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작가 흰둥이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내일부터 바빠질 듯 싶어 다음 이야기 풀고 갑니다~ 원래는 단편이었는데......ㅠㅠ
번외를 적고 나니 문득 욕심이 생겨 띄엄 띄엄 일어난 에피소드를 나눠 번외편까지 총 네편으로 마무리할까..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세번째 이야기입니다.
마지막편은 추석이 지나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시는 분들..너무 너무 감사합니다~정성 담긴 댓글도 너무 감사드려요!
또다시 자신이.....자신이 없어지지만ㅋㅋㅋ 용기내서 투척하고 가겠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전편들과 다르게 상큼 발랄하게 풀어볼까 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여기야! 여기!"
저 멀리 환한 웃음으로 나를 맞이하는 사람.
양팔을 높이 들어 신이 난 아이 마냥 손을 흔들고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눈이 부시도록 예쁜 미소.
오랜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어도 지금처럼 순수할것만 같은 나의 사랑.
안 그래도 큰 키때문에 눈에 띄는 그이건만..폴짝 폴짝 뛰어오르며 열렬히 환영하는 그의 모습에 길을 지나던 사람들의 시선이 따갑게 꽂힌다.
그와 나를 번갈아 보는 사람들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
수없이 꽂히는 따가운 시선에 차마 같이 좋아할 수 없어 그를 향해 작은 손짓으로 반가움을 표하고는 산책로를 벗어나 그가 있는 풀밭 벤치로 발걸음을 옮겼다.
익숙한 그의 향을 알아챘는지 내 손에 묶여있던 녀석이 낑낑-소리를 내고는 그를 향해 달려나간다.
"공댕아~오랜만이야!"
반가워 꼬리를 치는 녀석의 하얀 털에 얼굴을 부비적거리며 커다란 손으로 녀석의 얼굴이며 등이며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성스럽게 쓰다듬어 준다.
칫-녀석보다 일단 나 먼저 쓰다듬어 달라고!
중국어와 한국어를 섞어 곰탱이에게 끊임 없이 말을 건네며 나만의 것이라 믿었던 빙구 같은 웃음을 자꾸만 흘린다.
이런 이런..나 이제 개한테까지 질투를 느끼는 건가? 이건 중증인데?
억울하다는 듯 입술을 삐죽이고는 좋아 죽는 두 녀석에게로 가까이 다가섰다.
그나저나 새하얀 녀석들끼리 참 많이도 닮았다.
사람에게 개를 닮았다는 표현이 좀 그렇긴하지만...떨어져있는 동안 자기를 잊지말라며 본인과 꼭 닮은 녀석을 선물해준건 그이니까.
"쑨! 공댕이 노노~곰탱이라니까~잘못 발음 하면 좀 그래~"
'곰탱' 이라는 발음이 아직도 그에게는 힘겨운지 내게 재차 공댕? 공탱? 요런다.
맞느냐고 나 잘하고 있느냐고 묻는 그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에 난 또 그냥 웃어버리고 말았다.
이렇게나 큰 덩치에... 이남자 왜 이리 귀여운거니.
"오느라 고생했네. 힘들었지? 공항까지 못가서 미안.."
태환의 다정한 목소리에 곰탱이를 쓰다듬던 손을 거두고는 몸을 일으켰다.
자신의 가슴께 밖에 오지 않는 그가 동그란 눈을 꿈벅이며 자신을 올려다 본다.
여전히 깊고 까만 눈동자에 동글 동글한 코. 언제인가 입을 맞춰 봤던 붉은 입술까지...
그대로이다. 아니, 미모에 물이 더 올랐다.
"태환..... 자꾸 이뻐지면 나 곤난해."
"에??"
"중국 못가. 불안해. 걱정돼."
열심히 공부중이라는 한국어를 어설프게 웅얼거리며 짙은 눈썹을 찡그리고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입술 삐죽이를 선보인다.
아..이 표정. 이 눈빛..정말 그리웠는데.
내 눈앞에 있구나. 그가 정말 있구나.
힐끔 힐끔 태환을 쳐다보며 곰탱이 목줄만 연신 만지작거리는 커다란 손.
