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개의 귀걸이 」
# 5
평소처럼 일어나 학교로 걸어갔다. 학교 문앞에는 태환 선배와 성용 선배가 서 있었다.
"양."
"어? 선배."
"좋은 아침."
걸어오는 나를 본 태환 선배가 손을 들어 흔들며 인사를 했다. 나도 마주 인사를 하고 그들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태환 선배 옆에 있는 성용 선배를 힐끔 쳐다보았다.
"왜?"
"아뇨..."
또다. 또 그렇다. 태환 선배와 함께 있는 성용 선배를 볼 때마다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항상 그래왔던 두 사람인데 새삼 왜 이러는 것인지 도통 짐작할 수가 없었다.
그런 내가 이상하다. 왜 이런 것일까.
"오늘은 모자 쓰고 왔네?"
"아, 네."
태환 선배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쓴 모자의 앞챙을 만지작거렸다.
옆에서 멀뚱히 바라보던 성용선배가 씨익 웃으며 말을 툭 던졌다.
"크크. 너 머리 안감았지?"
"네? 아니요. 감았어요."
"그럼 모자는 왜 쓰냐? 보통 머리 감기 귀찮은 놈들이 쓰고 오는데..."
"그건 편견이에요. 어제 감고 잤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머리가 안 가라앉아서 그래요."
"성용아. 그만해."
항상 대화의 절반은 놀림으로 가득한 성용 선배를 태환 선배가 제지시켰다. 그런 태환 선배의 말을 듣고 멈추는 성용 선배.
기분이 나빠졌다. 가슴이 순간 서늘해진다.
나조차 알 수 없는 나의 기분 변화때문에 답답해졌다.
"양. 손은 괜찮아?"
"네? 아, 네. 괜찮아요. 선배 덕분에..."
"내가 뭘. 약 발라준 것 뿐인데. 아무튼 다행이다. 심하지 않아서."
"걱정끼쳐서 죄송해요."
"아냐. 아냐. 그리고 이거 받아."
"뭔데요?"
태환 선배가 손에 든 종이백을 내밀었다. 어떨결에 받아들고 종이백 안을 들여다 보았다.
도시락통이었다. 그제서야 어제 태환 선배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났다.
도시락을 싸준다던 그말이 오늘부터였나보다. 빈말이 아니라 이렇게 챙겨주는 선배가 고마웠다.
"아, 도시락. 감사합니다."
"이게 뭐라고. 어제도 말했지만 성용이꺼 만들면서 하는거니까 부담갖지마."
"그래도..."
싱긋 웃으며 괜찮다고 말해주는데 어찌나 예쁜지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나 정말 이상한 것 같아.
멍하게 태환 선배를 바라보다가 학교 앞에서 서 있었던 선배들이 생각이 났다.
"아, 그럼 저때문에 여기서 기다리고 계셨던거에요? 이거 주시려고.."
"그래. 임마. 그러니까 어서 가자. 너도 9시 수업이잖아."
"네."
지금껏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못마땅했는지 성용 선배가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선배의 말에 시간을 확인하니 8시 45분을 조금 넘기고 있었다.
"별로 기다리지도 않았으면서. 어서 가자."
태환 선배는 투덜거리는 성용 선배의 어깨를 툭툭 치며 나의 팔뚝을 잡고 이끈다.
그가 잡은 팔뚝에 모든 신경이 쏠렸다.
심장 박동소리가 태환 선배에게 들리면 어떡할까 캠퍼스를 걷는 내내 신경 쓰였다.
곧 건물 앞에 도착했다.
"그럼 둘다 수업 잘 받아."
"선배는요?"
"난 오전 수업없어. 화실에 가서 그림작업하러 갈거야."
"그림요?"
강의가 없는데 이렇게 이른 시간에 나올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그림이라니?
어제 보았던 그것일까.
창 너머로 비추는 햇살에 빛나는 태환 선배의 옆태에 홀려서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캔버스에 무언가가 그려져 있었던 것 같다.
