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m Tsui - Don't Want An Ending
| #0 4 |
by. 팊 생각보다 쑨양의 치료는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여전히 자신의 속마음은 왕원장 외의 사람, 즉 나에게는 말을 아끼는 그였지만, 운동치료를 할때는 적극적으로 따라와주어서 편했다. 약 2주간은 기구를 이용한 운동치료와 마사지, 심리치료가 병행되었다. 나는 차트를 살피다가 기구를 이용한 치료법 외에 다른 치료법으로 바꿔야할때가 된거 같다고 생각했다. “ 선생님 ” 한참 차트만 빤히 보고있는데 귓가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옆으로 시선을 굴려보니, 상체를 살짝 숙인채 내 바로 면전에 와있는 쑨양이 보였다. 놀래서 잠시동안 눈만 꿈뻑이며 그를 보고있었더니 쑨양이 먼저 한발 뒤로 물러섰다. “ 뭐,뭐야. ” “ 집중력이 참 좋네요. ” “ 놀랬잖아. ” “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던게 누군데요. ” “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가까이‥ ” 쑨양은 자업자득이라고 말하며 손을 휘저었다. 약이 바싹 오른 나는 그날 무리해서 운동치료를 감행했고, 다음날 쑨양은 온몸에 알이베겨서 바닥을 기어다녀야만 했다. 어디까지나 부상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한 행동이였기 때문에 바닥을 기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뿌듯해했다는건 그에게 비밀이였다.
“ 축제하네요. ” 로비를 지나가다가 붙어있는 광고를 보고 마침 그 자리 있던 왕원장에게 말을 걸었다. 왕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매년 하는 행사라고 했다. 흥미로운 표정으로 포스터를 보고 있었더니 그녀가 쯧쯧 혀를 찼다. “ 같이 안가줄거에요. 나는 달링이랑 갈거라서요. ” “ ‥같이 가자고 안했거든요? ” “ 재밌으니까 꼭 한번 가봐요. ” “ 같이 안가준다면서요. 혼자 이런데를 어떻게가요. ” “ 쑨양씨가 있잖아요? ” “ 환자랑 무슨 축제를 가요. ” “ 룸메이트인데 어때요? ” “ 강제 룸메이트죠. ” “ 그가 싫어요? ” “ ‥왜 맨날 이야기가 그렇게가요? ” “ 자꾸 투덜거리니까 그렇죠. 어린애같이. ” “ 내가 언제요! ” “ 지금이요. ” “ 아니라구요! ” “ 에이‥ ” “ 어허, 이 사람이?! ” “ 그러지말고 그냥 같이 가요. ” 마침 저 멀리서 쑨양이 걸어오고 있었다. 나는 눈썹을 꿈틀이며 왕원장을 보다가 다가와서 인사를 하는 쑨양의 손목을 덥썩 잡았다. 놀란 쑨양은 토끼 눈을 하고 왕원장과 함께 나를 바라봤다. “ 서,선생님? ” “ 좋아요! 갈게요! 간다구요! ” “ 잘됐네요. ” “ 예? 대체 무슨‥ ” “ 가면 되잖아요! 둘이서! 룸메이트끼리! 좋네요! ” “ ‥태환 너무 흥분했어요. ” 욱해서 날뛰다가 왕원장의 말에 순간 정신이 돌아왔다. 씩씩거리는 숨을 고르며 시선을 굴렸더니 여전히 놀래서 상황파악이 안되는 쑨양이 나를 이상한 사람 보듯 보고 있었다. 아‥ 저 여자는 나를 너무 잘 알아서 탈이였다. 항상 이렇게 말려버리니 골치가 아프다. 허허, 어색하게 웃으며 쑨양의 손목을 놓아주었다. 그사이에 왕원장은 그 날 꼭 만나자는 말만 남긴채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저 여우같은 여자가‥ “ 무슨 소리에요, 선생님? ” “ 어‥그게‥ ” “ ? 어, 축제하네. 어릴 때 이후로 가본적 없는데‥ ” 대답없이 머리만 긁적이는 나를 보다가 포스터를 발견한 쑨양이 포스터에 손을 얹은채 글자를 하나하나 쓸어내며 읽어내려갔다. 그런 쑨양을 가만히 보고있다가 지친 쑨양의 심리에 왠지 도움이 될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 순서가 좀 뒤바뀌긴 했지만 정식으로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 갈래? ” “ 에? ” “ 축제에 놀러갈래? ” 쑨양은 잠시 말이 없었다. 눈만 꿈뻑거리고 있는 저 머릿속으로 뭘 생각하는지 참 궁금했지만 참고 기다렸다. 쑨양은 이내 웃으며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들어 오랜만에 보는 미소였다. 원래 굉장히 잘 웃던거로 기억하는데 언제 저렇게 웃음이 귀해졌는지‥, 치료에 좀 더 노력을 해야겠다고 느꼈다.
