다르게 딱딱 자기 할말만 보낸게 영락없는 김지원이더라
내가 핸드폰 번호를 바꾸고 나서도 마음만 먹으면 김한빈을 통해 연락할 수 있었을 텐데 김지원은 하지 않았었어
그러고 보니 우연을 가장한 재회 이후로도 나에게 직접 연락한 적 한 번이 없었고
핸드폰 번호를 또 바꿔야 하나?
어차피 내가 저렇게 해봤자 소용 없는 거 알면서도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다시 품기 시작하게 되더라
이거 지원이 썰 끝나면요 |
한빈이 번외 한편 쓰려고 하는데 쓸까염 말까염 지금 대충 구상 다 잡았어여 결말하고 어떻게 될지 기분이 좋아여 한빈이 번외를 쓰려고 하는 이유는 다들 뭔지 대충 예상이 가져?!!?! 한빈이도 모르는 한빈이 속내를 제가 파헤쳐 드리겠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어떡하지 나 빨리 끝 쓰고 싶어여 썰로 지원이랑 다시 썸타가는 내용 몇개 더 적으려 하는데 마지막것들이 너무 쓰고 싶어여 휴 전 욕심이 많아여
그리고 지원이 이제 불도저 변신 아 또한 새벽에 오지 않아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림니다 저는 기분이 좋지 않고야 말았어여!..... (무릎을 간다) 그리고 제가 쉽게 여주의 썰을 무너트릴거라 생각하신다면.... 하하하ㅏ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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