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쨔잔~~~
LTE 속도로 돌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흰둥이입니다...
두번째 이야기에도 예쁜 댓글들이 많이 달렸더라고요ㅠㅠㅠㅠㅠ
저 기분 짱입니다!
그래서 머리를 열심히 굴려 다음 이야기를 들고 왔어요!
재밌게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힘이 팍팍-납니다ㅎ
준비되셨나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고!
누가 볼새라 빈 사기그릇을 주방 앞에 몰래 놓아두고 태환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가을이 깊어지려는지 밤이 되면 제법 추워지는 날씨탓에 아랫목에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잠옷으로 갈아 입고 누워 발밑에 놓인 이불을 끌어다 가슴까지 덮은 태환은 좀 전 자신이 들린 방이 생각나 마음이 아파졌다.
"감기 걸릴텐데....."
낡은 거적때기 하나에 의지해 웅크려 잠들 아이 생각에 태환은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이리 저리 뒤척이다 머리맡을 더듬던 그가 손에 잡히는 나뭇잎 하나를 눈앞에 들어올렸다.
일렁이는 화로불에 비치는 노란 나뭇잎 하나.
자신의 눈앞에 내밀던 아이의 기다란 손끝이... 자신을 내려다보던 서늘한 눈빛이 떠오른다.
8살짜리 아이의 눈빛이라 하기엔 차갑고..시린 눈.
어떤 사연으로 이곳까지 왔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5살 무렵 할아버지 댁에 놀러왔을때 갓난쟁이였을 아이는 없었는데...어쩌다 이곳에서 저 어린 나이에 힘든 일을 하고 있는 걸까.
"흠...물어보면 싫어하겠지..?"
손에 들린 나뭇잎을 코끝에 대고 향을 맡아보고는 다시 머리맡에 내려 두었다.
혹시나 상처라도 날까 고개를 살짝 들어 다시 예쁘게 놓아두고는 이제야 안심이 된 듯 바로 누웠다.
"잘자..쑨양."
그가 듣지 못할 나지막한 인사를 건네고 태환은 머리 끝까지 이불을 덮고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대청마루에 걸터 앉아 운동화를 신는 태환의 앞에 그림자 하나가 졌다.
오늘도 여전히 무뚝뚝한 얼굴로 그를 내려다 보고 있는 아이.
아침 부터 기온이 떨어져 제법 쌀쌀한데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옷을 입고 서서 뭔가를 뒤에 감추고 서있다.
그것이 궁금해 고개를 빼꼼히 내밀자 아? 하는 표정과 함께 박으로 만든 바가지 하나를 내보인다.
"그걸로 뭐하게? 오늘은 재미난 놀이 하는 거야?"
한껏 들뜬 목소리로 묻는 태환에게 쑨양은 뻗친 뒷 머리를 긁적이고는 뭐라 웅얼거린다.
"뒷산에.....밤...."
"밤?"
되묻는 태환의 동그란 두 눈을 슬쩍 마주치고는 곧 시선을 피해버린다.
"밤...주우러 같이 가요..."
태환의 대답을 듣는 둥 마는 둥 아직 운동화 끈도 다 묶지 못한 그를 두고 아이는 앞장서 마당을 걸어나갔다.
또..또!! 혼자가네.
성큼성큼 걸어나가는 그를 놓칠세라 태환은 묶던 끈을 신발 안에 대충 구겨 넣고는 급히 그를 따라 나섰다.
"쑨양-"
"......."
"쑨양---"
"............"
"쑤--------우운~!!!"
이름 끝을 늘여 부르는 애교스런 외침에 앞만 보고 걷던 쑨양이 걸음을 멈춰 그를 향해 돌아섰다.
얼굴 가득 장난스런 미소를 짓고 그가 멈춰선 틈을 타 후다닥-달려 아이의 손목을 휙-낚아챈다.
"같이 좀 가자. 난 너보다 다리가 짧아~"
짓궂은 표정으로 자신의 다리를 그의 다리에 비교해보이더니 그치? 라며 헤헤- 웃는다.
태환의 엉뚱한 행동에 픽- 웃음이 나오려는걸 억지로 삼키며 쑨양은 먼곳을 보는 척 몸을 돌려 다시 걸어나갔다.
