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택] 젤리유치원 택운쌤 7 (부제 : 첫데이트부터 지각?) 헉, 헉, 택운의 앞에 서서 가쁜 숨을 몰아쉬던 원식이 택운을 올려다보았다. 코 끝이며 볼, 귀가 새빨개져서 저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양새에 택운씨, 하고 불렀는데 택운은 휙 몸을 돌려 앞으로 갈 뿐이었다. "택운씨, 잘 못 했어요. 응?" 나능 크냥 갈 길을 갈 뿌니야ㅇㅅㅇ 추운 걸 유난히 싫어해서 더 화가 나버린 택운이 쌩하니 앞에 가고 그 뒤를 원식이 졸졸 따라다닌지 오분 째. 초조하게 주위를 둘러보던 원식이 택운의 팔을 꼭 잡아 세웠다. 눈에 물음표를 달고 원식을 쳐다보는 택운에 원식이 환하게 웃어보이곤 편의점으로 뛰어들어갔다. 나 버림받은건가? 혼란에 휩싸인 택운이 빨간 목도리에 얼굴을 반쯤 파묻고 오들오들 떨던 택운의 두 볼에, 따뜻한 온기가 닿아왔다. "미안해요, 녹음하는 애가 노래를 지지리도 못 해서." "..." "혼내다가 늦었어요. 진짜 미안해, 추웠죠?" 따뜻한 두유 두 개를 손에 들고 택운의 볼에 대주고 있는 원식에 택운이 고개를 푹 숙였다. 눈 앞에 있는 동그란 정수리에, 택운의 코트 주머니에 두유 두 개를 밀어넣어준 원식이 택운을 당겨 끌어안았다. "화내지마요.." "화 안 냈어.." "삐지지도 말구." "안 삐졌어.." "또 거짓말." "진짠데.." * "곧 크리스마스네요." "..그러게요." 밥도 먹고, 영화도 보는 연인들의 일상적인 데이트코스를 거치니 어느새 어둑해져서 네온사인과 가로등 불빛만이 거리를 밝혀주고 있었다. 손등끼리 스치던 택운의 손을 잡아 깍지를 낀 원식이 고개를 푹 숙여버리는 택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걸음을 멈추었다. "쑥쓰러워요?" "그런 건 아닌데.." "왜요, 사귀는 사인데 손도 못 잡아?" 능글거리며 묻는 원식이 얄미워 입을 삐죽거리던 택운이 원식을 끌고 걸음을 옮겼다. 대화는 없었지만 서로가 빙판길에 넘어지진 않을까, 춥진 않을까 손을 더 꼭 쥐고 걷던 밤. 어느 겨울의 저녁도 그리 저물어가고 있었다. * 운 이미 식어버린 두유 두 병을 냉장고 홈바에 예쁘게 넣어놓은 택운이 그 옆에 아직도 놓여진 커피를 보다가 머리를 긁적였다. 먹기 아까운데 이거 이렇게 내버려두면 썩으려나. 커피를 집어들려고 뻗었던 손을 거둔 택운이 커피 앞에서 주먹을 몇 번 말아쥐었다.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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