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 7분
w.기분이나쁠땐
루한형과의 첫만남뒤로 우린 제법 자주 연락했다. 4월 2일의 편지는 결국 오지 않았고 나는 핸드폰을 장만했다. 내 생에 두번째 핸드폰인 것 같다. 내 스스로 내가 가지고 싶어서 산 핸드폰인 만큼 내 핸드폰에는 오직 가족과 루한형밖에 저장 되지 않았다. 가끔씩 부모님과도 연락을 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루한형과 연락했다.
왠지 대학생 같았다. 내가 대학생 같았다. 항상 그저 그런 삶을 위해서 그냥 살았다. 친구들과도 적당한 거리를 두며 항상 그저 그렇게 살았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뭐랄까.. 지하철 4호선에 타면 흔히들 보이는 젊은 학생들 같았다. 길가면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터치를 하는...
이게 대학생의 모습이 맞겠지...?
루한형과는 주로 일상의 이야기를 많이했다. 오늘 뭐했다. 오늘 뭐했다..같은 그런..내가 오늘 뭐했다고 하면 루한형이 받아주는 그런 식이였다. 물론 그다지 자주 연락하지는 못했다. 무슨일을 하는 지 항상 바쁜 루한형이 내 문자에 자주 답장을 해줄 수 없었지 때문이다. 조금 아쉬웠지만 본인의 일에 열심히 열중하는 모습이 보이지는 않지만 세삼 아름답다 느껴졌다.
루한형과의 일에 정신이 팔리다 보니 어느 세 편지는 자주 챙기지 못했고 편지 또한 4월 2일 이후로 오지 않았다. 4월 1일의 불길함이 딱 들어맞았다. 2시간이나 편지의 시간을 놓침으로써 나는 더이상 편지를 받을 자격이 없는 놈임이 확실해졌다. 편지에 대해서 아쉬워 할 수 없었다. 오로지 편지에 대해서 미안해 할 수 밖에 없었다. 꽤 오랫동안 나와 함께 했던 편지는 이제 더이상 나와 함께 할 수 없었다.
왠지 막막해졌다. 이제 편지가 더이상 오지 않는다면 난 뭘 모아야하지? 하루종일 편지 기다리는 걸 멈출 수 있을까? 사실 아직도 불안하다. 2시 7분에서 8분 사이에 오는 그 편지를 꼭 챙겨야 할 것만 같았다. 물론 내가 시간을 놓쳐 떠나버린 편지지만..
문득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7분..."
2시 7분이였다. 뭔가 가슴속에서 피어나는 느낌이였다. 형용할 수 없었다. 그냥...막...피어올랐다.
나는 조심스레 밖으로 나가서 조심스레 우체통을 열었다. 차가운 한기가 날 반길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우체통을 꽉 메운 상자가 있었다.
무서웠다. 정말로 이제 편지의 종지부를 찍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났다. 왠지 막막해졌다. 만약 이게 정말 마지막이라면 이걸 받아도 안받아도..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조심스레 우체통에서 상자를 꺼냈다. 상자 겉면에는 '루한형이 민석이에게'라고 씌여져있었다.
다행이였다.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보낸 것이 아니였다. 그냥 루한형이 나에게 무언가를 준 것 이였다.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집에 들어가면서 루한형이 준 상자를 열어보았다. 상자 안에는 편지가 한통 들어있었다. 내용은 나에게 꼭 주고 싶은 물건이라면서 언젠가는 꼭 나에게 유용한 물건이. 추억이 가득 생길 물건이라 했다.
집에 들어가서 루한형이 준 상자의 내용물을 꺼내 보니.. 그것은 퍼즐이였다. 무려 천피스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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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줘ㅠ) 밑에 스킨십 자제불가 애인 글쓴이인데 도와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