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혹시 저번편에 분량 추가된거 아시나요... 못읽으신 분이 있을까봐 남겨영..ㅎ
![[exo/변백현/오세훈] 괜찮아, 착각이야 0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file/20150612/0/5/6/056abad8c402975749d5c2165b733c8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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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마음은 같은 빛깔로 물들고 있었다.
“난 너 좋아했어.” 걸음이 멈췄다.
내가 지금 누구의 목소리를 들은 것인지.
너무 간절히 바란 나머지 환청이 겉에서 웅웅 맴돌고 있는 것일까 싶었다.
너도 나와 같았구나.
내딛는 발걸음이 허공에 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바람이 불 때 세상의 모든 것들은 바람이 가는 방향을 따라간다.
바다의 파도도 그렇고 초원의 풀들도 그렇고,
대게 사람들도 바람을 피하려 몸을 바람이 부는 쪽으로 돌린다.
내내 나에게 등을 보이고 있던 너는 어느 바람을 피하려 내 쪽으로 몸을 돌린 것일까.
바람과 함께 너 또한 나에게 불어왔지만,
바람과 함께 불어오는 다른 불순한 것들이 나에게 해가 된다 해도 나는 눈을 감지 못했다.
이제야 날 보는 너에 그 것들이 함께 밀려와도 몸을 돌릴 수 없었다.
나는 유치하고, 바보 같다. 너를 집에 데려다주고 나는 그 날 밤에 쉬이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침대 위에서 엎치락뒤치락 들떠 있었고,
이제는 너와 내가 함께 그려나갈 그림을 상상했고,
허공에 둥둥 네가 떠 있어서 쉬이 잠을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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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는 보상받고 싶었다.
이제야 나와 마주보는 너에게, 나를 이렇게 몇 년 동안 마음에 거대한 추를 달아놓은 것을 보상받고 싶었다.
“아 나 오늘 같이 못 가. 지수 만나기로 했어.”
“어 고맙다. 지수 아까 목마르다고 카톡 왔는데, 지수 줘야겠네.”
“넌 몰라도 돼.”
나는 너의 앞에서 더욱 더 윤지수를 들먹였다.
그럴 때마다 너는 조금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 혹여 더 맑게 나를 대했고,
나는 그 것에 쾌감을 느꼈다.
아 얘가 질투를 하는구나. 그게 질투였구나.
너의 표현 하나하나가 나에게 박혔다. 아픈 게 즐거울 수는 없다.
너와 나는 서로의 마음을 아직 확인하진 못했지만,
나는 너의 마음을 알았고, 너는 내 마음을 모른다. 아픈 게 즐거울 수는 있다.
네가 내 마음을 아직 모른다는 것은 아프지만,
그로 인해 나만 아는 것이 생기니 즐거웠다.
마치 내가 그 아이 마음속에 사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내가 아프면 너도 아프겠지.
내가 너로 인해 아프게 된다면 나는 나에게 온갖 바이러스를 뿌려 너를 아프게 할 것이고,
내가 행복하면 너도 행복할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하나가 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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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오랜만에 둘이 술이나 마시자. 나와라.”
나는 어느 순간부터 오세훈을 가장 불안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 아이를 감시하려 일부러 옆에 둔 것이지만,
그 애의 핸드폰 안에 저장되어 있는 이름 하며 여간 거슬리는 게 아니었다.
나는 오세훈에게 가장 불안함을 느꼈다. 어쩌면 우리 모두 다 알고 있을 이야기였다.
재차 말하지만,
내 눈에 예쁜데 남의 눈에 안 예뻐 보일 리가 없다.
그 남의 눈이란 오세훈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말했다.
“나 고백 받았어.”
넘볼 걸 넘보라고.
“아니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는데 갑자기 고백했어. 술 마시고. 나 걔랑 어떡하지?”
나와 그 아이의 마음은 같은 빛을 풍기고 있고,
너는 아무리 그 빛을 흉내 내려 해도 같을 수는 없을 거라고,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가 될 것이라고.
“응. 아 어떻게 하냐. 취중진담이라잖아. 너는 뭐 친구한데 고백 받은 적 없냐? 나 걔 얼굴 어떻게 보냐. 미치겠네.”
니 새끼가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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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이 짓을 그만 둘 생각이었다.
내가 전화를 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얼굴을 보지 않으면 않을수록 그 아이는 더욱 더 나에게 얼굴 하나, 목소리 하나 더 들려주려 애썼고,
나는 이제 그걸 피하기 힘들었다.
고백을 해야겠구나.
그 때, 오세훈과 우리가 함께 맥주를 먹는 날에 너는 나의 질문에 모호하게 대답했다.
나는 너에게 온 마음 다해 가장 멋있을 내 고백을 들려주고 싶었다.
