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신x홍빈] 나비의 겨울1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b/0/8b07bd3e76bb882ca7cecdaffd4d85a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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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콩] 나비의 겨울12 나비의 새하얀 날개에 소복소복 내리던 눈이 쌓이기 시작했어요. 나비는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날갯짓을 했지만, 그를 지켜보며 나비와 닮은 새하얀 결정체를 내리던 하늘은 나비의 몸부림을, 아름다운 춤사위라 생각하고 더 많은 눈을 내려주었고, 나비는 하늘을 원망하며 죽어갔어요. 당신은, 내게 하늘과도 같아요. 알아 들어요? [효신x홍빈] 나비의 겨울 12 by. 진라면 솔미미.. 파레레.. 띵띵거리는 피아노 소리가 텅 빈 공간을 채워낸다. 나비야 나비야 하며 노래를 부르던 홍빈이 그마저도 재미가 없어졌는지 손으로 건반을 대충 눌러 귀에 거슬리는 불협화음을 만들어냈다. 그 소음 아닌 소음을 뚫고 들려오는, 합이 맞지 않아 조금 삐그덕거리는 문과 문틀 사이의 마찰음. 뚝 그친 불협화음과 멈춰진 발소리가 묘한 위화감을 불러 일으켰다. 의자를 돌려 원식을 마주한 홍빈이, 키에 비해 유난히 자라지 않아 작은 크기의 손을 흔들었다. 안녕, 중저음의 목소리에 원식이 헛웃음을 지었다. "긴가민가했는데, 밑에 있는게 효신이형 차였구나." "응, 형이랑 왔어." "너는 끝까지 잔인해, 홍빈아." 동그란 모양의, 돌아가도록 되어있는 작은 의자를 돌리던 홍빈이 움직임을 멈추고 빤히 원식을 올려다보았다. 어느새 바로 앞까지 다가온 원식과 눈 앞에 있는 원식의 얼굴. 여차하면 코가 닿을 거리. 한참의 정적이 이어지고 원식이 입을 열었다. "어릴 적엔, 안 어울리게 나비를 참 좋아했어. 그래서 여동생 손을 붙잡고 꽃 위에 앉은 나비를 맨 손으로 잡으려고 했었어, 항상." "안 어울려." "그러다 하얀 나비 하나를 겨우겨우 잡았는데, 엄마한테 보여주니까 엄마가 날개끝을 찢더라고. 날아가지 말라고." "그래서?" "그래서 울었어, 나는 나비 날개가 이뻤던건데 왜 찢냐고. 근데 익숙해지더라. 나중엔 작은 상자에 가둬놓고 매일 봤어. 끝이 찢어진 날개는 아랑곳하지도 않고. 그랬더니 다시는 날지 못 할 날개만 파닥거리다가 결국 죽었어." "불쌍하네." "너는 나비를 닮았어, 빈아." "..." "나는 바보같이 날개를 또 찢으려했고." "식아." "다시 오면 그 때는 정말 네 날개를 찢어버릴지도 몰라, 빈아." 복잡한 표정을 띄운 홍빈의 이마에 입을 맞춰낸 원식이 작업실 구석에 자리한 캐리어 손잡이를 홍빈의 손에 쥐어 주었다.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낸 원식임을 알기에 착잡한 마음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이것이 끝이리라는 직감은 꽤 불쾌한 종류의 것이다. 효신 이후로 가장 의지하고 아끼던 사람. 늘 제 뒤에 있어주던 사람. 서로 아꼈지만, 그 뜻이 달랐던. 한 사람은 우정을 했고 한 사람은 사랑을 했던 아슬아슬했던 관계. 떨리는 손으로 캐리어 손잡이를 쥔 홍빈이 몸을 일으켰다. 합이 맞지 않아 삐그덕거리는 문이 열렸다가, 닫혔다. 끼익, 쿵. 방음 처리가 되어 무거운 철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고 그 문에 기대어 홍빈은 평생의 단 하나 뿐일, 밉고 싫고 무서웠지만 그래도 누구보다 아꼈던 제 친구와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냐아, 아직 걸음도 못 가누는 아기 고양이가 신기해 적당한 온도로 데운 우유가 식어가는것도 모르고 구경하기에 바쁜 홍빈을 가만히 앉아 구경하던 효신이 홍빈의 손에서 머그잔과 티스푼을 뺏어들었다. "아직 애기 밥 안 줬는데.." "네가 그 애기 굶길 것 같아서 그래." 티스푼에 소량을 떠 낑낑대는 아기 고양이에게 내미니 앞 발로 티스푼을 부여잡고 열심히 할짝거린다. 그게 또 귀엽다고 DSLR을 집어들어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던 홍빈이 티스푼을 안 놓는 고양이와 실랑이를 하던 효신까지 슬쩍 뷰파인더 안에 담아내었다. "이거 진짜 이쁘게 나왔다, 인화해도 돼요?" "인화해서 뭐하려고?" "지갑에 껴놓고 다닐래요." "지갑 터지겠다." 이미 제 사진들로 가득한 홍빈의 지갑을 떠올리던 효신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배가 부른지 햇볕이 드는 유리창 앞에 자리를 잡고 누워있는 아기 고양이나, 그걸 좋다고 바닥에 배 깔고 누워 찍고 있는 홍빈이나. 원식을 만나고 온 이후로 우울해하던 모습에 지인에게 아기 고양이를 받아왔던 효신이었다. 제게 눈길도 안 주는 홍빈에 괜히 고양이가 얄미워져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홍빈의 등을 보던 효신이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몸을 일으켜 부엌으로 향해 빈 머그잔에 물을 가득 담아 싱크대에 내려놓았다. 나비의 겨울 사상 처음으로 큰 따옴표를ㅋㅋㅋㅋㅋㅋㅋ 대사가 많아서 헷갈리실 것 같아서.. 사진은 야옹이 밥주는 햇님과 야옹이 예뻐죽는 콩이에요ㅋㅋㅋㅋㅋ 그나저나 다음 편이 완결이라니 의사양반 이게 무슨 소리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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