그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학교에 나온 것인가?
예술분야에는 재능도 없고 관심도 없었던지라 조금도 짐작이 되지를 않았다.
의아함을 담아 태환 선배를 바라보았다.
그런 나에게 예의 예쁜 웃음을 지으며 대답해주었다.
"응. 그림. 우리 학교 곧 축제잖아."
"축제요?"
축제랑 그림이랑 무슨 상관이지?
그건 그렇고 곧 축제구나. 가을에 축제가 있다고만 알고 잊어버려서 생각치도 못했다.
흔히 중국인은 축제를 좋아한다는 말이 있듯이 나 또한 축제를 좋아한다.
하지만 타국에 유학 온 학생의 본분으로서 일부러 잊으려 노력했고 그 노력은 성공했다.
방금 태환 선배가 말하기 전까지 생각조차 못했으니까 말이다.
"우리 과는 그림 전시하거든. 후후."
"아..."
"축제때 시간 되면 보러 와."
"물론이죠."
태환 선배가 그린 것이라면 외향과 내면 만큼 아름답겠지. 벌써부터 그때가 오기를 기다려졌다.
유학생의 본분으로서 축제따위 잊자 라는 생각은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진 후였다.
"환아. 너 진심이야?"
"뭐가?"
화기애애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옆에서 말없이 걷던 성용 선배가 끼어들었다.
입술을 삐뚜룸하게 치켜올리는 모양새가 좋은 의도가 담겨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태환 선배도 성용 선배의 말에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작년 축제때 생각 안나?"
"작년?"
"어. 너 그때 너네 과에서 주점 대신에 찻집한다고 했다가 너만 오...읍!"
가만히 성용 선배가 주절주절 꺼내는 말을 듣던 태환 선배가 안색을 바꾸며 입을 틀어막았다.
그런 다급한 모습은 처음 보는지라 깜짝 놀라서 쳐다보았다.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이지?
입이 틀어막힌 성용 선배는 순간 움찔하더니 금세 능글능글한 웃음을 짓는다.
푸흐흐하고 웃는 모양새가 정상인처럼 보이지 않았다.
태환 선배도 이렇게 안색을 달리 할 만큼 큰일인 것일까? 그 찻집이라는 것이?
순간 궁금해져서 물었다.
"찻집이요?"
"어? 아 아냐. 그게..."
"읍읍! 그, 그만...웁..놔줘! 헥! 숨막히겠다."
악력이 더 쎈 성용 선배가 태환 선배의 손을 떼어내고 숨을 들이내쉬었다.
그리고는 태환 선배 곁에서 몇발자국 떨어진 후 이어서 말했다.
내가 궁금했던 찻집에 관한 것이었다.
"작년 축제때 그림 전시를 하고 찻집도 했었지. 환아 그렇지?"
"너...말하면..."
"알았어. 알겠다고. 그건 말 안할게. 다른 건 괜찮지?"
"...좋아."
"축제는 낮에는 동아리 중심이고 저녁부터 과 중심이라고 보면 돼. 피날레는 연예인 공연이고."
"......"
"주점이야 보통 과에서 하는거니까 늦은 오후무렵에나 시작하지만 환이네는 특수한 경우라 낮부터 하거든."
"그래요?"
"어. 그림 전시도 하다보니까 그래. 근데 솔직히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냐? 고상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 일반인들도 있겠냐고. 물론 있지. 그런데 자세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드물거든. 쑨 너도 그렇지?"
"아, 네...뭐...그렇죠."
"지루하잖아. 그래서 관객도 모을 겸 찻집도 함께 운영하기로 한거지. 그런데 이게 대박친거!"
"음~"
"환이네쪽이 예술계열이다보니 예쁜 여학생들이 많거든. 외모에 끌려 손님들이 오는거야."
"그렇군요."
"특히 옆에 있는 이 사람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았지. 남녀 할 것 없이."
"에?"
성용 선배의 말이 길어질수록 태환 선배는 말이 없어졌다.
