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업뎃이 느려졌네요. 이제 바쁜 일 얼추 끝냈으니까, 다시 예전의 업뎃을... 하도록... 노력을...
세레노 - 소년이 소녀에게 보내는 편지.
큰 창에서 들어온 햇빛이 집의 거실 중 반을 차지했으면 좋겠다.
오늘따라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아 환기를 시키겠다며 남준이가 창을 열어놓았으면.
선선하게 기분 좋을 정도로 들어오는 햇빛과 바람에 윤기가 창문 근처에서 뒹굴거렸으면.
길게 누워있는 윤기를 내려본 남준이가 청소해야 된다며 윤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일으켜 세우려고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윤기는 온 몸에 힘을 뺀 채로 있다가 남준이가 두 손목을 잡고 들어올리면
그대로 축 늘어져 끌어당겨졌으면 좋겠다.
윤기가 혼자 앉으려는 의지가 없어서 그런지 남준이가 두 팔을 잡아 끌어당겨서
앉는 것도, 누워있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자세로 한동안 있었으면.
형. 몸에 힘을 좀 줘서 앉아봐요.
귀찮아.
이 토끼가...
남준이의 작은 말에 키득이며 웃은 윤기가 하얀 귀를 축 늘어뜨린 채로 나른하게 감고 있던 눈을 떴으면 좋겠다.
그리고 남준이와 눈을 마주쳤으면 좋겠다.
남준이는 이 토끼를 그냥 이대로 끌어서 침대 위에 던져놔야 하나, 고민했다가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으면 좋겠다.
남준이의 표정에 윤기가 의문을 가질 즈음 남준이가 잡은 두 팔을 좀 더 잡아당겨 기어코 윤기를 앉혔으면.
끄응하고 앓는 소리를 낸 윤기가 잡혔던 손목을 매만지면서 신경질을 내려던 찰나에
남준이가 윤기의 두 볼을 감싸쥐었으면.
윤기의 신경질은 쏙 들어갔으면.
놀란 윤기의 귀가 바짝 서지는 것도 모르고 빤히 윤기의 눈을 바라보고 있던 남준이가 신기하다는 듯 시선을 떼지 못 했으면 좋겠다.
와, 형. 햇빛 받으니까 눈이 약간 회색빛이 도네요?
... 그래?
네. 예뻐요, 토끼야.
... 이것부터 좀 놔. 볼 찌그러지겠어.
윤기가 인상을 꾸깃 구긴 채로 남준이의 두 손등을 제 손으로 툭툭 두드렸으면.
그러다가 남준이가 떨어지면 시선을 돌렸다가 바로 몸을 빼서 방 구석으로 향했으면 좋겠다.
청소 좀 도와줘요.
... 얌전히 구석에 있을게.
그게 도와주는 거예요?
그럼 토끼로 변해 털 날려줄까?
가만히 있어주세요. 제발.
응.
결국 말씨름에서 진 남준이가 한숨을 내쉬며 터덜터덜 청소기를 가지러 등을 보이면
그제야 윤기는 제 두 귀를 손으로 잡아 내려 볼을 감싸 가렸으면 좋겠다.
발 끝을 꼼질꼼질 움직이며 어디서부터 올라오는지도 모르는 간지러움을 견뎠으면 좋겠다.
얼른
붉어진 볼의 열기가
내려가기를 바랬으면 좋겠다.
남준이가 청소를 끝내면 냉장고를 살피던 윤기가 남준이를 급하게 불렀으면 좋겠다.
야, 야. 김남준. 김남준! 인간아! 이게 뭐야? 얼른 와 봐. 얼른.
심각한 얼굴로 남준이를 부르다가 남준이가 왜 그러냐며 화장실에 들어가려던 것도 멈추고 달려오면
냉장고 안을 가리켰으면.
먹을 게 하나도 없어.
... 마트 가요. 나 화장실 좀 다녀오고.
응. 빨리 나와.
이런 사소한 걸 뭐 그렇게 심각하게 말해요.
한 번 해보고 싶었어. 나 연기 잘하지 않냐? 어제 본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이 이렇게 부르니까 남자주인공이 달려오더라고.
태평하게 냉장고문을 닫으면서 하는 말에 벙찐 남준이가 못 이기겠다는 듯 웃으면서도
얄미움에 윤기의 볼을 가볍게 꼬집어 흔들었으면 좋겠다.
보통 남주가 여주의 일을 해결해주면 여주가 고맙다고 성의의 표시를 하거든요?
긍데, 머, 어쩌아거. 이거나 노코 마래라... (해석 : 근데, 뭐, 어쩌라고. 이거나 놓고 말해라.)
형이 지금 여주고 내가 남주잖아요. 뭐 해줄거야?
... 뭐 해주는데, 보통?
글쎄요. 뭐가 있지. 대부분 키, 스... 아.
