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apped prince 13
w. Cascade
이번 스크랩드 프린스 13화는,
레몬티님, 메론바님, 콩이님, 기승전결님, 빵떡이님, 젖소님, 당근님, 전신거울님, 려현님, 달달님, 민트초코님, 삉삉님, 레어닉님. 레몬님, 밍숭맹숭님, 재채기님, 독서실님, 올백님, 미개루님, 콧물괴물님, 0408님, 큼님, 만두님, 슈밍님, 포포님, 으잉잉님, 쥬시쿨님, 룰루랄라님, 콩콩이님, 진소님, 쪼니님, 치즈볼님, 라븅님, 도시락님, 치즈마우스님, 오빠는안되여님, 튠튠님, 슬민님, 미루님, 어린누나님, 토순이님, 호떡님, 멍뭉님, 도도님, 꿈님, 가디건님, 패릿님, 콧물님, 콩쥐님, 봉봉님, 빠오즈님, 텐더님, 띵띵띵님, 뀨님, 챈님, 둉둉님, 나비소녀님, 콩떡님, 플라톤님, 물음표님, 쓔쓔님, 머신님, 코코아님, 빙빙님, 새우튀김님, 루님 이렇게 66명의 독자분과 함께합니다. (+익명의 독자님들 ^^)
두 번째 에피소드, 형제의 복수(2)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민석은 눈을 떴다. 두 눈을 비비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의 방 안이었다. 문득, 어제의 일이 생각났다. 민석은 두리번대며 주변을 살핀다. 그러나 역시 아무도 없었다. 항상 이런 식이었다. 루한은 바람처럼 또 민석을 스쳐갔다. 민석은 벌떡 일어나 서랍을 열고, 종이와 붓을 꺼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볼펜이라도 갖고 올걸... 붓으로 글을 쓴 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일 줄은 몰랐다. 철자가 틀려서 몇 번이나 종이를 버렸는지도 모른다. 어제 민석의 눈 앞에서 일어난 일들이 꿈만 같았다. 문득, 백현이를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때문에 백현이 곤란해지기라도 하면 안 되는데... 민석은 글을 쓰다 말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문 밖으로 나가려다가 아차-한다.
털썩- 민석은 거울 앞에 앉는다.
"이거 화장을 어떻게 하는 거였지..."
항상 다른 사람들이 민석에게 화장을 해주었기에, 혼자 하는 화장이 무척이나 어색했다. 하지만, 변장을 하지 않고 나갔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 뽀얗게 분칠을 하고, 연꽃빛 가루로 볼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어느덧 민석은 월화가 되었다.
기방에 허락 없이 나가서는 안되었지만 민석은 그 어느날만큼이나 루한의 집으로 가는 것이 절실했다. 민석이 헐떡대며 루한의 집에 다다랐다. 경수의 집만큼이나 으리으리한 대문... 민석은 있는 힘 껏 그 대문을 밀었다.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민석은 문을 두드렸다.
"루한! 백현님!! 저 민석입니다! 문 좀 열어주세요!"
하지만 안에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다.
"아무도 안 계시나요? 문 좀 열어주십시오!"
민석은 문 앞에서 안절부절 못했다. 어제 찬열과 세훈은 백현이 어디로 데려간 것일까. 그리고 루한은 어제, 자기를 방에 데려다놓고 어디로 간 것일까. 갑자기 엄마 아빠를 잃어버린 아이마냥 겁이 덜컥 났다. 언제부터 이렇게 이들에게 의존적이게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혼자 기방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잘 지냈는데... 아마, 조선에서의 삶이 슬슬 지쳐가는듯했다. 그 때였을까, 그 커다란 대문이 스르륵 열렸다. 처음 보는 여자아이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작고 귀여운 목소리다. 민석은 아이와 눈 높이를 맞추기 위해 쭈구려 앉았다.
"안녕 꼬마야. 혹시 루한이나 백현님이 어디로 갔는지 아니?"
"어찌 초면에 꼬마라는 무례한 말을 하십니까?"
예상치 못한 여자아이의 또박또박한 대답에 민석은 당황했다. 그러나 그 모습마저 귀여운 듯 민석은 웃어보였다.
"나는 루한과 백현의 친구란다. 혹, 그들이 어디 갔는지 행선지를 알 수 있을까?"
"저도 정확히는 모릅니다. 하지만, 그 둘이 맨날 가는 곳이 있어요. 사실 집에 자주 들어오지도 않고, 거의 그 곳에서 지냅니다."
"그래서.. 그 곳이 어디니?"
"화중주라는 이 곳에서 가장 큰 기방이 있습니다. 그 근처에 작은 오두막집이 있어요. 거기 가보십시오."
화중주 옆이라니... 루한과 백현은 민석과 굉장히 가까운 곳에서 지내고 있었다. 민석은 여자아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는 화중주로 향했다.
