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는 대학 후배 전정국 X 시각장애 너탄 13
독방에 글쓰면 알아보시고 놀리는 분들이 있어서 조각글 올리기 무숴워 죽겠습니다... 하지만 사랑해요
-
익숙하지 않은 거리를 걷는 탄소의 발걸음이 묘하게 들떠있다,
레포트를 작성하는데 있어, 마땅한 장소를 찾지못한 정국이. 탄소를 집으로 불러들인게 화근이었다.
어찌 어찌 길은 잘 찾아왔다만, 길가에 삐죽삐죽이 튀어나온 돌부리에 넘어지려는 위기를 겪은게 여러번.
결국, 떨리는 맘에 이리저리 지팡이질을 해대며 장애물을 확인하는 손길이 오늘따라 들떠서, 미처 돌부리를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진 탄소였다.
따끔거리는 무릎을 여러번 호- 호- 거리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른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넘어진 걸 본 사람은 없다만,
들뜬맘에 지팡이 하나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넘어진 자신이 괜히 부끄럽다.
까진 무릎이 유난히 따가웠다.
-
'문 손잡이에 방울 달아놓을테니까, 잘 찾아 들어와요.'
그렇게 번거로운 일들을 하게 만드느니, 차라리 정국을 제집으로 들이는게 편하지 않을까, 싶지만서도.
은근히 정국만의 그 공간에 들어가고싶던 욕심이 큰 나머지, 그냥 무작정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 더랜다.
정국이 저를 밝히는 여자라 생각치는 않을까 하고 이제서야 걱정한다.
-딸랑 딸랑
복도에 이어진 집들의 손잡이를 조심스레 만져댄게 딱 3번째 집즈음인가.
기분좋은 작은 방울소리가 손끝에서 달랑달랑 소리를낸다, 그게 꼭 어린아이의 웃음소리와 같은 느낌에 절로 손끝이 간지럽다.
들어가야할까, 그럼, 여기까지 왔는데,
탄소가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제 지팡이의 끝부분을 살살 닦아내린다.
문이 잠겨있지 않은 그 방울달린 손잡이를 조심스레 돌리면, 작게 열린 틈 사이로 꽃내음이 탄소의 콧잔등을 타고 춤을 춘다.
보이지 않는 까만 시야에 팡팡 터지는 꽃놀이의 향연을 몸소 느끼며, 그렇게 정국의 집으로 들어선다.
-
"정국아.. 자?"
'방이 하나 있을건데, 거기가 내 침대방. 나 수업 없으면 누가 없어가도 모르게 자니까 깨우셔도 돼요.'
탄소는 괜히 제 지팡이를 바닥에 짚어볼 생각도 못하고 생각에 잠긴다.
'그냥 돌아갈까, 자는데 깨우는거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어...'
분명 깨우라 일러둔 정국이건만, 집까지 찾아와선 혼자 골머리를 앓는다, 김탄소 인생에 미련함을 빼면 시체가 아닐까, 혼자 그리 생각하곤 웃는다.
갑자기 무언가에 탄력을 받은듯 일어서선, 다짐했다는듯 지팡이를 조용히 짚어댄다.
-탁 -탁 -탁
겨우겨우 정국의 침실 방 문 앞에선 탄소가 땀이 흥건한 손을 애써 옷에 문질러 닦으며 침을 꼴깍 꼴깍 삼킨다.
달칵, 문을 여는 찰나의 순간이 끝이나면.
더욱 진하게 풍기는 정국의 향기에 현기증이 핑 돈다, 가슴이 절로 두근거린다. 웃는건지 우는건지 알수 없는 표정이 긴장감이 역력한 탄소의 표정에 가만히 내려앉는다.
지팡이를 휘휘 저어 간신히 침대의 위치를 파악한 탄소가 조용히 침대옆에 몸을 숙여 앉는다.
"정국아... 나 왔는데에..."
들리라고 하는 말인지, 더 깊게 잠에 들라 권유하는 말인지, 유난히 소리가 작은 탄소의 목소리가 정국의 귀에 나비가 내려앉듯 간질간질, 그렇게 내려 앉는다.
비몽사몽한 정국이 그런 탄소의 목소리를 알아차리곤 입꼬리를 스윽 올린다.
제 눈치를 보며 큰소리도 못내는 탄소의 태도가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저 유들유들하고 간질거리는 목소리가 기분 좋아. 그냥 가만히 있기로 한다.
그에 또 침을 꼴깍 삼켜내린 탄소가 작은 손으로 침대를 더듬거린다.
"꾸가...."
결국, 침대위를 방황하던 그 고사리 같은 손이 정국의 단단한 배위에 안착하고,
-탁
"이누나 이거 안되겠네, 변태야 변태."
갑작스레 탄소의 손을 잡아 채, 제가 누워있는 침대로 잡아 당기는 정국이었다.