나는 한 시도 빼놓지 않고 그 생각을 했다.
내가 어떻게 하면 내 모든 마음을 너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그럴 순 없었다
. 내 마음이 너무 커서 네가 감당하지 못하면 어쩌지.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지나고 있었다.
너에게 고백을 하려 노래를 한 곡 준비했다.
우리 사이는 조금 불편해 질 필요가 있다고 느껴 옛날 같은 정말 편한 친구가 아닌 조금은 불편한 변백현으로 다가가려 했다.
네가 마음에 품고 있었던 것이 원래의 나였다면,
내가 내 입에서 내뱉어질 단어 한마디 한마디가 너에게 조금 많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나는 너에게 온전한 내 마음을 모두 보여주기 위해서 조금 불편해지기로 결심했다.
“아 뭐 어떻게 하지? 우선 불러내야 하는데...”
핸드폰을 들고는 한참을 중얼거렸다
. 여기까지 오니 전화 하나 거는 게 참 어려웠다.
손가락이 굳은 것 같았다.
아 근데 뭐라고 불러내? 뭐라고 불러내야 좀 더 멋있어 보일라나.
고백은 참 힘들다.
“야. 너 좀 나와라. 나 할 말 있는데 너 좀 나올래? 날 가져. 난 니 꺼야.”
아씨. 이게 아닌데.
“야. 니네 집에 밥 먹으러 가도 되냐? 우리 집에 밥이.. 아 이게 뭐야.”
야. 라고 하지를 말까.
“야 나와. 얼굴 좀 보여줘라. 보고 싶은데.”
침대 옆의 마주보는 거울 안에선 내가 벽을 보며 이야기 하고 있었다.
멍청한 새끼.
“나와줘. 네 집 앞이야. 얼굴 좀 보여줘. 할 말이.. ??”
?? 나는 눈코입이 동글한 원을 그리며 핸드폰을 서서히 집어 들었다.
아 어떻게 해? 뭐라고 말해? 아 얘 왜 나한데 전화했지. 아 씨. 이걸 놓치면 안 되는데,
‘변씨가문며느리’ 백현의 핸드폰에 반짝이는 누군가의 이름이었다.
-
그 애는 나에게 만나자고 했다.
아 많이 고민했는데,
얘가 먼저 선 듯 만나자고 해주니 일이 술술 풀리는 것 같아 얼굴에서도 미소가 술술 나왔다.
아마도 오늘 감이 좋다.
오늘부로 우리는 1일이겠구나.
내일은 2일이고 내일모레는 3일이고, 백일을 지나고 일주년이 지나고
영영 너와 나는 마음 안에 같은 빛을 띄우고 있겠지.
해맑다 못해 바보같이 보이는 웃음을 마구 풍기며 그 아이가 있는 곳으로 갔다.
나는 만난 후로 줄곧 타이밍을 찾아 나섰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그 아이가 기다릴 말을 꺼내야 할까.
나름 연습한 노래가 잘 나오려나.
목을 연신 쓰다듬었다.
잘 부탁한다.
연신 쓰다듬었다.
나는 앞서 걸어 너에게 몇 통의 예약문자를 남겨뒀다.
내가. 너를. 많이. 좋아. 하고. 있어.
연애 하자.
잘 해줄게.
총 여덟 통의 예약문자는 내가 너에게 노래를 부른 후에 도착할 것이다.
네가 태어난 생일을 시곗바늘이 가리킬 때 노래를 부르고,
후에 문자가 너에게 가면 나는 그대로 고백을 할 생각이었다.
그럼 너는 동그란 눈을 하고선 나를 보겠지.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손발을 가만히 둘 수 없었다.
“야.”
고민 중에 그 아이가 뒤에서 나에게 말을 건넸다.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항상 아름다웠다.
이번엔 어떤 말을 들려주려나.
“세훈이가 아무 말 안 해?”
오세훈의 얘기를 왜 지금 하는 것일까.
우리가 맞이할 가장 두근댈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 남자친구 생긴 거.”
무의식에 가까웠다. 그 아이 쪽으로 등을 돌렸다.
괜히 내 뒤에 그 아이 말고 다른 누군가가 있었나.
내 마음과 같이 돌아 그 아이를 바라보았다.
네가 한 말이 맞나? 내가 들은 게?
“남자친구? 누가? 너?”
설마 네가,
넌 날 좋아하는데?
너는 올해 중 가장 행복할 텐데.
너는 나한데 그러면 안 돼.
목구멍이 막혔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너는 나를 좋아한다며.
우리는 진짜 우리가 될 준비를 하고 있던 것이라고 생각했고,
네 마음을 들었을 때부터 내 마음 안에서 천천히 그려갔던 꽃밭을 선물하려 예쁘게 포장하고 있었는데,
너는 지금 그걸 다시 풀라는 거야?
