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좋았다면서 도대체 어떻게 헤어졌냐고 묻는 내 말에 오빠는 평소처럼 웃으며 말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좋아해서 헤어졌다고 그게 무슨 개소리냐고 말하는 나에게 다시 대답했다. 원래 자체로 너무 예쁜사람인데 그냥 보기만해도 세상에 걱정할게 없구나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인데.자기 옆에서 자꾸 변해가는 게 보였다고.자기가 망칠까봐 무서웠다고. 그리고 또 한잔을 비우곤 말했다.누구 하나가 희생하고 참기 시작하면 절대 행복할 수 없는 것 같다고 "수고하셨습니다." "우와. 끝이다. 끝" "누나.수고했어요. 끝까지 잘부탁해요." 드디어 끝나긴 끝나는 구나.으 이런 저런 추억이 잔뜩 묻어 있는 곡이기도 하고 드디어 얘네들이 데뷔를 하네.며칠전에 자켓사진도 찍었다니.기분이 이상하다. "어휴.우리가 진짜 데뷔를 하긴 하나봐." 곡이 생각보다도 더 잘나왔지만. 마냥 기뻐하지 못하고 긴장하고 있는건 지금 한구석에서 우리를 열심히 촬영하고 있는 카메라와 스텝들 때문이 아니라 눈도 거의 안마주치는 한빈이 때문이다. 카메라 앞이라서라고 하기엔 오히려 부자연스러울 정도다.이 어색해서 숨막히는 공기.아 도망가고 싶다. 사실 두달이 채 안되는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우선 어디에서 누가 그런건지 아직도 알 수 없는 오빠 돈많아. 빅뱅이야 빅뱅짤이 유출되면서 의도치 않게 실시간 검색어를 뜨겁게 달구었다. 나도 아이스크림녀로 불리면서 태양과 무슨 관계인가에 대한 논란에 휩싸였지만 회사의 발빠른 대처로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고.이렇게 된 김에 언제 세상에 나갈지도 모른채 그냥 맘대로 시작했던 곡이 갑자기 순식간에 발매 날짜가 잡혔다. 의도하지 않은 노이즈마케팅의 효과인지. 사실 오빠목소리가 다했지만 디지털싱글로 나간 우리 노래 반응은 다행히 온차트를 지붕킥하며 꽤 성공적이였다.그리고 다행히 마음 아리다 못해 처절해서 먹먹하기까지 한 가사를 오빠가 경험담이라며 직접써서 인간적으로 우리 둘이 사귈리는 절대 없다라는 쪽으로 여론이 몰아졌다. 정말 매일매일 무슨 시트콤 같은 하루에 한달을 무슨 롤러코스터보다 아찔하게 보낸 것 같다. 한빈이도 한빈이대로 데뷔날짜가 점점 확정되가고 일본에서 팬미팅이며 콘서트공연이며 심지어 하루종일 카메라가 쫒아다니며 리얼리티쇼까지 찍어야해서 몸이 열개라도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일분이라도 전화한다는 약속을 지키기위해 한빈이는 노력했지만 그마져도 내가 바빠서 못받는 날이 많았고 해명아닌 해명을 하려 할때마다 자꾸만 일이 생겨 제대로 얘기도 못했다. 나중엔 그냥 정말 목소리를 듣는 의미였다고 해야하나 둘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사실 전화상으로도 어색함이 느껴졌다. 만나면 괜찮을꺼야 했는데.이렇게 가시방석이다.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됐지. 사실 어젯밤에도 아이콘리얼리티 방송을 봤다. 새삼스래 아 저렇게까지 한빈이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구나. 진짜 엄청난 사람들의 별이구나. 아직 제대로 데뷔한것도 아닌데 이제 더많아 지겠지.처음엔 분명 우와 우리 한빈이얼굴이다!!!목소리다!!!