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장님은 젊고, 돈 많고, 이쁜데 좀 이상해
by. 이상해
051. 보고싶었어?
사실 사장님은 학생 때부터 그러셨지만 여행 다니시는걸 굉장히 좋아하시기 때문에 한 번씩 주변사람들을 걱정시키시곤 하신답니다. 여행을 간다던지, 얼마를 지내다 온다던지 그런 기본적인 말씀을 하나도 안 해주시고 가시거든요. 그래서 사장님의 최측근들은 사장님이 한 동안 잘 안 보이면 아, 또 여행을 갔구나하고 생각하지만 사장님과 그리 깊은 관계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사장님이 여행을 다녀오실 때까지 아무것도 모른답니다. 때는 남준이가 같이 데뷔하고 싶은 아이들이라며 방탄이들을 사장님께 보여드린지 한 세달 쯤 지났을 때였을까요, 이제쯤 막 정을 들이기 시작한 방탄이들을 두고 갑자기 스웨덴에 꽂히신 사장님은 그 생각을 하신지 10분만에 비행기 티켓을 구입하셨고 평소처럼 아무 말 없이 그렇게 비행기를 타버리신 겁니다. 매일 연습실에 오셨던 사장님이 거의 이주일이 다 되도록 안 보이니까 방탄이들은 안절부절 무슨 일이 있는건 아닐까하며 마음을 졸이고 있던 찰나에 사장님이 캐리어를 끌며 아무렇지않게 연습실로 들어오셨어요.
"연습 잘 하고 있었어? 들어올 때 노래소리 안 들리던데"
" ..."
"뭐야, 왜 다들 그런 표정이야?"
"...사장님, 어디 있었어요 이제까지?"
"사장님은 무슨. 매일 누나라고 부르면서...어, 김태형 이 자식 표정 풀어라. 무섭다 너?"
"왜 전화도 안 받고 연습실도 안 오는데요, 매일 오더니"
"스웨덴 갔다왔고, 휴대폰 로밍하는거 잊었어."
"...스웨덴?"
"왜, 또 뭐. 김석진 표정 사나운거 봐라. 너 데뷔하면 사나운 표정 팬들이 좋아하겠다 아주 섹시해"
"장난치지말고.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몰라 임마. 연락이 안 되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허, 뻔뻔한것 좀 봐. 원래 이러냐 남준아?"
"네, 저 누나 원래 저래요. 그러니까 내가 여행갔을거라고 그랬잖아요. 사람 말을 안 믿어"
"아니 무슨 여행을 간다고 말 한마디 없이 가냐고."
"그래서 결론이 뭐야. 나 보고싶었다는거네 다들?"
"..."
"오구, 나 기다렸어? 내가 다 큰 애들을 몇이나 키우네"
뻔뻔하게 나오는 사장님 덕분에 헛웃음을 흘리는 석진이와 남준이를 제외한 방탄이들은 걱정을 뒤로하고선 누나! 보고싶었어요 하며 사장님께 안겨들었다네요. 데뷔 전까지만해도 조그마했던 지민이랑 정국이가 달려와서 안겨오는게 너무 귀여웠다나 뭐라나. 회상의 포인트가 약간 이상한 사장님이었다고 합니다.
52. 마트 연애설
데뷔하고 화양연화 앨범을 낼 때까지 쉬는 날이면 항상 사장님과 둘이서 마트에 장을 보러가는 석진이는 그 날도 아이들...보다는 제 자신을 위한 요리를 해 먹기 위해 재료를 사러 갔는데요. 스스럼없이 시식코너에서 음식을 집어 입에 넣어주고, 사장님이 술을 잔뜩 카트에 집어담으면 익숙한듯 다시 진열대로 가져다 놓는 석진이는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연인같아서 이 사단이 일어났나봅니다.
"탄소야, 나 진짜 고민이 있어"
"또 포도 주스 살까, 오렌지 주스 살까 이딴거 물으면 진짜 뒤진다"
"...족집게 같아가지고. 초코파이 살까, 몽쉘살까?"
"진짜 하찮은것 가지고 고민한다 김석진...잠시만, 실장오빠한테 전화왔다."
"받아, 난 초코파이로 사야겠어"
"니 마음대로 하시고...여보세요? 응, 오빠. 김석진? 지금 내 옆에 있는데...무슨 소리에요 그게 다. 헐, 혹시 나야?"
"...?"
"마트요, 애들 냉장고 채워놔야 하니까. 아니야, 다 샀어요. 금방 갈게. 부인 기사 내요, 나라고. 팬들도 내 얼굴 다 알잖아. 응, 알았어요 끊어"
"뭐야? 무슨 일 있어?"
"있어, 너랑 나 지금 사진 찍혀서 인터넷 난리났나봐"
"...어떡해 그럼?"
"뭘 어떡하긴 어떡해. 아니라고 하면 되지. 너 슈스 인정받았다 석진아. 와, 사진도 찍히고. 존나 기분 좋아"
"..."
