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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백도] 이등병의 편지 | 인스티즈

[EXO/백도] 이등병의 편지 | 인스티즈

 

신촌의 호프집, 종강 파티로 모두 열 올릴 때 쯤 구석에 한 테이블은 종강 파티가 아니라 초상집 분위기나 매한가지였다. 안그래도 좁은 어깨 축 늘어져선 없어진 머리 붙잡고 엉엉 우는 꼴이란. 주위에 누구는 상근이던데 난 호흡기도 안 좋은데 현역이냐며 신검 잘못된 거라며 신세 한탄을 늘어놓음 그리고 우는 경수의 팔 옆엔 대한민국 국방부 마크가 새겨진 봉투에, 그 안엔 강한 육군! 호랑이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야,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사내 새끼가 질질 짜고 그러냐" 

 

 

 

"씨발, 그래 면제 돼서 존나 좋겠다. 김종대 개새끼" 

 

 

 

종대는 어휴 한숨을 쉬며 도리질을 치곤 경수 술잔에 술을 꽉 채웠다 그리고 폭탄주 제조에 나섰다 

 

 

 

"군주는 죽기 전까지 마셔야해. 임마, 그만 처 울고 마셔 새끼야. 형식이알지? 우리 과동기 걔는 선배들이랑 군주 해서 역겨운 거 다 마시고 다음 날 병원 실려 가서 입대 연기 됐다더라. 다행인줄 알아 나랑 마시는 게. 군입대 날짜 잘못 정하면 하늘에서 내리는 흰 똥 겁나게 치워야해. 자, 마셔" 

 

 

 

저게 다행인 건지, 불행인 건지 경수의 머리 속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냥 차라리 마시고 죽자라는 심정으로 종대가 만들어주는 폭탄들을 위 속으로 꾸역꾸역 집어 넣었다. 

 

 

 

 

"야 도경수. 아, 씨발 야 미친 새끼야 일어나봐. 어?" 

 

 

"혜연아, 혜연이, 혜연아" 

 

 

 

그리고 경수는 필름이 끊겼다고 한다. 눈을 뜨고 나서 본 천장은 집이었다. 그리고 머리가 내 머리가 아닌 것처럼 미친듯이 아팠다. 엄마의 등짝 스파이크가 날라오고 입대의 아침은 괴성으로 시작되었다. 이게 지옥의 시작일줄 누가 알았으랴.  

 

 

부랴부랴 엄마의 콩나물국을 해장국 삼아 서울에서 논산까지 갔다. 분명 압구정 원빈님이 다니신다는 헤어샵까지 찾아가 원빈형처럼 맛깔나게 깎아주세요라고 했건만 이건 구수한 강원도 산골 소년 꼴이다. 아직도 어색한 머리를 매만지며 멀어지는 서울 톨게이트에 안녕을 고했다. 내가 백일 휴가 때 널 다시 정복해주마 다짐을 하며. 김종대도 같이 논산 훈련소에 갔다. 한달 전에 헤어진 혜연이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논산훈련소엔 커플이 꽤나 많았다. 정작 경수는 21년지기 죽마고우 김종대와 부모님이랑 마지막 만찬을 하고 있다니. 옆 자리 남자애는 진짜 예쁜 여자친구가 새우튀김을 먹여주는데 경수는 

 

 

 

"치즈김밥 내가 먹는다" 

 

 

 

 

다 처먹어라 새끼야. 

 

 

그리고 멋진 군인 형님들의 행렬이 끝나고 드디어 경수는 집합 소리와 함께 운동장으로 가야만했다. 분명 몇년전 다큐멘터리에선 부모님도 울고 불고 하는데 왜 우린... 우리 집은... 

 

 

 

"아들, 누누이 말하지만 군대 밥은 엄마아빠가 내는 세금으로 주는 거야 그러니까 본전 뽑고 와 열심히 하고" 

 

 

"야, 내가 니 롤 아이디랑 클럽박스 이용권은 잘 써줄게. 걱정말고. 아이온 캐릭터랑 블소 캐릭터도 맛깔나게 키워 줄테니까, 아 맞다 후배들한테 편지 하라고 할게" 

 

 

 

눈물 따윈 없었다. 발이 아주 무거웠다. 조교들이 마치 저승사자처럼 보였고 본격적인 훈련소로 들어가는 입구가 지옥문처럼 보였다.  

