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가지를 챙기며 태일이 말했다
"밥은 먹었어?"
"아직요"
"그럼 친해질겸 밥이라도 같이 먹을래?"
"저랑 왜 친해지시게요?"
"뭐 나쁠꺼야 없잖아"
애매한 대답에 지훈이 의심스럽단 표정을 지었다
"사주시는거죠?"
"고등학생한테 얻어먹겠냐. 따라와"
뭐 아무렴 어때 사준다는데
"뭐 먹을래?"
"나 지금 배 별로 안고픈데요"
태일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도 좀 먹어. 사준데도 그러네"
"스파게티요"
"누가 동생아니랄까봐"
스파게티 시키는 폼이 지 누나랑 똑빼닮았다
"그렇게 닮았어요?"
"그럼 가족이니까 닮는게 당연하지"
"그닥 별로 안닮은것같은데"
"너한테 머리 붙여놓으면 우휘야"
"헐 그건 에바다"
"에바?"
"오바라고요. 은근히 세대차이 나는거 알아요?"
"뭐 나이차이가 꽤 나니까 자연스럽게 세대차이도 나겠지"
어쩔수없다는듯이 어깨를 으쓱하고 앞의 레몬에이드를 마시는 태일이였다
뭐야 재미없어
발끈하며 따지는 태일의 모습을 기대한 지훈은 김이 팍 샜다
"몇살이나 먹었길래"
"스물여덞"
"헐"
"그래도 꽤 젊지않냐?"
"완전 나이 많은데요?"
"몇살로 생각했는데?"
"스물댓여섯정도?"
"그러면 학교에 있었겠지 병원에 있을리가..어 나왔다!"
음식이 나오고 태일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지훈이 자신의 나이에 충격을 받든말든 지금 눈앞의 음식에 정신팔린 태일이였다
"안먹어?"
"먹어요"
벌써 스테이크를 입안에 한가득 넣고 우물우물 씹는채로 태일이말했다
"뭐 그리 빨리먹어요"
"배고파서 그래"
"굶었어요?"
"난 굶고싶지않은데 굶게되네"
"불쌍하다"
"시끄럽고 빨리 먹어. 너 나이땐 잘먹는게 남는거야"
진짜 배 안고픈데
지훈은 스파게티를 한껏 크게 말아 입에 넣었다
"있냐"
"없는데요"
"장난하지말고"
"장남아니고 막내인데요"
태일이 먹다말고 지훈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올려다봤다
아 이게 다 우지호 때문이야
"알았어요 장난안칠께요"
"그래"
"그런데 무슨말하려고 했어요"
"아..까먹었어"
"노화 오시나보네요"
"내나이가 몇인데. 죽을래?"
원래 밥먹을땐 말을 거의 하지않는 태일이였지만
왠지 지훈과 있으니 자꾸 말을 하게됬다
사실 아까 지훈의 수술문제를 두고 다시한번 말해보려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접었다 환자의 의사대로 따르는게 맞기때문이다
그런데 왜 자꾸 신경이쓰일까
"뭘봐요?"
"너 안봤거든"
"아 그래요"
"너 그런데 꼬박꼬박 존댓말 잘한다"
"하지말까요?"
"아니. 겉보기엔 뺀질거리고 반말 찍찍 할것같이 생겼는데"
"그럼 착하고 성실하게 보이게 성형시켜주세요"
"안돼 그럼 싹 다 갈아엎어야돼"
"그 정도에요?"
"아니 좀 에바였네"
태일의 말에 지훈의 웃음이터졌다
"왜? 이상하냐?"
머쓱한듯 태일이 뒷목을 긁었다
"아니요. 되게 빨리 배우시네요?"
"내가 원래 똑똑해"
그러면서 여전히 시선을 거의 다 비워진 접시에 있었다
"제꺼도 드실래요?"
"남이 먹던건 안먹어"
"제가 남이에요?"
"...이리줘"
실실웃으며 지훈이 자신의 접시를 태일쪽으로 밀었다
"등치는 세접시는 먹게생긴게"
"그럼 형은 그렇게나 많이 먹는데 키는 왜 안컸데요?"
"뭐?!"
앗싸 성공.
나이에 발끈하지않던 태일이 키 이야기가 나오자 발끈했다
발끈한 태일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귀여웠다
"너 남의 콤플렉스가지고 그러는거아니야"
태일은 남은 스테이크 몇조각을 우적우적 씹었다
"스파게티는 안먹어요?"
"됐어 안먹어"
"계산은 할꺼죠?"
끝까지 깐족거리는 지훈에 제대로삐진 태일이 지훈을 노려봤다
"자 다 먹었으면 갑시다"
눈치를 슬슬보며 지훈이 일어났다
"안가요?"
"갈꺼야"
갑자기 태일이 일어나더니 지훈의 어깨를 팍 밀치고 카운터로갔다
왜 삐지고 그래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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