관심도 갖지 않았던 축제에 대한 성용 선배의 맛깔스런 설명에 점점 빠져들었다. 아마도 태환 선배가 연관되어서 그러할 것이다.
인기가 많았다니...그건 당연한 결과겠지.
그냥 보고 있어도 몸소 체감할 정도니까. 그만큼 그는 매력적인 남자였다.
같은 남자가 보아도 두근거릴정도로 예쁘고 사근사근한 성격의 소유자였으니 새삼 놀랄 것도 없었다.
"태환 선배요?"
"이 녀석이 좀 예쁘냐. 성격도 사근사근해서는...사람들이 끔뻑 죽는거야. 게다가..."
"...야. 그만해. 너희들 수업 시간 안됐어? 그렇게 느긋하게 대화하고 있어도 돼?"
가만히 듣고 있던 태환 선배는 도저히 안되겠지는지 대화를 중단시키고 현재 시각을 상기시켜주었다.
9시 되기 직전이었다. 대화하는 내내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전혀 대화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태환 선배가 대화의 흐름을 끊은 것이었다.
뾰루퉁한 태환 선배의 표정은 정말 귀여웠지만 그 분위기만은 귀엽지 않았다. 날이 선 목소리가 귓가를 후려친다.
왠지 죄송스러워서 뺨을 긁적이다 꾸벅 인사를 하고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성용 선배의 말에 맞장구 친 것이 아무래도 잘못된 것은 아닌지 찜찜해졌다.
그러나 그런 마음과 달리 끊겨버린 뒷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게다가? 뭘까. 궁금하다.
다행히 교수님이 들어오시기 전에 도착했고 빈자리에 서둘러 앉았다.
성용 선배도 지금쯤 강의실로 뛰어갔겠지?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며 빈 자리에 가방과 책을 올리고 앉았다.
"쑨. 손 괜찮아?"
"어? 아...괜찮아. 손수건 고마웠어. 핏자국 안지워지더라. 새로 사줄게."
"됐어. 싸구려 손수건인걸. 아무튼 다시는 그러지 마라. 식겁했다."
어제 사물함에서 장미가시에 찔렸을 때 옆에 있었던 친구의 충고에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는 이성적이지 못해서 저지른 행위였다.
이렇게 손바닥에 남은 흉터를 보면 다시는 안하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들었다.
-
당분간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었다.
정체 불명의 장미꽃도 그날 밤을 떠올리게 되는 장미 향기도 더이상 없었다.
내심 안도가 되었다.
아무리 섹스가 황홀했고 미칠만큼 좋았다고 하지만 정체모를 사람에게 불필요하고 깜짝 놀라는 선물따위 받기 싫었다.
그것은 기쁘다기보다 오싹했던지라 예전과 다름없는 일상이 달가웠다.
"쑨. 점심 먹자."
오전수업을 마치고 점심시간이 맞물렸다. 교재를 정리하고 자리에 일어서며 점심 먹자는 친구의 말에 고개를 도리질쳤다.
아침에 전해준 태환 선배표 도시락이 있었기 때문에 거절 의사를 표한 것이다.
학생 식당에 가서 친구들과 같이 먹어도 상관없었지만 함께 먹다보면 선배의 도시락을 빼앗길 것 같았다.
요 며칠동안 먹고 있는 나조차도 먹을 때마다 감동을 느끼는데 그건 친구들 또한 마찬가질 것이고 매일 뺏어 먹으려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혼자 독점하고 싶은 마음에 한사코 거절했다.
"나 도시락 있어. 너네들 끼리 맛있게 먹어."
"며칠동안 계속 도시락 싸온다? 돈 아끼는거야?"
"그러게. 그리고 쑨이 요리 잘했나?"
"글쎄. 저번에 못한다고 즉석요리 사먹는 것 같던데?"
여기저기에서 쏟아지는 친구들의 말을 가만히 듣다가 슬쩍 그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조용히 강의실을 빠져나오려는 찰나 친구들의 외침이 뒤에서 들려왔다.
