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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앙근 전체글 (정상)ll조회 425l
+) 꺍 초록글..! 손이 다 굳었는데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흑흑 ㅜㅜ.. 내 사랑 독자님들.. 

 

 

 

 

 

 


 


 


 


 


 

밴이 마트 주차장에 도착했다. 깜박이를 끄자 볕이 새벽빛으로 차가 가라앉았다. 간간히 코 훌쩍이는 소리를 빼면 차 안은 온통 찬이의 타이핑 소리 뿐이었다. 


 

" 됐냐." 


 

침묵이 깨졌다. 핸들만 두드리던 정한이가 초조하게 해커를 재촉했다. 하나같이 경직된 분위기였다. 찬이만 됐다고 하면 다들 뛰쳐나갈 기세로 옷자락을 매만졌다. 


 

"8분밖에 없어." 

"..." 

"다들 쫄아서 굼뜨고 그러면 버리고 간다." 

"..." 

"대답들 하지." 

"... ." 

"이름 불기만 불어.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딴다." 

"." 

"상관 없이 얌전하게라도 살고 싶으면 처신 똑바로 ." 


 

여기저기서 긴장에 오그라붙은 대답들이 튀어나왔다. 


 

"승철이지수너넨 5 날씨 보니까  어지간히도 막히겠다먼저  있어." 

"근데 그거진짜 기밀 맞아?" 

"맞아건당 2억이야." 

 

"와하, 6:4 잊지나 마라." 


 

은행장의 비리가 터진지도 일주일. 이 도시 사람들은 터질 것이 터졌구나 하는 반응이었다. 섹스 스캔들, 뇌물과 비리 등등 빠지면 섭하다 싶은 문제 어느 구석엔 항상 그가 끼어 있음이 나날이 드러나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그의 남은 비밀들을 팔기로 했다. 더불어 한 탕 치면 더 좋고. 그가 차린 어마어마한 은행의 금고는 무시하기 힘든 마시멜로였다. 이후에 두개를 뺏어간대도 난 지금 내게 주어진 이 하나를 온전히 지켜내리. 생각이 이에 미치자 행동을 결심하는건 별 일 아니었다. 사실 결심은 미리 해놓고 그걸 인정하는 시간이었을 뿐. 

담배를 피우던 녀석들은 방금 불을 켠 것을 비벼 끄고 귀를 기울였다. 컴퓨터를 만지던 녀석들은 전원을 껐다. 게임을 하던 녀석은 녀석대로, 잠을 자던 녀석은 녀석대로, 우리는 우리의 청춘을 완전 연소시켜버리기로 결정했다. 은행을 털자. 그리하여 나까지 열넷이 모였다. 우리는 결연했다. 


 

문득 까매진 화면에 숫자가 주르륵 늘어나던 찬이가 탄성을 터트렸다. 


 

"." 

"뭐야. 됐어?" 

".. 그런 같아." 


 

찬물을 푸드득 끼얹은 새로운 긴장이 돌았다. 문가에 앉은 원우가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 ." 

"... 네." 

"... 하기사 너네 목숨 달린 일인데 누가 하고 싶겠냐만." 

"..." 

" 정확히 8 있다 나올거야. 기다린다. 무조건 출발이야." 

"." 

"원우, 열어." 


 

단호하게 숨을 내쉬고 복면을 움켜쥐었다. 원우가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검은 밴의 문이 열리자 차례차례 밖으로 뛰어내렸다. 복면을 뒤집어쓴 새벽의 박쥐들이 활동을 시작했다. 


 


 

"여기 바바리맨 있어요!" 


