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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베리 - 항해



지금 이대로

05


나는 성악가인 엄마, 지휘과 교수인 아빠. 그러니까 음악가 집안에서 자랐다. 자연스럽게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 첼로 같은 다양한 악기를 배웠고, 7살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첼로를 시작하게 되었다. 자기 몸집만한 악기를 다루는 꼬마아이를 보며 사람들은 신동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꼬마는 그런 칭찬이 좋았다.


초등학생 때는 그냥 첼로가 좋았다. 음악이 좋았다. 정해진 곡을 연습해서 대회에 나가야하는 것은 싫었지만 그래도 항상 완벽히 준비해서 상을 받아오는 나를 향해 쏟아지는 칭찬들과 박수갈채들. 나는 첼로 유망주로 사람들에게 각인 됐다.


고등학생 때는 첼로 연습과 공부를 병행하며 음대 진학을 목표로 했다. 아빠가 유학은 반대했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음대에 원서를 넣었는데, 어쩌다가 아빠가 있는 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물론 나는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는데, 소문은 무섭다. 학기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내가 지휘과 교수의 딸이라는 사실이 학교에 쫙 퍼졌고 내 주변 사람들은 딱, 두 부류로 나뉘었다. 나에게 친절하거나, 나를 멀리하거나.


뭐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사람이 딱 한 명 있는데, 그게 옹성우였다. 같이 첼로 전공을 하며 친해졌는데, 소문이 퍼지고 나서도 나를 대하는 태도에 눈곱만큼의 변화도 없이,


[워너원/하성운] 지금 이대로 05 | 인스티즈

“야야, 그만 먹어 돼지야.”

“먹는 거 가지고 뭐라 하는 거 아니다.”

“아, 맞아. 나 군대 간다.”

“······ 야··· 나 이제 누구랑 놀아!”


장난 식으로 던진 말이었는데, 나는 정말 혼자가 되었다. 왕따? 아웃사이더? 라기 보다는 같이 밥 먹고, 장난칠 '진짜' 친구가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1년, 조금 넘게 보냈을까. 그 날은 학교에서 차로 10분정도 되는 거리의 공연장에서 공연이 잡혀있는 날이었다. 공연장에 도착해서 첼로를 내려놓고 마지막 연습을 해보려 하는데, 악보를 학교에 두고 와서 빨리 갔다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대기실에서 나와 택시를 탔다.


나는 그 날 택시를 타면 안됐었다. 대기실에서 나오면 안됐었고, 악보를 놓고 오면 안됐었고, 공연을 하면 안됐었다. 아니, 첼로를 시작하면 안됐었다.


끼익- 하고 아스팔트 도로에서 바퀴가 돌아가는 소리. 그 소리가 내가 마지막으로 들은 소리였다. 눈을 떴을 때 보인 것은 흰 천장. 지끈거리는 머리에 인상을 찌푸리며 돌아보자 군복을 입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는 옹성우가 보였다. 무어라 계속 말을 하는데, 안 들려.


“안 들려, 옹성우. 나 안 들려.”


바싹 마른 입술로 겨우 말하기 시작했는데, 말하는 내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꿈인가 싶었다, 아니 꿈이었으면 했다.


의사가 들어와서 내 상태를 체크했고, 심각한 표정으로 다른 의사와 얘기를 나눴다. 그 때 뛰어 들어온 아빠는 내 손을 덥석 잡더니 뭐라 말을 했는데, 나는 그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덜덜 떨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의사는 아빠에게 심각한 얘기를 하는 듯 했고, 털썩 주저앉는 아빠를 옹성우가 부축했다.


“나··· 나 이제··· 못 듣는데···?”


이렇게 말하는 목소리조차 들리지가 않아서, 세상이 너무 미워서, 이런 세상을 살아갈 자신이 없어서. 수많은 이유로 눈물을 흘렸다. 그 동안 독일에 있던 엄마도 한국으로 돌아왔고, 아빠도 학교를 쉬고 계속 내 옆에 있어주었지만 나는 점점 어두워져만 갔다.


내 병명은 없었다. 몸을 회복한 뒤로 잘한다는 병원을 다녀 봐도 내 귀에 어떤 문제가 생긴 건지, 왜 들리지 않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몇 년을 구화(입모양으로 대화하는 것)를 배우고, 자동차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도록 심리 치료를 받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며 마음상태도 점점 나아졌고 다시 사람들 앞에서고, 말할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병원을 다니며 결국 얻게 된 답은 ‘공기 좋은 곳에서 쉬세요.’였다. 당연히 그 말을 믿지는 않았지만 그냥, 떠나고 싶어서, 살 집만 구한 채 미국행을 결정했다.


“다시 할 생각 없냐, 첼로.”


다시 할 수 있을까, 내가. 순간 떠오르는 예전 기억에 잠시 멍을 때리고 있자, 옹성우는 내 손목을 잡아 시선을 자신에게로 옮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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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러고 있을 순 없잖아.”

“다른 일이라도, 찾으면 돼.”

“니가 지금까지 해온 게 뭔데. 너 음악 말고 할 수 있는 거 있어?”