였는데 왠지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이래도 될까 우리가 지금 더 높이 높이 떠야하는 아인데 저렇게나 간절한 사람인데. 시작하기 전에 이미 충분히 이런 고민을 하고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보고 나니 새삼 와닿는다. "하영아. 무슨 생각해." "어? 아니야.오빠도 진짜 진짜 고생했어," 진환오빠가 얼이 나가있는 내가 이상했나보다. "야 근데 한빈이랑 제일 할 말 많지 않냐. 아주 너네 맨날 싸워가며 만든 곡인데.근데 싸운 보람 있다.진짜.워후. 우리 하영이 능력있는 건 알았지만. 다시봤어" "맞아요. 누나 둘이 제일 좋아할줄 알았는데. 왜. 맘에 안들어요? 우리 다시해야돼?" "어?아니 뭐 그냥.완전 좋아. 너네가 내 머리속에서 보다 더 멋있게 만들어 줬어 더 바랄게 없다 완전 짱이야." 웃으며 얼버무렸다. "그나저나 누나 이러기예요?우리가 누나의 스캔들을 인터넷으로 접해야겠어?" 주...준회야..허엉...너야말로 여기서 이래야겠니....안그래도 가시방석이라고. "아마져 오빠도 실망이야. 얼마나 충격먹었는데 우리." 지원오빠 그렇게 능글맞게 웃으면서 말하지 좀 마요. 오늘만큼은 진심 얄밉다. "아진짜. 아니라니까.아닌데 뭘 미리 말을해. 나도 완전 멘붕이였어." "아 이하영. 당황하는 것 좀 봨ㅋㅋㅋㅋㅋㄱㅋ" 어휴 재밌냐.떠들석하게 웃다가 갑자기 한순간 다음 스케쥴하러 우루루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혼자 남아있는데. 아 여기 방음 너무 잘되는 거 아닌가.왜 이렇게 조용해 얼굴 보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더 싱숭생숭 하다 어쨌든 지금 해야할 일이 있으니까.나중에 생각하자 원래는 음악방송에 나갈 계획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유스케 스케쥴이 잡혔다. 그래서 나는 지금 무대상황에 맞게 편곡을 해야 하지요. 그래 일이나 하자. 아니 이 오빠 왜 이렇게 가사를 잘써 진짜. 수천번은 들은 노랜데도. 왜 새삼스럽게 눈물이 나오고 난리야.내가 이별한 사람처럼. 덜컥. "야 오빠가 햄버거 사왔다!!!밥 안먹어...뭐야 너 울어?" 기사터지고 어색해질 법도 한데 수습하고 마무리 작업하느라 오히려 더 친해진 영배오빠.왜 하필 지금 들어와가지고. 어휴 "오빠는 무슨 가사를 이렇게 써." "얔ㅋㅋㅋㅋㅋ뜬금없이 왜 가사갖고 그랰ㅋㅋㅋ"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너...너무 슬프잖아.훌쩍" "야 너진짜 뭐얔ㅋㅋㅋㅋㅋㅋㅋ가사가 너무슬펐쪄. 어휴 오빠가 잘못했네." 영배오빠가 황당하다는 듯이 웃다가 내 머리를 부빈다. 너 무슨 일 있구나. 왜 남자친구가 잘안해줘?혼내주러 갈까? 푸흐.차라리 그런 거 였으면 좋겠다. 그럼 내가 혼내주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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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한빈아 넌 오랜만에 보는데도 왜 더 잘생겨졌니 카메라 마사지효과인가.가끔은 니가 좀 못나서 아무도 안쳐다봤으면 좋겠어.나만 봤으면 좋겠어.이건 내 너무 큰 욕심이지. 너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가장 밝게 빛나야 하는 사람이니까.결국 액정이 혼자 조용해질때 까지 뚫어져라 쳐다봤지만
아무런 답장도 할 수 없었다.
