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쇼파에서 골아 떨어진 이승현을 바라보며 입가에 띄워진 웃음을 애써 지우려 입술을 앙 다물고는, 이승현을 흔들어 깨웠다. 야! 일어나. 간만에 곤히 잠든 걸 뻔히 알면서도 보면 괜스레 괴롭히고 싶어지는 마음은 별 수 없나보다. 난 인상을 있는 힘 껏 찌푸리는 이승현의 미간을 아프지 않게 치며 10시간이나 넘게 자느라 퉁퉁 부어있는 눈을 꾸욱 매만졌다.
“아아…. 좋은 꿈 꾸고 있는데.”
“너 지금이 몇신 줄 알아?”
“보면 되지…. 12시 24분이네요.”
핸드폰 액정을 보며 대답을 하는 얄미운 입술을 손으로 꾹 잡고는, 버둥거리는 이승현을 그대로 안고는 같이 쇼파에 누워 버렸다. 아- 이런 휴일이 정말 얼마만일까. 내 안에서도 계속 피하려고 몸부림을 치는 이승현의 이마에 꿀밤을 놓고는, 살짝 힘을 풀어 놔 주었다. 내 품에서 해방이 되자 마자 숨을 몰아 쉬며 내 배를 주먹으로 툭 치는 이승현의 정수리가 귀여워 짧은 머리카락 사이에 숨겨진 두피를 앙 물어 버렸다.
“아파요!”
“거짓말.”
“진짜루! 빨리 봐봐요. 빨개진 것 같아.”
“자꾸 엄살 피울래? 금같은 휴일의 4분의 1을 잠으로 보낸 게, 말이 많아.”
“그러는 형은요? 금같은 휴일의 4분의 1을 작사 한다고 보냈잖아요.”
“너가 자는 모습 보니깐, 영감이 떠올라서 그런다. 근데 이게 웃겨? 결국 난 휴일에도 일한건데, 칭찬은 못 해줄 망정.”
“참나? 형이 일만 하니깐 제가 심심해서 혼자 놀다가, 지쳐서 잠 든건데 모르는 소리 하시네요.”
“말은 잘해요. 아주.”
난 실실 웃으며 나를 올려다 보는 이승현을 빤히 바라 보았다. 코를 찡긋 거리며 웃는 이승현의 얼굴에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막으려 입술에 힘을 주었다. 티를 안 내려고 애를 써봐도, 아마 지금쯤이면 표정에 다 써 있을 것이였다. ‘너가 좋아 죽겠음.’ 이라고.
“근데 진짜 나 자는 거 너무 사랑스러워서, 막 참을 수가 없어서 가사 쓴거에요?”
“내가 언제 사랑스럽데? 그냥 너무 못생겨서 신기해서 그거에 대해서 썼다. 왜?”
“거짓말. 저번에도 그랬으면서 요번 노래도 그렇고, 다 나 얘기인 거 모를 줄 알구?”
“착각은 하여튼 되게 잘해. 그게 무슨 너냐? 다른 여잔데.”
“……진짜?”
“아니. 너 맞아.”
“거 봐~. 왜 아닌 척이에요?”
난 생글 생글 웃는 이승현의 볼을 꾹 잡고, 입을 부딪혔다. 아- 좋아 죽을 것 같다. 자다가 일어나서 냄세 날 것 같다고, 입술을 급하게 떼며 나를 슬쩍 밀치는 모습에 심장이 저릿할 정도로 설레여왔다. 사귄지 횟수로는 3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뽀뽀만 해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반응을 해 온다. 바라만 봐도 좋다는 감정이, 아마도 이런 거겠지. 어쩐지 오늘따라 머릿속에는 나 답지 않을 정도로 간질거리는 멘트들만 떠올라 골치 아플 지경이였다.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
“나를요?”
“그래.”
“와…. 형 이런말 해준 거 처음인 거 알아요?”
“맨날 머릿속에서만 떠올랐지, 말로는 안 나왔거든. 사실 이것보다 더 한 것도 맨날 생각하는데.”
“정말요? 어떤거요?”
“나중에 알려줄게.”
“아악! 그런게 어딨어요.”
“여깄다, 왜.“
얼굴도 어쩐지 벌겋게 타오르는 것 같이 느껴져 난 시선을 획 피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주방으로 몸을 숨기는 나를 따라 이승현이 촐랑 거리며 따라 들어오더니, 찬 물을 마시는 내 등을 확 끌어 안았다. 나두…. 그런 것 같아요. 수줍은 고백과 떨리는 목소리에 백번 천번이고 보았을 얼굴이 미친듯이 보고 싶어져 앞을 보려는데, 녀석은 바로 얼굴 보기가 부끄러운지 깍지를 낀 손에 세게 힘을 주고는 풀 생각을 하질 않는다. 빨리 풀어봐. 얼굴 좀 보자는데. 굳건하게 깍지가 끼어진 손을 슬슬 쓸어 내리며 힘을 주어 풀려는데, 약골인 녀석이 무슨 힘이 생겼는지 풀어줄 생각은 커녕 아예 내 등에 얼굴을 묻어 버린다. 하여튼, 안 그렇게 생겨서 고집은.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도 이승현의 얼굴을 빨개져 있을 것이였다. 마치 지금의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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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달달..ㅎ....
초록글.. 부끄럽고.. 신나고.. 좋네요...
무튼.. 모든분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ㅠㅠ브금이 제발 잘 나오기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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