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2 w.기분이나쁠땐 머릿속에서는 여러 생각이 맴돌았다. 편지. 루한. 그동안의 사정. 해명도 듣고 싶었다. 여러가지가 복잡복잡하게 섞이니 손님이 앞에 있었지만 아무말도 없이 곰곰히 생각하게만 되어버렸다. "흠..." 지루했던 모양인지 루한은 입을 작게 삐죽였다. 그제서야 난 깨달았다. 편지는 뒷전인 일이고 지금은 루한이 이 공간에 있으니 루한과 얽힌 궁금증을 먼저 풀고 보낸 뒤에 이 편지를 보내자고. "저기..그럼 저 뭐라고 불러야되요..?루한형..?루한..? 아..아니다.. 루한이 진짜 본인 이름 맞아요?" 약간 무례한 것 같았지만 그래도 마음이 급했던 터라 어쩔 수 없었다. 마음이 급해도 의심의 눈초리는 빠지지 않고 지었다. "이런 질문 할 줄 알았어...하긴..너도 꽤나 궁금했겠지.. 수강신청한지 하루만에 학원이 사라지고 그리고 꽤나 지난 뒤에 학원 수강료를 돌려준다고 쪽지를 남기고 그리고 일년이 지나서 수강료를 돌려주러왔고.. 생각해보면 아마 날 사기꾼이라 생각하고 있었겠지? 근데 내가 오늘 뜬금없이 와서 수강료도 돌려주고 이름,나이도 다시 알려주고 말까지 놓으라고 하고. 에휴.. 아직 내 나름의 해명도 안했는 데 벌써 많다. 잠깐만." 루한은 중국인 치고는 한국말을 잘했다. 그때 어디 대학원다닌다 했는 데.. 어디인진 잘 기억이 안난다. 쨋든 루한은 말을 많이 했던 터라 우유로 목을 축였다. 그리고선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제일 궁금한 중국어학원이 왜 하루만에 사라졌느냐에 대한 것부터 말해줄께. 사실 이부분은 너한테 제일 미안해.. 그래도 내 첫수강생이였는데.. 물론 첫수강생이자 마지막 수강생이였지만.. 사실 그 중국어학원은 되게 생각없이 시작한 거 였어. 그냥 마냥 해보고 싶어서 연거야. 물론 수강생이 생길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 웃기지? 학원은 누구를 가르치는 곳인데 학원을 열고서는 수강생이 생길꺼라는 걸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는 걸. 사실 내가 되게 충동적이야. 그래서.. 중국어학원을 충동적으로 열고 충동적으로 닫아버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일 피해본 게 너이고.. 이부분에서는 내가 너한테 미안하다고 백번도 넘게 말해도 용서가 안될꺼야. 아마 넌 나때문에 그동안의 시간을 낭비했을 테니깐.. 난 그동안 내가 열었던 중국어 학원 이름도 까먹고 지냈는데.. 아 생각하니 갑자기 궁금하네.. 민석아 넌 기억나..?중국어 학원이름.." 멍때리면서 그의 이야기를 듣다가 갑자기 돌연 질문을 하는 그의 표정에 딱하나. 떠올랐다. 잊고있었다. 차분한 악동.. "puzzle...아니였어요...?..아닌가..?" "아아..맞아! 맞아! 그랬었지.. 역시 난 누굴 가르칠만한 사람은 못되나봐.. 내가차렸던 학원 이름도 모르고....갑자기 중국어학원이름 이야기로 넘어갔네.. 마저 얘기할게.. 아마 내가 충동적으로 문을 닫고 난 뒤로 부터 넌 날 사기꾼이라고 생각했겠지. 어쩌면 난 사기꾼일지도 몰라. 학원 문을 닫고 난 뒤부터는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빴거든. 내 나름의사정으로. 사정에 대해서는.. 미안하지만 알려줄 수가 없을 것 같아. 미안해.. 이건 개인의 프라이버시거든.. 그렇게 한참 내 사정으로 바쁘게 살았어도 니 생각은 빼먹지 않고 있었어. 항상 속으로는 민석이가 날 기다릴텐데.. 빨리 학원 문닫은 거 얘기해주고 수강료 돌려줘야되는 데..라고 항상. 그런데 야속하게도 시간은 흘러갔고 말해야되는 기회를 점점 놓쳐갔지. 그러다가 시간적으로 좀 여유가 생겨서 쪽지를 남겼어. 마음 같아서는 얼굴보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언제올지도 모르고..핸드폰도 없고 말이야..게다가 그때 돈도 없어서 수강료도 돌려줄 수 없었으니 애초에 쪽지를 남기는 게 현명하다 생각 했어. 그리고 쪽지를 남기고....지금 수강료를 돌려주러 왔고....그리고 너한테 모든 이야기를 다 돌려주고 있고..." 길고 긴 이야기에 살짝 넋을 놓고 있었다. 대충 무슨 이야기인지는 감이 잡혔다. 내 예상과는 조금 다른 시나리오여서 놀랐다. 그리고 조금 화가 났다. 고작 자신의 사정때문에 한명의 수강생을 저버리다니.. 그렇지만 루한의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모습때문에 차마 화를 낼 수 없었다. 자신의 사정때문에 한명의 수강생을 저버렸긴 하지만 뒤늦게라도 그 수강생을 찾아왔고 자신이 말해 줄 수 있는 선에서는 모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럼 이제 아까 제일 처음에 했던 호칭 문제...이건 뭐 굳이 내가 말해줘야하나.. 어차피 오늘보고 다시 보기 힘들텐데..." "그럼 여기 번호 써주세요." 상당히 순간적으로 나온 말이였다. 루한이라는 사람이 딱히 신뢰가 가지는 않았지만 왠지 목소리에서 살짝 외로움과 서러움이 뭍어나오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의 갑작스러운 당돌함에 루한은 살짝 놀랬는지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탁자위에 언제부터 자리했는지 모를 먼지 쌓인 포스트잇에 자신의 번호를 쓱쓱 적어내려갔다. 생각해보니 루한은 외국인이였다. 한국말을 너무 잘해서 내가 착각하고 있었을 뿐이였지만 말이다. 물론 한국에 있은지는 꽤되는 것 같았으나 그래도 자신의 고향인 곳보다는 못할 것이다. 순 내멋대로의 해석이였지만 나는 루한이 외로울꺼라 생각했다. 그리고 비록 내가 중국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루한과 말동무?정도의 수준의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외국인이라서 그런건가..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연민의 감정인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루한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싶었다. "다 적었어.. 근데 너핸드폰도 없잖아.. 어떻게 연락하게?" "그까짓꺼 사면되죠!" 갑자기 적극적이고 활달한 내모습에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 보였다. 사실 나도 이런 내 모습이 조금 당황스럽다. "자 빨리 호칭 정리해요!" 왠지 호칭정리라 하니 대학선후배 같은...그런 풋풋한 느낌이 들었다. "음..그럼 한국식으로 할께. 루한형이라 불러. 중국인이라고 해도 한국에서는 형을 꼭 붙어야되!알았지!" 마지막을 강조하며 단호한 표정을 짓는 형때문에 나도 모르게 두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왠지 세뇌당하는 느낌이다. "그래. 잘했어. 그럼 나이제 이만 가볼게. 우유 잘마셨고 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언제든 연락해." 루한형이 나오지 말라했으나 편지를 확인해야되서 꾸역 꾸역 뒤따라 나오며 난 내일 꼭 핸드폰을 장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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