"나 진짜 피곤하니까, 5분만 더 잡시다. 나 잔다고 막 만지면 변태라고 소문내요, 혼나 진짜."
정국이 장난스레 웃으면서, -쓰읍 소리를 내곤 잠에 빠진다.
그에 당황한 탄소만이 입을 달싹이며 당황한 표정을 내비춘다.
-
막상 제 침대에 올려논건 제 자신이건만, 정국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한다, 이미 잠은 다 달아났고
그냥 제 옆자리에 잔뜩 긴장한듯 정자세를 취한채 손가락만 꼼질대는 탄소를 내려다 본다.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저 공허한 시선속에 어떤 생각을 해대는지,
태형과 있을땐 어떤식으로든 제 감정을 입밖으로 꺼내며 잘도 웃는데, 제앞에만 서면 이렇게 굳은 채로 말수가 적어진다.
정국은, 그 이유가 지난날 탄소의 감정을 몰아부치던 자신의 태도에 있다는 사실은 절대 인정하지 못한다.
"정국아.. 자?"
또, 탄소가 팔랑거리는 간지러운 목소리로 그리 묻는다.
"쉿- 잔다고 했는데."
이미 잠따윈 물러간 똘망한 표정으로 , 잘도 거짓말을 해댄다.
"정국아... 얼굴 한번만 만져 봐도 돼?"
불현듯, 제쪽으로 몸을 틀어 누운 탄소가 긴장된 목소리로 입을 열면.
그 달싹거리는 빨간입술을 멍하니 쳐다보던 정국이 먼저 그 입술로 손을 뻗는다.
어쩌다, 그리도 귀찮게만 느끼던 탄소가 이리도 예뻐 보이는지, 누구에게라도 좀 묻고싶은 마음이 크다. 정국은 그 이상하고 간질거리는 감정이 못내 어색해서,
아직은 그 감정이 무엇인지, 인지하지를 못한다.
"잠깐만이야, 아주잠깐."
정국이 손끝에 느껴지는 말랑하고 촉촉한 감촉에 미소지으면서, 그렇게 속삭인다.
이미 입을 맞춰본 사이건만, 손끝으로 느끼는 입술의 감촉은 또 다른 우주를 선사한다. 반짝반짝 정국의 시야에 갇힌 탄소의 얼굴에서 은하수가 피어나기도 하고, 별똥별이 흐르기도하고, 그 황홀한 광경에 취해 탄소의 작은 손이 제 얼굴 위로 다가오는걸 알아 차리는데도 한참이 걸린다.
이상하다, 이상한 감정이 맞았다. 21년의 경험중, 이보다 가슴 터질듯한 순간이 있었던가. 정국이 다가오는 손길에 괜히 침을 꿀꺽 삼킨다.
아주 소중한 것을 만지듯, 그리 제 얼굴에 닿은 손길이 느껴지면, 정국이 조용히눈을 감는다.
필히 그 손끝에선 예쁜 꽃들이 피어날거라, 말도 안돼는 상상을 하면서, 정국이 가만가만 그 고사리같은 손길을 느낀다.
볼 주변을 가만 가만, 쓸어내리다. 이내 그 손을 얼굴에서 거둔다.
'응...?'
분명 태형의 얼굴을 만지던 탄소를 기억한다. 한참을 만지고, 만지다 못해 미소를 짓고, 귀엽다 예쁘다 속삭이기까지 하던 그 간질거리는 광경을.
이왕 만지게 허락한거, 그 간질거리는 목소리를 듣고 싶고, 제 이목구비를 한참이고 쓰담는 그 손길에 취해 보고 파 허락해준 행위였다,
근데, 너무 빨리 떨어져 나간 손길에 의아함을 느끼며 눈을 뜬건, 다름아닌 정국이었다.
"누나....?"
"볼 진짜 말랑말랑해, 신기하다."
"그게 다야? 난 눈도 있고 코도 있고 입술도 있는데."
사실, 몹시도 부끄럽고, 터질 것 같은 심장에 더이상 정국의 얼굴을 만질 수 없었던 탓이 컸다.
분명 제 얼굴을 쓰담아 대면, 싫어할것이라 느낀 탓도 있었지만, 어쨌든. 탄소에게 있어서 정국의 저런반응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
이젠 나를 좋아하지 않는걸까, 저렇게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을 보면, 꼭 그런것 같지도 않은데.
정국은 불안해졌다.
그 불안의 원인도 모른채, 혹시나 탄소가 저에게 향하던 그 순수한 감정을 접어버렸을까 불안해 한다.
"누나, 나 키스 해도 돼요?"
내가지금 무슨말을 하는건지도 몰랐다. 정국은 오로지 충동적인 그 감정에 치우치기로 했다.
"아니 나 키스할래."
그렇게 정국이, 놀란듯 벌어진 빠알간 입술에 제 입술을 겹친다.
아랫입술을 살살 훑다가 도드라진 앞니로 아프지 않게 물었다, 그렇게 자연스레 벌어지는 입술안으로 조심스레 칩임한다.