내가 우선이 아니라 곰탱이 녀석을 쓰다듬던 그 손이 얄미워 태환은 좀 더 골려주고 싶은 심술이 생겼다.
"아...어쩌지? 나 지난주에 피부관리실 쿠폰 끊었는데."
어깨를 으쓱하고는 내 알바아니라는 듯 홱-돌아서 가는 태환의 등뒤로 절규에 가까운 그의 외침이 들려온다.
"오! 노우!!! 안대! 안대!! 치소해!! 그거 아니야!!"
뒤돌아 그를 향해 혀를 낼름 내밀고는 곰탱이와 저멀리 달려가자 태환의 이름을 애절하게 부르며 그가 뒤따라 온다.
바람을 따라 묻어온 포근한 그의 향과 함께.
몇 해 전. 나를 갑작스럽게 찾아왔던 그.
목걸이를 전해 받은 런던의 그 밤 이후로 이렇게 직접 마주한것은 처음이었다.
늘 뻗쳐있는 뒷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한 미소로 날 기다리던 그가 반갑기도 했지만..
항상 궁금했던 수많은 질문이 차마 입밖으로 떨어지지 않아 인사조차 건네지 못한 채 그저 아무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한참을 마냥 서있었다.
"오늘도 하고 있어요?"
침묵의 시간이 길어져 불편함마저 느껴질때쯤 그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태환은 대답 대신 상의 깊숙히 숨겨져 있던 팬던트를 꺼내 들었다.
그의 손끝에 매달려 반짝이는 팬던트를 보고나서야 쑨양은 환한 미소로 만족한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
기쁨..반가움..감동...뭐라 설명할수 없는 복잡한 그의 눈빛에 태환은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모든 질문을 그냥 삼켜버렸다.
굳이 묻지 않아도..그에게 직접 듣지 않아도... 이 팬던트가 무슨 의미였는지 가슴에 와닿아버렸다.
낑낑-
마른 침만 꿀꺽 삼키며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던 그때 어디선가 들려온 작은 신음소리에 태환의 시선이 그의 손에 들린 작은 가방 하나에 닿았다.
그의 움직임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 의해 꿈틀거리는 가방. 아차! 싶은 표정으로 쑨양이 가방을 열어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아...!"
그의 손에 들린 강아지 한마리.
새하얀 눈을 닮은...아니..새하얀 그를 닮은 귀여운 강아지 한마리가 짧은 꼬리를 흔들며 낑낑거린다.
"이름은 태환이 지어줘요. 나랑 닮은 것 같아 데리고 오긴 했는데..."
말끝을 흐리며 다짜고짜 내 품에 녀석을 안기고는 그가 한발짝 떨어졌다.
"많은 걸 바라지는 않아요. 그 녀석이 좋아지고...사랑스러워지고...정이 들때 쯤...나에 대해 생각해주세요."
직접적인 말은 아니었지만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태환은 알 것 같았다.
생각지도 못한...어찌 보면 너무나 어려운 질문에 그 어떤 대답조차 해줄 수 없었지만.
조금 전 집앞에 서있던 그를 발견한 순간.
쿵-하고 떨어져내리는 심장에...한참 지난 버린 그날 밤이 마치 어제 일어났던 일처럼 생생하게 내 머리속을 헤집는 순간..
난 이미 답을 알아버렸는지도 모른다.
"하.....미련곰탱이..."
"........?........."
이제야 내 마음을 알게 된 나도...먼곳에서 여기까지 힘들게 찾아와 솔직히 말할수 없어 빙빙-돌리며 고백하는 그도.
둘다 미련 곰탱이다.
"이녀석 이름이요. 곰탱이예요. 곰탱이."
"고...고..ㅁ...공..공댕이요..?"
발음이 어려워 더듬 더듬 어눌한 한국말을 하는 그가 너무 귀여워 태환은 그제서야 웃음이 터져버렸다.
눈에 눈물까지 매달고 호탕하게 웃어버리는 그의 모습에 쑨양은 또다시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한 미소만 지어보였다.
자신의 팔을 할짝이며 꼬리를 흔드는 녀석을 쓰다듬고는 태환은 자신에게서 떨어져 멀뚱히 서있는 그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는 까치발을 들어 그의 하얀 뺨에 살며시 입맞췄다.