**
마을이 유난히 소란스럽다. 어디 싸움이라도 난 것인가. 민석은 길을 가다 말고 옆 길로 들어섰다.
"저기, 무슨 일이 있습니까?"
"월풍입니다."
민석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잊고 있었던 그 이름이다. 민석은 사람들 무리를 제치고 벽보를 향해 달려갔다. 정말 월풍이다. 또 벽보가 붙었다. 5년전... 마을에는 큰 화재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 불난리를 조장한 사람이 비변사 대장군 크리스라는 말이 쓰여져 있었다. 화재... 크리스... 민석은 겁이 났다. 어제 잔칫상에서의 일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세훈과 찬열이 겪었던 일이 바로 이 사건이구나...아마 그들은 불난리의 원인이 경수의 아버지라고 착각한 모양이다. 크리스를 노리지 않고 경수에게 칼을 들이댄 것을 보면.
민석은 다시 그 오두막으로 향했다. 백현이나 루한은 5년전 그 사건에 대해 알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 단서로 월풍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점심도 못 먹고 화중주에서 나온터라 민석의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연신 난다. 벌써,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달이 뜨기 전에 월풍을 찾아야 한다.
"루한님! 백현님! 여기 계시는거 다 압니다! 좀 나와보세요~"
민석은 집 돌담 위로 빼꼼 머리를 내밀고는 소리를 지른다. 아무 반응이 없다. 민석은 돌담 주위를 주욱 걸어 대문 앞에 섰다. 그리고 살짝- 문을 밀었다. 그러자 문은 스르륵 열렸다. 민석은 조심스레 집 안에 들어갔다.
"다 나갔나..."
그 때였을까... 민석의 목 뒤로 서늘한 느낌이 지나간다. 그리고 뾰족한 무언가가 민석의 목덜미를 스르륵- 지났다. 민석은 그 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못한 채 꼿꼿이 서 있었다.
"누구세요... 루한? 백현? 장난치지마십시오. 재미없습니다."
"역시.. 넌 그들과 아는 사이구나."
익숙한 목소리다.
"찬열인가..."
"이젠, 내 본명도 아는구나. 쿡-"
민석의 목 뒤에 겨누어졌던 칼날이 치워진다. 그제서야 민석은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찬열과 세훈이 서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여자의 모습이 아니다. 영락없는 사내 자식의 모습이었다.
"이 곳에서 뭘하고 계십니까?"
"어제 백현에게 이 곳으로 끌려들어왔다. 그 놈도 머리가 나쁜지, 우리가 얌전하게 집 구석에서 자기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손목에 감겨있었던 밧줄 쯤이야 금방 풀었고. 좀 뻐근하긴 하지만."
세훈은 손목을 돌리며 말을 했다.
"백현 그 자식도 , 그리고 그 놈이 뒤꽁무니 쫓아다니는 루한도 다 같은 부류다. 경수놈이랑 다를 바가 없단 말이다. 5년 전, 이 마을이 불에 타오를 때 그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팔짱을 낀 채 사람들이 타죽는 모습을 지켜봤던 놈들이다. 우리가 목이 말라 갈증을 느끼며 바닥에 누워있을 때, 비단 옷을 입고 방 구석에서 책이나 읽던 놈들이다."
민석이 보기엔 찬열과 세훈은 이미 세상에 모든 기대를 져버린 상태였다. 분노는 극에 달했으며, 특정 인물에 대한 분노가 아닌, 이 세상 가진 자들을 향한 분노였다. 이대로 두었다간 백현과 루한마저 위험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들에게 자신의 말이 설득력이 있을리 없다. 이미, 어제 종인과 백현과 칼부림을 한 상태 아니던가.
민석이 세훈과 찬열을 앞에 두고 어쩔 줄 몰라 할 때였다. 멀리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분명 백현이나 루한일 것이다. 세훈과 찬열은 그 소리에 넣어두었던 칼을 다시 빼어 들었다. 닫혀 있는 문 저 너머로 누군가 들어온다. 민석은 이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 소리를 내 이 곳으로 오지 못하게 해야 하는 것인가. 그런 민석의 움직임을 눈치 챘는지 세훈이 민석이를 재빠르게 낚아 입을 막는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백현이었다. 백현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칼을 빼어 들었다.
"이 쥐새끼같은 놈들. 곱게 보내주려 했더니, 화를 자초하는구나."
