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환의 부서 팀장이 바뀐 후, 일상이 된 커피 심부름이었다. 많고 많은 사람, 그 중에 반 이상이 여자인데 대체 왜 자신이 커피를 타야 하는지... 한 번은 자신이 왜 타야 하냐고 물었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여자들보다 예쁘잖아요. 였다. 이상한 사람...
팀장님, 커피요.
팀장과 사원의 갭은 어느 회사나 크지만, 자신이 속한 컴퍼니는 유독 질서가 뚜렷했다. 상사가 시키는 심부름에 토를 달 수가 없으니, 작은 군대라고 해도 할말이 없는 것이다. 어릴 때 어머님이 보던 드라마에서는 침을 뱉었던 것 같은데, 자신의 침이 들어간 커피를 마시는 팀장을 생각하니 역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오늘도 일 보 후퇴다.
진환이 에이포 용지가 거덜난 복사기에 용지를 넣는 중이었다. 또각또각? 뚜벅뚜벅? 여자의 힐 소리는 아니었지만, 구두의 소리가 진환의 가까이로 다가왔다. 흡, 하고 진환이 숨을 들이켜야했다. 분명 제 옆에 있는 사람은 팀장이며, 엉덩이에 닿는 것은...
저어, 김 팀장님...
네, 김 사원.
저기, 저 손 좀...
이 손 말입니까? 이 손이 왜요, 올바른 짓하고 있는 것 같은데.
파르르 떨리는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팀장이 얄궂었다. 되려 엉덩이를 살짝씩 터치하던 손아귀에 힘을 줘, 진환의 엉덩이를 주무르는 것이 아닌가. 진환은 처음 겪은 일에 눈가가 빨갛게 일었다. 물기 어린 목소리가 다시 한 번 김지원 팀장니임, 하고 부르자 그제서야 팀장이 손을 뗐다.
미스 김? 커피 좀 타 와요.
진환은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정말... 이상한 사람.
며칠 째 팀장에게 시달리는 바람에 점심도, 저녁도 제대로 못 먹서 수척해진 진환이었다. 통통하던 볼이 조금은 들어갔고, 립밤을 바르지 않아도 매끈했던 입술도 잔뜩 갈라진 채였다. 한 번은 같은 회사 동기인 한빈이 카카오톡을 통해 왜 그러냐고 물은 적도 있었다. 아픈 거, 아니지? 하며 물어왔던 다정함에 팀장에 대한 얘기를 구구절절 털어놓았다.
[오늘은 팀장님이 내 엉덩... 이를 막...]
[뭐?]
[아니... 팀장님이 내 엉덩이를 막 만지는데... 진짜 무서웠다]
칭얼거리는 진환에게 힘들었겠네, 진환 씨. 쉬어. 를 전송한 한빈이 김지원 팀장을 꼭 조지고 만다며 달밤에 체조한 건 비밀.
한빈에게 그 얘기를 한 뒤에 진환의 생활이 조금은 바뀌었다. 팀장이 진환을 데리고 점심을 먹기 전, 먼저 진환을 데리고 초밥집이나, 중국집, 스파게티 집 따위의 진환이 좋아하는 곳을 데리고 간다거나, 점심을 같이 못 먹었다는 핑계로 진환을 데리고 갈 땐, 부러 팀장에게 커피를 쏟은 뒤, 아... 죄송해요. 실수. 집에 가서 빠셔야겠네요... 아니면, 벗어서 저 주실래요? 세탁은 해 드릴게요. 라며 얄밉게 웃었다.
김한빈 씨, 미쳤습니까?
물론 참을 인을 일주일이나 새긴 지원이 폭발하기 전까지만.
모기 때문에 짜증 나서 뒷 부분 잇다가 날아갔다는 썰... 머리가 좋지 않아서 한 번 나온 구도 쭉 이어서 쓰기 때문에 횡설수설이 좀 심하다는 썰...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