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오후.
Livin Out Loud-I Can't Stop
점심을 다 먹은 뒤에 남준이는 강아지의 모습으로 오랜만에 거실에 몸을 눕힌 채로 조금 열린 창 틈으로 스며들어오는
적당한 햇살과
적당히 선선한 바람을
즐겼으면 좋겠다.
설거지를 하느라 약간의 그릇이 덜그럭거리는 소리와 물소리가 뚝 멎고 나면 젖은 손을 털며 윤기가 걸어나오고
그 소리에 남준이의 귀는 절로 쫑긋거렸으면.
기분좋은 포만감에 나른하게 누워있는 남준이를 보고 윤기는 소파가 아니라 남준이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으면.
손을 뻗어 부드러운 털이 느껴지는 머리부터 시작해 널찍한 등까지 천천히 쓰다듬어내렸으면 좋겠다.
손에 닿는 온기가 마음에 들어서
부드럽게 헤집어지는 털이 마음에 들어서
한참을 쓰다듬다가 남준이가 옅게 낮잠에 들면 그제야 발소리를 죽여 일어나 핸드폰과 책을 가져왔으면.
핸드폰을 무음으로 바꾸어놓고 또 무음카메라로 남준이가 자는 모습을 찍은 뒤에야
예전에 읽다만 책을 펴서 페이지를 짚어내려갔으면 좋겠다.
눈으로는 책에 박혀있는 글자를 읽어내리면서
한 손으로는 책을 고정하고 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남준이의 등을 간간히 쓰다듬기도 하면서.
윤기가 커피를 내리면 또 일어날 소음에 혹여 남준이가 깰까봐 그저 조용히 일어나 물을 한 잔 가져왔으면 좋겠다.
햇빛이 내리쬐는 테이블 한 켠에 물컵을 내려놓고
남준이가 자는 모습을 내려보다가 작게 웃을 때면
바람 한 줄기가 들어와
윤기가 읽고 있던 책장을 팔락이며 두어장 넘겨버리고 지나갔으면.
남준이의 낮잠을 옅게 깨웠으면.
목을 울리는 소리를 내며 살짝 몸을 움직이는 남준이를 보며 윤기가 손을 뻗어 등을 토닥였으면 좋겠다.
천천히 눈을 뜬 남준이가 아예 몸을 일으켜 바닥에 앉아있는 윤기의 허벅지와 다리를 콧잔등으로 톡톡 두드리다가
윤기가 다리를 곧게 뻗어주면 바로 윤기의 허벅지에 얼굴을 기대고
살짝 제 얼굴을 부비며 어리광을 부렸으면.
큰 몸으로도 제게 얼굴을 부비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에 윤기는 웃으며 그저 남준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줬으면.
남준이는 다시 잠에 들고
윤기도 시선을 책에 돌려 마저 책을 읽기 시작하는
그런 익숙하면서도 조용한 오후를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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