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삼촌주의] 조폭딸 징어썰10 (부제: 창고에 있던 오징어 한 마리 구출과 오징어가 상하진 않았을까 걱정되는 삼촌들)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9/2/292e44cebcc9ccc331506b40b823f333.png)
[EXO/삼촌주의]조폭딸 징어썰10 (부제: 창고에 있던 오징어 한 마리 구출과 오징어가 상하진 않았을까 걱정되는 삼촌들) " 악 씨발! "
루한은 허탈하게 끊긴 전화에 머리를 헤집으며 소리를 질러댔어. 스피커로 바꿔서 통화를 한 덕인지 주변에 있던 삼촌들 역시도 통화 내용을 듣고서 화를 삭히는 듯 씩씩대고 있었고, 민석은 진정하라고 말하고서는 차에 시동을 걸었어. 아까 까지는 집안에 없던 민석이였지만, 크리스의 명령 아닌 명령을 받은 집 안에 있던 삼촌들이 막 집에서 나올 때 즈음에 집에 도착한 민석이였어. 그에 차 끌고 다니기도 귀찮았던 루한과 차가 없는 세훈, 종인이 얼른 민석의 차에 올라탔고 그 때 마침 징어를 납치해 간 조폭에게서 전화가 왔던 상황 이였지.
어느 정도의 안전은 지킬 수 있을 것만 같던 징어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 한다는 전화에 루한은 모든 삼촌들한테 문자를 보냈어. ' ○○건물 창고로 얼른 와. 그리고 징어 위험할지도 몰라. ' 라고. 그리고 전송이 다 되자마자 한숨을 푹 내쉬었어. 징어를 볼 수 없는 답답한 마음과 지켜주지 못했다는 마음이 공존하는 듯 해보였고, 그건 세훈, 종인, 민석 역시도 마찬가지인 듯 모두 표정이 굳어있었어. 항상 지켜주겠다고 말만 번지르르하게 해놓고 정작 위기상황이 왔을 때는 지켜주지 못 했으니까. 종인은 착잡한 표정으로 머리를 한 번 쓸어 올리고선 말해.
" 아, 진짜 이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저번부터 징어한테 피해만 주는 것 같아요. 지켜주지도 못 하고, 눈치도 존나 없어가지고… "
" 시끄러, 이미 자책해도 늦었어. "
" … 아 진짜 징어 어떡해. 제가 진짜 미친놈 이져, 어떻게 그걸 눈치 못 챘지. 나가 죽어야되, 나는! "
" 자책하지 마. 잘 풀릴 거야. "
루한은 틱틱거리는 말투로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고, 세훈 역시도 종인과 같은 기분인건지 주먹으로 머리를 퍽퍽 때려. 민석은 왼손으로 운전대를 잡으면서 잠깐 신호가 걸리자 조수석에 앉아있던 종인의 어깨를 탁 탁 치면서 심심찮은 위로의 말을 건넸어. 제일 어린 동생들 두 명의 자책에 민석은 애꿎은 입술만 깨물면서 속으로 마음을 달래. 왜냐하면 민석이도 저 나름대로의 죄책감 같은 게 있어서 그런 듯싶었어. 처음부터 그 조직이랑 거래 할 때 그 넷을 보내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꺼고, 그 전에 징어가 오늘 놀러 가는걸 한사코 말렸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꺼고, 그 전에 그 조직이랑 거래를 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꺼고, 그 전에 애초에 징어와 함께 살지 않았다면, 저들과 연관되어 살지 않았다면 이런 힘든 일은 겪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민석이였어.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였지. 일은 벌어졌고,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였어. 민석은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을 꽉 쥐었어. 주먹으로 머리를 때려대던 세훈은 이번엔 차 유리창에 머리를 박고 있었고, 숙여진 종인의 고개는 다시 들려질 줄을 몰랐으며, 루한 역시도 속으로는 엄청 불안한 건지 다리를 달달달 떨고 있었어. 너를 찾으러 가는 1분 1초가 1시간 같은 삼촌들이야.