서로의 눈앞에 별이 터진다. 탄소는 자꾸만 문 손잡이에 걸려있던 작은 종들의 소리가 귓가로 들어와 도무지 상황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
길게 이어진 그 입맞춤에, 예민한 점막들이 서로의 존재감을 확인하듯 농밀한 소리를 내뱉으면, 그렇게 아쉬운듯 하나인 것 처럼 붙어있던 입술이 떨어진다.
"나 아직 좋아하죠."
그저, 정국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다. 제앞에 얼굴이 붉어진 채 차오른 숨을 하아 하아 내뱉는 탄소의 감정이 아닌,
홀리듯 탄소의 입술에 키스해버린, 제 이상하고 이상한 마음을.
탄소는 질문의 의미를 몰라 한참을 고민한다, 입맞춤이 너무 뜨거웠고, 그래서 눈물이 날것만 같은데, 이상황에 갑자기 내던져진 정국의 질문은
탄소의 머릿속을 혼란에 빠트리기에 충분했다.
제 마음을 고백해 버리면, 또다시 정국의 그 차가운 언행이 되풀이 될까, 막연한 두려움에 탄소가 몸을 잘게 떤다.
"아...아니야...정국아 아니야..."
눈엔 눈물이 그득이 고여선, 그리 아니라 대답한다.
빠르게 저어지는 탄소의 고개에 정국이 망연자실 한듯 눈을 감는다,
저를 좋아하는 감정을 죄처럼느끼는 듯한 탄소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것 같아서, 그 순수한 감정을, 멍청한 제가 모질게 밀어낸 결과물이.
너무도 마음아파 정국이 쉬임없이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는 탄소의 어깨를 감싸안곤,
"응... 알겠어 누나 나 안좋아해.. 미안해.. 물어봐서 미안해요."
그렇게 뜨거워지는 눈시울에 눈을 감는다.
-
하라는 레포트는 안쓰고 이것들이!
암호닉 전체명단 입니다. 확인하시고 오타나 탈자가 없는지 확인 부탁드려요.
자기 암호닉 확인하고, 꼭 댓글 달아주세요 나중에 가서 암호닉 찾아 삼만리 하셔도 몰라요 ㅠㅠ
차차/췸췸맘/비회원/그레이프/고룡/침구/연꾹/남준의 꽃게/윤기이즈마인/난나누우/호석이두마리치킨/쿙쿙/거창아들/청보리청/나무야/스케일은 전국/그 겨울/베개/레드불1일1캔/청포도/이월십잏일/슈슙/설/복숭아젤리/다미/꾸꾸꾸/우유/꾸기야/잘 읽었습니다!/꾹피치/쑥쑥/또이/삐삐걸즈/몽구스/한드루/밍/낙엽/파슬리/꿈틀/호식이이/민이/정국 노래자랑/정꾹꾸꾸/가자미진/말랑말랑/먀먀/민네/동태/쫑냥/삐요/오로라/룰루/컨태/바다코끼리/홉카/굥기/ㅇㅇㅈ/세이쓰/꾸꾹/민굥기/체셔리어/밤이죠아/망망/뮤즈/선물/민트/경겸/쿠쿠/슙슈/뾰로롱♥/정콩국/그림의 떡/전정국이짜다애미야/054138249/달빛/쿠쿠/녹차라떼/꾹맘/열원소/정국이가진국이네/정국아/달빛저녁/사쿠라/호식이이/아마라/캔디/일침/계란과자/녹차마루/융융힝/초딩입맛/팡도르/뀨루꾸/마리/0815/붕붕카/0000/바다맛사탕/선물/쿠키도둑/웃음망개짐니/민 홀리/0112/뭉개/가온/정쿠키/늘보
중복되는 암호닉도 말씀해주세요!
+사담
비가 주륵주륵 잘도 내리네요,
요새 시각장애인에 대한 글을 쓰다보니, 좀더 전문적인 지식과,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시각장애인에 대한 책들을 많이 살펴보는 중입니다.
읽다보니까, 제가 잘못 알고 있던 사실들이 하나씩 드러나서 흥미롭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보통 장애인이라 하면, 도움이 필요한 존재 혹은 나보다 조금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존재라 여겨왔는데,
요새 읽은 책들이 그런 생각을 모조리 뒤집어 줬어요.
나와는 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느끼고,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그래서 더 가치있고 더 아름다운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네요.
제가 쓰는 이 글에서도, 손으로 만져가며, 발로 느껴가며 , 귀로 들어가며 세상을 느끼는 주인공의 모습을 더욱 세세하게 묘사하고 싶은게 제 욕심이자 바램인데, 필력이 딸려 그걸 담아내질 못해요.. 여러분한테도 전할 수가 없어서 아쉽네요!
독자님들
뭐 항상 하는 말이지만 입에 발린 말 처럼 느끼시겠지만,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굿나잇.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