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사이
w.기분이나쁠땐
"민석 가자!"
"그래.."
루한과 나는 그래도 꽤나 오래 사귀었다. 고등학생치고 애매모호한 감정에 세달 사귄건. 그래도 꽤나 오래 사귀었다고 할 수 있지. 그것도 남자남자끼리...그치?그치....
우연히 도서실에서 심리학서적을 뒤적이다가 발견했다.
- 헤어진 연인이 여전히 친구로 지내고 있다는 건 둘 중에 하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사랑하고 있거나, 전에 사랑한 적이 없거나 -
루한. 난 전자에 속하는데 넌 어디에 속하니..?
아무렇지도 않게 나와 사귀자 말하고 그 말에 난 또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끝에 사귀고 사귀는 내내 내 감정이 어색하고 묘하기만 했고 그리고 학교에서는 사귀는거 티 안내려고 너랑 눈 마두쳐도 피하고 너랑 손도 안잡고 너랑 말도 안섞고. 너와 사귀는 동안은 오로지 너와 함께 하교하는 그 시간. 그 시간만이 우리가 사귀는 걸 증명해주는 시간이였지. 참 다행이야. 너랑 나랑 집이 비슷해서. 그리고 정확히 세달을 채우고 니가 먼저 헤어지자. 했어. 그 말에 난 또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끝에 헤어지고. 뒤이에 나에게 친구로 지내자. 하는 너의 말에 깨달았어. 연인사이에 친구란건 존재하지 않는 다는 걸. 특히나 헤어진 연인사이에 친구란. 마치 흘린 물을 다시 주워담는 다는 것과 똑같았지.
루한. 우린 이미 물을 엎질렀어..왜 다시 주워담으려하니..?
세상은 무서웠지. 남고에서 흔히들 장난식으로 하는 게이는 우리의 이야기였고 그들은 그저 게이라는 단어를 그들의 장난식으로밖에, 그냥 툭툭 내뱉은 습관적인 단어였지만 게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저도 모르게 찔리는 마음을 너도,나도 웃으며 넘기기란 괴로웠겠지.
여자란 존재에 열광하는 친구들의 대화에 언제나 끼지 못하고 그냥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 공부얘기, 성적얘기, 대학얘기, 티비얘기. 이런저런 얘기하다 묘하게 비슷했던 취향에 시작됬던 관계. 그때 우린 컵에 물을 담았어.
그리고 헤어짐이 있고 우린 컵을 떨어트리고 컵이 깨지면서 물이 흘렀어. 넌 여자란 존재에 열광하는 그곳으로 가서 그곳의 세계의 이야기속에 끼고 있어. 억지로 끼는 건지. 아니면 정말 마음이 바뀐건지.
루한. 미안해. 솔직해지자. 난 너 좋아하는 것 같아.
너랑 헤어지고 느끼는 것 같아. 니가 헤어지자고 했을 때. 그 때 느꼈던 그 감정 표현할 수 없어.
그냥..그냥....너랑 헤어지고 다시 친구 하자고 했을때..그리고 그 때 니가 나한테서 멀어질까봐 두려워서 아무렇지 않게 그래라고 했을때..
그리고 지금 니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 어깨에 팔을 두르고 날 보며 얘기할때.
미안해, 친구사이란 건 연인사이 이후에는 일어날 수 없는 사건과도 같은 것 같아.
루한. 엎질러진 물. 다시 주워담자. 안되는 일이라도 조금이라도 주워담자.
루한. 깨진 컵. 다시 붙이지. 안되는 일이라도 테이프로.. 접착제로 조금이라도 다시 붙여보자.
끝나버린 우리사이.. 다시 붙여보자..제발...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현재 난리 난 AAA시상식 이이경 수상소감..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