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잘 자요.
자꾸 자려는데 신알신 울려서 미안하고요.
생각날 때 안 쓰면 까먹는 내 뇌를 탓해주세요.
Livin' Out Loud-I Can't Stop
어두운 공간.
둔탁한 소리.
역겨울 정도로 보기 싫었던 풍경.
익숙해져버린 낯설고 싶었던 괴로운 감각.
귓속을 뚫어버릴 듯이 울리는 비명소리를 끝으로
누군가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연이어 울렸으면.
주인아.
주인. 윤기야.
다정하고 낮은 목소리,
걱정을 담아 조심히 저를 흔들어 깨우는
제 모든 것을 감싸주는 목소리에
그제야 윤기의 눈이 천천히 떠졌으면 좋겠다.
눈꼬리를 따라 흘러내리는 선연한 물자욱의 감촉에 몇 번이고 눈을 깜박이며
멍하니 어둠 속에 익숙해진 시야 사이로
자신을 내려보고 있는 익숙한 얼굴을 담아내었으면 좋겠다.
눈이 마주치자 당연하게 더, 따듯한 웃음을 지어내는 얼굴을 마주했으면 좋겠다.
준아.
응. 주인아.
안아줘.
힘이 들어가지 않는 팔을 뻗어 남준이의 손을 조심히 그러쥐면
그대로 남준이가 고개를 숙여 윤기의 어깨를 감싸고 자연스럽게 등을 받쳐올려
제 품에 끌어안았으면 좋겠다.
윤기는 당연하게도 남준이의 목에 팔을 둘러 따듯한 온기에 매달렸으면.
자세가 불편해 결국 윤기를 안은 채 남준이가 앉고 윤기도 상체를 일으켜 남준이의 품에 기댄 채로
먼저 몸을 부비며 온기를 찾아 남준이의 품으로 파고 들었으면 좋겠다.
남준이는 흔치 않게 어리광을 부리는 윤기를 보고 낮은 웃음소리를 내뱉었다가
포근하게, 윤기의 모든 것을 감쌀 듯이 그렇게 끌어안았으면 좋겠다.
뒷머리를 헤집을 듯 쓰다듬고, 옅게 숨을 쉬느라 들썩이는 등을 일정하게 토닥였으면 좋겠다.
마치
방금 전의 그 악몽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주인아.
... 응.
내가 주인이 꿈으로 놀러갈까?
남준이의 말에 굳어있던 윤기의 입매가 그제야 움직이면서 옅은 호선을 그려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으면.
한참을 윤기의 등을 토닥이던 남준이가 윤기와 같이 마주본 채로 다시 누웠으면 좋겠다.
이불을 정리해 어깨 위까지 끌어올리고,
서로의 품을 찾아 팔을 뻗어 따듯한 몸을 끌어안고,
바로 지척에서 울리는 고른 숨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눈을 내리 감았으면 좋겠다.
주인아.
응.
조용한 방 가운데에서 잔잔하게 울리는 낮은 목소리가
부드러움을 담은 채 울려 윤기는 눈을 감은 채로도 그 목소리에 답했으면.
뒤이어 제 이마에 닿는 따듯하고 목소리 못지 않는 부드러운 감촉에 절로 다시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으면.
잘 자.
너도 잘 자.
짧은 인사를 나눈 그 뒤에
남준이와 윤기가
좋은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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