“ 잘잤어요? ” 눈을 비비며 방에서 나오는데 들뜬 목소리가 들렸다. 멍하게 시선을 들어서 봤더니 언제 일어난건지 항상 나보다 늦게 일어나던 쑨양이 벌써 씻고 나오고 있었다. 어라, 일찍 일어났네‥ 라면서 웅얼거렸더니 쑨양은 작은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왠지 내가 매일 하던 대사를 뺐긴 기분이였지만, 뭐 어때. 라고 생각하며 씻고 나왔다. 쑨양은 그 날 굉장히 들떠있었다. 운동치료 중에도 들떠서 계속 내 말을 놓치거나 혹은 오버페이스를 달렸다. “ 쑨양 ” “ 응? ” “ 축제 처음 가봐요? ” 하루 종일 쑨양을 들뜨게 만든 원인은 다름아닌 축제였다. 저 큰 덩치를 해서는 아까부터 밖에서 축제 시작을 알리는 소리에 혼자서 와, 시작했다! 라며 방방 뛰다가 하늘로 풍선들이 날아오르자 풍선이다! 라며 잡을 기세로 밖으로 뛰어나가버려서 다시 잡아와야만 했다. 좀처럼 운동에 집중을 안해서 오늘은 일찍 치료를 접고, 진료실에 가둬놨더니 창문에 매달려서 계속 히죽거리고 있었다. “ 어릴 때, 아주 어릴 때. ” “ 음‥, 알았으니까 좀 얌전히 앉아있어요. 차트 정리가 안되잖아. ” “ 그냥 창문만 보고 있을테니까 열심히 해요. ” “ 니가 그렇게 들떠있으면 집중이 안된다고‥ ” “ 어쩔 수 없어요. ” “ 왜? ” “ 좋으니까요. ” “ 뭐가? 축제가? ” 쑨양은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않았다. 왜 대답을 안하나 하고 돌아봤다가 문득 쑨양과 시선이 마주쳤지만, 밖에서 나는 펑 하는 소리에 그는 금새 다시 고개를 돌리고 창밖을 보며 와~ 거리고 있었다. 아까 그 시선은 뭐지‥. 잘못 본거겠지 하고 다시 차트에 집중을 했다. 이걸 얼른 끝내야 저렇게 축제에 들뜬 그를 데리고 나갈 수 있으니까. 일을 다 끝내고, 땀에 젖은 몸을 씻고 가고 싶다는 쑨양 덕에 집에 먼저 들려야했다. 쑨양은 씻고 나와서 옷장 문을 열어놓고 한참을 분주하게 움직였다. “ 옷도 없으면서 뭘 그렇게 고민해. ” “ 옷이 없어서 고민인거에요. ” 쑨양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문에 기대서 서있는 나를 봤다. 빨래를 하면서 느낀거지만 쑨양은 옷이 대부분 트레이닝복이였다. 나도 선수 생활을 할때는 그랬기 때문에 왠지 그가 측은하게 느껴졌다. 결국 쑨양은 예나 지금이나 참 자주 입는 검은 진에 빨간 체크남방을 걸쳤다. 몇일 전에 장난 삼아서 매일 공식석상에도 그런 스타일로 나가더니 옷이 그거 밖에 없냐고 놀렸다가 정말 진심으로 우울해하는 그를 보고 당황했었는데‥ 그날 쑨양은 원래 옷을 잘 못고른다고 했다. 그래서 무난하고 편한 셔츠에 청바지를 유독 자주 찾게된다고 했었는데, 다음에 옷이나 한 벌 사줘야겠다‥.
