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신x홍빈] 나비의 겨울1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b/5/eb5ba72f633dabc06df9865844986ee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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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새하얀 날개에 소복소복 내리던 눈이 쌓이기 시작했어요. 나비는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날갯짓을 했지만, 그를 지켜보며 나비와 닮은 새하얀 결정체를 내리던 하늘은 나비의 몸부림을, 아름다운 춤사위라 생각하고 더 많은 눈을 내려주었고, 나비는 하늘을 원망하며 죽어갔어요. 당신은, 내게 하늘과도 같아요. 알아 들어요? [효신x홍빈] 나비의 겨울 11 by. 진라면 잠을 이루지 못 해 푹신한 일인용 쇼파에 앉아 보들보들한 카펫 위로 발을 부비던 홍빈이 창문 밖에 고정되어있던 시선을 새하얀 침대로 옮긴다. 몇 시간 후에 있을 런웨이 준비를 하느라 종일 뛰고 소리지르고 조정을 했을 게 뻔하다. 또 제가 서는 런웨이라고 두배로 날카롭게 굴었을 것은 더욱 뻔하다. 부드러운 카펫 위로 발을 끌 듯이 걸어와 침대 맡에 걸터앉은 홍빈이 얼마 전 제가 염색해준 적갈색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작고 하얗지만 마디져있는 손 사이를 부드럽지만은 않은 머릿결이 간질인다. 작은 원형의 테이블에 놓인, 곱게 말린 벚꽃잎이 한가득 담겨있는 유리병을 바라보던 홍빈이 몸을 뉘여 효신의 품에 파고든다. 살짝 눈을 떴다가 다시 감으며 홍빈의 등을 토닥이는 효신에 홍빈이 그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춘다. 그러자 닫혔던 입술 새로 잠에 취해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가 흐른다. 왜 안 자. 그냥, 잠이 안 와서요. 자장자장 우리 빈이, 등을 토닥이며 불러주는 아기들 재울 때에나 부르는 자장가. 점점 느려지는 토닥임과 잠에 취해 부정확해지는 발음과 작아지는 자장가소리에 웃음을 터트렸다. 한참을 잠이 든 효신의 품에서 웃던 홍빈이 그래도 자장가가 통한건지, 입가엔 미소를 띄운 채로 무거워져 오는 눈꺼풀을 닫았다. 런웨이의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여전히 얼굴 위로 치덕치덕 발라지는 파우더는 익숙치 않은 홍빈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약간 뒤로 빼자 그러면 화장 잘 안 먹는다며 구박하는 소리가 뒤따라온다. 어느새 한 쪽 눈에 진한 아이라인이 자리하고 다른 쪽 눈에도 자리가 잡히기 시작한다. 화려하게 색감이 잡힌 의상까지 입고 나니 몇 달만의 런웨이라는 것이 훅 와 닿았다. 몇 달 간 연습을 하지 않아 워킹도 엉망일 것이고 이틀 연습을 하고 서는 것이라 어떤 실수를 할지도 모르고 완벽하지 않을 것은 뻔하다. 와닿은 불안감에 입술을 깨물던 홍빈이 대기실을 가리려 무대와 대기실 사이 설치 해놓은 넓고 큰 판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사람과 카메라가 한 가득이다. 무대 바로 앞 자리에 효신이 다리를 꼬고 앉아있다. 아마 제가 처음 나가면 눈을 맞출 수 있을 자리. 괜시리 안정이 되는 기분에 다시 대기실로 들어간 홍빈이 무대 바로 뒤에 자리를 잡았다. 2분 남았습니다! 외치는 스태프의 말에 홍빈의 작은 손이 주먹을 쥐었다가 펴졌다. 곧이어 장내의 조명이 약해지고, 조명이 런웨이를 비쳤다. 울리는 노래에 맞춰 홍빈이 걸음을 옮겼다. 효신과 눈이 마주치고 효신이 웃음을 지었다. 살짝 눈웃음을 짓고 다시 표정을 굳힌 홍빈이 런웨이 끝까지 걸음을 옮긴다. 텅 빈 런웨이는 공상에 잠기기 꽤 적합한 장소이다. 런웨이 한 가운데에 다리를 쭉 펴고 앉아서 발 끝을 까딱거리던 홍빈이 여직 나오지 않는 효신을 기다리다 런웨이 위에 드러누워 손을 쭉 눈 앞에 뻗었다. 은은하게 무대 위를 밝혀오는 조명에 약지손가락에서 반짝이는 은색의 반지. 미소를 지은 홍빈이 반지를 다른 쪽 손으로 만지작거린다. 화려한 걸 좋아하는 효신이 사 준 것 중에 유일하게 심플하고 아무런 무늬가 없는 것. 손을 이리저리 돌리며 불빛에 비추어보던 홍빈이 런웨이 무대를 울리는 발소리에 몸을 일으킨 홍빈이 제 쪽으로 걸어오는 효신에게 팔을 뻗었다. 옷 버리게 왜 이런데 누워있어. 읏차, 손을 잡아 홍빈을 일으켜 품에 안은 효신이 마른 등을 토닥인다. 가만히 서서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다가 달려가 손을 맞잡은 홍빈이 환하게 웃어보인다. 손가락 하나하나, 한 마디 한 마디가 와 닿고 서로의 약지를 감싸고 있는 반지 하나와 또 다른 반지의 한 면이 서늘하게 닿아오는 것이 묘하게 기분을 끌어올린다. 형, 나 집 갈 때 케이크 사줄거지? 널 누가 말려.. 조금 더 단단히 붙잡아오는 손에 홍빈이 환하게 웃으며 런웨이 계단을 밟아 내려간다. 그 둘이 떠난 런웨이를 여직 밝은 조명 하나가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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