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정리가 되지 않는다.
아, 그리고 구독료 그거 정하면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총 몇 분인지 알 수 있더라고요?
조각글 쓰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오... 여기 너무 신기해...
신기한 곳이야...
Livin Out Loud-I Can't Stop
같은 시간, 다른 시점.
내 주인은 무기력하다. 그러나 부지런하다.
뭔가 말이 이상하지만 주인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때는 자고 있을 때나,
나를 바라보고 있을 때 정도이다.
아, 나를 쓰다듬을 때도.
그 외는 언제나 일을 한다.
지금도 주인은 거실 소파에 앉아 테이블에 여러 종이를 펼쳐놓은 채 무언가를 그리고, 쓰고, 지우기도 하면서
일을 하는 중이다.
무언가에 집중하는 주인을 바라보는 건 즐겁다.
무표정하게 일자로 다물린 작은 입술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살풋 찡그려지는 미간도,
그리고 밝게 탈색이 된 머리를 쓸어올리는 하얗지만 남자다운 손도
다 주인을 이룸으로써 너무나 빛이 난다.
나를 데려오고 얼마 있지 않아 널찍하게 바뀐 소파는 주인이 끝에 앉아있고 내가 그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도 충분할 정도로 크다.
그래서 나는 지금 주인의 옆에 엎드려
두 손을 겹쳐 그 위에 턱을 괸 채 주인을 바라보는 중이다.
집중하는 주인을 바라보는 건 즐겁다.
근데,
이제 슬슬 나 안 봐주려나.
느릿하게 꼬리를 흔들고 있다보니 시간이 흘렀나보다.
천천히 주인의 고개가 움직인다.
아,
눈이 마주쳤다.
주인의 시선이 닿을 때는 언제나 기쁘다.
집중하느라 가라앉았던 눈빛이 제게 향할 때면 알게모르게 따듯하게 물들여지는 것이 너무나 즐겁다.
너무나 좋다.
절로 웃음이 나와서 웃어버리면
주인은 손을 뻗어 내 머리를, 미간을, 뺨을, 목덜미를 쓰다듬어준다.
주인.
윤기야.
오늘도 내가 있어서 행복해?
나는
오늘도 행복해.
내 강아지는 언제나 밝다. 항상 밝고, 밝아서 절로 나까지 따듯하게 물들여지는 것 같다.
온통 저를 흔들어놓을 정도로 소란스럽게 다가와서는
이상하게도 조용히 곁에 머무른다.
항상 그렇다. 일을 하거나, 무언가 하고 있을 때 강아지는 나를 보채지 않는다.
다만
나를 바라볼 뿐이다.
처음에는 그 짙은 시선이 부담스럽고 익숙치가 않아 꺼려졌지만 지금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흔히들 이런 것을 익숙해졌다고들 표현하던데. 그런건가.
마저 구상하고 있던 것들을 마무리하는 와중에도 계속 내 얼굴에 꽂히는 시선은 느껴졌다.
꼬리가 흔들리는지 소파에 슥슥 쓸리는 소리도 옅게 울렸다.
쥐고 있던 펜을 놓고 고개를 돌렸다.
아,
눈이 마주쳤다.
마주치자마자 정말 기쁘다는 듯 부드럽게 휘어지는 눈가와 입매,
깊게 보조개가 파이는 말랑한 볼,
저를 불러주길 바라는지 쫑긋거리는 귀,
살짝 더 세차게 흔들리는 꼬리.
저 모습이 다 제 강아지를 이뤄 한결 더 따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려 웃음을 내보이면서 아까 했던 생각을 조심히 정정했다.
익숙해진 게 아니다.
다만 이 따듯한 시선에 담긴 애정을 기쁘게 받는 법을 제 강아지에게 배운 것 뿐이다.
손을 뻗어 부드러운 머리부터 버릇마냥 미간을, 뺨을, 목덜미를 쓸어내렸다.
제 손길을 즐기는 나른한 얼굴은 언제 봐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평온하고, 행복해보여서
나까지 벅차오르는 무언가를 느끼곤 했다.
내 강아지.
준아.
오늘도 내가 네 주인이라서 행복해?
나는 네가 내 강아지라서
오늘도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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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작가님 사랑해요 결혼해님께서 선물해주셨습니다. 선물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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