백현은 찬열과 일대일 칼 싸움을 시작했다. 무술로는 조선 제일 가는 백현이었지만, 악으로 버티는 찬열 또한 만만치 않은 실력이었다. 그 상황을 보던 세훈이 민석을 놓아주고는 백현의 뒤에서 칼로 가격하려 했다. 민석은 자기도 모르게 그런 세훈에게 달려갔다. 백현이 다쳐서는 안된다. 이렇게 두 번 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 뿐이었다. 백현 앞을 막아선 민석 앞에 세훈의 서슬퍼런 칼날이 다가섰다. 민석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주먹으로 맞아본 적은 있어도, 칼을 맞아본 적은 이것이 처음이 될 것이다. 많이 아플까, 피는 많이 날까, 짧은 시간에 별안간 생각이 들었다.
...
잠잠했다. 민석은 한 쪽 눈을 살짝 떴을 때에 눈 앞에는 자신을 감싸안은 루한만이 보였을 뿐이다. 그리고 그의 어깨 밑에는 세훈의 길다란 칼이 꽂혀 있었다. '아윽-' 루한은 눈을 찡긋하며 민석을 더 세게 안았다. 민석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새파랗게 질린 민석은 어버버버-되며 루한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았다.
"루한! 루한!"
이 모습을 본 백현은 세훈을 단 칼에 베었다. 그리고, 그렇게, 세훈은 바닥에 나뒹굴었다. 세훈은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다. 방 구석에서 피를 흘리고 있던 찬열이 고함을 지른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별안간 찬열은 문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어디론가, 달려갔다.
**
"루한님! 정신차리십시오!" 백현이 울부짖는다. 민석은 꿀 먹은 벙어리마냥 멍하니 루한을 쳐다봤다. 루한은 그 와중에도 민석을 놓고 있지 않았다. 자신의 품에 민석을 꼬옥 안았다.
"내가 지켜준다고 하지 않았느냐. 너무 놀라지는 말아라. 이 정도는 아무 상처도 아니다."
루한은 자신의 어깨에 박힌 칼날을 주욱- 빼내었다. 그러자, 검붉은 피가 쏟아졌다. 그제서야 민석은 별안간 정신이 번쩍 든 듯 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실감이 났다. 루한이 죽을 뻔했다. 민석은 루한을 붙잡고 엉엉 울었다. 모든게 자신의 탓이었다. 가만히 자신이 화중주에 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백현은 서둘러 의원을 부르러 밖으로 나갔다. 방 안에는 루한과 민석만이 남았다.
"어찌, 무모하게 그 곳에서 뛰어든것입니까?"
"그럼 너는 왜 그리 뛰어들었느냐?"
"그야... 백현님이 위험했으니까요.."
"나도...네가 위험했으니까."
"그래도 칼에 맞으면 얼마나 아픈지 아십니까?"
"너는 칼에.. 맞아본 적이 있느냐?"
"칼에 맞아본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아픈지 안 아픈지 어찌 아느냐?"
"피가 많이 나잖아요. 그리고 드라마 같은 걸 보면 많이 아파하던걸요."
"드라마.... 또 재밌는 말을 하는구나. 나는 괜찮다. 이 정도 쯤이야."
루한은 민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금 그런걸로 농담을 할 기분이 아닙니다. 정말 제가 루한님과 백현님을 볼 면목이 없어졌습니다."
"내가 처음 약조하지 않았느냐. 너를 지켜주겠다고."
"그래도 목숨을 담보로 이렇게까지 지켜주시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너무 위험합니다. 루한님도 평생 칼이라곤 맞아본 적이 없으실텐데.. 어찌합니까. 아프진 않으십니까?"
민석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루한을 바라보았다. 루한은 말없이 민석의 눈을 쳐다본다.
"많이 힘들구나 너."
"네?"
"눈이 말하고 있지 않느냐. 지쳤다고. 혹, 다시 네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으냐?"
"아직은 아닙니다. 풀고자 하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지금은."
"혼자 뭘 하고 다니는거냐. 가만히 화중주에서 지내라고 했거늘."
"그러기엔 너무 심심한걸요. 루한님 피가 계속 나고 있습니다. 옷을 벗으세요. 지혈을 해야겠습니다."
민석은 루한의 옷을 벗기려 했다. 그러자 루한이 민석을 꼬옥 안았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 가만히 이렇게만 있자. 그럼 아픈 기운이 가실 것 같구나. 조금만 참거라. 한시라도 빨리 네가 대한민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마. 모든 일이 다 정리되가고 있다."
민석 앞에서 옷을 벗었다간 루한의 상처투성이 몸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민석은 자신을 의심할지도 모른다. 월풍의 상처들을 보았으니... 의원이 올 때까지 조금만 참자, 참자... 루한은 이렇게 혼자 되뇌었다. 민석을 안고 있으니 아픔이 가시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이런 것을 빌미로라도 민석을 안아보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민석의 품은 굉장히 따스했다. 마음이 평온해지고 귓 속에서는 노래가 들리는 듯 했다.
백현이 의원을 모시고 왔다.
"이 미친놈! 또 어디서 칼은 맞고 오고 지랄이야!"
