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일주일 내내 연락이 왔었어, 사실 헤어진거라기 보다는 일방적인 내 통보였잖아.
내용은 대체적으로 미안하다, 헤어지기 싫다 이런 내용이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미친애지만 그땐 왜그랬는지 그냥 찌질해보이고 되게 처절해보였어.
그래서 그냥 읽지도 않고 바로 삭제하고 전화도 다 씹었지.
헤어지고 일주일 되던 날 난 평소처럼 야자를 마치고 집에 가고 있는데 우리집에 가려면 놀이터 하나를 지나야 되는데
놀이터 입구로 들어가서 출구로 나가면 바로 우리집이란 말이야? 근데 출구 옆에 바로 그네가 있어.
나는 친구랑 전화하면서 놀이터로 들어섰는데 원래 내가 집에 갈때쯤 되면 시간이 늦어서 아무도 없는데 어떤 사람이 그네에 앉아있더라고
깜깜해서 잘 안보이는데 실루엣은 남자더라고, 나는 집에 가려고 걷는데 그네랑 가까워지고 보이더라.
정장입고 그네에 앉아서 바닥 쳐다보면서 모래만 툭툭 건드리고 있는 아저씨가.
" 어.. 어, 야 내가 좀 있다 다시 전화할께. "
친구랑 전화를 끊고 아저씨를 보는데 내 목소리에 아저씨가 고개를 들더라. 그리고 한동안 아무말도 없이 서로 쳐다보기만 했어.
겨우 일주일 만에 보는건데 아저씨, 엄청 야위었더라고
한참 눈을 마주치다 아무렇지 않은척 옆으로 지나가려고 하는데 출구에 다달았을때 아저씨가 내 팔을 잡고 자기쪽으로 돌리더라.
" 밥 먹었어요..? "
아무렇지 않은척 평소 처럼 물어보더라, 눈은 슬퍼서 못참겠다는 듯이 눈물을 글썽이면서 입은 억지로 웃으면서
" ..미안해요 "
헤어지자고 한것도 나고 나쁜것도 난데 자기가 나한테 미안해 하더라.
그리고 엄청 조심스럽게 묻더라.
" 행복해요..? "
내 손을 꼭 잡아오면서 행복하냐고 물어보더라.
근데 사실 난 아저씨랑 헤어지고 나서 아무 느낌도 없었거든, 후회도 슬픔도 그냥 솔로구나 더이상 나한테 신경 쓰는 사람이 없구나 정도?
외로움은 어렸을 때부터 항상 있던거라 그다지 외롭다는 느낌은 안받았어. 그냥 허전하다 정도?
그리고 뭔가 다른 사람을 만날수 있다는 마음에 행복한것도 있었던거 같아.
" 네, 행복해요. "
내가 진짜 쓰레기였지,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대답했는지 대답하니깐 아저씨가 허탈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더라
눈물을 글썽이면서 한참을 그렇게 날 쳐다보더니 웃으면서 그러는거야.
" 행복하다니, 다행이네요. 너라도 행복해서 다행이에요.. "
말은 저렇게 하면서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거야.
" 근데.. 난, 너무 슬퍼요. "
" .... "
" 헤어졌는데 우린 헤어졌는데.. 너무 보고싶고 또 보고싶어서... 넌 날 잊고 행복한데
나는 널 못 잊어서 혼자 끙끙 앓는 내가 너무 싫은데.. 그래도... "
" ..... "
" 니가 좋아서... 그래서 너무 슬퍼요.. "
저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떨궈버리더라. 그리곤 내 손을 더 꽉 잡으면서 말하는거야.
" 나요, 일주일동안 생각해봤는데 못 헤어지겠어요. 헤어지고 이러는거 찌질하고 못나보이는거 아는데.. 진짜 못 헤어지겠어요.