* 한 편, 루한의 문자를 받은 다른 삼촌들은 난리가 났어. 특히 비글 3명이 뭉쳐있는 그룹 이였지. 차는 조직에서 비밀리에 물건을 옮길 때 사용하는 조직 전용 벤을 타고 갔는데, 운전수는 크리스였고 나머지 준면, 찬열, 종대, 백현, 레이, 타오는 좌석에 앉아서 갔어. 경수는 지금 만나서 갈 시간이 없다며 바로 창고로 간다고 했고. 한 명이 빠졌지만 그 한명쯤은 비글 셋으로 가볍게 커버가 됐어. 그리고 그걸 증명이라도 하는 냥 평소에 착하던 레이가 시끄러운 셋에 미간에 조금씩 주름이 잡혔고, 징어가 걱정되는 마음을 입으로 푸는 건지 셋의 입은 조잘조잘 멈출 줄을 몰랐어.
" 아 진짜 징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
" 시끄러 변백현!! 아 징어야 제발 다치지만 말고 있어라!! "
" 니가 더 시끄러, 김종대. 근데 진짜 다치지만 않으면 다행인데, 몸에 상처 하나라도 나 있으면 거기 조직 몰살시킬 꺼야. "
당연한 거 아니야? 징어는 무사하겠지? 거기 조직원들 정신 나감? 그니까 징어 옆에 우리가 떡하니 있는데 어떻게 납치할 생각을. 근데 진짜 징어 어떡해 걱정되! 걱정되면 나가죽어. 뭐? 왜 얘기가 그렇게 되냐? 어쩌라고 조잘조잘 재잘재잘. 셋의 그칠 줄 모르는 입방정에 운전대를 잡고 있던 크리스도,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 생각하던 준면도, 차가운 눈빛으로 창밖만 바라보던 타오도, 인상만 찌푸리고 있던 레이 까지도 표정이 썩을 대로 썩어서는 한 마디씩 타박을 줬어.
" 시끄러어 소고기! "
" 진짜 너네 조용히 좀 해! "
" 예민한 상황에 그렇게 떠들고싶니? "
" 운전하다가 벽에 박아서 죽고 싶지는 않으니까 조용히 하고 가자. "
타오는 어눌한 말투로 제일 만만한 백현에게 반말로 소리를 쳤고 평소 자비롭던 준면 역시 화가 난 듯 짜증 섞인 말투로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고 레이는 조용조용 사근사근한 말투로 은근한 압박을 주고 마무리로 크리스의 ' 조용히 하지 않으면 죽여 버린다 ' 하는 뉘앙스의 말을 끝으로 비글들은 잠잠해졌어. 그제야 넷의 표정은 조금 풀리고 백미러로 축 쳐진 비글들을 한 번 쳐다본 크리스는 함숨을 푹 내쉬었어.
" 거의 다 와가니까 불안해도 조금만 참아. 좀 있으면 징어 얼굴 볼 수 있으니까. "
낮게 깔린 크리스의 말에 비글들은 아까보다는 조금 진정이 된 표정으로 손을 꼬물꼬물 거렸어. 하지만 달달 떨리는 다리는 감출 수 없었지. 비글라인 셋이 조용해지자 크리스는 차의 속력을 올렸어. 혼자 힘들어 할 징어를 생각하면서.
* 그다지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거리를 온 삼촌들은 풀숲만 무성한 공사장에 차에서 내렸어. 그리고 내리자마자 창고 앞에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대여섯의 남자들 발견하고 남자들의 동태를 살펴봐. 전혀 걱정이 없다는 듯이 실실 웃으며 저들끼리 떠들고 있던 남자들을 본 민석은 한심하다는 듯 혀를 끌끌 찼어. 루한 역시도 징어를 어디다 두고 저러고 있나 싶어 짜증이 나. 종인은 당장이라도 쳐들어갈 기세였지만, 제지 시키는 세훈에 의해서 삐딱한 자세로 팔짱을 끼고 크리스네가 얼른 도착하기를 기다렸어. 그런 종인의 애타는 마음을 알고 그런 건지 크리스네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공사장에 도착했어. 모두들 다 차에서 내렸고, 내리자마자 혹시 모를 총격전을 대비해서 총을 옷 안쪽에 각자 숨겨놓고 거래하기로 한 물건을 크리스가 들고 앞장서 걸어갔어. 그 뒤로 열 한 명은 비장한 표정으로 몸을 풀며 마치 조폭영화의 한 장면처럼 당당하게 징어를 구해내겠다고 다짐하며 크리스를 따라가.