“ 사람 엄청 많다‥ ” 나는 축제 행사장에 도착해서 수많은 인파들로 인해 눈앞이 아찔해짐을 느꼈다. 중국의 인구가 많은건 알고 있었지만, 그 한산하던 시골 마을에 이렇게 사람이 우글거리는건 처음봤다. 쑨양은 워낙 많은 사람을 자주 봐서 그런지 그저 주변을 두리번 거리기 바빴다. 잠시 다른곳을 보고있다가 옆을 봤는데 쑨양이 없었다. 놀래서 퍼뜩 그를 찾으려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워낙 키가 큰 쑨양이다보니 시선을 좀만 틀었더니 사람들 틈에서도 눈에 띄었다. 인형가게 앞에서 눈을 동그랗게 뜬채 구경하는 쑨양에게 다가가서 뒷덜미를 잡아 사람이 그나마 없는 곳으로 질질 끌고 갔더니 제대로 못 봤다며 자꾸 투덜거렸다. “ 아, 엄청 귀여운거 봤는데! ” 나는 아무말없이 쑨양을 바라봤다. 쑨양은 다시 한번더 투덜거렸고, 나는 다시 한번도 무언으로 답했다. 그제야 힐끗 내 눈치를 살핀 쑨양은 입술 삐죽거리며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쑨양은 미안하다고 했다. “ ‥축제가 너무 오랜만이라서 나도 모르게 들떴어요. ” “ 휴‥ ” 미간을 짚은채 한숨을 쉬니 다시 한번더 쑨양이 미안하다고 했다. 사실 이렇게 사람이 많은곳에서 잃어버린다면 아마 집에 가기 전까지는 절대 찾지 못할거 같았다. 그래서 놀래서, 놀란 마음에 더 화도 났다. 정말 몸만 큰 이 사내를 어떻게 해야할까. 하루하루 지날 수 록 그는 종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놀러와서까지 그에게 잔소리 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째뜬 쑨양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서 온 축제였기 때문에 다른 말은 접어두기로 했다. “ 손. ” “ 네? ” “ 손 달라고 ” 쑨양은 머뭇머뭇 손을 내밀었고, 그 위에 내 손을 덮어 꼭 잡았다. 쑨양은 눈을 꿈뻑이며 손을 내려다봤고, 나는 그를 살짝 잡아끌었다. “ 안갈거에요? ” “ ‥선생님. ” “ 이렇게 안하면 또 어디로 갈지 모르니까 그러는거에요. 얼른 가자. ” 쑨양은 순순히 손을 맞잡은채 따라왔다. 우리는 이리저리 노점상을 둘러보며 축제를 즐겼다. 두리번 거리며 한국에서 보지못한 것들을 많이봐서 신기하게 보고 있는데 옆에서 어린아이처럼 신나서 해맑던 쑨양이 문득 입을 열었다. “ 화 안났어요? ” “ 음, 내가 그렇게 속 좁아보여? ” “ 그런게 아니라‥ ” “ 괜찮으니까 오늘은 편하게 즐겨요. 열심히 재활운동 해준 쑨양에게 주는 선물이니까. ” “ 선물이요? ” “ 나는 사람 많은 곳 별로 안좋아해. 오늘은 쑨양을 위해서 나온거니까, 재밌게 놀지않으면 화낼거에요. ” 그 후 쑨양은 말이 없었지만, 왜인지 맞잡은 손에서 꾸욱 잡는 힘이 느껴졌다. 한걸음 한걸음 걷던 쑨양은 이내 인형 판매점이 나오자 또 흥분을 해서 나를 거의 질질 끌고가다싶이 뛰어갔고, 그런 그를 보며 나는 참 어쩔 수 없는 사내구나 하고 느꼈다. 괜시리 웃음이 실실 나와서 인형을 구경하는 그의 곁에서 가만히 웃고만 있었다. 어쩌면 아직 때묻지 않은 그런 순수한 사람이라서, 쏟아지는 부담감에 더 상처를 받은거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축제내내 들떠서 웃는 그를 보며 바보같다고 놀려댔지만 오늘처럼 매일 이렇게 웃어줬으면 좋겠다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하루종일 그렇게 생각했다.
