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다시와야겠어 지금은 여기를 나가는게 급선무였다
여기는 너무 덥고 답답했다
"그럼 다음주 월요일에 뵐께요 지훈씨?"
"네"
"아 그리고..어? 어디가세요?"
태일의 말을끊고 무작정 병원밖으로 나와버렸다
"하아..하아..하.."
탁트인 도로변을 향해 숨을 몰아쉬었다
더워
".............."
시계를 보니 3시55분이였다
두시간 넘게 기다리고 십분 상담받았구나
그래도 뭔가 아깝지않았다
그 십분이라는 시간이 지훈에겐 너무 길게 느껴졌다
"거울공주냐?"
"뭐?"
"아니 아니지. 거울왕자냐?"
하루종일 거울을 달고사는 지훈을보며 지호가 말했다
"왜 매일 거울만 쳐 보고있어 못생긴게"
"다물어 화난찐빵아"
"나댄다 붕어대가리주제에"
"해보자는거?"
"아니 달 보자는거"
지호의 썩은개그에 저절로 눈쌀이 찌푸려졌다
"장난하냐?"
"장남아니고 막내인데"
"너 외동이잖아"
"우리 가족사에는 슬픈 전설이있어.."
또 상황극 하려는 지호의 뒷통수를 세게 후려쳤다
"아!! 왜때려!!"
"누가 때렸다고. 기분탓이겠지"
"존나 뻔뻔하네 미친놈이. 학교폭력으로 너님 고소요"
투덜거리는 지호를 무시하고 바닥에 벌러덩 누웠다
다 기분탓이야 기분탓.
일주일이 지났어도 아직도 코에 태일의 온기가 남아있는것같은것도
태일의 얼굴이 자꾸 아른거리는것도
태일의 생각을하면 공기가 텁텁해지는것도
기분탓이겠지.
여름이오려나
아직 초봄인데도 불구하고 자주 더위를 느끼는 지훈이였다
"뭐해 이제 들어가야 돼 안일어나냐?"
먼저 자리를 툭툭털고 일어난 지호가 지훈을보며 말했다
"나 병원가야돼"
"병원? 어디아파?"
"코"
"뻥치시네 멀쩡해보이는고만"
"너도 나랑 병원가자"
"난 아픈데 없는데?"
"코에 껴있는 기름 제거하러가자"
"병원에서 그런걸 제거해준단말이야?"
왠지모르게 솔깃한 지호였다
"는 뻥"
"그럴줄알았다 존나 뻥쟁이새끼.
염병할놈 치료하다 코 박살나라"
잔뜩 독설을 들은 후에야 병원에 갈수있었다
코에 기름을 제거할수있다는 말에 꽤나 기대를 했던 모양이였다
"뭘봐요"
상담실에 들어오자마자 재밌다는듯 실실 웃으며 자신을 보는
태일에 몹시 당황한 지훈이였다
"우휘동생이라며?"
"네?,,아..네"
"왜 몰랐을까? 지금 보니까 완전 판박이네"
태일은 엊그제 걸려온 우휘와의 통화를 떠올렸다
-오빠 저번에 받은 환자들중에 내동생있을텐데
-남동생?
-응
태일이 차트를 뒤적거렸다
-아! 찾았다 표지훈 맞지?
-응 잘 좀 해주라고
-난 원래 잘해
-어련하시겠어
전화기 너머로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여전히 유쾌한 우휘였다
"저기요"
"....어?"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들었다
"제가 많이 생각을 해봤는데요 아무래도 하는게 좋을것같아요"
"그래?..뭐 니생각이 그렇다면 어쩔수없지"
태일은 못내 아쉬운듯 입맛을다셨다
"그러면 코끝만 살짝 올리는게 어떨까? 그게 훨씬 더 자연스러울텐데"
어느새 지훈의 옆으로 다가온 태일이였다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태일의 물음에 대답을 할수가없었다
아무생각도나지않았다
"아..내가 부담스럽나? 나는 우휘동생이라서 친근해서 그랬는데"
"그런거 아니에요.."
"그래? 난 전부터 네얘기 너무 많이 들어서 왠지 모르는사람같지 않다고 해야하나?"
이야기를 끝마치지 않고 웃어버리는 태일이였다
반달로 접히는 태일의 눈에 비친 멍청한 표정을 짓고있는 자신이보였다
"아직 학생이라서 수술날짜 잡기가 어렵겠네.."
일정을 들여다보던 태일의 이마에 살짝 주름이 잡혔다
귀여워
"특별히 시간비는날..없겠지? 하긴 고삼이니까.."
북치고 장구치고 혼자 다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왜웃어?"
"아무것도아니에요"
"싱겁긴. 학교는? 째고 온거야?"
"병원간다하고 왔는데요"
"성형외과라고는 안했지?"
"당연하죠"
"약은놈"
점차 편해지는 분위기에 경직됬던 지훈의 몸도 슬슬 풀려감을 느꼈다
"진단서 떼가야 하는거 아니야?"
"잃어버렸다 하죠 뭐"
"진단서 떼줄까? 매우 아파보임 꾸준한 치료요망. 이런걸로?"
"됐어요"
"떼준대도"
태일은 의외로 유머러스하고 대화하는데에 무척 노련했다
나이도 그다지 많이 먹어 보이지는 않는데
"음..음,,음 됐어 시간은 같이 조정해 보도록 하자!"
태일이 키보드를 탕탕 쳤다
끝난건가.
아쉬운마음에 밍기적거리는 지훈이였다
"안가?"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는 태일에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가요"
"어디가게?"
"집에요"
"학교는 죽어도 안가지. 확 진단서에 학교안가고 상담받으러
성형외과 옴 이라고 써버릴라니깐"
"언제 봤다고 간섭이에요?"
"우리 본지 일주일이나 됬어 왜그래? 이제부터 난 너의 담당 주치의인거 알아 몰라?"
안어울리게 능글능글 거리는 태일에 왠지 모르게 섭섭한 지훈이였다
"보채지마요 안그래도 갈꺼니까"
"그럼 나도 가야겠다"
"어디가요?"
"나? 퇴근"
"환자들이 아직 이렇게나 많은데요?"
"예약손님은 다 끝났어 몰라 나 피곤해"
"무책임한 사람"
"학교 빼먹은 너한테 그런소리 듣고싶지않거든?"
옷가지를 챙기며 태일이 말했다
"밥은 먹었어?"
"아직요"
"그럼 친해질겸 밥이라도 같이 먹을래?"
"저랑 왜 친해지시게요?"
"뭐 나쁠꺼야 없잖아"
애매한 대답에 지훈이 의심스럽단 표정을 지었다
"사주시는거죠?"
"고등학생한테 얻어먹겠냐. 따라와"
뭐 아무렴 어때 사준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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