"어? 쑨. 어디가."
"하하. 나 먼저 갈게. 맛있게 점심 먹어."
"저 놈 튄다."
강의실을 나온 후 건물에서도 재빠르게 나왔다.
걷다가 캠퍼스 중심부에 깔린 잔디밭 위에 자리를 잡았다. 오늘은 이곳에서 점심을 먹을까.
"맛있다~"
맛을 음미하며 도시락을 먹고 쌀 한톨도 남김없이 입안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이런 맛을 창조하는 태환 선배가 신기했다. 타국에서 유학하며 홀로 자취를 한 후 요리를 해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집에서도 부모님을 도와 식사 준비를 하곤 했지만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든 적이 없었다.
빈도시락통을 정리하고 종이백에 넣으려고 하는데 덜컥 뺨에서 차갑고 축축함이 느껴졌다.
차가움에 뒤돌아보자 파란 유니폼이 눈에 들어왔다. 시선을 위로 올리자 오늘 아침에도 보았던 성용 선배였다.
"기선배?"
"오냐. 점심 먹었냐?"
"네. 방금."
"이거나 먹어라."
"뭔데요?"
"음료수. 방금 경기 끝났거든. 가위바위보해서 진 사람이 음료수 사오기로 해서 사오는데 니가 보이더라."
내 손에 안겨준 것은 연두빛액체가 든 작은 패트병의 음료수였다. 게토레이였다.
성용 선배 양 손에 음료수가 가득 든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고 성용 선배 옆에 처음 보는 사람이 서있었다.
그 사람도 양손에 빵빵한 비닐봉지를 든 모양새가 음료수 배달부로 낙점된 사람인 것 같다.
"네. 잘 마실게요. 그런데...저 분은?"
"엉? 아, 인사해라. 우리 축구클럽의 주장이다. 그냥 구글거림이라고 불러."
"야! 이 기레기야! 후배 앞에서 그따위 소리할래?"
"......"
"아니면 구자봉? 그게 그거지. 크크."
"이 식빵새끼가!"
축구동아리의 주장이라는 사람은 성용 선배의 목에 옆구리에 끼고 헤드록을 걸었다.
목이 졸리던 성용 선배는 금세 빠져나왔고 똑같이 갚아주었다.
하는 짓이 선배들보다 애들 같아서 한심스러웠지만 눈치가 빠른 성용 선배가 알아챌까 봐 눈을 감아버렸다.
조금의 시간이 지연된 후에 정식적으로 인사를 주고 받았다.
"반갑다. 구자철이라고 한다. 식빵놈이 말했듯이 축구부 주장이야."
"반갑습니다. 선배님. 전 쑨양이라고 하고 유학생이에요."
"그냥 구선배라고 불러. 그리고 말 많이 들었어."
"에?"
"너 많이 유명하거든. 키도 엄청 큰데다 허우대도 멀쩡하고 생긴 것도 잘생겼고 여자들이 꺅꺅 하던데?"
"에...그런가요?"
처음 듣는 소리에 놀라서 멀뚱히 구자철 선배를 쳐다보았다. 나의 물음에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성용 선배가 손으로 얼굴을 덮으며 탄식을 했다. 왜 저러지?
한숨을 내쉬고 고개까지 절래절래 흔든다. 정말 왜 저러는거야?
그리고 구자철 선배의 어깨를 치며 턱으로 한쪽을 가르키고 말을 던졌다.
"야. 가자. 사람들 기다린다."
"아, 맞다. 그럼 다음에 보자구~ 후배."
"참, 너 점심 다 먹었다고 했지?"
"네."
"도시락통 주라. 그거지. 내 손에 끼워라."
"아! 제가 갖다드려도 되는데요. 지금 손이..."
"괜찮거든. 오늘 환이가 다른 볼일 있다고 아까 나갔다. 내가 대신 집까지 갖다줘야 해."
"..그래요?"
