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 연하남이 끌리는 이유
W.superwoman
12
완결.
"진짜 시원하다!"
드디어 제주도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비가 올 수도 있다는 말에 걱정했는데 하늘도 맑고 해도 쨍쨍했다. 윤기를 쳐다봤더니 나를 쳐다보고 있었는지 눈이 마주치자 씩 웃어보인다. 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당장이라도 안기고 싶었지만 회사 사람들이 많았기에 꾹 참았다. 여자와 남자 각각의 숙소로 가서 짐을 풀고, 물놀이를 위한 옷으로 갈아입고 바닷가로 나갔다. 윤기가 비키니 입지 말라고 했지만, 내가 이거 입으려고 살 뺐는데! 온갖 고나리를 받아낼 준비를 하고 큰 타올을 하나 챙겼다.
"윤기야!"
"..야."
"아 오늘만! 진짜 이거 입으려고 엄청 열심히 운동했단말이야..너랑만 놀게!응?"
윤기에게서 잔소리가 나오기 전에 먼저 선수쳐서 나름 애교라는 것을 부려봤다. 내가 나타나자 마자 화내려던 윤기가 자신의 팔에 매달려 응?하며 올려다보는 나를 보고 웃음을 참다 결국 픽 웃어버린다.
"말 진짜 안들어, 성이름"
"오다가 보니까 아이스크림 가게 있던데! 먹을래?"
"같이가."
"싫어! 혼자 갔다올래."
같이가자는 윤기를 말리고 말려 앉혀놓으니, 이거 안입고 가면 안보낸다는 말에 윤기의 집업을 입었다. 엉덩이가 다 덮이는 길이에 만족한 듯 흐뭇하게 웃던 윤기가 갑자기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왜그러지? 뭐 문제있나? 나도 내 몸을 이리저리 살펴봤다.
"아, 더 야하잖아"
"..참나. 나 갔다올게!"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 윤기를 놔두고 얼른 뛰어갔다. 소프트 아이스크림 두개를 사들고 기분좋게 돌아가는데, 윤기 앞에 비키니를 입은 여직원 셋이 서있다. 자세히 보니 저번에 커피를 사러왔던 세 명이다. 저 사람들도 참여했나..어떻게 온거지. 솔직히 몸매도 좋다. 여자 셋이 수영복을 입고 앞에 서있는데도 윤기는 귀찮다는 듯 앉아서 시선을 주지도 않는다. 그 모습에 괜히 뿌듯해져 얼른 윤기에게 다가갔다.
"윤기야!"
"어,왔어."
여직원들이 말을 걸어도 뚱하게 바다만 보던 윤기가 나를 보자마자 씩 웃어보인다. 그러자 여직원 셋이 헛웃음을 짓고 사라진다. 참나, 누가 어이없어 할 상황인데 지금. 윤기 옆에 철푸덕 앉자마자 내 다리위에 타올을 덮어준다.
"너네 회사는 왜이렇게 남자가 많아."
"응? 우리회사? 그러게..힘들어서 그런가"
파티쉐라는 직업에 환상을 갖고 들어온 여직원들은 고된 업무와 많은 일에 곧 퇴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직업이었기 때문에 끝까지 버텨냈다. 그만두는 여직원들이 많아서 그런지 유난히 남자 동료가 많았고 윤기는 그 점을 불만스러워 했다.
"그걸 아는애가 비키니를 입고 오고."
"난 너때문에 입은건데?"
내 말에 앞만 보던 윤기가 내 볼을 꼬집는다. 입만 살았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스크림을 다 먹어갈 때 쯤, 전에 윤기네 회사에서 봤던 정호석씨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항상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 사람을 기분좋게 만드는 것 같다.
"제주도까지 와서 아이스크림만 먹을거에요 이름씨?"
"아.."
"게임해요 우리! 게임!"
그렇게 호석씨의 주도로 열댓명의 사람들이 둥글게 모여앉았다. 윤기에게 꼬리치던 그 여직원들 없었으면 했더니 아예 윤기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은근슬쩍 윤기에게로 붙어오자, 윤기는 인상을 쓰며 내 쪽으로 가까이 붙었다. 짜증이 나서 윤기 옆에 앉아있는 여자를 째려봤더니 윤기가 그런 나를 보고 픽 웃으며 내 볼을 손가락으로 톡 쳤다.
"자, 앞에 맥주잔 보이시죠? 벌칙으로 저 소맥 원샷입니다!"
젠장. 술게임인지 몰랐는데.. 나나 윤기나 술을 잘 못마셔서 걱정이 됐다. 그래도 게임은 곧 잘해서 벌칙만 걸리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윤기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느긋한 평소 성격과 다르게 꽤 열심히 게임에 참여했다. 그러나 손병호 게임이 시작되면서 커플인 우리를 자꾸 몰아가서 나와 윤기가 벌주를 마시게 되었다. 나보다 윤기가 더 많이 걸려서 꽤 어지러워 하길래, 내가 대신 흑장미를 해서 몇 잔 마셨더니 나도 헤롱헤롱해졌다.
"어? 이름씨 벌써 취한거에요?"
"아, 제가.. 술을 잘 못마셔서.."
"에이- 이제 해졌는데!"
나를 놀리는 호석씨 덕에 얼굴이 더 빨개졌다. 얼굴에 잔뜩 오른 열을 식히려 손을 얼굴에 갖다댔다. 그래도 여전히 어지러워서 눈을 감고 있으니, 윤기가 바람 좀 쐬고 오겠다며 내 손목을 잡고 일으킨다. 윤기는 술이 좀 깬건지, 비틀거리는 나를 꽉 잡고서 숙소로 데려갔다.