*** 신나서 돌아다니다가 태환이 조금 지친 듯 보여서 마실 것을 사서 근처 벤치에 앉았다. 얼마나 손을 오래 잡고 있었던지 손바닥이 축축해져 땀이 났다. 괜시리 주먹을 쥐었다 폈다 했더니, 그가 손이 아프냐고 물어왔다. 고개를 내저어서 답을 대신했더니 다행이라며 웃어준다. 괜히 심장이 또 두근두근, 맞잡았던 손이 더 뜨거워지는 기분이였다. “ 선생님 ” 커피를 입에 댄채 고개를 돌려서 나를 보는 그 어깨가 분명히 움찔거렸다. 많이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이 호칭에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그가 좋았다. 작게 베시시 웃었더니, 왜 웃냐고 태환이 물었다. 괜히 헛기침을 하며 아니라고 했더니 뭐냐며 어깨를 살짝 툭 쳐왔다. “ 후회‥안해요? ” “ 어? 뭐를? ” “ 은퇴한거요. ” “ 아‥ ” 말꼬리를 흐린 태환은 입을 다물었다. 괜한 질문을 했나 싶어서 음료수를 홀짝거렸다. 어느새 그많던 사람들이 이상하리만치 다들 없어져서 주변이 한산해져 바람소리만 간간히 들려왔다. 한참 입을 다물고 있던 태환이 겨우 다시 말을 이었다. “ 후회는 하지않지만, 미련은 있어. ” “ 미련? ” “ 쑨양에게도 그렇겠지만, 수영은 내 전부였으니까. ” “ ‥왜 더 욕심 내지않았어요? ” “ 힘들어서 ” 그렇게 말하는 태환의 목소리가 축쳐져있었다. 고개를 돌려서 그를 봤더니 시선을 떨군채 있었다. 사실 항상 궁금했었다. 이렇게 될까봐 묻지않았던건데 아무래도 기분 좋게 놀러와서 괜한 질문을 했나보다. 축쳐진 그를 보며 속상해서 입술을 계속 삐죽거렸더니 나를 본 태환이 내 머리를 슥슥 쓸어주었다. 가끔 그는 이렇게 내 머리를 쓸어주었다. 처음엔 강아지 취급하는거 같아서 별로였는데 이젠 꽤 익숙해졌다. “ 사실 은퇴하기전에 많은 난관에 부딪혔어요, 나도. 은퇴를 반대하는 사람들‥, 아직 내 자리를 메꿀 선수가 없는 국가의 사정, 그런 국가에 대한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감‥. ” “ 아‥ ” 따지고보면 나보다 더 힘들었을 태환이였다. 나는 얼마든지 내 자리를 채울 수영선수가 많은 나라의 국가대표였다. 뒤에서 자국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나보다, 뒤에서 치고 올라와줄 선수가 없던 태환이 더 힘들었을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혼자서 얼마나 많은 짐을 메고 있었던걸까 이 사람은. “ 그런 의미에서 쑨양이 나는 많이 미웠는데 몰랐죠? ” “ 에? 내가요? 왜요? ” “ 아직 좀 더 정상의 자리에서 있어야할 이유가 있는데, 쑨양이 너무 빨리 치고 올라와서요. ” “ 그, 그건‥ ” “ 물론 그게 쑨양의 잘못은 아니지, 알고있어요. ” “ ‥하지만 난 정말 존경하고 따라잡고 싶었어요. ” “ 쑨양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에요? ” “ 예? ” “ 수영선수 박태환은 꺾고 올라가야했던 난관 같은거에요? 나는 이제 진짜 한물간 수영선수 였던 사람이 된건가‥. ” 이상하리만치 태환의 목소리가 슬프게 들렸다. 태환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런가, 그래. 정상에 섰던 태환은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구나. 바람이 차갑게 느껴졌다. 입술만 잘근거렸다. 그러던 중 태환이 먼저 일어나서 축제가 끝나겠다며 얼른 더 구경하자고 했다. 나는 다리에 힘이들어가지 않아서 앉은채 그 뒷모습만 올려다봤다. 아, 그래. 잊고 있었다. 이 뒷모습을‥. “ 쑨양? ” 내가 대답이 없자 그가 돌아서서 봤다. 그리고 태환은 굉장히 당황스러운 얼굴로 나를 봤다. “ 왜 울어, 쑨양? ” 내 곁으로 다가와 어디가 아프냐며 이곳저곳을 살폈다. 내 이마에 손을 얹은 태환의 손을 잡아서 내렸다. 손이 잡혀서 그는 어정쩡하게 서있었다. 눈물이 참 많은 나는 가끔 이렇게 통제력을 잃었다. “ 미안해요 ” “ 뭐가? ” “ 나는 그냥‥ ” 태환은 무슨 소리냐며 울먹거리는 내 옆에 다시 앉았다. 사람들이 얼마 없는게 참 다행이라고 문득 생각했다. 