저들끼리 웃고 떠들던 남자들은 저 멀리서 걸어오는 까만 인영들을 보고선 씩 웃으며 창고 안으로 들어가 안에 있던 조직원들에게 준비하라고 말해. 바닥에 쓰러져있던 징어는 한 남자에 의해 머리채를 잡혀 질질 끌려서 의자에 앉혀지고, 남자는 기절해있는 징어에게 찬 물을 뿌려. 징어는 갑작스런 물줄기에 놀라 정신이 들었어. 보이는 건 어느새 창고 밖에서 남자들과 무어라 얘기를 하는 크리스삼촌의 모습과, 창고 안은 너무 어두운데다가 징어를 깊숙한 곳에 앉혀놓은 남자들 때문에 징어가 보이지 않는 건지 이리저리 두리번대며 징어를 찾는 삼촌들의 모습 이였어.
몽롱했던 정신이 삼촌들을 보자 선명해지는 걸 느끼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징어야. 소리 내어 울고 싶었지만, 입을 막고 있는 남자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는 상황 이였어. 남자의 손 안에서는 징어의 막힌 울음소리가 들려. 끅 끅 거리며 우는 소리에 남자는 더욱 더 징어의 입을 세게 막았어.
멈추지를 않는 눈물에 시야가 점점 뿌예져가고 그 사이로 남자들에게 가방안의 물건을 보여주는 듯싶던 크리스가 갑작스레 남자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림과 동시에 다른 삼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창고 안으로 들어왔어. 징어의 앞에 있던 남자들은 하나 둘 쓰러져가고, 삼촌들 역시도 몇 대 맞는 듯싶었지만 뒤에서 다른 삼촌들이 서로를 커버해주며 싸우고 있었어.
크리스가 긴 다리로 한 명 한 명 때려눕히고, 그 뒤는 종인이 서브를 해주는 식으로 말이야.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적은 인원이 있었기에 다른 조직의 남자들은 금세 쓰러져갔어. 징어는 뒤에서 너의 입을 막고 있던 남자의 아 씨, 하는 중얼거림이 들렸고, 이도 저도 못하는 듯 했어.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징어의 입에서 손이 떨어져 나가고 묶여있던 밧줄도 풀렸어.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징어가 소리를 지르려하자 남자는 쉿 하는 제스처를 하고선 징어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징어의 다리에 있던 밧줄마저도 풀어주었어. 두껍던 밧줄이 툭 풀리고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고 징어와 눈을 맞췄어.
고개를 든 건 경수였어. 경수는 징어의 엉망인 얼굴에 큰 눈을 더 크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짓고선 이내 죄책감에 젖었어. 지켜주겠다고 보스랑 약속했는데 이렇게 만들어버렸으니까. 그렇지만 징어는 조금 달랐어. 사실 삼촌들이 안 와줄 줄 알았거든. 그렇게 가지 말라고 말하던 삼촌들의 말을 안 듣고 나간 거라 마음에 걸렸는데 이렇게 왕자님처럼 나타나 줬으니까. 징어는 한 쪽 무릎을 꿇고 있던 경수를 그나마 멀쩡한 손으로 일으켜 세워 품에 안겼어. 경수는 조금 놀란 듯싶더니 징어를 토닥여주고선 ' 가자, 징어야. ' 하고 징어의 손을 잡고 어느 샌가 뚫려있는 뒤쪽의 통로로 먼저 나갔어.