태환 선배가 학교에 없다는 말에 아쉬움을 달래며 빈 도시락통이 든 종이백을 성용 선배 손에 끼웠다.
대신 들어드릴까 싶었지만 극구 사양하는 바람에 입맛만 다셨다.
며칠 동안 빈도시락통은 대부분 태환 선배를 만나 직접 전해줬었는데 오늘은 그 기회가 닿지 못했다.
허전함을 느끼며 바지에 묻은 잔디를 털어냈다.
잔디 위에 내려 놓은 가방과 교재, 음료수병을 들어올렸다.
저만치 앞에 음료수병이 든 봉투를 양손에 들고 투닥거리며 걸어가는 성용 선배와 구자철 선배가 보였다.
구자철 선배는 국문학과 3학년으로 운동을 잘하는 것과 반대로 문학을 사랑하며 우수에 찬 남자라고 했다.
그 설명을 들은 성용 선배가 개같은 소리라며 설명을 일축했지만 말이다.
오늘 처음 본 탓에 알 수 없지만 성용 선배 말로는 구글거림이라는 별명처럼 느글대는 대사를 곧잘 말하는 종자라고 했다.
나중에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아, 그 선배! 완전 로맨틱해서 여자들한테 인기 많아. 그리고 남자들한테도 러브레터 대필해달라는 부탁도 많고."
내가 너무 무관심했던 것일까. 아니면 원체 인간관계가 좁았던 탓일까.
새삼 우물안에 갇혀 있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수업마저 마치고 친구들과 잠깐 술한잔 걸쳤다.
그날 학과 모임 이후로 첫 술자리였다. 친구들과 항상 그러하듯이 맥주에 소주를 말아 소맥으로 원샷했다.
물론 말술답게 취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은 왜 그렇게 취했던 것일까. 많이 피곤했나?
그래도 알콜의 기운이 스며들어 둥실둥실 기분좋게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열쇠를 꺼내려고 가방을 뒤적이다가 무언가 손에 걸렸고 이내 무언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 무언가가 바닥에 부딪하는 '툭'하는 소리가 예민하게 들려왔다.
"..뭐지?"
얇은 종이쪼가리였다. 가방 틈 사이에 끼어 있었던 것 같았다.
들여다 보니 편지 봉투였고 봉투 입구는 봉인되어 있지 않아서 쉽게 내용물을 꺼낼 수 있었다.
봉투 안에 든 내용물을 빼어들며 현상황이 왠지 익숙하다고 느껴졌다.
내가 언제 이런 느낌을 겪었더라?
접혀진 내용물을 펼쳤고 그 안에 적힌 내용에 남아 있던 알콜향을 모조리 날려버렸다.
ㅌ/흰구름/꽃게/유스포프후작/우구리/마린페어리/박쑨양/촹렐루야/잼/초코퍼지/쌀떡이/꾸워엉/탱귤탱귤/응가/햄돌이/토야/이율/아와레/허니레인/태꼬미/포스트잇/샤긋/딸기빼빼로/소띠/광대승천/태환찡/쥬노/빠삐코/초코퍼지/잼/렌/비둘기/박태쁘/아스/아마란스/뺑/피클로/하늬/양갱/화뉴/옥메와까/밧짱과국대들/탱귤/찰떡아이스/또윤/토야/응가/고무/사과담요/부레옥잠/소어/태쁘니/연두/레인/귤/수풀/리엔/고구미/눕는독자ㅇ〈-〈/텔라/@(골뱅이)/하양/양양/차느/너구리/식빵녀/앙팡
★ 오타 지적 환영!
★ 요즘 떠오르는 쑨양의 지큐잡지화보ㅎㅎ 보신분들 많죠?
오리랑 찍은 모습이 참 귀여웠어요ㅋㅋ
공구 많이 하던데...저는 다행히 아는 동생이 현재 중국에 가있어서 사와달라고 부탁 좀 했답니다.
대신 귀국할 때 받을 수 있다는 함정이있지만요. 그 귀국일이 연말이라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