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조각을 쪼개는 건 하지 말아야 할 짓이에요.
하편을 세 번 뒤집었더니 죽겠다.
근데 트렌드에 랩슈 떴다면서요?
이런,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남준이가 대형견인 썰 138부터 이어집니다.
요약. 둘은 여름 여행 중.
Shizuko Mori - Sunny
해가 다 저물고 나면 윤기가 냉장고에 한참 정리해뒀던 것들을 꺼내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남준이는 강아지로 변해 마당을 뛰어놀면서 다람쥐나 가끔 나오는 작은 동물들과 술래잡기를 하는 사이에
윤기는 묵묵히 저녁에 먹을 것들을 준비했으면.
어느정도 세팅을 끝낸 뒤에는 행여 연기나 불빛에 벌레가 달라붙을까 싶어 꼼꼼하게 또 모기향 등을 설치했으면 좋겠다.
동글동글한 모양의 모기향을 본 남준이가 다가와 모기향의 향을 맡다가
에취, 하고 재채기를 하면 옆에서 윤기가 웃으며 남준이의 코를 손으로 막아 꾹 밀어냈으면 좋겠다.
이거 향 맡는 거 아니야, 인마.
그대로 밀려난 남준이가 윤기의 손에 얼굴을 부볐으면 좋겠다.
남준이가 들어가 사람으로 변해 윤기의 얇은 외투까지 챙겨서 다시 마당쪽에 나왔으면 좋겠다.
그 사이 윤기는 숯에 불을 붙였으면 좋겠다.
하얀 목장갑 끝이 조금 검게 물들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집게로 두툼한 고기를 들어 석쇠 위로 올리고,
남준이는 그걸 옆에서 두 눈을 반짝거리면서 기대에 차서 얌전히 기다렸으면 좋겠다.
준아, 거기 있는 소세지 줘 봐.
이거?
응.
남준이는 가만히 앉아있다가 윤기가 뭘 가져와, 라고만 하면 바로 벌떡 일어나서 부지런히 움직였으면 좋겠다.
고기가 어느정도 구워지고,
쌈재료를 가지고 남준이가 한가득 크게 싸서 윤기의 입에 넣어주기도 했으면.
윤기는 그걸 씹느라 미간을 살짝 구긴 채로 양 뺨을 잔뜩 부풀린채로 우물거렸으면.
남준이는 귀엽다는 듯이 웃으며 그걸 바라보다가 똑같이 빵빵하게 싸여진 쌈을 입에 물고 한참 우물거렸으면.
아무리 자신들이 서 있는 곳이 모래가 있는 공터라지만 그래도 숲 안이라 윤기가 더 긴장한 채로 불을 다뤘으면 좋겠다.
이런 일을 하라고 펜션측에서 만들어놓은 공간이지만 혹시 모르니까.
그래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집중해서 고기를 굽고, 소세지를 구웠으면 좋겠다.
남준이가 볼을 가득 채운 채로 우물거리는 것을 본 윤기가 흐뭇하게 웃으면서 남준이의 볼을 괜히 콕 찔러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엄지로 남준이의 볼을 쓰다듬으면
남준이는 익숙하게 고개를 움직여 윤기의 손에 얼굴을 부볐으면 좋겠다.
윤기가 고기를 굽느라 밥을 통 먹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남준이가 쌈을 싸면서 계속 우물거리는 발음으로 윤기에게 쌈을 먹으라며 건네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윤기야, 너는 웃으면서 최대한 크게 입을 벌려 그 쌈을 받아먹었으면 좋겠다.
고기만 있거나,
채소만 가득 있거나,
간간히 취향이 아닌 생마늘이 씹혀도
맛있냐고 물어오는 남준이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묵묵히 고기 옆에 마늘도 올려놨으면 좋겠다.
준아, 마늘은 구워서 먹어야 맛있어.
그러다 이제 남준이와 윤기의 배가 불러오면,
남은 재료는 주섬주섬 남준이가 봉지에 담아 싸고,
윤기는 숯을 완전히 끄는 것에 또 정신이 팔렸으면 좋겠다.
쓰레기 정리를 다 끝낸 남준이가 아직 밖에 있는 윤기에게 다가가 손을 들어 입가를 문질러 닦아줬으면.
남준이 손가락에 묻은 제 입술에 있던 기름기를 본 윤기가 물티슈를 뽑아 남준이의 손을 닦아줬으면.
뒷정리가 다 끝나면 부른 배를 안고 둘은 그대로 거실에 누워버렸으면 좋겠다.
머리맡에 피어오르는 모기향에 익숙해진채로
모기가 자꾸 날라들어와서 닫아놓은 베란다 창을 통해 어두워진 하늘을 올려봤으면.
확실히 더 여러 빛을 품고 있는 하늘을 보고 아무 말 없이 그렇게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어느새 모기향이 반쯤 타들어가면,
윤기가 일어나 제 팔을 벅벅 긁었으면 좋겠다.
그걸 본 남준이가 윤기의 팔목을 잡아 내리고, 모기에 물렸는지 조금 붉게 달아오른 팔뚝에 입을 맞췄으면.
살짝 이를 드러내 물린 곳을 깨물었으면.
윤기의 어깨가 움찔, 떨렸으면 좋겠다.
아파.
주인 몸에 이런 자국을 남기는 건 나 하나여야 하는데.
그럼, 모기 다 치워주던지.
그러고 싶다.
실없는 농담을 한거라 윤기가 작게 웃으면 남준이도 따라 웃으면서 몸을 일으켰으면 좋겠다.
몸에 가득 밴 고기냄새에 둘은 또 한 번 씻고 나왔으면.
시간이 늦어 잠에 잘 들기 위해 윤기가 맥주를 꺼내오면,
옆에서 따라서 맥주를 골라 꺼내오는 남준이가 보고 싶다.
과자 남은 거 있나?
아직 많을걸.
남준이가 남은 과자를 뜯어 테이블에 늘어놓으면,
둘은 손이 가는대로 과자를 집어먹으면서 나른한 저녁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어둠이 깔리는 만큼
짙은 밤이 다가오는 것을 기다렸으면.
나른하고, 조용하면서, 적당히 졸린 시간을 보냈으면.
한 여름의 밤이,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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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예쁜 글씨와 귀여운 그림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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