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사실 위가 좀 안좋아
그래서 경수는 거의 매일 밥먹었냐고 확인문자를 보내고
커피나 초콜릿 같은 것도 함부로 못먹어
근데 방학이 되니까 급식도 먹을 일이 거의 없어지고
오빠는 오빠대로 바쁘고 나도 나름대로 할일이 많고
귀찮기도 해서 안먹거나 빵이나 컵라면 같은걸로 떼웠지
(물론 경수에겐..거짓말을 했지.. 밥먹었다고..)
하루는 보충수업이 끝나고 친구들이랑 영화나 보려고 하는데
윗배, 가슴쪽이 살살 아파와 그래봤자 별 거 아닐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집에가서 화장실 가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어
영화는 결국 포기하고 집에 오는데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오는거야
겨우겨우 집까지 들어가서 소파에 엎드린채로 휴대폰을 꺼냈어
식은땀이 나고 자꾸 토할것만 같은게 식중독인가, 체한건가 싶어서
오빠한테 전화를 하는데 오빠가 전화를 안받아
토하려고 해도 토가 나오지도 않고 배와 가슴은 점점 더 아파오고
그 때 마침, 구원이라도 되는 듯 경수가 전화를 걸었어
/OO아, 나 지금 시간 비는데 밥 먹으러…./
-…경수야.
/…너 목소리 왜그래?/
-경수야…나…배아파….
너무 아파서 이제 눈물까지 나오는데 전화가 끊겨
뭐야, 이자식. 나는 휴대폰을 던져버리고 몸을 최대한 웅크렸어
아 정말 하늘이 노래지는 것 같은 느낌이 뭔지 몸소 체험하고 있는데
일일구라도 불러야 되는게 아닌가 막막한데
갑자기 문이 확 열리고는 경수가 뛰어들어와
-OOO!
경수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나를 잡더니 나에게 물어
-어느 배야? 옆구리야? 아니면 윗배야?
-…여기.
내가 아픈 데를 가리키니까 경수가 얼굴을 찌푸려
그리고는 나에게 등을 내밀어
-얼른, 업혀
-….
-아, 얼른.
나는 하는 수 없이 경수의 등에 업히고 경수는 급하게 다시 뛰어나가
한손으로는 나를 받치고 한손으로는 휴대폰을 들어서 어딘가로 전화를 해
전화를 상대가 받지 않으니까 경수가 낮게 읊조려
-박찬열 이새끼는 도움이 안돼.
-…욕하지마.
나는 그 와중에도 욕하는 경수가 싫어서 말을 했어
경수는 쉼없이 달려서 병원 응급실로 들어가
침대에 눕히고 간호사가 오니까 말을 해
-얘가, 위가 안좋은데, 명치끝이 아픈 걸 보니까, 위경련, 인것, 같은데, 요
헉헉거리면서도 뭔가 굉장히 전문적으로 말을해
곧이어 의사가 오고 몇가지 질문을 했어
-환자분 최근에 식사 규칙적으로 하셨어요?
-….
-대답해주세요.
-…아뇨.
의사가 몇가지를 확인하는 것 같더니 이내 말을 해.
-위경련 맞구요. 링겔다 맞고 약 타가시구요. 통원치료 받으셔야 합니다.
나는 제발 거기까지 말해달라고 속으로 기도했지만,
-아, 그리고 밀가루 음식, 커피, 인스턴트 식품 절대로 섭취하시면 안됩니다. 식사 제때제때 하시구요.
나같은 아이의 기도를 들어줄리가 없지..
-기다리시고 여전히 아프시면 다시 말씀하세요
응급실로 다른 환자가 들어와 간호사가 가고
나는 링겔을 맞은 채로 다시 끙끙거렸어
경수는 그런 나의 옆으로 의자를 끌어 앉더니 나를 봐
뭔가 굉장히 짜증난 표정인 것 같아서 나는 속으로 좀 움찔했어
-너, 내가 밥먹고 다니라고 했지
-….
-너 진짜 크게 아파봐야 정신 차릴래?