 

청원 경찰 사람을 유인하긴 식은죽 먹기다. 은행 주변에 바바리맨이 어슬렁거린다며 불안한 눈빛으로 뒷골목에 몰아넣으면 민규가 뒷통수를 배트로 후려칠 것이다. 클로로포름을 묻힌 손수건을 입에 쑤셔넣고 테이핑해 노끈으로 손발을 묶는다. 민규와 석민이가 둘을 지하실로 옮긴다. 클로로포름이 본격적으로 효력을 발휘할 시각은 대략 20 . 배트의 충격에서 깨어나더라도 약품이 그들의 세이렌이 것이다. 애당초 CCTV 찬이가 모두 해킹해두었다. 상황실이 까막눈이 사이 나와 다른 사람들은 코트 옷깃을 곧추세운채 마대자루를 접어넣은 서류 가방을 들고 중앙 홀로 진입한다.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리는 사이 찬이가 모든 문의 셔터를 내린다. 밀실이다. 


 

번호가 뜬다. 창구에서 안내원에게 쪽지를 건넨다. 


 

[현금 여기 담아] 


 

아무래도 똑똑한 사람은 아닌 모양이다. 얼마간 이해하지 못한 눈빛이길래 트레이에 리볼버를 곱게 담아 내밀었다. 눈이 휘둥그레해져서 비명을 지른다. 사이렌같은 소리에 일동 스위치가 눌린듯 지훈이가 공포탄을 쏘아올린다. 


 

" 놓고 엎드려. 뒷통수에 올려." 

"실탄 나오기 전에 들어." 


 

패닉 어택. 공황이 사람들은 혼비백산한다. 뒤늦게 합류한 민규와 석민이가 라이플을 짊어지고 홀로 들어온다. 


 

" 따이고 싶지? 기분 좆나 유쾌할거야, 그치?" 


 

AK47 돌리며 민규가 안내원의 머리채를 휘어잡는다겁에 질린 눈초리가 멍청하기 짝이 없다. 


 

"꺄악-" 

"살려주세요.." 

"당신들 뭐야!" 


 

"닥치고 머리에 올려!!" 


 

시계를 본다. 쪽지를 건넨지 2. 명호와 눈짓을 주고 받는다. 끄덕. 템포를 높이자. 인질극엔 취미가 없다. 짭새 것까지 고려하면 시간도 많지 않다. 그때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린다. 휴대폰을 무심코 꺼내보자 유쾌하지 않은 뉴스가 있었다. 


 

"우리도 바쁜 사람들이야. 처들어. 진짜 니네 명줄 가지고 장난치기 전에." 


 

위협하는 승관이의 어깨를 붙잡고 낮게 으르렁거린다. 


 

"누가.. 전화질 했나보지?" 


 

공포로 새하얗게 물드는 얼굴들이 가관이다. 


 

[인근 기지국에서 신호 발생 핸드폰 수거해 누나] 


 

찬이가 귀신같이 통화 신호를 잡아내 문자를 보냈다. 급하게 찍은 컴퓨터 화면엔 수신자가 112라고 적혀 있다. 코웃음을 흘리며 앞을 보자 생닭같은 자세로 쭈그려 앉은 사람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나온다. 


 

".. 안돼." 

"안돼요. 제발." 


 

", 핸드폰 모아." 


 

다시 공포탄을 쏜다. 지훈이가 핸드폰을 모아 개머리판으로 부숴버린다. 사람들의 절규가 커진다. 어디선가 시큼한 오줌 냄새가 난다. 너무 긴장한 사람들이 소변을 지렸다. 호흡이 가빠진다. 복면 얼굴이 터질 같다. 시간은 3. 순간순간이 칼처럼 와닿는다. 지점장을 호령한다. 


 

"빨리 담지?" 

", , 담았어요." 

", 문준휘. 가서 확인해. 새끼 구라다." 


 

한솔이가 지점장 밑에 리볼버 총구를 바싹 붙인다. 겁에 질린 숨소리가 무너지고 울음소리같은 절규가 새어나온다. 헐떡거리며 말을 잇는다. 나는 준휘의 뒷모습을 좇는다. 


 

"제발, , , 우리 직원들은, 직원들만이라도, 무사히," 

". 좆나 멋있는 하네." 


 

순영이가 겁에 질린 지점장을 비웃으며 자루를 묶는다. 남아있는 현금을 넣을 자루 하나만 남겨두고 모든 떠날 준비를 마쳤는데 어딘가 이상하다. 순식간에 나와야 준휘가 기척이 없다. 