"오빠. 괜찮아요?" "응응. 좋아.수고했어." "저 그럼 오늘은 일찍 집에 갑니다." "뭐야.칼퇴야? 집에 꿀발라놨어? 맨날 혼자 집에 들어가는거 싫어하더니 왠일이야?" 왜냐면. 오늘은 빨리 가서 본방사수를 해야되거든요.저녁엔 역시 치맥이지. 그래 오늘 까짓거 일인일닭 도전해보지 뭐. 양손을 무겁게하고 집에 도착했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무슨 의식을 시작하듯 비장하게 쇼파앞에 앉았다. 우와 시작한다. 어휴 우리 준회 노래 잘하네.진환이 오빠 또 우는짤 잔뜩 생성하겠구만. 우리 동혁이도 이제 남자네 남자. 다음주 예고 마져 끝나고 광고화면으로 넘어갔지만.나는 어느새 울기 시작한건지 아직도 시야가 뿌옇다. 아 진짜 김한빈 저렇게 행복해 하는구나 무대 위에서. 진짜 간절하구나. 엄청 큰 꿈을 짊어지고 사는 사람이구나. 내 앞에선 죽는 소리,힘들다고 징징 거렸던 모습이 상상도 안되게 근사하게 잘해내는 구나.아 우리자기 왜 이렇게 멋있고 그래. 난 또 왜 눈물나.진짜 나 오늘 왜이러지. Just a feeling.가... 어...뭐야.지금 전화를 받으면 어떡하냐.순발력따위 개나 줘버리고 습관대로 눌러버린 손가락을 탓할수도 없고 아.일단 티내지 말자. "크흠. 여보세요." "뭐야.일찍잤어? 자고있었어?목소리가 왜그래." 어휴.귀신이다.귀신 "응? 어. 좀 피곤해서. 어떻게 전화했어?""어..그...그게. 오늘 촬영 완전끝나서 하루 휴가야.집에 가서 자고 오래.진짜 데뷔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는거다." "어 잘됐다. 가족들 보고싶었을 텐데. 오랜만에 얼굴보네.얘기도 많이하고 와." "나 지금 너희집가고 있는데?아무리 그래도 우리 자기 얼굴은 보고 가고싶어서.크흠. 할 얘기도 많고." "야 난 아까도 봤잖아. 이제 활동하고 나면 한동안 가족들 얼굴보기 더 힘들어질텐데. 그냥 얼른 집에가서 집밥도 얻어먹고 그래.나 오늘 너무 힘들다. 피곤해." 진짜 보고싶다. 아깐 얼굴도 제대로 못봤는데 "뭐야 이하영.엄청 좋아할 줄 알았는데.아 맞다 그리고 오늘 왜 반지 안꼈어.문자도 했는데 답도 없고." 으아. 오랜만에 쫑알거리는데 왜 귀엽고 그러냐.이제야 좀 살것같네. "푸흐.깜빡했어." "깜빡할게 따로 있지.자기야 내가 그거 수갑이라고 했지.24시간 언제 어디를 가도 항상 차고 있어아돼.수갑 막 마음대로 푸르는 죄수가 어딨어." "제가 도대체 무슨 죄를 졌길래 그러시나요.선생님" "중죄예요.중죄. 제 마음을 훔쳐가셨잖아요." "어휴...내가 설마했다 진짜." "어?진짠데?이제 평생 내꺼야 너. 내 마음 엄청 비싸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평생이라고 얘기하는구나.순간의 망설임도없는 네게 내가 그렇게 당연한 사람일까.
나 막 옛날에 드라마나 영화같은데서 닭살커플 케릭터들이 꼭 '자기야'이러면 진짜 오글거리고 진심 싫어했거든?근데 네가 좋아하는 걸 알게 된 이후로 네 반응이 귀여워서 처음엔 장난처럼 부르다가 나중엔 그냥 입에 붙어버린거 있지.진짜 상상도 못했다.내가 이렇게 변할줄.