아. 너 장난하는 거구나.
내가 윤지수 얘기를 너무 많이 해서,
너도 나처럼 조금 심술이 났나. 그래서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거지?
있지도 않은 얘기.
“응 나 남자친구 생긴 거 세훈이가 말 안 해?”
이제 그만해도 돼.
우리는 이제 정말 ‘우리’가 될 텐데, 왜 계속 오세훈을 들먹여.
시곗바늘이 너의 생일을 가리키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그만해.
“어.. 그래? 남자친구...언제부터?”
불안했다.
사실 이게 모두 그 애의 장난일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지만
마음의 저 한구석에서 치고 올라오는 불안감은 이내 내 온몸을 잠식했다.
얘가 이렇게 거짓말을 잘 했나.
부정 했다.
오늘따라 그 아이 입에서 내뱉어지는 말이 예쁘지 않았다.
나는 이미 인정하고 있었다. 불안감이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네 것이 아니야. 미련한 놈.
들으면 들을수록 그 아이의 목소리가 내 마음을 짓이겼다.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고백을 한 순간에 마음 저 끝까지 짓눌러버렸다.
헛구역질이 나올 것 같았다.
“세훈이가 말할 줄 알았지.”
너는 이상하게 아까부터 오세훈을 빼놓지 않고 이야기에 참여시켰다
. 없는 사람이 우리 대화에 끼어든다는 것은 적잖은 불쾌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왜 그게 하필 오세훈 이어야 할까.
“나 세훈이랑 사겨. 백현아.”
그제야 이해가 됐다.
오세훈이 우리의 이야기에 한 번도 빠짐없었던 이유.
참 거지같았지.
“축하 해 줄 거지?”
나는 축하하는 법을 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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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있는 모든 것은 청개구리다.
혹여 그것은 내가 청개구리였기 때문이 아닐까.
모든 청개구리들이 나를 친구로 아는 것 같다.
해도. 달도. 나도.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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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문자를 지웠다.
시곗바늘은 너의 생일을 참 느리게 지나쳤다.
너의 마음에서 쏟아져 나오는 빛이 단 한순간이라도 나와 같았던 적이 있었을까.
너의 고백을 받은 후로 줄곧 굳게 확신해왔던 내 생각을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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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졌어.”
대체 왜 이래야 하는지 모르겠다.
애초에 만나지도 않은 애와의 이별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에게 이야기해야 하는 건지.
너와의 대화에 오세훈은 빠지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너는 오세훈을 중심에 두고 생활하는 듯 보였다.
어딜 가도 무슨 생각을 해도 오세훈을 정 가운데 두고 그 주위를 뱅뱅 돌 듯 했다.
그러다보니 나도 오세훈을 중심으로 뱅뱅 돌고 있었다.
그게 나였으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나는 너에게 좋은 친구일까.
“야 니네 집에 가라니까? 왜 굳이 우리 집에 있어? 이상한 놈 일세.”
나는 단단히 착각했다.
분명 너는 질투도 했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내가 편한 친구처럼 느껴지는지.
“야. 남자 눈은 다 비슷하지? 이거 봐봐. 예뻐? 나한데 잘 어울릴까?”
눈물이 나올 것 같다. 너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예쁘네.”
그래도 너의 모습을 오세훈이 아닌 내가 먼저 볼 수 있어서,
그걸로 만족하면 너무 욕심이 없나.
“오 진짜? 왜 여자들이 갑자기 막 꾸미고 오면 막 설레고 그런다며? 그거 진짜야?”
“뺏을까.”
“뭘?”
뺏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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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지나친 줄도 모르고, 너에게 가는 길이라고 너무 들뜨고 신나서 마구 질주했다.
이 길의 끝에 다 달았을 때에 너는 어디에도 없었고,
그제야 나는 너를 지나쳐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럼 이 길의 반대편으로 가면 너를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너에게 가는 길이라고, 어차피 너와 함께 다시 올 길이라고,
나는 너에게 되돌아가는 길에 다시금 이 길을 지나면 피어있을 씨앗들을 마구 뿌려댔다.
만개해라.
그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이 길을 걸을 때엔 지금의 모습과 같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아이와 걷는 길은 항상 아름다워야 한다.
멀리 보이는 너를 확인했을 때에 너는 혼자가 아니었다.
주위에 있는 나는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꽃 향이 그윽하게 풍겨올 정도의 가까운 곳까지 와도 두 사람은 나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래.
당장의 발밑도 확인 못하는 그 아이와 그 새끼가 나를 알아챌 리 없었다.
영영 그래라.
내 뒤에 펼쳐있을 꽃길은 우리가 걸어야 한다.
멀어지는 모든것에는 이유가 있다.
너와 내가 그랬었고,
나와 오세훈이 그랬다.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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