-….
경수가 화를 내기에 나는 조금 놀랐다가
아픈것도 서러운데 경수가 화를 냈다는게 서운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어
경수는 그런 나를 보더니 가만히 한숨을 내쉬어
-OO,많이 아파?
-….
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어
경수가 굳은 얼굴로 나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과
눈물을 닦아주더니 말을 해
-미안해.
-….
-내가 너 더 신경써야 됐는데 못그래서, 미안해.
-….
-그러니까 아프지마.
-….
-네가 아프다니까 눈 앞이 캄캄하다.
-….
내가 아무말도 못하고 경수를 바라보고 있으니까
경수가 한쪽 손을 뻗어서 내 손을 잡아주었어
-어떡해야될지 몰라서, 속상해서 화낸거야.
-….
-화낸 것도 미안해.
나는 결국 경수에게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어.
경수가 내 머리를 쓸어주고 나는 경수에게로 몸을 웅크린채
링겔을 맞았어
-도경수, 나 배고파!
-기다려.
응급실 갔다온 날 나는 링겔을 다 맞고도 밤새 끙끙거려야했고
경수는 결국 한숨도 못자고 내 옆에 있어야 했어
어디서 놀다 왔는지 늦게 들어온 오빠는
들어오자마자 쏘아진 경수의 눈빛에 뒤늦게 휴대폰을 켰고
거기에 엄청나게 쏟아진 부재중 전화에 당황해 내 곁으로 오려다가도
경수의 눈빛에 놀라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지
밤새 내 손을 잡고 있던 경수는
아침이 되자마자 나를 먹여야 한다며 죽을 했고.
-너한테 애를 맞긴 내 잘못이다.
경수는 죽을 떠먹여주며 옆에 앉은 오빠에게 말했어
오빠가 나를 보며 물었어
-…많이..아팠어?
내가 무어라 대답하려는데 경수는 다시 죽이 담긴 숟가락을 입에 넣고는 대신 답했어
-그걸 너는 질문이라고 하냐?
-…미안.
그리고 그날 이후로 경수는 결국 우리 집에 시시때때로 드나들며
밥을 했다고 한다...★
나는 괜히 미안해져서 경수에게 늘 인증샷을 보냈다고 한다...☆
아,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건데 그날, 경수가 날 업고 죽어라 짧은 다리 (경수 미안..)로
응깁실로 달려간 날
경수.. 구두 신고 있었대.
오랜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쫙 빼입고 구두까지 신고 있었는데
나중에 봐보니까 구두는 다 망가지고 옷도 다 구겨져있더라
그리고
나는 나도 모르게 다음날 낮에 소파에서 잠깐 잠이든 경수의 다 까진 발뒤꿈치에
연고를 발라줬어
마음이 막 이상해서...
![[EXO/경수] 오빠가 아빠도 되나요? (부제 : 밥하는 남자 도경수)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0/b/40b5326eb7ffd789dc56f2a93a825214.png)
사실 저 백현이 썰을 올리기 시작했던게
친구가 인스티즈를 가입하게 해주면서 그 댓가로 하는 일이였어요..
친구 부탁이기도 했고 그래서 본의아닌 주종관계...의 형성 때문에
올리기 시작한 글인데 (물론 주종관계는 농담이고 친구가 써달래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아껴주셔서 너무 기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이제 주인은 사라지겠다지만..
전.. 계속 써야겠죠..?ㅎㅎㅎ
이건 친구가 제가 암호닉 정리하는 것 보고 한거에요..
그리고 그 밑은..비루한..
![[EXO/경수] 오빠가 아빠도 되나요? (부제 : 밥하는 남자 도경수)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e/0/4e01ae4e6f531b8f2049b97e4c25bd43.png)
그래요.. 저 손재주 없어요..
그렇지만, 항상 고마워요.
아, 그리고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어제도 못왔었는데
오늘 글 분량도 짧고..
점점 달달해지지도 않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ㅠㅠ
그래도 노력할테니까 이해해주세요..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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