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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김민규] 결핍 둘 | 인스티즈











가끔, 딱히 알고 싶지 않았던 사실을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알게 될 때가 있다.
그게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더라 하는 사소한 이야기라면 그저 잊어버릴수도, 아니면 소소한 재미로 남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야기는 좀 많이 달라진다. 알아봤자 그저 마음만 무거워지는 그런 비밀들을 알게 되었다면.

마냥 밝아보이는 아이가 사실은 편부모 가정이라던가 예전에 아픈 기억이 있었다던가 하는 그런 것들.
더군다나 그런 이야기를 당사자가 아닌 제3자를 통해 듣게 된다면, 그 어떤 말로도 그 기분을 설명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그 사람을 예전의 그 마음으로, 눈빛으로 보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어려운 일이다.
얼굴을 볼 때마다 그 얘기가 생각 나고, 주제 넘게 내 마음대로 그 사람을 안쓰럽게 여기기 시작하니까.










엄청난 말을 뱉어놓고, 내 앞의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쪼르륵- 소리를 내며 스무디를 열심히 마시더니 이내 빈 컵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 집 커피가 카페인이 좀 센가? 그래서 이제 하다하다 헛소리까지 들리는 건가 싶어 난 그저 멍하니 있었다.

앞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지도 못 하고, 입조차 떼지 못 하고 그 상태 그대로. 얼어있었다는 말이 딱 맞을 것 같았다.



"야, 김칠봉. 고백을 들었으면 대답을 해 줘야지"

"그, 왜요?"



짧디 짧은 말 한 마디였지만 저 한 마디가 참 어려웠다. 그리고 진짜 궁금했다. 왜요? 왜 나에요? 혹시 뭐 게임 같은 건가? 아무래도 나 잘못 걸린 것 같은데. 
그 때 그냥 조용히 올라가는 거였는데. 내 호기심이 이런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줄은 몰랐다.



"아빠가 똑같아서 그런가, 보는 눈도 비슷한가봐"

"예?"

"야, 진짜 말도 안 되는 거 아는데 내가 너한테 첫 눈에 반했었거든"



지금 저 말을 나더러 믿으라고 하는 이야기겠지? 표정이나 말투로 보아 장난 같지는 않은데, 내용이 절대 진지하게 들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우리 사이는, 2년 전 스치듯 본 게 다인, 그냥 남남인 사이였다. 근데 난, 2년만에 캠퍼스에서 만난 이 사람에게 지금 첫 눈에 반했다 하는 
그런 말도 안 되는 고백을 방금, 들어버렸다는거지.



"저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안 된다고 하면 안 물어볼래?"

"네. 안 물어볼건데요."

"물어 봐"

"제가 왜 좋아요?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첫인상은 아니었는데. 말이 좀 그렇긴 하지만 시우랑 싸우러 온 거고, 나랑 마주친 것도 내가 얘기 몰래 엿듣다가 
마주친 거잖아요. 도무지 반할 타이밍이 아닌데"

"나 네 얼굴 보고 반한건데? 내가 애매하게 예쁜 애들 좋아하거든. 너처럼"



칭찬인지 욕인지 헷갈려서 순간 움찔했다. 화를 내야할 타이밍인 것 같긴 한데 예쁘다는 소리 같기도 해서 그냥 참았다. 좋은 게 좋은거지.



"사실, 우리 엄마 아빠 사고쳐서 결혼한거야. 나 때문에. 나 아니였으면, 한시우가 김시우, 아니면 김민규가 되었겠지?"

"차라리 나를 낳지 말라고 하던가, 결혼을 하지 말던가. 왜 여러 사람 힘들게 하냐고. 호적만 주면 뭐 해. 아빠 노릇도 안 해 주면서"



그 말을 하는 그 표정이 너무나도 아파서, 나는 몇 년 전 시우에게 들었던 마음이 김민규에게도 똑같이 들기 시작했다.

혹시, 이 모든 불행의 시작이 자신이라고 생각해서, 자기 자신이 죽을만큼 미워졌으면 어떡할까. 그냥, 저 아이가 너무 불쌍했고, 안쓰러웠다.



