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전적이 있어서 그런지 청소기 소리를 싫어하는 남준이에게 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없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냥 생각나서 쓴겁니다. 하하하하하하하.
Livin Out Loud-I Can't Stop
식욕이 조금 떨어지는 편인 윤기도 가끔은 야식이 땡겼으면 좋겠다.
작업을 끝내고 나오니 아까 저녁을 먹었지만 왜인지 허기가 느껴지고,
마침 남준이도 오늘따라 낮잠을 많이 잤는지
잠이 안 오고 배가 고프다며 윤기의 어깨를 감싸 얼굴을 부볐으면.
남준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허리에 남준이의 팔이 둘러진 그대로
윤기는 남준이를 매달고 냉장고 쪽으로 갔으면.
윗쪽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전단지나 몇 개 없는 쿠폰을 보다가
남준이가 맛있어 하던 것들을 위주로 골라내어
냉장고 아래쪽으로 끌어내리거나 전단지를 붙인 테이프를 떼어 비슷한 위치에 붙여놓았으면.
남준이는 가만히 윤기가 골라낸 것들 중에서 고민하다가
여전히 윤기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로 손만 뻗어 하나를 골랐으면 좋겠다.
족발?
응. 이거 먹고 싶어.
윤기와 같이 메뉴를 정하고 나서
오늘은 특별히 매운 것도 먹고 싶었던 윤기가 불족발도 같이 시켰으면 좋겠다.
평일 밤이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일찍 족발이 도착하면 윤기가 계산을 하는 사이,
남준이가 족발을 받아 거실 테이블 위에 두고
뜯지는 않고 그저 쌓인 음식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풀어놓았으면.
윤기가 와서 포장을 뜯기 시작하면 컵이나 물 등을 챙겨왔으면 좋겠다.
테이블 위에 챙겨온 것을 내려놓고 윤기의 옆에 앉고 나서
먹기 전에 윤기를 빤히 바라봤으면.
기대를 담은 얼굴과
천천히 살랑이는 꼬리를 연달아 본 윤기가 입꼬리를 올렸다가
고개를 돌려 남준이의 어깨를 잡고 볼에 짧게 입을 맞춰줬으면 좋겠다.
칭찬의 의미를 담은 입맞춤에
답례의 의미를 담은 입맞춤이 돌아왔으면.
남준이가 혼자 젓가락을 뜯다가 한 쪽을 쓸 수도 없게 반 조각을 내버려서
윤기가 익숙하게 봉투를 뒤적여 망연자실하게 젓가락을 보고 있는 남준이에게
딱
알맞게 쪼개진 나무젓가락을 건넸으면 좋겠다.
족발을 한참 먹다가 일반 족발도, 불족발도 반쯤 비워졌을 쯤
남준이가 빤히 윤기가 먹고 있는 불족발 쪽을 바라봤으면.
안 돼.
먹으면 안 돼?
매워, 이거. 너 매운 거 못 먹잖아.
응. 그래도 궁금해. 엄청 맛있는 냄새가 나.
양념때문에 그러나.
입가에 묻은 붉은 소스를 닦아낸 윤기가 고개를 기울이면서 딸려온 전을 조금 잘라 남준이에게 먹여줬으면.
계속 먹어보고 싶다고 조르는 남준이를 보고
윤기는 그나마 제일 작은 조각을 고르고,
양념을 한참을 젓가락으로 긁어낸 뒤에야 남준이에게 먹여줬으면 좋겠다.
맛있다는 남준이에 의아해하면서도 몇 조각을 더 먹는 것을 허락하고나서
물통에 든 물이 다 떨어져 일어나 냉장고에 다녀오는데 뒤에서
악
소리가 났으면 좋겠다.
윤기가 고개를 돌리고 본 것이
온 얼굴이 붉어진 채 입을 틀어막고 급하게 우유나 물을 찾는 남준이었으면.
아, 왔구나.
남준이의 상태를 안 윤기가 묵묵히 냉장고로 달려와서 맵다고 울상을 지은 채 안절부절하는 남준이에게 우유를 건네주었으면.
안 그래도 유통기한 얼마 안 남아서 시리얼이나 한 번 먹을까 했는데 이렇게 처리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한 채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의 남준이 옆에서 태평하게 있었으면 좋겠다.
주인아, 매워. 아, 매워. 매워.
맵다고 했잖아.
주인은 입이 불로 되어 있는거야? 어떻게 그렇게 멀쩡하게 먹었어? 아, 아닌데... 키스 할 때 그런 거 안 느껴졌는...
거기까지.
윤기가 손을 들어 남준이의 입술을 툭 치다가 입술 위로 동그랗게 난 우유수염을 닦아줬으면.
그럼 그나마 매운 맛이 가셨는지 아직 얼얼한 입술을 꾹 다무는 남준이가 보고 싶다.
그 모습을 빤히 보던 윤기가 작게 웃음을 터뜨리면서 휴대폰을 가져와 남준이의 얼굴을 찍었으면.
왜 찍어?
너 입술 퉁퉁 부은 게 웃겨서.
아, 뭐야. 찍지마.
안 돼. 이리와. 이리오라니까, 준아. 자, 여기 봐.
입꼬리를 잔뜩 끌어올린 윤기가 웃으며 온 거실을 돌면서
입가를 가린 채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면서 도망치는 남준이를 졸졸 따라갔으면 좋겠다.
늦은 밤의 술래잡기는
남준이가 윤기의 허리를 뒤에서 끌어안아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가
아직도 웃음기가 가득한 윤기의 온 얼굴에 입을 맞추면서 그만하라고 할 때 즈음에서야 멈췄으면 좋겠다.
웃음기도 가라앉을 정도가 되어서야 둘은 다시 자리에 앉아서
야식을 먹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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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예쁜 글씨와 귀여운 그림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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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 걍 신혼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