"음. 기억안나. 너무 오래전부터 꿈꿨던 일이라." "만약에 다른 일을 했다면 뭘 했을 것 같아?" "음.하영이 남편? 푸흐 생각 안해봤는데?왜 걱정돼?야 오빠가 얼마나 열심히 하고있는데. 망할일 없어. 망해도 우리하영이 어떻게든 먹여살리지." 실은 헤어지라고 하면 어쩌지 하고 무지 쫄았는데 다행이다 했어.근데 더 큰 세상에서 더 제대로 공부도 작업해볼 생각은 없냐고 하시더라고.외국에 나가서 더 넓은세상도 보고 재능있으니까 회사에서 그정도는 투자해줄 수 있다고. 사실 너도 알다 싶이 내가 제대로 교육받은건 아니였잖아.내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것 처럼 진짜진짜 내가 원했던 코스인거 있지.내가 전에 말했었나.나 옛날에 학교다닐때 엄청 공부 열심히했다고 "됐거든. 누구와는 다르게 나는 이미 수입이 있다." 그러더니 너희 X일에 데뷔한다고 나한테 처음 얘기해주는 거래. 진짜 얼마 안남았지? 지금 한빈이한테 무지 중요한 시기라고 강요하는건 아닌데 자기는 선택지를 제공하는거라고 하시더라.우와 우리 감쪽같이 모두 속였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속았나봐.처음엔 그게 무슨 개소리야.난 못들은거야.이렇게 생각했거든? "치.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해야지.너 그리고 지금 나한테 잘해야돼.나 사실 여태까지 시간도 얼마 없는데 아까워서 참고 있었던거지. 어디서 따른 남자랑 대문짝만하게 스캔들을 내고 그래.남친은 잠도 못자고 일하고 있는데. 막 오빠아 하면서 내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막그렇게 예쁘게 웃지말라고 했어.안했어." 아 무슨 진짜 잔소리도 듣기 좋냐. 중증이라니까. 이거 듣고싶어서 나 어떻게 살지. 근데 내가 진짜 많이 생각해 봤어. 이번에 한차례 소동을 치루면서 느낀건데 가짜 스캔들인데도 진짜 무섭더라. 만약에 지금 이 중요한 시기에 혹은 앞으로라도 내가 네 디딤돌이 아니라. 장애물이 된다면 그래서 니가 오로지 빛날수 없다면 나를 생각하느라 겁내야 한다면 내가 네 약점이 된다면. 그러면 너무 슬플것 같아. 그리고 내가 미워질 것 같아. "아 우리 남친 알고보니까 집착남이네.큰일났어"
"뭐. 이제 알았어?교환,환불 안돼.평생 니가 데리고 있어야돼." "한빈아.우리가 진짜 계속 지금처럼 좋을 수 있을까?" "무슨 소리해.지금" "그냥.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조금씩 변하겠지." "너 오늘 이상하다. 우리가 왜 변해." "흐. 맞다.한빈이 나 만나기 전엔 모태쏠로였지. 그럼 내가 첫사랑인가? 우와 남자의 첫사랑은 영원히 안 잊혀진다는데. 영광이네." "뭐야.그럼. 너는 아니야? 누구있었어?" "저는 묵비권을 행사하겠습니다. 어휴" 그리고 또 생각해보니까 나쁘기만 한건 아니더라고.나한테 진짜 좋은 기회인거 있지.우리집 사정알잖아. 내가 어려서 또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언제 성공할지도 모르고 아마 내 힘으로 공부하러가기는 힘들꺼야.또 알아 우리도 남들처럼 시시한 이유로 헤어질지도 모르지.그러고 나면 땅을치고 후회할껄? 어쩌면 그동안 내가 준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처음엔 힘들겠지만 곧 정신없이 바쁠테니까 잊고 살게 될꺼야. 너 데뷔하는 날이 우리 일주년인거 있지.근데 나는 아마도 그 날 너에게 이별을 말하게 될것같아.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맞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평생 사랑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진짜진짜 내가 많이 사랑해. 김한빈.너무 너무 사랑해서 감당이 안된다." "아. 또 갑자기 뭐야. 니 남친 심장마비로 죽일 작정이지 너." "그랬어? 우리 자기 내가 그동안 너무 말을 안해줬나보다.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이제 생각날때마다 말해 줄께." "야 너 왜그래.나 지금 좋아야 되는데.불안해.사실 계속 불안했어.너 지금 목소리 되게 이상한거 알아? 나 지금 너네 집 앞이야. 나 오늘 하루종일 네 얼굴 못쳐다 봤어.얼굴보면 내 표정 내가 못 숨길것 같아서. 카메라고 비밀연애고 뭐고 다.그러니까 얼른 니가 내려올래. 내가 올라 갈까.나 오늘 차빌려서 차끌고 왔어.아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내가 올라갈께."
하하.정신이 없네요그래도 이제 폭풍연재!!!빨리 새 글로도 찾아와야죠. 예를 들면 번외라던가. 핳.다음 화는 알고 계시겠지만? 불마크가 달려있어요.너무 기대하시진 마세요.별건 아니고..전 섹시한 글을 쓰는 타입은 못됩니다.망상만 가득해서...ㅋㅋㅋㅋㄱㅋㅋ
혹시라도 비회원 독자님중에 원하시면 메일링 해드립니당.남겨주세요!!항상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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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수니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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