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니가 떠올라 w.기분이나쁠땐 조금 유치하고 오글거릴지 몰라도 가끔씩 니가 떠올라. 녹초가 되기 일보직전까지 혹사시킨 몸을 이끌고 버스에 앉아 여느 직장인들처럼 퇴근코스프레를 하고 버스 창문에 머리를 기대며 엠피쓰리에서 나오는 음악과 함께 작은 돛단배에 있다보면 가끔씩 니가 떠올라. 왜일까? 넌 나한테 뭐길래. 오다가다 만난 인연 치곤 깊은 인연일까? 바쁜 업무에 실수로 서류철을 잔뜩 든 여직원과 남직원이 부딪혀 서로 죄송하다며 서류철을 줍다가 손이 맞닿고 눈도 맞닿는 그런 인연보다 깊은 인연일까? 말 한번 섞기 힘들었지만 넌 나에게 특별한 존재일까? 돈많고 학점 좋고 사교성 좋은 과대표오빠와 아슬아슬한 성적으로 겨우 턱걸이한 꾸미는 게 서툴기만한 같은 과 여후배와의 말 섞어서 특별한 존재로 발전하는 그런 인연보다 깊은 인연일까? - 너를 본 건 한적한 커피숍. 너는 맨날 똑같은 시간 그 자리에 앉아서 그 곳을 지키고 있었어. 하얀 백구처럼. 나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내 나름의 일을 하기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지. 근데 아무리 바빠도 거의 매일 비슷한 옷차림에 똑같은 자리, 똑같은 찻잔, 똑같은 시선으로 있는 널 한번쯤은 쳐다보지 않기란 쉽지 않더라. 그러다 어느 날 너와 두 눈이 마두쳤지. 아무 생각없었어. 그냥 길거리 다니다가 우연히 만난 사람과의 눈 마두침?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어. 묘한 까만눈의 매력을 가볍게 생각했어. 내가 너무 생각이 짧았던거지. 가끔씩 니가 떠올라. 나와 눈을 마두친 그 이후로 그 시간 그 옷차림 그 장소 그 시선으로 있는 사람은 만나기 쉽지 않았거든. 맨날 보는 수도없이 많은 사람들 속에 너와 비슷한 사람 조차도 없더라. 심지어 너의 묘한 까만눈을 닮은 사람조차도 찾기란 쉽지 않더라. 뭐하고 있을까? 버스에 몸을 실어 다른 버스 승객들이 타는 동안 오늘의 첫 선곡을 하면서 니 생각을 한다. 넌 뭘하고 있었을까? 창밖의 하늘이 까만척 가면을 쓰고 있다. 사실 푸르면서. 푸르딩딩하면서. 창밖의 하늘 조차도 내가 널 생각할 기회를 주지 않으려나보다. 이렇게 까맣게 위장시켜버릴 정도면.. 그치..? 가끔씩 니가 떠올라, 민석아. 어디있니?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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