"나는 우리 집이 그런 건 줄 알았어. 사랑 없이 한 계약결혼 같은 거. 내가 사람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느꼈거든"

"아, 우리 엄마랑 아빠는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구나. 나 때문에 사는구나. 아니다, 미련하게 우리 엄마는 아빠를 좋아했었어"

"나한테는 그래도 웃어줬는데, 엄마한테는 단 한 번도 따뜻하고, 사랑이 담긴 웃음을 보여준 적이 없어. 그 사람은"



표정도 없었고, 감정도 없었다. 무미건조한 말투 속에 이미 지쳐버린 여린 아이의 마음이 느껴졌다. 이미, 다치고 깨져서 이젠 그 유리 조각을 손에 쥐고 있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무뎌져버린, 평생 느껴보지 않았어도 될 복잡한 감정을 느꼈던 그 어린 아이의 모습이 20대가 되어 버린 지금의 아이에게 보였다.



"한시우 엄마를 본 적 있었어. 우리 엄마랑 참 다르게 생겼더라고.  근데, 우리 아빠가 엄마한테는 한 번도 보여주지 않던 웃음을 그 아줌마한테는 짓고 있었어"

"내가 원한 게 저거였는데.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닌데 왜 우리 엄마는 저 따뜻한 눈빛을, 미소를 가질 수 없는걸까. 당신 곁을 지킨 건 그 사람이 아니라 모든 걸
다 알면서도 나를 위해 견뎌낸 불쌍한 우리 엄만데, 왜 그걸 다른 사람한테 주는 거냐고"



언제 그 모습을 봤었을까. 주제 넘게도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제발 그 때가 김민규의 어린 시절이 아니였길 기도했다.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감정이었을 
분명하니까. 순수한 어린 아이는 되지 못 한다해도 이미 엉망이 되어 버린 마음에 또 하나의 상처가 생기지 않았으면 했다.



"어이 없는 건 뭔지 알아? 난, 그 때까지 아빠를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는 거야. 늦바람이 드셨구나 생각했는데, 나 말고 다른 아들이 있다잖아. 그것도 나랑 겨우 1살 차이인"

"쓸데없이 눈치는 느려서, 어떻게 그런 걸, 집안 분위기 하나도 제대로 못 읽냐, 나는. 엄마가 왜 그렇게 나한테 목을 매는지 한 번쯤 의심해볼만도 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아빠라도 부르기 싫은 그 인간 돈으로 누리고 살면서 그저 좋다고 그렇게 살았어"

"장차 한 기업을 이끌어가야 될 인간이, 나름 경영 수업까지 받아가면서 남들 눈치 읽는 걸 그렇게 배웠으면서! 정작 아빠라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지 19년동안 눈치도 못 챘어. 나 진짜 한심하지 않냐?"'

"그래서, 지금 생각하면 너무 한심한데, 그 거지 같은 인간이 만들어 낸 더 거지 같은 그 놈 얼굴이 보고 싶었어. 직접 내 두 눈으로 보고, 어떻게든 무너트리고 싶었어."



장장 20년 동안 믿고 따르던, 세상에 유일한 아빠라는 존재가 그런 엄청난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아니, 생각이라는 걸 감히 할 수는 있는걸까.

그래서, 바로 그 다음 날 시우를 찾아왔다고 했다. 내가 기억하는 우리의 첫 만남.

2년동안 같은 학교를 다녔으면서, 그것 또한 까맣게 몰랐다는 사실에 자기 자신에게 한 번 더 화가 났었다고 했다. 자신과 다른 듯 닮은 느낌을 풍기는 그 아이를 
는 순간, 화와 함께 치밀어오른 건 짜증나게도 동정심 같은 것이었다는 말도 해 주었다. 어쩌면 저와 똑같이 누군가의 이기심으로 인해 생긴 피해자일테니까.



"처음엔 내가 열이 받아서 넌 보이지도 않았거든? 근데 네가 내 눈에 언제 띈 줄 알아?"

"몰래 엿듣다 들켜서 쭈구리처럼 눈치 보면서 기어 나왔을 때? 쭈굴미가 마음에 드셨어요?"

"그 때 너 좀 찌질해 보이기는 했다. 근데, 아니야.난 그런 애들 싫어해"



아니면 율이한테 간다고 뻥치고 뛰어가던 그 뒷모습이 마음에 들었나. 나 그 때 머리 중단발이라서 그렇게 아름다운 뒷모습은 아니었을텐데..



"한시우의 존재를 안 이상, 내가 어떻게 걔를 신경 안 쓸 수가 있겠어"

"부잣집 도련님이 가진 건, 돈이랑 그 돈 보고 붙어있는 인간들 뿐이야. 그래서 걔들한테 한시우 뒷조사를 시켰지.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지, 어디 사는지 뭐 그런 거"

"근데 하나 같이 하는 말이, 항상, 어디를 가던 걔 옆에는 니가 있다는 거야. 세상 근심이라고는 모른다는 듯이 해맑게 웃으면서"

"그게 마음에 안 들었어. 사람을 충분히 쥐고 흔들 수 있는 패를 가지고 있었으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 예전처럼 행동한다는 게 말이 돼?"