"의원님 말을 너무 거칠게 하시는것 아닙니까? 아픈 환자에게 따뜻한 한마디라도 해주십시오."
루한과 오랜 친분이 있는 사이인듯 했다.
"민석아, 너는 나가 있거라."
"옆에 있으면 안됩니까? 다 저 때문인데..."
"내가 부끄러워서 그런다. 그러니 나가 있거라."
민석은 루한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루한은 민석에게 입모양으로 '괜찮다-'고 말한다. 그런 루한을 보는 민석의 마음이 한껏 아려온다. 고마운 사람.... 끝까지 루한 옆에서 그를 도와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화중주에서의 자신의 일에 더욱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비록, 자신의 일이 무슨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지만...
문 밖에서 백현과 민석이 멀뚱히 서있다.
"많이 놀랐지."
백현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자 민석이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까는...고마웠다. 루한님 옆에서 많은 힘이 되어드려라. 루한님은 내 생명의 은인이시고, 평생의 친구이자, 가족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내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보기엔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철부지 도련님같지만 너의 도움이 많이 필요로 하다. 그러니, 끝까지 남아주거라. 이건 내 부탁이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남거라."
백현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민석은 문에 기대어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백현이 문을 열었을 때에는, 이미 루한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백현은 민석이 볼 수 없도록 문을 자기쪽으로 비스듬히 열었다. 안에는 의원 혼자 약재를 정리하고 있었다. 의원은 문 밖을 나오면서 백현에게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고집쟁이 도련님이야. 어릴 때부터 저 똥고집은 알아봤어. 백현아, 달 바람이 차구나."
백현은 눈쌀을 찌푸렸다. 그 몸으로 뭘 하려고 하시는 걸까.
"민석아, 너는 지금 그대로 화중주로 달려가거라. 루한님은 안정을 취하셔야 할 것이다. 그러니, 그대로 돌아가라. 오늘 밤, 그 곳에서 한 발짝도 움직여서는 안 될 것이야."
백현은 바닥에 떨어진 칼을 칼자루에 넣고는 돌담 위로 훌쩍 올라가 달리기 시작한다. 달빛에 비친 그의 그림자가 길게 벽에 드리운다.
**
민석은 화중주로 향하는 길에,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는 눈물 때문에 소매로 계속 눈 밑을 닦아내었다. 너무 닦아 눈 밑이 얼얼한 기분이었다. 괜히 자신의 오지랖 많은 걱정이 이런 화를 불러일으킨 것 같았다. 더 이상 화중주 밖의 일들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월풍도.... 잊기로 했다. 루한이 그러라 했으니까.
"넌 월화 아니냐. 어찌 이 밤에 혼자 길을 거니는게냐."
종대다. 민석은 종대의 얼굴을 보자 사무치게 서글퍼졌다. 갑자기 대한민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퍼뜩 들었다. 민석은 종대를 보자마자 달려가 푹 안겼다.
"엉엉엉엉 김종대..나 좀 다시 데려가라. 대한민국에.. 힘들어 못 살겠어 여기.. 소주도 한 잔하고 싶고, 삼겹살 구워 먹으면서 매화수 한 잔도 하고 싶어... 너무 힘들어... "
"월화야. 너 괜찮은게냐."
종대는 갑자기 자신에게 달려든 민석이 당황스러운듯 성급히 자신에게서 민석을 떼어낸다.
"보는 눈이 있을 수도 있는데, 어찌 여인네가 이리도 경박하단 말이냐."
민석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종대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하지 않았다. 그저 누군가에게 모든걸 털어놓고 무너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왜이리도 마음이 아픈지... 가슴이 아려오는지...
"김종대. 넌 왜 여기 있는거야. 그 옆에 크리스는 또 뭔데.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야. 나랑 그냥 다시 대한민국으로 돌아가자. 너무 힘들어 나...."
"월화야.....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미안하지만, 대한민국은 어디고, 혹, 날 알고 있는것이냐. 미안하지만 난 너를 기방에서 처음 보았다. 아마, 나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구나."
민석은 그제야 제 정신이 드는 듯, 황급히 눈물을 닦는다.
"제가 무례가 많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 지금 눈 앞의 종대는 나를 모른다. 아마, 종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일 수도 있다. 어서 마음을 추스러야지. 민석은 꾸벅 종대에게 고개 인사를 하고는 다시 화중주로 향한다.
"김민석...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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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apped prince 14화 형제의 복수 마지막편 예고
"이 곳에서 다시 보게 되네요. 월풍."
그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검은색 두건을 거둬내자 서서히 월풍의 모습이 비치운다.
무엇이 이토록 이 사람을 괴롭히고 있던 것일까.
민석의 얼굴은 눈물 범벅이 되었다.
"돌아가자. 김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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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못입는 사람은 평생 못입는다는 겨울옷..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