경수는 훈련소 들어가는 그 순간 작렬하게 쏟아지는 태양을 신 삼아 눈 꽉 감고 간절히 기도했다. 제발 미친개는 걸리지 않게 해주세요. 사회 나가서 건실한 청년이 될테니 군생활 잘 마치게 해주세요. 

 

 

논산훈련소에서의 4주는 신이 경수의 말을 들어주었던 것일까 경수는 자대배치 받고 가족과 첫통화에 아주 크게 웃을 수 있었다 이게 군대야? 우리 집에 없던 올레 티비도 있고 오 주여 감사합니다 덕분에 씨스타 무대 질리도록 봤습니다 경수는 웃으며 형에게 있었던 일을 털어 놓았다 

 

 

 

"됐고, 자대 어디로 배치 받았어" 

 

 

"50사단? 대구에 있다는데?" 

 

 

"동생아, 난 널 믿는다. 자살은 불효인 거 알거라고 믿고. 수고해라" 

 

 

 

그리고 통화는 끝이났다. 경수는 멘붕이었다. 눈은 커지고 눈동자는 도르륵, 도르륵 불안하게 굴러갔다. 왜? 왜지? 왜죠? 왜? 의문만 가득했다 그리고 자대에 들어가서 의문이 풀렸다. 

 

 

 

"훈련소에서 애새끼들을 어떻게 가르친 거야. 지금 당장 엎드려 뻗쳐 실시한다. 내 말이 말 같지 않나 한명이라도 엎어지면 너희 옷에 먼지 다 털어버릴테니까 실시" 

 

 

오자마자 기합시키는 개새끼 조교를 만났다. 머리를 땅에 박고, 이 찌는더위에, 역시 신은 없었구나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속으로 조교욕을 몇억번 해대며 버틴 결과 다리는 부들부들 떨리고 금방이라도 엎어질 것만 같았다 저 각목에 맞으면 골로 갈거야 버텨야해 버텨 도경수 굳세어라 경수야를 수십번 반복했다 정신력으로 버틸려고 하는데 다리는 계속 질질 끌렸다 그리고 철퍼덕 하는 소리와 함께 무릎과 땅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다 

 

 

"거기 엎어진 새끼 나와" 

 

 

예 나가야죠 나가고 싶은데 다리에 힘이 안들어가네요 

 

 

 

"안나와? 훈련을 어떤 식으로 받았길래 애새끼 꼴이 이 꼴이야. 씨발, 처 안 나와?" 

 

 

조교가 온다. 각목이 반지름 1.5cm는 돼 보이는데... 경수는 울상을 지었다. 

 

 

 

"일어난다 실시" 

 

 

경수는 최대한 젖 먹던 힘을 쥐어 짜냈다. 

 

 

 

"이병 도경수! 죄송합니다! 다리에 힘이 풀리는 바람에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주위에선 킥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조교와 눈을 마주친 경수와, 경수의 관등성명을 듣고 경수를 본 조교는 웃을 수 없었다. 경수는 다시 한번 좌절을 맛보았다. 내 군대생활 똥통이구나.  

 

 

 

 

"변백현..."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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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밥줘님ㅠ저아까독방에서글잡으러가러던징이에요ㅠ보기전에선댓글남겨요ㅠ암호닉받으시나요?받으시면원숭이로할께요!ㅠ신알신하고가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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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줘
감사합니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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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읽고와써요ㅠ이제입대밖에안했는대설레는건왜죠ㅠ흑흑좋아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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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어휴ㅠㅠㅠ경수야ㅠㅠㅠㅠㅠ화이팅 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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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백현이랑 사이가 어떻길래?!신알신하고갑니닷!!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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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 신알신하고 갑니다 재밌어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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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할 걍 신알신이에여 이건 ㅠㅠㅠㅠㅠ너무 재미ㅛ어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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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작가님사랑해요ㅠㅠㅠ다음편이꼭있을거라믿습니다ㅠㅠ신알신하고가요!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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