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나쁜 사람이 된 기분이네요. 하하하... 여러분들의 원망소리가 제게 들리는 기분...
과거. 마지막.
엠레스트 - 별빛나비
태형이와 몇날 며칠이 걸린 실랑이 끝에 윤기는 태형이의 집에서 나올 수 있었으면.
그럼 자신이 나갈테니 구한 집에서 살라는 태형이의 말에 고개를 저은 윤기가
여기 집세는 아마도 내가 감당하기 힘들거라면서 조심히 거부했으면 좋겠다.
너는 혼자여도 절대 혼자가 아니라고 나가기 전 태형이의 손을 잡고 말했으면.
태형이는 꼭 자주 놀라오라면서 몇 번이고 당부하고
윤기는 고개를 끄덕였으면 좋겠다.
윤기의 새 보금자리는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어두운 지하였으면.
그 하얀 지옥에서 나왔는데 어떤 곳인들 안 좋을까.
그렇게 도심 구석 한 칸에 자리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천천히 제 몸의 한계를 느꼈으면.
늑대반인반수와 달리 토끼 반인반수는
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느리고,
난생처음 나와본 밖이라 모르는 것 투성이에,
불규칙한 발정기에 시달려야 하고,
종종 피곤이 쌓이면 더 쉽사리 귀와 꼬리가 튀어나오고,
아예 나갈 수도 없는 날이 몇 번이나 반복 되었으면.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한데, 저...
저기, 윤기씨. 윤기씨가 아픈 건 이해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자주 빠지면 우리 입장도 굉장히 곤란해요.
아...
연락을 해도 집주인을 통해야 하고, 그렇다고 꼬박꼬박 연락이 되는 것도 아니고. 윤기씨가 나쁜 사람이 아닌 건 알지만 성실한 사람인지는 모르겠네요.
...
미안해요. 내일부터는 안 나오셔도 괜찮습니다.
겨우 구한 일자리를 잘리고,
또 겨우 구한 일자리를 잘려,
나중에는 집주인이 이정도 방세도 못 내냐고 문을 두드렸으면.
윤기는 뜨거운 숨을 뱉어내면서 몸을 웅크렸으면 좋겠다.
처음으로
자신은 왜 태형이와 같은 늑대가 아닌 고작 토끼인지,
제 몸하나 조절을 못하는 토끼인지 하얀 귀를 긁어내리며 울음을 옅게 토해내기도 했으면.
결국 구한 방에서도 쫓겨난 윤기는 몇 개 없는 짐을 모두 전당포에 팔아도 얻을 수 있는 돈은 얼마 없었으면.
방을 구하기는 커녕,
며칠의 끼니도 겨우 때울만한 푼돈정도의.
그 돈을 쥔 윤기는 제 무력함에 헛웃음을 지으며 주머니속에 항상 부적마냥 들고다니는,
태형이 명의로 된 카드를 만지작 거렸으면 좋겠다.
혹여 일이 생기면 꼭 쓰라고.
하다못해 하루에 한 번이라도 써서 자신에게 안부를 전해달라는 태형의 부탁에
버릇마냥 귀를 쓸어내리려 손을 올렸다가
온전한 사람의 모습이라는 걸 알고 손을 내렸으면.
대신 깊은 한숨을 내쉬었으면 좋겠다.
당장에 갈 곳은 없고,
제 처지를 안다면 태형이의 집을 갔을 때 잡힐 것이 뻔하니 갈 수도 없고.
어쩐다...
차가워진 바람이 몸을 훑고 가면 윤기는 구석진 골목에서 토끼의 모습으로 변했으면 좋겠다.
차라리 이게 더 따듯하니까.
그렇게 길거리를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돌아다니다가
어느 원룸 근처에 자리를 잡고 가만히, 있었으면.
하필 옆집에 먹이를 주는 사람이 있는건지
제 시야에 가끔 고양이들이 보이면 바쁘게 구석으로 도망쳐 몸을 바들바들 떨기에 바빴으면.
이미 떨쳐버릴 줄 알았던 과거의 잔상은 그렇게 계속 윤기를 잡고 있었으면.
울음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누구라도, 누구라도 보이면 그의 집으로 가서 주린 배라도 채우자는 결심이 설 무렵에
코 끝을 살짝 간질이는,
마트에 막 다녀왔는지 옅은 채소향을 머금고 있는 남자를 발견했으면.
잠시 주춤하며 고민하는 사이 또 한 번 울리는 고양이 울음소리에 바로 달려가 남자의 바지춤에 매달려 그의 방까지 들어갔으면.
내던져지고 저도 모르게 사람으로 변한 뒤
에라 모르겠다 싶어 강하게 나가버리자고 저도 모르게 삐딱한 말투로 남자에게 제 요구사항을 들이댔으면.
뜻밖에 그 말이 잘 통했는지 당근을 얻어먹고,
바로 나갈까,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할까 고민하는 찰나에 남자가 이름을 물어왔으면.
그 이름을 묻는 얼굴이 너무나 순수해서,
태형이의 어렸을 때 얼굴과 어째서인지 겹쳐보여서
저도 모르게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으면 좋겠다.
내 이름 들으면 너 나 길러야 돼.
단 몇마디를 나누더니 저를 기르겠다며 일어나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던 윤기가 귀로 눈가를 가린 채 눈을 꾹 감았으면.
어머니,
이번에는 제가 이 온기를 잃지 않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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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귀여운 그림 감사합니다. 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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