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백현] 혼난 뒤, 카톡

 

 

저기 

안 들어 올거야? 

진짜 미안해 

내 얼굴 보기 싫은 거면 

내가 나갈게 

 

된통 혼내 놓고도 화가 안 풀려서 나가 버린 너. 눈치 보여 보낸 카톡. 

 

잘못, 관계 자유.

[상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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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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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됐어
친구 집이니까
신경 꺼

/ 애인사이, 제게 거짓말을 하고 술자리에 갔다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본 상황.

[racy]

너네 집 놔두고
왜 친구 집을 갔어
내가 나갈게
들어와

[독자1]

내가 나가던
네가 나가던 해야 되잖아
그래서 내가 나왔는데 왜
좆같아도 편하게 있으라고
내가 나왔잖아
불만 있어?

[racy]

하나도 안 편해
그냥 더 혼내
화 풀릴 때까지
들어와 일단
응?

[독자2]

얼굴 보면
더 화낼 거 같아서 그래
내일 들어갈테니까
걱정말고 자

[racy]

2에게
화내도 돼
화내고 풀어
그게 훨씬 편해
이러면 나 잠도 못 자

[독자3]

racy에게
충분히 화냈어
더 이상 얘기하면서
열받는 것도 싫고
배신감 드는 거
상기시키고 싶지 않아

[racy]

3에게
미안해 진짜로
진짜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그래도 내 잘못이니까
잘못했어
그러니까 들어와 주면 안 돼?
나 너무 불안해 지금

[독자4]

racy에게
그래서 내일 들어간다잖아
아예 안 들어가겠다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래
애초에 집 나갈 일을
만들질 말던지
싸울 일을 만들지 말던지
했었어야지

[racy]

4에게
알았어...
기다릴게
얌전히 기다리면
내일은 오는 거지?
내일 화 풀 거지...?

[독자5]

racy에게
형은 내가
그랬으면 어떨 거 같은데?
하루 정도로 화가 풀려?
배신감 안 들어?
별 일 아닌 거 같지?

[racy]

5에게
아니 나는...
미안
생각이 짧았네
화 풀릴 때까지 기다릴게
들어오기만 해줘

[독자6]

racy에게
내일 들어갈거니까
그냥 푹 쉬어
나머지 얘기는
내일 다시 하게

[racy]

6에게
내일 상황으로 넘어갈까요.

푹 쉬지는 못 할 거 같은데
알겠어
내일 봐

[독자7]

racy에게
(네 답장을 읽고 씹은 뒤 머리가 아파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 뒤척거리다 겨우 잠에 들어 이른 아침에야 눈을 뜨는) ...잠도 안 도와주네.

[racy]

7에게
(네가 내게 화내던 모습이 아직까지 생생해 자꾸만 비집고 나오려는 눈물을 꾹꾹 누르며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 밤새 뒤척이며 잠을 설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씻은 뒤, 거실로 나와 손톱을 깨물며 너를 기다리는)

[독자8]

racy에게
(일찍 떠진 눈에 밍기적 거리는 것도 부질 없어 대충 머리만 정리하곤 터덜터덜 걸어 집으로 들어가는데 자고 있을 줄 알았던 네가 거실을 돌아다니고 있자 멈춰 빤히 쳐다보는)

[racy]

8에게
(불안한 마음에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거실을 배회하고 있었는데, 이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걸음을 멈추고 싸늘하게 날 내려다보는 널 떨리는 눈으로 바라보는) 와, 왔어?

[독자9]

racy에게
...어. 자고 있을 줄 알았어. (애써 무덤덤한 척 말을 하곤 너를 지나쳐 방으로 들어가 씻고싶은 마음에 속옷만 챙기는)

[racy]

9에게
(일단 네가 온 것을 보니 안심은 되지만, 막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대던 사이 네가 화장실이 들어가자 긴장이 풀린 듯 소파에 털썩 앉아 네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독자10]

racy에게
(조용한 집안에 욕실로 들어가 빠르게 씻곤 속옷만 입은채로 나와 방으로 가 옷을 껴입고 나오는) ...밥은 먹었어?

[racy]

10에게
(화장실에서 네가 나오자 초점 없는 눈으로 너를 가만히 쫓다가, 갑자기 네가 입을 열어 하는 물음에 놀라 더듬더듬 대답하는) 어? 어, 아, 아니. 안 먹었어.

[독자11]

racy에게
그럼 밥 먹자. 먹으면서 어제 못 다한 얘기도 좀 해야되잖아. (작게 한숨을 쉬곤 부엌으로 가 냉장고를 열어 반찬들을 꺼내곤 국을 데우는)

[racy]

11에게
으, 응. (어제 못 다 한 얘기를 마치자며 밥을 차리기 시작하는 너에 다시금 불안해져 손톱과 입술을 번갈아 깨물기 시작하는)

[독자12]

racy에게
(국이 데워질 때까지 밥을 퍼 너와 제 자리에 놓곤 수저와 젓가락을 세팅하는데 네가 옆에서 입술과 손톱을 깨물고 있자 인상을 쓰는) 뭐 하냐.

[racy]

12에게
(네가 싫어하는 행동임을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손톱을 깨물고 있었는데, 그게 거슬렸는지 뭐 하냐며 인상을 쓰는 너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한 손을 황급히 내려 감추는) 아, 미안. 습관 됐나...

[독자13]

racy에게
진짜 가지가지 한다. (고개를 저으며 네게서 시선을 돌려버리는) 거의 다 됐으니까 앉아.

[racy]

13에게
(평소 같으면 제 손을 살피며 한바탕 잔소리를 퍼부었을 너인데, 이렇게 그냥 넘어가는 걸 보니 화가 많이 난 건가, 생각하며 식탁에 앉아 젓가락을 드는)

[독자14]

racy에게
(국을 내려놓곤 저도 맞은편에 앉아 밥부터 한 숟갈 떠 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반성은 많이 했어?

[racy]

14에게
(네가 밥을 떠먹으며 반성은 많이 했냐 묻자, 이제 저를 봐 주려나 싶어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는) 응, 진짜 많이 했어.

[독자15]

racy에게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는 너를 힐끔 쳐다보는) 왜 처음부터 사실대로 말 안 했어? 내가 가지 말라고 할까봐? 아니면 찔리는 게 있어서?

[racy]

15에게
(저를 추궁해오는 듯한 너에 다시 주눅이 들어 시선을 내리깔며 답하는) 가지 말라고 할까 봐. 나 맨날 안 나가서 애들이 이번에는 꼭 오라고 했단 말이야.

[독자16]

racy에게
왜 매번 물어보다가 이번에 안 물어보는데. 형이 믿음 깬 만큼 이제 더 허락 안 해줄거야. 형이 거짓말 친다고 생각하게 될 거니까.

[racy]

16에게
그치만. (안 그래도 웬만해선 허락을 안 해 주던 너였는데 이젠 얼마나 안 해 주려고 그러나, 하는 마음에 발끈했다가 금세 정신을 차리고 시선을 떨구는)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