"그리울때마다...이 녀석보면 되겠네."
태환의 입술이 닿은 뺨을 감싸쥔 채 터질듯이 붉어진 얼굴로 두 눈만 꿈벅거리는 그를 마주보며 태환은 킥킥-웃어버렸다.
노을이 붉게 내려 앉은 한강 둔치를 끊임없이 걷고 있다.
몇달 만에 만나 서로 이야기할 것도 궁금한 것도 많지만 지금은 그저 눈이 마주칠때마다 서로에게 따뜻한 미소를 건넬 뿐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곰탱이 녀석의 목줄을 아래 위로 나눠 쥔 둘의 손이 닿을 듯 말 듯 자꾸만 부딪힌다.
누가 보기라도 할까봐 마주 잡을 수 없는 손.
따뜻하고 커다란 그의 손을 힐끔 힐끔 바라보다 태환이 먼저 용기내어 그의 새끼 손가락에 자신의 새끼 손가락을 슬쩍 걸었다.
그리곤 흠흠- 어색한 헛기침을 하며 괜히 먼곳을 바라본다.
"기여워. 태환. 이뻐지고 기여워지고..곤난하다."
강아지 같은 눈을 하고는 손가락이 걸려있는 손을 헤벌쭉-웃으며 바라보는 그.
혹시나 걷다가 태환의 손가락이 빠지기라도 할까봐 목줄을 쥔 그의 손이 어색하게 굳어진다.
"아아- 사진 사진."
반대쪽 손으로 주머니를 뒤적여 핸드폰을 꺼내든 쑨양이 흔들리는 초점을 겨우 맞춰 마주걸린 손가락 사진 한장을 찍었다.
그리고는 그 사진에 츄- 하고 입을 맞춘다.
노을에 물든 것인지..지금 이 상황에 물이 든 것인지 그의 하얀 뺨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하여간 귀여운 짓만 골라서 한다니까~
"언제 가?"
싱글벙글 함박 웃음을 짓던 그가 태환의 조금은 씁쓸한 물음에 핸드폰에 마주 댄 입술을 떼고는 그를 바라본다.
두 눈에 내려앉은 어두운 그림자.
이렇게 서로를 그리워해 만나고 나면 반드시 헤어져야 할 시간도 다가온다. 그 사실을 두 사람은 잘 알고 있다.
"일주일..뒤..?"
오늘 하루가 이렇게 빠르게 저물어 가는데..일주일이란 시간은 덧없이 흘러가겠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음을 알기에 태환은 아쉽다는 표정을 걷어내고는 특유의 밝은 웃음을 내비쳤다.
"하루를 1년 같이.....재밌게 보내자."
아쉬운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듯 태환이 손가락이 걸린 손을 크게 흔들며 그의 웃음을 유도했다.
그제서야 쑨양도 그를 마주보며 환하게 웃어준다.
그러고는 아? 하는 표정과 함께 태환의 손을 끌어 그의 귓가에 속삭이듯 뭔가를 물어왔다.
그의 능글맞은 물음에 태환의 귓볼이 발갛게 달아오르며 쑨양의 넓은 등짝에 망설임없이 강한 스매싱을 날린다.
눈을 흘기며 곰탱이 목줄을 뺏듯이 낚아채 저만치 걸어나가는 그.
못살아. 못살아를 연발하며 씩씩거리는 그의 뒷 모습조차 사랑스러운 걸 보니 그도 중증 환자인 모양이다.
근데 내가 뭘 잘못했지?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건데.
[ 하루를 1년 같이면...하루에 뽀뽀 365번 할 수 있는 거야? ]
머리를 긁적이던 쑨양은 그의 손이 스치고 지나간 따가운 등짝을 어루만지며 그에게 달려간다.
당장 오늘밤부터 365번을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달달함이 좀 느껴지셨나요~~~? 아련 아련한 이야기만 하다 달콤 달콤한 이야기를 적어보니 나름 재미있네요ㅎㅎㅎ
결국 두 남자는 잘되었군요~ㅠㅠ 부럽부럽 ㅠㅠㅠㅠㅠ
모든 분들 추석 즐겁고 행복하게 잘 보내시고요! 저는 추석이 지난 후에 마지막 이야기 들고 다시 오겠습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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