내가 그거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느라 얼마나 죽을 힘을 다 했었는데. 갑자기 또 울컥하는 마음에 따질까 하다 곰곰히 생각 해 보니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저 표정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네가 사는 그 동네는 상대방의 어마어마한 약점을 손에 쥔 그 순간, 그 패를 마구 흔들며 상대를 무너트린다. 그리고 그 위를 밟고 
더 높이 올라가야만 하는 곳이었다.



"이미 대학도 붙었겠다, 시간이야 많으니까. 없으면 없는대로 만들면 되는 거고. 넌 도대체 워하는 애길래 그렇게 웃나 싶어서, 직접 널 보러 갔었어."

"근데, 진짜 짜증나게, 니가 되게 예쁘게 웃고 있는거야.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말 그대로 티없이 맑은 웃음을 넌 가지고 있더라고. 옆에 있으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생각이 들만큼"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한시우가 누구 아들이던 다 필요 없고 그냥 니가 탐이 나기 시작했어. 뺏고 싶었어"

"이왕 이렇게 된 거 다 엎어버리고 정말 널 빼앗아올까 생각도 하다가 그냥 참고 기다렸어. 하루에도 수십번 너네가 헤어지길 빌면서"

"근데 나 졸업할 때까지, 헤어지기는 무슨, 누구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너네 잘만 사귀더라. 짜증나게"



어느새 비어버린 컵을 테이블에 올려 두고 아까전까지 잡고 있느라, 손에 가득 묻어 있는 물기를 닦으면서 가만히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당신이 하고픈 이야기가 
뭐냐고, 그렇게 물어볼까 하다가, 한 명쯤은,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계속 내 입술을 두드리는 그 말을 꾹꾹 참아냈다.



"그리고, 그렇게 겨우 잊어냈는데 오늘 니가 내 눈에 띈 거야. 이정도면 운명 아니냐?"

"아, 그리고 만약에 니가 아직까지 걔랑 사귀고 있었으면 이번엔 뺏을 생각이였어."



내가 지금 여기서 무슨 반응을 해야 맞을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네 웃음에 반해 계속 널 기다렸다. 겨우 잊어갈 쯤 내 눈 앞에 나타난 너를 난 도저히 놓을수가 없다. 하는 얘기를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이 사람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뭐가 있을까. 



"아.. 그랬구나"



수 많은 고민 끝에 뱉은 게 겨우 저 말이었다. '그랬구나' 라니, 내 스스로도 어이가 없었는데 상대방은 오죽했을까. 얼핏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렸던 것도 같았다. 고백에 가정사까지 구구절절 이야기 해 줬는데 겨우 돌아온 대답이 저런 거라니.. 



"응. 난 그랬어. 그래서 네 대답은?"

"아까도 말했던 것 같은데, 고백을 했으면 받아들이던가 까던가 둘 중에 하나를 해 줘야지"

"그래야 내가 네 손을 잡고 나갈건지, 내일부터 미친 듯 대시할건지 결정을 할 수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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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민규의 상황이 너무 아려옵니다 민규의 어머니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미소를 시우의 어머니에게 보여줬을때의 민규의 감정이 느껴지는 기분이예요 분노부터 여주의 티 없이 맑은 웃음을 보고는 빼앗고 싶다는 민규의 기분이 모두 다 와닿았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2
저는 경험해보지 못한 곳에 있는 저와는 관련이 전혀 없는 결핍 속 민규를 보니 뭐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날보고 한눈에 반했다니 기분 좋기도 하구 ㅋㅋㅋ 아무튼 기대되네여 자까님 우리 오래 뵙시다!!!!
8년 전
독자3
혹시 암호닉 받으시면 숨밍으로 신청할래요...ㅎㅎㅎㅎㅎㅎ
8년 전
독자4
헐 작가님 글 제 취저 입니다..♡ 민규에게 이런 사정이 있었다니 여주가 잘 보살필거에요ㅠ
8년 전
독자5
이유를 반박할 수 없게 얘기도 야무지네요 ㅎㅎㅎ
8년 전
독자6
어머 밍구 넘나 저돌적인것... 더 기대되네여 ㅇㅅㅇ!
8년 전
독자7
와 민규 진짜 대박이네요....세훈이 말고도 영앤리치가 잘 어울리는 아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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