윤기의 물음에 그냥 생각나는대로 말했던 남준이가 말을 끝마치도 전에 얼굴을 베개로 강타당했으면 좋겠다.
왜 그러냐고 윤기를 바라보는데 윤기가 바로 남준이의 등을 밀어 화장실로 보내버렸으면.
제 토끼의 까칠함을 보라며 혀를 차던 남준이도 순간 제가 무슨 말을 한건지 뒤늦게 깨닫고 제 머리를 혼자 쥐어박았으면.
그리고 윤기는, 다시 두 귀를 잡아내리고 제 볼을 꾹 눌렀으면 좋겠다.
미, 미친 새끼... 변태. 선수. 토끼 홀리는 놈.
잔뜩 붉어진 얼굴로도 남준이의 욕은 잊지 않았으면.
나중에 마트에 가서도 남준이와 윤기는 조용히 투닥거렸으면 좋겠다.
대부분 이것도 필요하지 않냐며 본인의 마음에 드는 물품을 고르는 윤기와,
이건 이래서 필요없다며 다시 조용히 내려놓는 남준이의 대화로 이루어졌으면.
윤기가 하도 꼼꼼하게 따져서 제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야채코너에 들어가면 남준이는 아예 윤기만 멍하니 바라봤으면 좋겠다.
이건 흙이 너무 많이 묻어서 탈락, 이건 흠집이 너무 많이 나서 탈락. 탈락. 탈락.
한참을 당근과 다른 야채를 유심히 보며 고르는 것을 다 기다려주고 나면
어느새 꽤 두툼한 두 봉지가 계산대 위에서 정리되었으면 좋겠다.
사이좋게 하나씩 들고 가기로 한 뒤에 걸어가는데 집이 가까워질수록 윤기가 이상하게 안절부절하는 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뭘 사고 싶었는데 깜박했나? 싶어 남준이가 몇번이나 물어도 윤기가 입을 일자로 꾹 다물고 고개를 저었으면.
인적이 드문 길로 접어들고 나서 윤기가 갑자기 남준이의 소매를 잡아 세웠으면 좋겠다.
오늘따라 말이 없던 윤기때문에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남준이가 고개를 돌렸으면.
왜 그러냐고 또 한 번 묻기도 전에
윤기의 얼굴이 빠르게 가까워졌다가,
남준이의 볼에 간지러운 감촉을 남기고 떨어졌으면 좋겠다.
순간 뭐가 지나간건가 싶어 남준이가 놀란 얼굴로 바라보면,
윤기가 빠른 속도로 다다다 쏘아부치듯이 말했으면 좋겠다.
네가 아까 여주랑 남주 어쩌고, 성의 어쩌고 해서 해준거야.
그, 별다른 뜻은 없고.
그래도 항상 나 이것저것 사주니까, 그, 어, 고마워서. 그래서 그런거야.
남준이의 대답도 듣지 않은 채 할 말 다한 윤기가 얼른 몸을 돌려 몇 발자국 앞서갔으면 좋겠다.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된 남준이가 제 볼을 감싸고 멍하니 윤기의 뒷모습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하늘을 따듯한 붉은빛으로 온전하게 감싼 노을이 제 마음까지 감싼 것 같아 말도 잊은 듯이 그렇게 서 있었으면.
와중에 힐끗힐끗 뒤를 보면서 걷던 윤기가 어느정도 거리가 떨어지자 꽤 큰소리를 내어 남준이를 불렀으면 좋겠다.
그제야 윤기의 얼굴을 본 남준이는
꼭
자신을 부르는 얼굴이
노을을 닮았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안 와? 나 혼자 간다.
남준이가 결국 크게 웃음을 터뜨린 뒤에 윤기의 옆으로 뛰어갔으면 좋겠다.
윤기의 머리를 잔뜩 헝클이면서도 기분좋게 웃었으면 좋겠다.