그리고 남은 삼촌들은 몇 남지 않은 남자들을 한 번 훑어봐. 하지만 남자들은 당황 한 듯 보였지만 기세 등등 이였어. 루한이 바로 앞에 있던 남자를 때리려하자, 남자는 잠깐!! 하며 크게 소리쳐. 루한은 뭐냐는 듯 쳐다보고 남자는 루한의 눈빛에 비열하게 웃으며 말했어.
" 너희 지금 이러면 안 될 텐데? 너네가 아끼는 그 여자애 우리한테 있는 거 몰라? "
남자의 말에 삼촌들의 표정은 한 순간에 가소롭다는 듯이 바뀌었어. 아까 저 조직원들을 만나기 전에 경수와 연락을 취했었는데, 먼저 도착해있던 경수가 뒤쪽에 뚫려있는 문을 발견했다며 징어를 거기서 빼오면 될 것 같다고 자기가 잘 데려오겠다고 말이 끝난 상황 이였거든. 남자들은 오히려 거만해진 삼촌들의 표정에 당황하며 의자가 있는 곳을 휙 돌아봐. 역시나 그 곳엔 징어가 없었고 남자들은 사색이 되며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 한 남자는 종인의 앞에 무릎을 꿇고 ' 잘, 잘못했습니다! 죄송해요! ' 하며 빌었지만 자비 없는 종인은 발로 남자를 차 넘어트리고 세게 밟았어.
남은 남자들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였고 어느새 싸움은 다른 조직원들의 전멸과 함께 삼촌들의 싸움으로 끝이 났어. 타오는 어깨가 뻐근한 건지 어깨를 이리 저리 돌리고 징어가 있는 곳으로 갔어. 타오가 먼저 발을 떼자, 그 뒤로 삼촌들이 줄줄이 뛰어가. 뒤쪽에 위치해있던 작은 문이 쾅, 소리가 나며 열리고 그곳에는 경수의 품에 안겨서 엉엉 울고 있는 징어가 보여.
삼촌들은 그런 징어에게 다가가 징어의 얼굴을 살폈어. 그리고 징어의 몰골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일그러지는 표정들. 경수역시도 아까는 잘 보이지 않던 상처들이 밝은 곳으로 나오자 보인건지, 입술은 터져있었고 눈도 팅팅 부었고 피 범벅이였어. 손 역시도 말 할 것도 없었고. 세훈은 징어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쓸더니 화가 난 다는 듯 앞에 있던 고무 타이어를 퍽, 차고선 징어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리쳤어.
" 이 씨발새끼들! 징어 얼굴을… 하, 진짜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오네. "
"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존나… 아, "
옆에 있던 종인 역시도 화를 삭이는 듯 낮은 목소리로 부들부들 떨리는 주먹을 꽉 쥐고 말해. 찬열과 루한은 눈을 지그시 감고 하늘을 보면서 깊게 심호흡을 했어. 타오와 종대, 백현도 징어와 조금 멀리 떨어져 욕지거리를 뱉으며 화를 참고있었고, 준면, 레이, 크리스, 민석, 경수는 걱정된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고 징어에게 말했어.
" 징어야 괜찮아? 많이 무서웠지, 울지 마. 뚝 하자. "
" 일단 병원부터 가자. 출혈이 심한 것 같아. "
" 그래 일단 병원부터 가보는게 좋겠다. 징어야 힘들면 좀 자. 삼촌들이 업고 갈께. 업힐래? "
" 아니, 업히는 게 좋겠다. 업혀. "
징어를 안고 있던 경수는 징어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며 달래줬고, 옆에 있던 준면은 징어의 상태를 확인하고 심각한 목소리로 말해. 그리고 민석이 비틀대는 징어가 걱정되는지 업힐꺼냐 물어보자 크리스가 대답 따윈 필요 없다는 듯이 징어의 앞에 등을 내주었어. 징어는 경수가 이끄는 대로 크리스의 넓은 등판에 업혔어.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과 폭력을 당한 터라 너는 금세 기절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슬슬 잠에 빠져들 것 같은 몽롱한 정신 틈으로, 조용하고 나긋한 레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어.
수고했어, 그리고 미안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