단호한 옹성우의 말이 내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그 때 어깨에 올려지는 손에 흠칫하며 뒤를 돌아보자 서있는 사람은 하성운. 고개를 꾸벅 숙여 놀란 옹성우에게 인사를 한다.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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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근 나온 데가 여긴데, 방금 끝났어.”


나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니 창밖을 가리킨다. 밖에서 봤어. 하고 맑게 웃는 성운이를 보고 있자 방금까지 했던 복잡한 생각들이 사라지며 또 실없이 올라가는 입꼬리. 그리고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 옹성우.







“아주 좋아 죽더라?”


결국 셋이서 밥을 먹게 됐는데, 성운이와 옹성우는 조금 얘기를 하더니 밥만 먹길래, 나는 계속 성운이와 얘기를 했다. 성운이는 다시 회사로 가고, 나와 옹성우만 다른 카페로 옮기게 됐는데 가는 길에 계속 틱틱대는 옹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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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실헤실, 눈에서 꿀이 떨어져요 그냥.”

“내가?”

“어~ 니가.”

“그래도 좋은 사람 같더라.”


그치? 성운이 진짜 착하지? 하면서 또 헤실헤실 웃었나보다. 체- 하며 어이없다는 웃음을 날리는 옹성우, 카페에 앉아서는 또 진지한 얼굴로 하던 얘기 해야지. 한다. 그러고는 핸드폰을 만지더니 화면을 나한테 들이민다. ‘황민현’이라고 써져있는 핸드폰 메모장(사람 이름은 입모양으로 알아듣기 힘들어서 이렇게 글씨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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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전공 했던 애, 알아?”

“아- 그 키 크고.”

“뉴욕대로 편입했대.”


옹성우는 황민현이 이번에 졸업을 하는데 졸업 공연 때 이중주를 하기로 했던 파트너가 손가락에 부상을 당해서, 대신 파트너를 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


“니가 해주면 되잖아.”

“난 연주회 있다고 했지.”

“아···.”

“말할 때 못 알아듣는 거 있으면 말하라고 했어, 안 했어.”


했지···. 성운이 말들 중에서도 못 알아들은 말 많은데, 항상 그 때 다시 말해달라고 하고 싶어도 타이밍을 놓쳐 버려서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알아들은 척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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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현 때문에 부탁하는 것도 있고, 너도 이번에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 악보 있어?”



Epilogue.


“니가 지금까지 해온 게 뭔데. 너 음악 말고 할 수 있는 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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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보다 그가 너와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했음이 분명해서, 누굴 탓할 수가 없더라.


그 시간들, 아픔들의 깊이를 다 이해할 순 없겠지만, 언제든지 털어놔도 괜찮아, 내가 안아줄게.












오늘은 달달함 다 빼고 ㅠㅠㅠㅠㅠ 슬픈 이야기로 ,,, 마지막은 이하이 - 한숨 가사를 응용해봤는데 진짜 찡한 것 같아요 노래가 ,,

또 다른 새로운 인물 민현이 등장 ! 기대해주세요 !

이제 가요대축제도 끝나고 녤이 mc 나오는 거 보다가 워너원고 보러감뮈당

암호닉 신청은 [암호닉] 이러케 ㅎㅎ

암호닉 분들 텍파 말고 뭐 해드릴 거 없나여ㅠㅠㅠ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당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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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뿜뿜이]로 암호닉 신청할게여ㅠㅠㅠㅠ여주가 귀가 안들리는ㄱㅔ 아무런 병명도 없는거라니 생각보다 더 힘들엇겟네요ㅠㅠ
6년 전
기룸
뿜뿜이님 ! 댓글 감사합니다 ㅜㅠ 여주 너무 안쓰러워요 ,,,,,ㅠㅠ
6년 전
독자2
구르밍입니다ㅠㅠㅠㅜㅜㅜㅠㅠ저렇게 갑자기,,, 음악 말고 뭐 할 수 있는 거 있냐는 말을 들어도 아무 말도 못 할 정도로 좋아하고, 올인했던 건데ㅠㅠㅜ 진짜 어떤 기분일까요,, 잔인해요 엉엉ㅠㅠ 그래도 여주 곁에 좋은 사람들만 남은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감정선 넘 좋아요 아 뭔가 묘하게 물 흐르듯이 챠라라 읽히면서 담담하게 와닿는 느낌이ㅠㅠㅜ 표현력이 부족해서 아무말 대잔치인데 하요튼,,,아무튼 확실한 건 사랑함니댜 자까님❤❤❤ 해주실 거라뇨... 뭐든 해주시면 감사하게 받겠지만 생각도 안나구....헤헤 지각했더니 볼게 많아서 죠으네요 다음편 또 보러 달려갈게용!-!
6년 전
독자3
감기걸려서 코막혀있는데 눈물 또르르 코는 더막막
6년 전
비회원231.235
여주 얼마나 맘고생이 많았을까ㅠㅠㅠㅠㅠㅠㅠ그래도 성우같이 좋은친구 둬서 다행이네요..!!!여주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ㅠㅠㅠ
6년 전
독자4
성우가 좋은친구 같아서 다행이에요ㅜㅜㅜㅜㅜㅜㅜㅜ성운이가 서운해하지 않앗으면..ㅜ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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