 

[우리 탔어 바로 간다] 


 

지수가 탔다는 문자를 보냈는데도 녀석은 안쪽 금고에서 무슨 일을 맞닥뜨린건지 조용하다. 

불길한 고요. 어디선가 결코 듣고 싶지 않은 소리가 울리는 같다. 찬이가 나를 재촉한다. 


 

[누나?] 


 

문자를 보자마자 총알처럼 준휘가 뛰어나온다. 


 

"씨발. 짭새 떴어." 


 

치타처럼 준휘가 창문께로 뛰어간다. 급격히 맥이 풀리는지 기절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순영이가 쥐고 있던 M83으로 다급하게 창문을 부수기 시작한다. 밖에는 스키드 마크를 남기는 밴의 소리가 들린다. 상황의 심박수가 올라가자 머리가 비기 시작한다. 씨발. 누구냐. 아까 전화했다던 새끼야? 아님 청원 경찰? 지하실에서 클로로포름에 취해 올라오고 있을 청원 경찰이 앞에 그려진다 


 

"자루! 자루 먼저!" 

"던져! 우리가 받을게!" 


 

지수가 순식간에 창문께로 훌쩍 뛰어올라 자루를 받을 태세를 갖춘다. 급한대로 돈자루 먼저 옮기고 사람이 나가기 시작하는데 경찰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울음을 터트리는 아줌마며, 기절하는 아저씨들이며, 아수라장이 되어버리는 장내를 뚫고 준휘를 필두로 순영이, 원우, 명호, 지훈이, 민규, 한솔이, 석민이가 차례 차례 담을 넘는다. 


 

마지막 승관이 다음으로 나가려고 창문틀을 짚는데 그다지 버겁지 않은 높이를 착지하는 녀석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우지끈. 비명이 터진다. 


 

"으아아악!" 


 

화닥닥 밖을 내다보니 발목이 처참하게 뒤틀린 승관이가 바닥을 뒹굴며 비명을 지른다. 창문께에 남아있던 유리파편에 다리를 베이면서 착지할때 제대로 힘을 주고 그대로 꺾인 모양이었다. 밴에 올라타는 녀석들의 표정이 아연하게 굳는다. 석민이가 마지막 자루를 껴안으며 타는 바람에 쉽사리 나올 수도 없다. 좆됐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녀석 때문에 우리 모두가 목숨을 버릴 수는 없다. 다급해져 소리를 질렀다. 


 

"부승관! 돌려! 밟혀!" 

"아으으윽.." 


 

누군가가 도와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파 죽을 같은 사람에게 당장 몸을 돌리라는 말이 들릴 리가 없다. 6. 사이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급한대로 창밖을 날았다. 몸을 둥글게 말고 아스팔트를 굴렀다. 목덜미며 척추가 까스라졌다. 승관이 녀석에게 뛰어가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집어넣고 몸을 일으킨다. 


 

"-!" 


 

힘줄을 잃은 에너지들이 곳을 잃고 아우성친다. 덕분에 녀석의 무게를 온전히 짊어지는건 하나다. 양다리 모두에 들어갈 힘이 그새 빠진건지 승관이는 넋이 나간 표정이다. 뜨거운 피가 종아리께를 적신다. 이제 보니 베인 상처가 제법 크다. 입술을 질끈 깨무는데 승관이가 헛소리를 한다. 


 

"누나 그냥.. 타요." 

"닥쳐." 

"그냥 누나라도 타요." 

"시끄러." 

"우리 이래봤자 병원도 가잖아요. 그냥 타요." 


 

시끄러운 주둥이를 입술로 덮어버린다. 


 

"닥쳐, 씨발." 