그 모습을 놓칠리 없는 태환이 종종 걸음으로 그의 손목을 붙들고는 그의 얼굴 가까이 자신을 얼굴을 들이민다.
"거, 참- 웃음 되게 비싸네. 웃기면 그냥 웃지~애늙은이!"
애늙은이라는 말에 울컥 했는지 늘 표정 없던 아이의 짙은 눈썹이 꿈틀거린다.
미묘하게 변한 그의 표정이 내심 반갑고 재미났는지 뒷산으로 올라가는 내내 애늙은이에 음률까지 넣어 노래를 부르는 짓궂은 태환이다.
자기를 놀리는 그의 장난에도...쉴새없이 까르르-웃으며 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태환 때문에 밤을 주워 담는 쑨양의 입가에 미소가 살짝 걸렸다.
등을 지고 서있어 그의 미소를 태환이 보지는 못했지만.
도토리를 줍는 다람쥐를 쫒아 곳곳에 떨어진 밤을 줍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렀다.
밥때가 지나 허기진 배를 잡고 커다란 밤나무 밑에 주저 앉는 태환을 쑨양이 힐끔- 바라본다.
흙이 잔뜩 묻은 손을 탈탈 털어내며 배고파-배고파- 를 연발하는 그의 성화에 쑨양도 밤을 줍던 손을 멈췄다.
바가지 한가득 담긴 알찬 밤.
이만하면 되겠다 싶었는지 찡얼거리는 태환에게 쑨양이 조용히 말을 건넸다.
"이거...구워줄게요. 가요."
"진짜? 진~~~짜??"
밤 구워준다는 소리에 마냥 신이 나는지 배고프다고... 기운없다고... 찡얼거리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폴짝 폴짝 뛰어서 아이에게 달려온다.
보기보단 촐싹대는 성격에 산비탈에서 혹여나 넘어질까 쑨양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갑작스러운 친절에 태환이 오~하며 반가움을 표하고는 그가 마음을 바꿀까 얼른 손을 맞잡는다.
꽤 깊이 들어갔는지 한참을 산에서 걸어내려와 뚝방길을 지나 이미 추수가 끝난 너른 들에 자리를 잡았다.
주변에 버려진 나뭇가지며 구겨진 종이들을 주워 온 아이가 불씨를 겨우 만들어 붙이자 그 옆에서 구경만하던 태환의 눈동자가 반짝거린다.
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불놀이에 신이 난 모양이기도 하다.
어느새 큰 불이 된 가지 사이에 바가지 가득 담긴 밤 한움큼을 던져 놓고는 기다란 나뭇 가지로 이곳 저곳을 쑤시며 밤을 굽는다.
매운 연기에 콜록-콜록- 연신 기침을 해대는 태환이 가여웠는지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손짓을 하고는
새카맣게 익어 가는 밤 몇개를 불속에서 끄집어냈다.
김이 모락 모락 나는 잘 익은 밤 하나를 작은 손으로 꼼지락 거리며 열심히 까내는 쑨양.
아이의 손끝에 잔뜩 묻어나는 검댕이를 물끄러미 지켜보던 태환은.. 뭔가 생각이 난 듯 풋-하고 비져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삼키며 쑨양의 곁에 다가와 앉았다.
"어! 쑨양 얼굴에 뭐 묻었다! 여기! 여기~~"
밤까는데에 집중하고 있는 아이의 코옆을 가리키며 얼른 닦아내라고 성화인 태환 때문에 쑨양은 손가락 끝으로 코옆을 얼른 쓸어내렸다.
그 모습에 기다렸다는 듯 커다란 웃음을 터뜨리며 태환이 바닥에 데굴데굴 구른다.
박장대소하며 까만 눈동자에 눈물까지 그렁 그렁 매단 그.
한참을 영문도 모르고 그만 바라보던 쑨양은 그제서야 장난을 알아채고는 픽-실없는 웃음을 흘렸다.
"아하하~~~바보다~그걸 속다니 쑨양 바보~~!"
멈출줄 모르고 마냥 웃는 태환이 얄미웠는지 깔깔 거리는 그의 하얀 뺨에 검댕이가 묻은 손가락을 꾹-눌러 찍었다.
