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테이블 옆에 있는 쪽지를 보며 수잔이 한숨을 쉬었다. “‘밀랍없이’가 무슨 뜻인지 말해줘요. 난 암호를 못풀면 못 견디는 거 알잖아요.” 데이비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해줘요.” 수잔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말 안 하면 다신 같이 안 놀 거야!” “거짓말쟁이.” 수잔은 베개로 데이비드를 치며 졸라댔다. “말해줘요! 지금 당장!” 데이비드는 절대로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밀랍 없이(Without Wax)’란 말에는 달콤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이 말은 르네상스 시대의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비싼 대리석을 조각하다가 실수한 스페인 조각가들이 그 흠집을 세라(Cera), 즉 밀랍(Wax)으로 땜질하곤 했다. 아무 흠집이 없어 땜질 할 필요도 없는 조각은 신 세라(Sin Cera), 즉 밀랍이 없는(Without Wax) 조각으로 환영을 받았다. 그 말은 결국 정직 또는 진실이란 뜻으로 바뀌었다. 영어 단어 ‘진실한(Sincere)’은 스페인어 신 세라(Sin Cera), 즉 밀랍이 없는(Without Wax)에서 발전한 것이다. 데이비드의 암호는 비밀이랄 것도 없었다. 그는 단지 자기 편지에 ‘진실하게(Sincerely)’라고 썼을 뿐이다. 그렇게 간단하다는 것을 알면 수잔이 약올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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