 

걸음 남은 . 사이렌이 귓가를 에워싼다. 어디선가 경찰들이 우리에게 영점을 맞춘다. 인질이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경찰들에게로 쓰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극도의 감각. 리볼버 탄창을 갈아끼우는 소리. 이윽고 승관이를 안으로 밀어넣음과 동시에 발목에 알싸한 충격이 퍼진다. 몸을 돌려 안으로 쓰러지자 준휘와 순영이가 나를 끌어당긴다. 밴의 문이 닫힌다. 울컥울컥 피를 토해내는 발목에 지혈도 못한 상태로 차가 제로백을 찍는다. 오전 9 42. 가쁜 호흡의 승관이가 더듬대며 나를 찾는다. 달아오른 발목을 식히지도 못한채 끙끙 앓는데 팔을 쥐고당겨 목을 둘러싼 승관이가 산만한 입을 덮어버린다. 


 

".. 의리는." 


 

라이플에 실탄을 장전한 석민이가 창을 열고 경찰을 조준한다. 정한이가 핸들을 쥐고 엑셀을 밟는다. 실탄인지 무엇인지 확인할 겨를도 없이 석민이가 방아쇠를 당긴다. 태양을 마주보며 달리는 길에 눈이 같다. . 실탄이었다. 경찰 측에서 폭격같은 총알세례를 퍼붓는다. 뒷좌석 창문에 쩌적 금이 간다. 정한이가 욕지거릴 씹어삼키며 핸들을 꺾어 추격전을 시작한다. 이 도시는 어둠의 자식들이 낳은 우리의 아지트. 제 아무리 경찰이래도 그들이 모르는 골목골목 숨소리 하나까지 꿰뚫는 우릴 잡을 수는 없다. 너무 지친 목덜미가 순식간에 뭉친다. 승관이의 손을 끌어다 도무지 풀리지 않는 어깨와 귀를 덮는다. 뒷좌석에 승관이의 허릿께를 감고 안아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깊은 잠의 부름에 대답한다. 


 

사이렌들을 이끌고 달리는 도망의 길에 박쥐떼들이 잠에 시간. 보니 클라이드. 부적처럼 넣어다니는 주머니 조커 카드가 문득 생각난다. 거칠게 담배를 물어피우는 순영이, 승철이를 가물가물하게 쳐다보다 의식이 흩어진다. 우리는 다시 황금의 속으로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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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앙근
다크나이트였나요 다크나이트 라이즈였나요 조커가 은행을 터는 장면이 있다는 이야길 들었을때 이 노랠 얼마나 떠올렸는지 몰라요 ㅜㅜㅜ 박력 절어벌이지 않습니까.. 조커랑도 너무 어울리지 않나요 불협화음이며 산만한 드럼라인이랑 다 너무 카리스마 쩔고 섹시하고 멋집니다요.. 하지만 제 글은 아니라는 점 ㅎ 아까의 그 부실한 글 어떻게든 살리고 싶어 발악해보았습니다 현생이란 힘드네요 후.. 늦어서 죄송해요 ㅠ

+) 해커란 기업의 보안을 위해 안전을 점검하는 사람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나쁜 이미지는 크래커라고 부릅니다!! 찬이는 엄밀히 말하면 크래커이지만 ㅎ 이해하기 쉬우시라고 해커라는 명칭을 썼어요 하지만 직업 의식 투철하게 일하시는 해커분들께 누가 되게 결례를 범하는 일은 없도록 합시당 속상하실테니까요 ㅜ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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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다앙근
이거슨.. 연애보다도 세다는 동지애!! 노래랑 잘 어우러지나욯ㅎㅎㅎ 오랜만에 쪄서 그릉가 손이 다 굳었어
7년 전
독자2
생선입니당!! 총 쏘고 운전 하고 막 협박하는 애들 상상하니 박력 넘 쩔어주고... 노래랑 글 분위기랑 진짜 너무너무 잘 어울려요..ㅠㅠㅠㅠ
7년 전
다앙근
밍 ㅠㅠㅠㅠㅠㅠㅠ 오늘 힘든 하루였는데 생선님 칭찬 한 마디에 싹 풀리네요 라디오헤드 노래 중에 가장 아끼는 곡을 들고 온거랍니다 천사 독자님 ㅠㅠㅠㅠㅠㅠ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오랜만에 글 써서 죄송한 마음으로 썼다구욬ㅋㅋㅋㅋㅋ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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