보드라운 뺨에 죽- 그어진 선 하나.
갑작스러운 반격에 태환이 웃음을 멈추고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어~쭈? 해보자는거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새카만 밤에 묻은 검댕이를 두 손 가득 바르고는 쑨양을 향해 덤벼든다.
둘이 엎치락뒤치락 서로의 얼굴이며 팔에 그을림을 묻히고는 뭐가 좋은지 깔깔거리며 동네가 떠나가라 웃는다.
한참을 그렇게 장난을 치던 태환은 처음 보는 쑨양의 환한 얼굴에 장난을 멈추고 그의 얼굴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었다.
"너.....예쁘구나. 웃으니까 예쁘다."
갑작스러운 그의 칭찬에 동그란 두 눈만 깜박이던 쑨양은 확- 달아오르는 얼굴을 느끼고는 그의 시선을 피해 까다만 밤 한 알을 주워 들었다.
"매일 도깨비 같은 얼굴로 무서운 표정만 짓더니 웃으니까 예쁘네~"
손가락으로 양 눈 옆을 죽- 찢어 쑨양의 표정을 흉내내는 태환.
검댕이가 묻어 얼룩덜룩한 얼굴임에도 발갛게 달아오른 그의 낯빛이 느껴진다.
쑥쓰러워 애꿎은 밤만 까던 쑨양은 여전히 자신만 빤히 보고 있는 태환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뽀얀 속살을 드러낸 밤 한 알을 그의 입속에 쏙- 집어 넣었다.
입안에 느껴지는 고소하고 달콤한 맛.
눈도 못 마주친 채 여전히 밤만 까고 있는 쑨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태환은 피식- 웃어버렸다.
"아! 혹시 거기 알아? 어렸을 적에 할아버지 따라서 갔던 곳인데..계곡 물이 흐르고 작은 징검다리가 있었어."
실컷 밤을 구워 먹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문득 추억의 장소가 떠올랐는지 태환이 그에게 물어왔다.
계곡과 징검다리라...
순간 머리를 스치는 장소에 쑨양은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여 보였다.
"아는 구나?! 내일 거기 가자~거기 좋아! 꼭 가보고 싶어~"
반색을 표하며 기뻐하는 그에게 여전히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이는 그.
단단히 골이 났는지 묵묵히 걷고만 있는 쑨양의 옷자락을 태환이 잡아 흔든다.
"형아가 얘기하면 대답 좀 해~매일 고개만 끄덕끄덕.....재미없어."
양볼을 한껏 부풀리며 퉁퉁거리는 그의 표정에 곤란한 얼굴을 내비친 아이가 네...라며 마지못해 대답한다.
"네~는 무슨 네....... 응~형아! 이러면 되지!"
"........."
"해 봐. 응~형아!"
".............."
"얼른~~"
걸어가는 아이를 붙들어 세우고는 당장 말하지 않으면 집에 보내지 않겠다는 심산으로 버티고 선다.
여러모로 참 고집스런 서울 소년의 으름장에 쑨양은 마른 입술만 벙긋 거렸다.
"따라해봐~응~~형아-"
"으......응......혀...형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겨우 내뱉은 한마디에 또다시 환한 웃음을 짓는 그.
그제서야 만족한 듯 멈춰 선 쑨양의 손을 끌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내일은 거기에 놀러가자~알았지?"
"........으....응....형..아."
기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올려다 본 아이의 머리카락에 붉은 노을이 물들어 있다.
형아..라는 말이 못내 쑥쓰러운지 그 말을 끝으로 앙다문 그의 입술이 귀엽기만 하다.
오늘은 형아라는 말을 들었으니 내일 무슨 말을 시켜볼까...
태환의 머리속에 아이를 골려 줄 장난이 한가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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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 둘이 노는 모습이 참 귀엽네요ㅎㅎㅎ
제가 적고 스스로 칭찬하고...저 미쳐가나봐요ㅠㅠㅠㅠㅠㅠㅠ
오늘도 재밌게 읽으셨나요~?
늘 응원해주시는 분들 감사드립니다!
즐겁고 행복하고 신나는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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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이 예전에 배우들이랑 일하고 후기 쓴거 여기에 조진웅도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