둘의 보폭이 다시 맞춰질 즈음
남준이와 윤기의 거리는 손등이 아슬하게 스쳐지나가는 정도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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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귀여운 그림과 글씨 모두 감사합니다. 하트. |
| 암호닉 |
현 / 2반 / 미름달 / 아몬드 / 린찡 / 날개 / 진달래 / 하앙 / 침침 / 파닭 / 설렘 / 나비 / 작가님사랑해요 / 수조 / 쌍디 / 크롱 / 오월 / 레티 / 루미 / 레연 / 꼬맹이 / 뀨를 / 밐 / 윤기야 / 모카 / 오리 / 0418 / 엉엉작가님사랑해요결혼해 / 준아 / #pillowtalk / 현! / 쌈닭 / 용의자 / 슙슙이 / 매듭달 / 헤븐 / 기쁨 / 밀 / 굥기 / 하앙쿼카 / 슙피디 / 상상 / 몽글이 / 요요 / 탄콩 / 바너바너 / 슈팅가드 / 초코에몽 / 홉요아 / 솜사탕 / 준이 / 주제 / 그린티 / 참참 / 각슈가 / 편지 / 찹쌀떡 / 감자 / 쩨 / 쿠쿠 / 구름 / 헐랭 / 쿠키주주97 / 짐짐 / 가가 / 뜌 / 토토네 당근가게 / 금붕어 / 맹공자 / 귤 / 모찌 / 연나 / 변호인 / 하늘 / 빠숑 / 다라다라달당 / 국윈 / 대형견 / 인천 / 딸기맛 / 프우푸우링 / 라즈베리 / 윤이나 / 아슈머겅 / 낮누몽몽 / 민트슈가 / 라떼 / 가슴이 간질 / 마트만듀 / 병든피클 / 밤 / 올림포스 / 노란윤기 / 쥬 / 초밥 / ♥남준이몰래 / 태태랑 나랑 / ♡피오나♡ / 스틴 / 희망찬란 / 어른공룡둘리 / 로슈 / 어른 / 주커 / 비숑 / ☆요다☆ / b612 / 이연 / 개미 / 흑백설탕 / 한소 / 너나들이 / 설탕모찌 / 부메랑 / 두부 / 비요뜨 / 우타 / 제어판 / 멍뭉이 / 연화 / 설탕맛 / 츄츄 / 포뇨 / 다이오드 / 니나노 / 슈가행성 / 소년 / 백 / ㄴㅎㅇㄱ융기 / 청연 / 슈가야금 / 로봇 / 구구 / 또르르 / 고딕 / 전정국. / 414 / 신셩 / ♥옥수수수염차♥ / 라일락 / 기나주 / 맥반석달걀닮았대요 / 사랑꾼 / 세계 / 클라리넷 / 사발면 / 수조 / 딸기빙수 / 비상 / 매혹 / 허니비sss / 호빈 / 0622 / 진진 / 굥기 / 찐슙홉몬침태꾹 / 윤기꺼야 / 고무고무열매 / 먹이주머니 / lucki1y / 플레어 / 슈비누나 / 삼월토끼 / 설탕과자 / 퀚 / 고요 / 감자도리 / 이구 / 유운기 / 다섯번째 계절 / 셜록 / 솨앙 / 사과나무에 꽃이 피면 / 박짐뿡 / 마음 / 밤밤 / 쿠야쿠야 / 새우깡 / 620 / 릴리아 / 치명 Y / 호두 / 04랩슈 / 새벽하늘 / 제제감 / 아망 / 따슙이 / 뿌꾸 / 링링 / 버거킹 / 13월 / 배이 / 도키28 / 반짝손톱 / 코카콜라 / 꾸잉진 / 코넛 / 뚜루뚜뚜 / 진미진 / 우왕굿 / 돌돌 / 블루라임 / 솔선수범 / 석진센빠이♡ / 도식화 / 스카이 / 씨쏘 / 설렘사 / 이사 / 넌봄 / 딸기장미 / 이끼 / ★껌★ / 썸월 / 0622 / 봄바람 / 감자요정 / 낭자 / 52 / 지니 / 슈비두밥 / 사랑현 / 공중전화 / 시에 / 겨울의꽃 / 세븐판다 / 영감 / 나나뚜 / 똥맛카레 / 제리젤리 / 켓흐 / 아르망 / 미역 / 쀼쀼 / 민윤기 / 슈보 / 밤이죠아 / 만개 / 충전기 / 슈징슈징 / 빙그레 / 망개침 / 하나비 / 유지비 / 쿠잉 / 누누슈아 / 첸첸걸 / 쿨밤 / ♥자몽주스♥ / 이좋은걸왜안해 / 와다 / 달토끼 / 플라스틱 / 곰지 / 모닝빵 / 복분자 / 하늘토끼 / 빵빠레 / 망나니 / 바움쿠헨 / 페스츄리 / 1 / 에이블 / 츄파츕스 / 피자호빵 / 버블티 / 일게수니 / 랄랄 / 세상마상 / 망고 / 11시 58분 / 연두 / 777 / 태쮸 / 당근 / 사과폰 / 퐁당 / 굥기형 / 프레시 / 낮누 / 리리아 / 미키부인 / 베어베어 / 자몽소다 / 젤리말랑 / 노닝 / 아야어여 / 슈가 / 쿱쿱 / 슙뚜뚜루슙슙섀도 / 자몽 / 소리 / 감자감자의감자농심클레오파트라호잇 / 매직핸드 / 아담 / 소뿡 / 유리꽃 / 호루라기 / 1230 / 덜RUN / 꾸엉 / 모찌부 / 홈매트 / 707 / 돌이돌이돌이 / 버뚜 / 늉늉기 / 민꿉 / 준나 / 두둠칫 / 새벽 4시 / Ban / 챈 / 촤롸뢍 / 미학 / 광어회 / 몬무이 / 원늘보 / 앨리 / 미성년 / 마이홉 / 십칠원 / 비바 / 디기 / 홍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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