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커플은 1년이 다 되가는, 이미 볼꺼 다 보고, 진도도 다 빼고, 이미 할꺼, 알꺼 다 한 그럼 커플이지.
닭살 돋지는 않는데, 그런거 있잖아. 차마 근처에 못 갈꺼 같은 분위기랄까?
아무도 낄 수 없는, 거의 둘 만의 분위기를 갖고 있는 커플이지.
그래서 그런지, 멤버들도 모른척 해주고, 그 사실을 열심히 떡치는 도중에 그걸 보게 된 우리 보컬 선생님도, 모른척 해주고 있었지.
근데, 이 커플은 아직 잘 모르는 사람은 이렇게 말하지만, 사실 진환이의 노력 99퍼센트에 준회의 비주얼 1퍼센트로 만들어지는 분위기야.
진환이는 자기가 나이도 더 많고, 자기가 먼저 좋아했고, 또 먼저 고백했으니깐, 준회한테 모든 다 해주려고 해.
밀당이란걸 모르고, 그냥 당길줄만 아는 연애고자였던거지.
근데, 준회같은 경우는 그냥 진환이를 지나가는 사춘기 연애의 한 부분으로 알아. 당연히 금방 깨질줄 알고,
완전 틱틱대고, 진환이가 뭐 해주면 안돼 이래도 그냥 가고. 데이트? 그런건 10일 만에 없어진지 오래였지.
물론 연습생이여서 시간이 없는 것도 있었지만, 그냥 준회는 아.. 좀 있으면 깨지겠다. 다른 여자애는 없나? 이런거지.
그래서 관계를 맺을 때도, 항상 지환이랑 눈이 안 마주치고, 자기 쾌락만 느끼기 바빴어.
하지만, 진환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틱틱대나보다, 오늘 기분이 안 좋은가, 무슨 일 있나, 이렇게만 생각하고 다녀.
근데 어느날 준회랑 진환이랑 복도에서 가고 있었는데, 엄청 예쁜 여자 연습생이랑 마주쳤어.
진환이는 당연히 인사만 하고 서로 모른 척하고 지나갈줄 알았는데, 준회는 그게 아니였지.
와... 저 여자 예쁘다. 사귀고 싶다... 이거 였어, 준회 심정은.
그래서 준회는 바로 그 여자한테 가서 이름이 뭐에요, 남친있어요? 이런 질문을 했지.
옆에 진환이가 거의 울먹이는 것도 모르고 말이야.
그 여자는 당연히 준회랑 진환이가 형동생 사이인줄만 알고, 웃으면서 준회랑 대화를 하기 시작했지.
이름이요? 알려드릴까요? 남친은... 음... 없어요. 준회씨는요? 인기 많으시던데...
진한이는 버릇처럼 입술을 깨물고 둘을 지켜보다가 준회가 여전히 자신에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뒤돌아서 다시 연습실로 가버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작업실에 혼자 앉아서 펑펑 울지, 개새끼야..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이러면서, 바람은 아니겠지? 아닐꺼야... 날 얼마나 좋아하는데, 이러면서 울고, 고민하고, 그러다가 결국 잠이 들어버려.
준회는 그냥 그 여자랑 열심히 떠들다가, 그 여자가 옆에 계시던 귀여운 남자분 가셨나봐요? 같이 어디 가시던거 아니였어요? 이러자, 준회는 귀엽기는 무슨, 그냥 쪼그만 귀찮은 스토커야, 나만 따라다니는 이러고 번호교환까지 하고 연습실로 돌아와.
한편, 나머지 멤버들은 비상 사태였어. 진환이는 안 보이고, 연습실 안 작업실은 블라인드가 쳐진 상태로 문이 잠겨있으니, 당연히 비상사태 일 수 밖에.
준회는 연습실에 돌아왔는데, 보이는 비상사태에 한숨만 쉬고, 그냥 의자에 앉아서 그런 진환을 모른 척하지.
그러다가 지원이가 야, 니 애인 왜 그러는데, 이렇게 물으니깐, 아, 몰라. 지 혼자 따라다녀놓고, 지 혼자 질투하고 난리야, 솔직히 나 저 형 좋아한적 없어. 하도 좋아한다고, 하고, 또 예쁘장하게 생겨서 사겨준거지. 이젠 진짜 싫다. 무슨 스토커도 아니고. 이러고 연습실을 나가버려.
그리고 그때, 잠에서 깬 진환이는 그 얘기를 다 듣게 돼. 그리고 자신이 준회한테 그런 존재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알게되지.
어떻게 할 줄을 몰라서 결국 그냥 눈물만 닦고, 작업실에서 나와.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 애들한테 그냥 잠이 들었다고 했지.
그날 밤, 진환이는 방을 같이 쓰는 동혁이한테 울면서 다 말을 해, 동혁이는 당연히 잠깐 싸운건가라고만 생각했던게 아니라는걸 알게되지.
진환이도 동혁이한테 말하면서 준회는 자기가 준회를 좋아하는 만큼 준회는 자기를 안 좋아한다는 걸 알게되지.
그리고 동혁이한테 정리되면, 정리가 다 되고, 헤어져도 멀쩡히 있을 자신이 있을때, 헤어질꺼야. 그니깐 너는 걱정말고 얼른 자, 이러고 동혁이를 재우지.
정작 자기 자신은 가슴이 찢어질 꺼같이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답답해서 그냥 다 손에서 놓고 싶은데도 말이야.
그만큼 착한거지 진환이는, 자신이 아파도, 그걸 걱정해주는 동생을 더 걱정해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