"여기 좀 앉아봐."
"으아..어지러워.."
침대에 걸터 앉아 있으니 윤기가 시원한 물을 한잔 가져다준다. 원샷하고 잠깐 쉬니 술이 좀 깨는 듯 했다. 정신을 차리고 윤기를 쳐다보니 왠지 긴장된 듯 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그러고선 할 말이 있는 듯 머뭇거린다.
"왜그래, 할 말 있어?"
"..이름아."
"응.왜."
나를 한번 부르고도 내 손만 만지작 거릴 뿐 말을 이어가지 못한다. 그런 윤기를 가만히 기다려줬더니,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디가?하고 묻는 내 말에도 대답하지 않고 나간 윤기가 곧 손에 뭔가를 쥐고 들어온다. 뭐지?하고 윤기를 쳐다만 보는데, 갑자기 내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러더니 손에 쥐고있던 작은 상자를 열고 나에게 내민다.
"성이름."
"..야,이거,"
"나 술김에 하는 말 아니니까 잘 들어."
윤기의 손에 들린 작은 상자는 반지 케이스였다. 커플링도 없던 나에게는, 진지한 얼굴로 반지를 내미는 윤기의 모습에 벅찬 감정이 솟아올랐고 한순간 멍해질 수 밖에 없었다.
"인생에 한번뿐일 프로포즈니까, 더 화려하게, 더 근사하게 해주고 싶었어."
"..."
"그런데 그렇게 준비하려면 또 시간이 오래걸리겠지. 그동안 나는 너를 만나는 시간이 적어질거고, 넌 그 시간동안 외로울거야. 짧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시간동안 니가 혼자 느낄 외로움을 단 하루의 화려한 고백으로 감싸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난 너를 하루라도 외롭게 느끼게 하고싶지 않고, 너를 멀리 두고 싶지 않아."
이렇게 고백을 하기까지의 윤기의 고민이 얼마나 컸을까, 나를 최대한 배려해주려고 얼마나 혼자 끙끙 앓았을까. 섬세하고 따뜻한 윤기의 마음이 예쁘고 고마워서 점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반지 케이스를 든 윤기의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저 말을 내뱉는 것에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내 마음을 너에게 누구보다 진실되게 전하고 싶었어. 남들처럼 화려하고 빛나는 고백은 아니지만, 너라면 이런 내 마음을 더 잘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어. 우리가 연애하는 시간동안, 난 항상 너와 가까이 있으려고 노력했고, 이제 가까운 관계를 넘어 항상, 매일 함께 하고싶어."
"..."
"매일 함께 아침을 맞이하고, 하루종일 일에 시달려 집에 돌아올때면 니가 환하게 웃으며 반겨줬으면 좋겠어. 그것보다 힘 나는 일은 없을테니까."
진심이 꼭꼭 담긴 윤기의 말 하나하나에 가슴이 떨려왔다. 한발짝 다가와 내 손을 잡은 윤기가 왜 우냐며 내 눈물을 닦아줬다. 아직까지도 아무 말 못하고 있는 나를 웃으며 바라보던 윤기가 그 어느 때보다 다정하고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름아. 나랑 결혼하자."
*
한참 뒤에야 바닷가로 나온 우리를 보고 회사 사람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둘다 왜이렇게 얼굴이 빨갛냐며, 안에서 뭐하고 왔냐는 둥. 그런 사람들의 말들에 나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직까지 반지가 끼워진 네번째 손가락이 떨려왔다. 윤기는 우리를 놀려대는 회사 사람들에게 한마디 내뱉었다.
"우리,"
"..."
"결혼한다."
윤기의 말에 나 뿐만 아니라 회사 사람들까지 놀라 뒤집어졌다. 진짜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결혼반지를 낀 손을 흔들어 보이기까지.
"아,그럼 뽀뽀한번 해야지~"
"뽀뽀해!뽀뽀해!"
능글맞게 분위기를 유도하는 호석씨 덕분에 우리 앞에 모인 사람들이 뽀뽀해!를 외치기 시작했다. 부끄러워서 윤기의 시선을 피했더니, 한손으로 내 턱을 잡아 내 고개를 돌린 윤기가 눈을 마주치고 씩 웃어왔다. 점점 가까워지는 거리에 눈을 질끈 감았더니, 예상보다 길어진 입맞춤에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주위의 환호성은 커지고, 한번 픽 웃은 윤기가 더 깊은 입맞춤을 해왔다.
해가 지는 바닷가에서 우리는,
누구보다 진한 입맞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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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ㅠㅠ
드디어,,
끝났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달려와준 독자님들 너무 감사드리구요 ㅠㅠㅠ
텍파는 요번주 이내로 정리된 암호닉과 함께 글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외전..
길이가 긴 것도 그렇다고 엄청 재미난 것도 아니니까 기대하지 마세요 ㅠㅠ
정말 감사한 마음에 썼습니다..!
제 부족한 글 항상 응원해주시고 읽어주신 분들 다시한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곧 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자몽에이드
81윤기38
또르르
풀넴썬키스트
제인
낑깡
까꿍
너와나의연결고리
0622
흔한아미
쿠잉
다우니
0418
블리
꾸뭉
넌봄
룬
휘휘
뿌야
안녕재화나
동상이몽
좀비야
닭다리
레몬에이드
리티
설탕
유유
시나브로
늉기
꾸기
찐슙홉몬침태꾹
이사
밍쩡
불가항력
동룡
후야
민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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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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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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