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헤어지는게 서로를 위한거야
그렇게 나를 다독였다 그렇게 지훈을 보낼 생각이였다
자신의 욕심보단 지훈의 미래를 더 위하는 착한 옛연인으로 남기위함이였다
하지만 이제 알았다
지훈의 옛연인으로 남기엔 지훈을향한 자신의 마음과 미련이 너무컸다
이기적이라고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이제 되돌릴수없다
지훈을 만나야겠다. 만나서 용서를 구해야겠다
다시 나를 사랑할수없겠느냐고 그렇게 물어야겠다
안에있을까..
벌써 문앞에서만 서성인지 삼십분째이다
들어가지도 아니면 집에 다시 돌아가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서있었더니 다리가 저려왔다
"다라아파..."
문앞에 쪼그려앉았다
뭐하는거야 나..
밀려오는 자괴감에 머리를 헝크렸다
문을열고난 다음 상황은 걱정이 안되는데 문을 열 용기가 나지않았다
지훈의 집에 들어가게 해줄 손님이라도 오면 좋으련만
복도엔 개미새끼 한마리도 보이지않았다
"............"
그래도 좋았다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이 문뒤에 지훈이 있다고 생각하니 문에 기댄 등이 따뜻해진기분이였다
그래 해보자
"돌리는거야.."
문고래를 잡았다
잠겨져있을줄 알았던 문은 너무 쉽게 달칵하고 열렸다
약간은 허무해진 마음에 멍하더 자신을 다잡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신발장엔 지훈의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꽤나 앙증맞은 모양새에 웃음이 나왔지만 소파에 누워있는 지훈을 본순간 까맣게 잊었다
여기가 지훈의 집이라는것도 우리둘은 헤어졌다는것도 다 까맣게 잊었다
그저 지금 내앞에 익숙한 얼굴로 자고있는 한 남자가 보였다
몇일새 수척해진 지훈의 얼굴에 태일의 미간이 좁아졌다가 다시 풀렸다
자신의 탓이였다 모두 내탓이였다
안쓰러운 마음에 까칠한 지훈의 볼에 저절로 손이 올라갔다
"으응..."
뒤척이는 지훈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지훈의 볼을 쓸었다
"내가 미안해"
어렵게 입을 떼었다
눈을감고 자고있는 지훈에게 말하는것도 이렇게 힘든데 내가 어떻게 너를 마주할까
막막했다 지훈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됬다
무엇보다도 벌써 나를 지웠을까봐 걱정이됬다
조바심에 자고있던 지훈을 깨워 나를 지웠느냐고 물어보고싶었다
물론 행동에 옮기진 못했다
"후....."
작은 한숨을 쉰 태일이 지훈의 머리카락을 쓸어주고있을때였다
지훈의 한쪽눈이 떠졌다
워낙 잠귀가 어두운 지훈이라 지훈이 깼는줄은 꿈에도 모를 태일이였다
"..........!!"
지훈도 지훈나름대로 지금 엄청나게 놀라있는 상태였다
왜..왜 태일이 여기있는가
반사적으로 다시 눈을 꼭 감아버린 지훈의 위로 태일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
순간적으로 안잔다고 대답할뻔했다
"진짜 자?"
".........."
"그럼 자면서 들어"
어떻게 자면서 들으라는건지 지훈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내가 미안해. 정말정말 미안해"
이어지는 태일의 말에 지훈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태일이 떠난뒤로 매일 바래왔던 장면이었다
태일이 자신에게 용서를 빌고 우리가 다시 시작하는것
하지만 사랑하는사람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듣는것은 좋은기분이아니였다
톡톡 태일의 눈물이 지훈의 볼에 떨어졌다
또 우네. 하여간 울보라니까
그러는 지훈의 눈가도 촉촉해졌다
한참을 지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음에 담았다
잊어버리지않게 꾹꾹 눌러담았다 또언제 다시 보게될까..
나갈 채비를 해야했다 지훈이 언제 깨어날지 모를일이였다
방을 나서려 일어날때 지훈의 손이 태일의 팔목을 잡아끌었다
"어디가"
순간 소스라치게 놀란 태일이 지훈의 손을 쳐내자 지훈이 작게 으르렁거렸다
"도망가지마"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도망가지말라고.."
앉아있던 지훈이 태일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매일 자기 맘대로야 왜. 또 어디가려고"
"지훈아.."
"내 이름 부르지마"
상황과 맞지않는 지훈의 냉랭한 말에 태일의 몸이 경직됬다
태일의 허리에 고개를 묻은 지훈이 웅얼거렸다
"지금 내이름 부르지마 나 눈물날것같으니까"
"................"
태일이 자신의 얼굴을 못보게 해야했다
바보같이 눈물로 얼룩진 자신의 얼굴을 보고 실망할까 걱정이됬다
사람이 참 간사한게 태일의 앞에서니 또 사소한것까지 걱정이되는 지훈이였다
"괜찮아.."
뭐가 괜찮다는건지 지훈은 알지못했다
자신의 퉁퉁부은 눈을 보는게 괜찮다는건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동안 태일이 지훈의 밀어내고 같은 높이에서 지훈과 눈을맞췄다
"고마워"
"뭐가"
"나 용서해준거아니야?"
"아닌데"
괜히 아무렇지도 않은 태일의 표정에 심술이났다
눈물범벅인 자신의 얼굴과 비교되게 아무렇지도않아보이는 태일이였다
지금까지 태일이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지훈이 알리가없었다
"미안해 용서해줘"
"............"
어찌할도리가없었다
이미 마음속으론 수백번 태일을 용서한 지훈이였다
"자러가자"
"응?"
"나 피곤해 지금까지 제대로 잠잔적도 없어"
진심으로 피곤해보이는 지훈에 태일에 얼굴에 미소가 피었다
오늘은 긴긴밤이 될것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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