아무리 눈물이 많기로 유명했지만, 이런 우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이는건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였다. “ 보이기 싫었어요. ” “ 무슨‥ ” “ 내 우상에게 좋은 모습만, 강한 모습만 보이고 싶어서 그동안 태환에게 일부러 선을 그었어요. ” “ 어‥? ” “ 그냥 그러고 싶어서, 우상에게 절대 밉보이고 싶지않아서‥ ” 강해보이고 싶었다. 사실 태환에게 만큼은 내 고민을, 지쳐서 무너져버린 내 상태를 보여주고 싶지않았다. 그런데 그런 나를 맡은건 태환이였고, 나는 그런 그에게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했다. 태환은 이런 고민을 하지 않는줄 알았다. 항상 당당한 나의 우상이였고 내가 이곳으로 온 이후로도 단한번도 약한 모습을 보여준적이 없었다. 하루하루 철두철미하게 계획대로 움직였고, 내가 재활치료를 하면서 조금이라도 약한 모습을 보이면 단호하게 혼냈던 그였다. 그래서 더더욱 나는 태환에게 내가 힘들다고 말하지 못했다. 첫날에 그렇게 울었던 날도 후회했다. 어쩌면 나는 당당한 그에게 지고 싶지않았던거 일지도 모른다. “ 태환은 누가 뭐라해도 내가 수영을 열심히 하게 해준 내 우상이에요. 내가 수영에 흥미를 가지고, 더 열심히, 목표를 가지고 달릴 수 있게 해준 그런 사람이에요. ” “ ‥… ” “ 그러니까 그런 생각하지마요. 내가 무너질때마다 다시 나를 잡아준 그 뒷모습을 난 기억하고 있으니까. 너무 닮고싶었고 따라잡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니까. 아직도 나는 태환을 이겼다는 생각하지 않아요. 태환은 여전히 내가 이기고싶은 나의 우상이니까. ” 눈가를 슥슥 문지르고 그를 바라봤다. 그는 멀뚱히 나를 보다가 방긋 웃었다. 울고있던 내가 민망할 만큼 해사하게 웃어줬다. 그리고 또다시 그 따뜻한 손으로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주었다. 왠지 쿡쿡 찌르듯 아팠던 가슴이 그 손길에 치유되는 느낌이였다. “ 쑨양은 참 좋은 사람이야. ” “ 예? ” “ 쑨양만큼 박태환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걸. ” 그는 키득거리며 웃었고, 나는 왠지 얼굴이 뜨거워졌다. 놀리는거냐며 투덜거렸더니 태환은 놀리는거라고 말했다. 그에 또 울상을 지었더니 또 울면 더 놀릴거라고 하며 내 손을 잡아 일어섰다. 태환은 진심을 말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오늘은 놀러왔으니까 일단은 다 잊고 재밌게 놀자고 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길을 따라 걷던중 머리위로 형형색색의 폭죽들이 터졌다. 나와 태환은 그대로 멈춰선채 우와- 거리며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폭죽이 수놓은 그 날의 밤하늘과, 마주잡은 손에서 느껴진 그 날의 온기를 왠지 나는 오랫동안 잊지못할거 같았다.
|
팊.
3화는 소소한 에피소드라면 4화는 좀 더 깊게 파고는 일상 에피소드 느낌이네요 ㅎㅎ
쑨양이 마음을 열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해서 고민하다가 그냥 막 질렀..네요 ㅠㅜ ㅇ<-<
더 재밌게 쓰고싶은데 마음만큼 안되니까 답답하네요 에혀...ㅎㅎㅎ
다른분들 글 보면서 제가 너무 재밌게봐서 ㅠㅜㅜ 슬픕니다 어헝헝 ㅠㅜㅜㅜㅠㅠ
이번편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여러분들 덕에 제가 열심히 써요!
+제 글은 항상 그랬지만 위아래가 없는 쑨환태양이라서 그걸 생각하면서 읽으면 좀더 재밌으실거에요~
절대 제 글은 쑨환이아닙니다 ㅋㅋㅋ 쑨환의 느낌이 더 강한건 사실이지만요 ㅇ<-<
| 암호닉 스릉스릉 S2 |
T,무슈,파랑, 박쑨양, 허니레인, 응가, 아와레, 태쁘, 마린페어리, 샤몰이, 흙흙, 촹렐루야, 광대승천, 코난, 쌀떡이, 아스, 피클로, 빈츠, 소어, 돌고래, 매치드, 깨식빵, @, 감수성, 양갱, 당근, 빠삐코, 뺑, 또윤, 아롱이, 너구리, 파랑, 여름향기, 포도주스, 음마, 부은눈, 레몬, 대후니요정, 오동통, 브이콘, 카르페디엠, 콩가루, 햇반보이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ㄹㅇ 영롱하다는 갤럭시 신규 컬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