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하얗게 불태웠더니 아주 내 기가 다 빨리는 느낌이...
쓸데없는 사담이지만 사실 제 윤기 사진폴더의 이름은 '군주' 입니다.
넋놓고 쓱 읽다가
"... 윤기 폴더 어딨지?" 이러는 게 함정.
사실 1일 1번 이런다는 게 함정. 근데 바꿀 마음은 없다.
세레노 - 소년이 소녀에게 보내는 편지.
남준이와 윤기는 서로를 의식했으면 좋겠다.
서로의 존재에 대한 것이 아닌
조금 더 감정적이고,
사소한 스침 하나도 전혀 사소하게 느껴지지 않는,
상대방의 말과, 저를 바라보는 시선과, 가끔 맞닿는 손 끝 등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지는 그런.
윤기는 아직도 남준이가 입을 맞춰줬던 볼이 화끈거리는 기분이 들어
쿠션에 볼이 발갛게 달아오를 때까지 볼을 부벼댔으면 좋겠다.
사람의 모습으로 계속 부벼대다가 남준이가 그걸 보고 쿠션을 뺏으려고 하면
토끼로 변해서는 대롱대롱 매달린 채 온 몸으로 쿠션을 껴안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남준이 너는 웃으며 쿠션을 내려놓고 윤기의 머리를 쓰다듬어줬으면 좋겠다.
일상이 흘러가면서 그 시간들이 특별해졌으면 좋겠다.
긴장감이 은연중에 흐르고,
조금 긴장이 풀어져 편안해졌을까, 싶어졌을 때 다시 서로를 강하게 의식했으면 좋겠다.
매일이 이렇게 심장 떨리면 도대체 어떻게 사는거야.
윤기가 쿠션에 이마를 박은 채로 길게 한숨을 푹 내쉬었으면 좋겠다.
남준이도 여유있어 보여도
사실은 가로등 아래에서 눈을 꾹 감아내렸던 윤기의 얼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안절부절했었으면.
차라리 다른 곳에서 살아서 가끔 만나는 사이라면,
각잡고 불러내서 고백이라도 할텐데.
참, 같이 사는 사이에 고백을 하자니 이보다 낯간지러운 일이 있을 수가 있는지.
묘한 확신 속에서도 일말의 불안감도 자리하고 있어서 남준이도 어떻게 해야하나,
우리의 관계를 어떻게 다듬고, 어떻게 색다르게 써내려가야 하나 고민했으면 좋겠다.
관계의 문제이지만 공식이 없으니 답을 쉽게 못 찾을 수 밖에.
알바를 끝내고 와 저녁을 먹고 나서도 한동안 그 분위기는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밤이 되어 잠에 들기 직전의 어느 시간.
윤기나 나른하게 침대에 누워있다가 옅게 선잠에 들려고 했으면.
눈을 감으면 바로 잘 수 있겠다, 싶어 미리 쿠션에 누울지
그냥 여기에 계속 누워있을지 느릿하게 생각을 했으면.
그 생각이
제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천천히 멈췄으면.
윤기 형.
왜.
머리 쓰다듬는 거 좋아요?
어때 보이는데.
내 눈에는 좋아하는 것 같은데. 귀도 축 늘어져서 골골골 대잖아요.
남준이의 말에 윤기는 그저 귀찮다는 듯 고개만 가볍게 끄덕였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남준이의 손이 머리를 지나 볼을 쓰다듬으면
나른한 소리를 내면서 살짝 고개를 움직여 남준이의 손에 제 볼을 더 부볐으면 좋겠다.
잠기운에 취해 반쯤은 잠결에 애교를 부리는 윤기의 행동을 본 남준이가 씩 웃었으면 좋겠다.
손을 더 뻗어 부드럽게 윤기의 머리와 볼을 쓰다듬었으면 좋겠다.
머리 쓰다듬는 거 좋아해요?
응.
볼 쓰다듬는 건?
좋아.
그럼 나는요?
남준이의 그 물음에 윤기의 눈이 반짝 떠졌으면 좋겠다.
입술을 벙긋거리며 놀란 얼굴로 남준이를 올려다본 윤기가
남준이와 눈이 제대로 마주치고,
남준이의 입꼬리가 씩 올라가자
온 몸이 붉어질 것마냥 볼에 한가득 붉은 빛을 띄워냈으면 좋겠다.
시선을 내리고, 이리저리 잘게 시선을 분산시키면서
답을 해야할지,
뭐라고 해야할지 고민했으면.
잔뜩 당황한 윤기를 보면서 남준이가 낮게 웃었으면 좋겠다.
싫다고는 안 하네.
...
결국 윤기가 두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으면 좋겠다.
남준이가 다시 부드럽게 윤기의 머리를 쓰다듬었으면 좋겠다.
이거,
위로 아니에요.
알겠죠?
윤기가 무슨 소리냐며 의문을 표하기도 전에
남준이가 윤기의 손목을 잡아 내리고 드러난 볼에 짧게 입을 맞췄으면 좋겠다.
바짝 솟은 하얀 토끼 귀가 바르르 떨리면서 천천히 늘어졌으면 좋겠다.
이정도 대답이면 충분해요.
형 표정이
대답을 다 하고 있으니까.
기어코 윤기가 참지 못해 토끼로 변해서 쿠션으로 뛰어가 얼굴을 쿡 박으면
남준이는 그제야 윤기를 놓아줬으면 좋겠다.
한결 홀가분한 얼굴로 웃으며
잠을 잘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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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귀여운 그림과 글씨 모두 감사합니다. 하트.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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