분명 심각해야하는게 맞는데. 제 앞의 사장님이 방탄소년단의 김석진이 이렇게 유명해졌다며 뛸 듯이 기뻐하는 탓에 어이가 없어진 석진이었네요. 열애설은 금방 사그라들었답니다. 사장님과 방탄이들이 워낙 친한걸 알고 있는 팬들이었고, 또 사장님이 직접 올리신 해명글이 너무나 진심같았기 때문이었겠죠. 안녕하세요, 빅히트 김탄소 입니다.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방탄소년단을 많이 아끼고 계시는 아미분들에게 본의 아니게 많은 심려를 끼친 것 같아 마음이 무겁지만 또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데뷔시킨 우리 방탄소년단이 많이 유명해졌다는 소리일테니까요. 우리 석진이 앞으로도 많이 알아봐주세요! 저도 이제 더욱 조심하는 김탄소 되겠습니다 라는 사과문이요.
53. 괜찮아요? 괜찮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남준이와 사장님은 사장실에서 남준이가 작업한 곡 두어개를 틀어놓고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워낙 음악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 남준이가 작업을 하고나면 가장 먼저 들려주는 사람이 딱 둘 있거든요. 사장님이랑, 방탄이들. 어쨌거나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누가 들어온다는 말도 없이 사장실의 문이 열려 사장님이 인상을 쓰며 무슨 말을 하려 고개를 드는데, 소리를 지를것이라고 생각했던 남준이의 생각과는 다르게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사장님이었답니다. 조금 불안했지만 사장님의 손님이라 음악을 끄고 나가려는 남준이의 손목을 떨리는 손으로 잡아 앉히는 사장님 때문에 의아해하며 다시 자리에 앉는 남준이였어요.
"오랜만이네 탄소야"
"...어떻게 알고 찾아왔어?"
"그냥, 너가 만든 애들 유명해졌잖아. 그래서 쉽게 찾았지."
"..."
"더 예뻐졌네, 몸매도 더 좋아진것 같고"
"...가, 할 말 없어"
"되게 싸늘하네. 옆에 남자 있어서 그래? 너 나한테 잘 앵겼잖아, 오빠 오빠 하면서"
"옛날 일 꺼내지 마 후회중이니까."
"아, 그 때 내가 너한테 왜 헤어지자고 했을까. 너만큼 몸매 잘 빠진 애도 없는데 이제"
"...저기요, 나가주실래요?"
"뭐야, 아 너가 그 뭐냐 랩...뭐였는데"
"그건 알 필요 없으실 것 같고, 나가달라구요. 더 이상 못 들어 드리겠으니까"
"뭐?"
"더러운 입 그만 놀리시고 나가라고. 경찰 부르기 전에"
"...허, 어이가 없네. 잘 있어라. 간다."
"..."
"누나, 괜찮아요? 누구길래 그런 말을 가만히 듣고 있어요. 응?"
"...준아, 안 괜찮아 나"
그 말을 끝으로 눈물을 뚝뚝 흘려대는 사장님 탓에 당황한 남준이는 멍하니 사장님을 바라보다 이내 다가가 사장님을 꼭 안고서 등을 토닥이며 달래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누나 괜찮아요, 다 괜찮아. 누나 우니까 아무것도 못하겠다. 완전 자상하죠. 천천히 진정된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눈 남준이는 열심히 그 남자를 씹어댔답니다. 알고보니 그 남자는 사장님의 인생 최대 똥차였거든요. 사장님과 사귀던 와중에 바람까지 피고선 이별통보까지 한 그런 남자요. 이제와서 뭘 어쩌겠냐만은, 남준이 덕분에 그제서야 웃는 사장님이었답니다.
54. 학교에 가요
정국이는 스무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고등학생인 아주 특이한 아이라서 바쁜 스케줄이 가득한 시간이 아니면 가끔씩 학교에 나가야 할 일들이 있답니다. 예를 들면 시험이라거나, 또 시험이죠. 대부분은 매니저 형들과 함께 학교에 가지만 그 날은 숙소에서 방탄이들과 함께 놀고 있던 사장님이 있어서 매니저오빠들에게 쉬라고 말한 뒤 정국이를 차에 태워 학교로 향했다고 하네요. 노란색 자켓을 갖춰 입은 정국이를 보며 입학식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고3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시면서요.
"우리 꾸기, 오랜만에 학교 가는 거 어때? 친구들은 많아?"
"아뇨 누나, 친구 많이 없어요"
"왜? 너 한 살 형이라 싫대? 늙은이 같대?"
"...누나 혹시 나 놀려요?"
"오구, 그랬어? 속상했어? 우쭈쭈 누나가 우리 꾸기를 왜 놀려"
"아, 누나 그런게 아니라니까요. 내가 무슨 애긴줄 알어"
"아가지 우리 꾸기. 들어가자, 오늘 시험 뭐 치는지는 알아?"
"몰라요. 나 그냥 가는건데?"
"그래, 이왕 하는 김에 오엠알 카드나 예쁘게 색칠하고 나와. 교무실에서 기다릴게."
