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10cm - 쓰담쓰담
저는 항상 아침 9시 반이면 독서실로 가요. 그때 독서실 문을 열거든요. 오늘도 어김없이 독서실로 갔죠. 황금같은 토요일이지만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누나!"
저 새끼가 와있네요. 독서실에서 고딩이 자꾸 들이대요 02 w. 복숭아 향기 "넌 학교 안가?" "토요일에 무슨 학교를 가요." "보충같은 거 없냐고."
"그게 뭐에요?"
... 가끔 느끼는데 이 아이는 참 뇌가 맑은 거 같아요. 칭찬 절대 아니에요. 저는 뇌가 꽉 차있는 남자가 더 좋거든요. "됐다." "누나." "왜."
"나 공부하는 거 도와줘요."
"공부 방해하지말라면서요..."
사람이 말을 해도 들어처먹지았다가 갑자기 변해버리다니... 참으로 반가우면서도 반갑지 않았어요. 얼마 전까지만해도 공부는 고사하고 옆에서 개새끼라 지랄하던 새끼였잖아요. "싫어." "냉정해." "내 거 하느라 바빠." "누나도 영어 하잖아요." "근데."
"누구 가르치면서 공부하면 더 공부 잘된대요."
... 그건 아는데... 갑자기 애 말투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고 얌전해지니까 너무 불안한 거 있죠. 내가 말하는게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책을 펴더라고요. 만날 나만 보다가 책은 베개 삼아 처자던 놈인데. 그래서 한 번은 도와주기로 했어요. 열람실에서 하면 안되니까 휴게실로 나왔죠. 가만보니 이 녀석도 생각보다 잘생기기는 했어요. 가끔씩 나오는 지랄만 빼면 참 좋을텐데... 그래도 오해하지 마세요. 저 미자는 취급 안하거든요. "뭐부터 할까?" "근데 누나 있잖아요." "뭐. 교과서 줘봐."
"점심이 영어로 뭐에요?"
...어?
"ㅎㅎㅎㅎㅎㅎㅎㅎ"
험난한 하루가 예상되는 건 저만의 착각인걸까요. - "너도 자주 먹을거 아니야." "자주 먹어요?" "그래. 밖에서 자주 사먹는 세트 있잖아."
"어... 알겠다."
"그래. 런치 세..."
"둬쉬롹~?"
생애 처음으로 대리 쪽팔림이라는 걸 느껴봤어요.
- "아무래도 영어는 너무 어려워요." "네가 비정상적으로 못하는 거야." "과거형..? 과거형은 또 뭐에요?" "쉬워. I live in seoul. 이 문장으로 예를 들면..."
"I live in 조선."
...
"누나! 나랑 같이 둬쉬롹 먹으러 갈래요? 저기 편의점거 존맛인데."
...
"아니면 배달시킬래요? 밀가루는 몸에 나쁘니까 짜장면 어때요?"
"정국아." "네?" "너 영어 몇점 나오니?" "아이참... 부끄럽게..." "..."
"7점이요."
이 새끼한테 영어를 가르친다는 건 불가능이었나봐요. "근데 누나."
"피자는 영어로 뭐에요?"
다음에 이 새끼 영어 가르친다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면 전 장을 지질 생각이에요. 절대 그럴 일이 없거든요.
"ㅎㅎㅎㅎㅎ짜장면...ㅎㅎㅎㅎㅎ"
-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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