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상황을 이해하는데 1분의 시간이 걸렸다.
나 지금 고백 받은거야?
근데 고백받은걸 모르는 상태에서 전화를 했고 전화를 받았을 때 민규는 고백 받아준 줄 알았을테고 근데 지금 민규를 만나야하고 하룻밤을 같이 보내야하고 뭐 그런.. ?
머리속에서 아무리 정리를 하려해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전화하기 전에 문자를 확인하지 않은 내가 진짜 원망스러웠다.
번호 따갈 때 어느정도 썸은 타겠구나 생각했지만 ..
하지만 나도 호감이 있었던지라,
고백 받은게 싫지만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설렜다.
' 그냥 확 만나서 내가 확 그냥 막 확 해버려?!
아 .. 근데 만나서 뭐하지.. 괜히 간다고 했나.. 문자 괜히 봤어.. 괜히 어색해지기만 하고.
근데 대답은 뭐라하지?..
알겠다! 는 아니고 알았어 오늘부터1일? 도 아니고.. 아오 진짜 '
혼자 망상을 펼치는 사이에
" 띠리링 " 민규에게서 문자가 왔다.
010 - 9321 - 1239
경찰서에서 국X은행보이지? 그쪽으로 쭉 걷다보면 롯X리아 있을거야
거기서 오른쪽으로 쭉오면 피씨방있는데 피씨방 뒷건물에 편의점 있는데 거기 들어왔어.
카페는 다 문을 닫아서..
미안.. 너무 멀지? 조심해서 와 모르겠으면 전화하고.
오전 1 : 03
웅 알겠어. 지금 갈게!
오전 1 : 03
' 아 미쳤나봐. 답장하면 어떡해?
그럼 내가 위에 문자 봤다는거잖아.
그리고 왜이렇게 빨리 답장해 기달렸다는 사람처럼 진짜.. 나 왜이러고 사니.. '
일단 발걸음을 옮겼다.
벤치에서 일어나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경찰서 앞까진 왔는데.. 어떻게 오라고 했지?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다시 확인하고 민규가 알려준대로 걸었다.
가면서 고백 문자를 20번 정도 읽었던 것 같다.
어쩜 이렇게 말을 설레고 박력있게 할수 있지..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더니 어느새 피씨방까지 왔다.
편의점으로 가기전에 잠깐 피씨방 건물 유리창에서 얼굴을 확인했는데,
' 헐.. 나 이러고 돌아다닌거야? 와 진짜 아이라인 번지고 난리도 아니네.. 입술은 뭐 병걸렸나 왜이렇게 하얘!
나 이러고 아까 걔 본거야?.. 와 진짜 이얼굴을 보고 고백하다니.. '
가방 안에 있는 파우치를 꺼내 화장을 고치기 시작했다.
먼저 쿠션파데로 무너진 피부를 수정하고 아이라인도 다시 그리고 마스카라를 했다.
새벽이라 지나가는 사람은 없었지만 지나가는 사람마다 쳐다보면서 갔다. 근데 뭐 민규한테 이쁘게 보이는게 중요하지!
마지막으로 틴트를 발랐더니,
' 이제 좀 사람 얼굴 같네. 나 너무 늦는거아니야? 빨리가야지! ' 하고 뒤를 돌았는데
" 워 ! "
뭐가 그렇게 좋은지 활짝 웃으며 나를 놀래키는 김민규가 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