다른 남자 만나도 되요, 지겨우면 내가 싫다고 하면 연락도 안할께요.. 나 좋아해달라고도 안할께요, 그러니깐 제발 밀어내지만 마요.. "
" ..... "
" 뒤에서 지켜보기만 할께요, 그러니깐 제발 밀어내지만 마요.. 제발 좋아하지말라고 하지마요.. 헤어지자고 하지마요. "
" .... "
" 많은거 안바랄께요, 그냥 가끔 내가 생각나면 그때 한번씩만 뒤 돌아봐줘요.. 그리고 돌아오고 싶을때 돌아와요. "
" ..... "
" 나... 나진짜 더이상 돌이킬수 없을 정도로 니가 좋아졌나봐, 너랑 헤어지고 싶지 않아.. "
" 아저씨... "
" 그러니깐... 그러니깐.. 나 밀어내지마요.. "
꾸역꾸역 눈물을 삼키면서 말하더라, 그리곤 저 말을 끝으로 어깨를 들썩이면서 우는데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소리도 못내고
어깨만 들썩이면서 울더라... 그때 정신이 들었지.
이렇게 착한 사람 두고선 내가 뭘 한걸까.. 다른 남자 만나도 좋고 안 좋아해도 좋으니깐 밀어내지만 말라고 말하는 사람한테
내가 지금 까지 무슨 짓을 한건지..
미안해서, 날 저렇게 좋아해 주는 사람한테 내가 한 행동이, 말이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깐 눈물이 나더라. 진짜 내가 쓰레기지 아저씨를 그냥 조용히 껴 안아줬어.
아저씨 처음엔 당황하더니 한 3초 있다 정말 터질듯이 꽉 껴 안더라. 놓치기 싫다는듯이 꼭 껴안고 운거같에.
그냥, 그냥 나는 미안함에 아저씨는 안심에 눈물이였던거 같아.
한참을 울다가 아저씨랑 어색하게 그네에 앉아있었는데 사과해야 될거 같은거야.
그래서 먼저 입을 열었지.
" 아저씨.. "
" 네? "
" 미안해요.. "
" ..사과하지마요. 결국 이렇게 다시 잘됬잖아요. "
" 그래도.. "
" 다시 이런일 없을꺼잖아요.. 그럼 되요, 그거면 충분해요. "
하면서 씩 웃는데 둘다 눈이 퉁퉁 부어서 말하는데 웃기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이해해주는 아저씨가 고맙기도 하더라고.
그래서 나도 따라 씩 웃어줬지.
그랬더니 아저씨가 내 얼굴 보더니, 아 정말 나도 중증이다.. 이러는거야.
그래서 내가 왜요? 했더니 내 얼굴을 잡더니.
" 이렇게 부어도, "
" ... "
" 그렇게 나한테 미운짓을 해도, "
" ... "
" 왜 이렇게 예뻐보일까요? "
" 뭐에요ㅋㅋㅋ "
" 진짠데?? 진짜에요!! "
" 그러니깐, 꼭 나랑 결혼해요. "
" 이번 생에도 다음생에도, 평생. "
" 평생 이런 상황을 겪어야 된다고 해도 괜찮아요. "
" 그러니깐, 너는 그냥 "
" 이렇게 돌아와주기만 해요. "
" 힘든거, 아픈건 내가 다 감당할께요. "
안녕하세요! 천사렝입니다! 제가 돌아왔습니다!! 이 글이 끝난뒤 다음썰은 두 사람의 결혼썰인데요!
결혼 썰의 꽃은 아가 아니겠습니까? 많은 분들이 공지에다 태명과 이름 추천 해주시는데!
감사합니다!! 혹시 독자분들중에 다음 썰에 태명과 이름중 좋은 이름이 있다면 공지에다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투표도 해주시면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
혹시 눈치채신 분들도 있을지 모르는데 부제에 비밀이 있습니다! 영하 18℃와 36.5℃는 뜻이 있습니다!
영하 18℃ 부턴 아이스크림이 단단히 얼어 유지가 되는 온도로 얼음과 찬음식 종류들의 최상의 조건이고요!
36.5℃는 우리 신체 온도로써 가장 중요한 온도이죠!
이로 권태기를 온도에 비유한건데 많은 독자분들이 알아차리셨으려나요?
암튼 우리 사랑둥이 독자여러분들! 항상 읽어주시고 예쁜 댓글과 추천! 감사드립니다!!
그럼 다음 글로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