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16.당신만이 아는 것(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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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비행기를 타고 이 섬에 온 학생들이 보인다.교복을 입고 표준어로 말하는 학생들이 신기한지 승관은 눈을 떼지 못했다.다들 자기보다 키는 한뼘이 크다.
"두줄씩 서라"
선생님의 말씀의 교복무리들이 질서를 맞춘다.그러더니 이내 가버린다.그러거나 말거나 승관은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있다.
"어.."
흐린날씨는 항상 비를 몰고온다.아침부터 구름낀 흐린날씨가 불안불안하더니,빗방울 하나 뚝 떨어뜨린다.
"아 비온다!!"
동네 아주머니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사람들이 갑자기 빨라진다.그 가운데에서 승관만 그대로였다.
"애 꼬마야! 비와!"
한 여성이 승관에게 다가와 우산을 씌어준다.이미 승관은 홀딱 젖어있지만 매서운 비가 쿡쿡 찌르는 따가움은 가셨다.
"어디 사니?"
여성의 말에 승관이 망설이다가 입을 연다.
"저기 조금만 가면 비닐하우스가 있어요"
2006년의 제주도다.
"..."
아침 일찍 일어난 승관은 여름의 불청객들이 자신의 피부에 울긋불긋하게 남기고 간 흔적들을 보고 울상을 지었다.
"가려워.."
비닐하우스가 보호가 된다면 얼마나 될까,밤새 아이의 피부를 조사냈다.
".."
까치집 머리를 한 승관이 비닐하우스를 나와 가는 곳은 귤농장이였다.여름이지만 풍성하게 열려있는 귤농장을 보고 입맛을 다신 승관이 가까이 다가가 귤하나를 똑 딴다.
"이쁘다"
둥글둥글하게 생긴 귤을 보더니 웃음짓는다.7살 승관이의 볼도 둥글둥글하다.
똑-
귤한개를 더 딴 승관이 뒤돌아간다.자기는 두개면 충분하다.
"으 차가워"
근처 냇가로 가서 고양이 세수를 한다.아침의 시냇물은 졸졸 흐른다.어린아이의 표현을 빌리면 시냇물은 졸졸 흐른다.
"깊은 산속 옹달샘"
노래를 부른다.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먹고 가나요.승관은 옹달샘의 뜻을 아직 모른다.깊은 산속 옹달샘은 토끼가 아닌 승관이가 머물다 갔다.자신이 노래속 토끼인지 모른다.토끼는 귀가 발달한 동물이다.
".."
어린아이는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다.산을 내려와 온 승관이 비닐하우스 근처에서 멈춘다.비닐하우스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 것 같다.승관은 주머니속에 귤을 쥐었다.
".."
비닐하우스 문을 열자 승관이 있었던 이불자리가 어지럽혀져 있다.7살 똑똑한 승관은 일어나자마자 차곡차곡 이불을 갰는데 흐트러져 있다.
"..아"
비닐하우스 가운데 남성이 서있다.초록색 병을 들고 서있다.
"아빠.."
승관의 목소리에 남성이 뒤돌아본다.승관의 주머니속의 귤은 여전히 승관의 손에 잡혀있다.
"으"
딱 이소리 하나 내더니 승관에게 다가온다.
"아악!!"
아이의 머리카락이 큰 손에 잡힌다.승관은 이러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다 뽑힐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한다.상상은 계속된다.이 남성에게 거인이 와서 남성을 한 손에 잡아채는 상상도 하다가,자신이 슈퍼맨이 되서 날아가는 상상도 하다가 고양이 수백마리들이 비닐하우스로 들어닥치는 상상을 한다.
"아파요!"
상상은 상상일뿐이다.어린아이의 상상은 폭력으로 시작된다.
"아빠 아파요!!"
아무리 울며불며 소리치지만 남성의 가학적 행동은 멈추지 않는다.
"아악!!"
결국 승관이 몸부림치며 벗어났다.승관의 행동의 주머니에서 귤이 떨어진다.두개 다 떨어졌다.
"으.."
도망치는 승관을 보던 남성이 발을 움직인다.어린 아이가 울면서 걸어간 길을 따라간다.그 길을 따라간 흔적이 남겨진다.
"으"
승관의 귤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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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정리는 주말에 할께여
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너무 부족한 글에 과분한 댓글 남겨주셔서 행복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