"응, 알았어요 누나"
물론, 그 시험을 잘 치는건 아니지만 치는데 의의를 두는거죠 뭐. 정국이가 교실로 들어가 시험을 열심히 치고(열심히 찍고 자고) 나올 때까지 사장님은 교무실에 앉아 감독을 하지 않으시는 선생님들과 함께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야기를 나누시다가 정국이가 부시시한 얼굴로 교무실에 오자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인사를 하고 교무실을 나오셨답니다. 나올 때 정국이의 얼굴이 새빨개진 이유는, 사장님이 선생님들께 우리 아가 잘 부탁드릴게요하고 인사를 하셨기 때문이라네요. 죽어도 아기는 싫은가봐요 우리 정국이.
55. 끝은 다정할테니
방탄이들이 일생일대의 실수를 한 적이 있었어요. 이것도 데뷔 전 일이었네요. 하루하루를 노래 연습에, 춤 연습에, 작업에. 하루종일 작업실과 연습실 그리고 숙소만 돌아다니며 강행군을 뛰다보니 어린 마음에 다 같이 매니저 형의 전화도 받지 않고, 사장님의 전화도 받지 않은 채로 어딘가에 숨어 있다 나타난 적이 있었어요. 그 일 때문에 사장님과 매니저 형들은 다같이 걱정하고, 또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틀 뒤 나타난 방탄이들은 잘 지내다 왔는지 멀쩡한 얼굴로 쭈뼛쭈뼛 연습실로 걸어오는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어떻게 됬겠습니까.
"이리와 이 미친새끼들아."
"...누나"
"정신 놨어? 아니면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 너네 데뷔 얼마나 남았는데. 나랑 약속한 시간 얼마나 남았는데 너네"
"..."
"고작 몇 달 남은 애들이 말 한마디 없이 잠수를 탔어. 내가 어떻게 생각해야할까. 아, 너네 데뷔 안하고 싶구나"
"아니, 아니에요 사장님. 진짜 그런거 아닌데"
"정호석 입 닫아. 나는 기회 많이 안 줘. 나 자선사업가 아니잖아. 김남준, 애들 간절하다며. 이게 간절한거야? 너네 감정 하나 제대로 못 추스리는데?"
"...죄송합니다 사장님, 다시는 이런일 없게 하겠습니다"
"씨발 진짜 간절한 새끼들이 이 모양이면 지금 더 간절한 애들은 어떡하라고 이 모양 이 꼴이야, 어?"
"...누나, 진짜. 내가 그랬어요, 하루만 푹 자고 싶다고. 아빠도 보고싶고, 어 그래서 그랬어"
"..."
"미안해요, 다시는 안 이럴게요. 데뷔시켜주세요...누나, 진짜, 진짜 잘못했어"
"...박지민, 힘들어?"
"...아니야, 안 힘들어요"
"...짜증나"
"...거짓말 아니라 진짠데"
"...바보야 힘들면 나한테 이야기를 해야지 왜 너네끼리 그래. 말하면 쉴 시간 주잖아, 바보같이 왜 그랬어"
"..."
"...가서 쉬어, 쉬는김에 하루 더 쉬어. 가서 눈 꽉 감고 자. 밥 먹고, 푹 자. 내일 내가 깨울때까지. 그 전에 일어나면 죽어."
"...네 누나"
"...이리와, 왜 울어. 놀랐어?"
잔뜩 화를 내고 나니 그제서야 보이는 울고 있는 막내들을 꼭 껴안아주며 달래주는 사장님이었다고 합니다. 말은 험해도, 다 자신들을 위한 소리라는 걸 알고 있는 방탄이들이어서 그랬나봐요. 어차피 험한 말 뒤에 따라오는 말이 따뜻할 걸 알면서도 말이죠. 아직은 여렸던 아이들이라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에 등을 토닥여주던 사장님은 그렇게 말했다고 하죠. 계속 울면, 남자들이 달고 있는 그거 떨어져 임마. 그만 울어,라구요. 그 말에 놀라 눈물을 멈춘 지민이는 한동안 딸꾹질을 해 미안해지신 사장님이 숙소까지 따라가 방탄이들이 모두 잠 들 때까지 가만히 바라보고 계셨다는건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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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고맙습니다 하뚜 |
작가입니다
작가가 아니라 죄인일까요 저?
독자님들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전 죄인입니다.
일상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하다보니 오늘이네요
건대를 목표로 하는 고3 학생이라 변명 조금 보태서 많이 바빴어요
사실 많이 기다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많이 보고 싶었답니다...
공부가 너무너무 하기 싫을 때, 그럴 때마다 글 들고 찾아올게요
자주 올 것 같지 않으세요?
하여튼 소재 신청해달라고 해놓고 잠수탄게 너무너무 미안해서
많이 넣어보려고 노력했답니다!
어떻게! 많이 반영된 것 같으세요?
헤헤 아 저 저번편 댓글 보고 알았는데 고등학교 동문인데 왜 대학 동문이라고 알려졌을까요
저도 의문이네요 (실수라는 겁니다 여러분 부끄러워서 그래요)
오랜만에 댓글로 소통하고 싶은 시간...하지만 일상에 치여사는 우리 독자님들도 너무 바빠 댓글을 못 다실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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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즐겁게 읽어주신다면 저도 기쁠거에요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