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왔냐"
".............."
반갑게 자신을 맞는 지호에비해 지훈은 아무말없이 의자에 털썩앉았다
그리고 이내 답답한듯 넥타이를 풀고 끝까지 잠궜던 단추를 두어개 풀었다
"꺄!! 야성미!! 오빠 멋있어요!!"
"시끄러워"
"어머 저 가슴골좀봐 대박 진심 내스타일이야"
기집애들처럼 꺅꺅거리는 권에 지훈의 눈쌀이 찌푸려졌다
꽤나 소란스러운 아침이였다
"자!! 조용조용 주목해"
시끄러운 소리가 잦아든것은 담임이 아니라 담임옆의 여자애 때문이였다
"니들이 보다시피 전학생이다 잘 적응하도록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뭐 할말있니?"
"아니요"
"그럼 저기 문옆에 빈자리 보이지? 거기 앉도록 해 당분간"
터벅터벅 전학생이 교탁앞에서부터 맨끝자리로 가는동안 교실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시끄럽게 떠들던 여자이이들의 눈에도 금새 경계의 눈빛이 서렸다
흡사 정글같은 모습에 약간의 섬뜩해졌다 저 여자애는 얼마나 갈까나
"야 예쁘지않냐?"
"그런가"
"대박 우리반에도 봄날이 오려나"
전학생의 아래위를 훑고 감격에 찬 민혁에 반해 관심없다는듯 지훈은 한손으로 넥타이만 휘휘 돌려댔다
봄날은 무슨 피바람이 불겠지
"무슨 이름도 안말해줘"
"냅둬 원래 담임 우리한테 관심없잖아 전학생이라고 다르겠냐"
"하긴"
그래도 못내 아쉬운듯 민혁이 입맛을 다셨다
그럼가서 물어보든가
"안녕?"
그때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그럼그렇지
담임이 나가자마자 전학생쪽으로 다가온 유리였다
"안녕이라니까?"
자신의 인사를 받지않은게 마음에 들지않는지 유리의 인상이 점점 구겨졌다
"그래 안녕"
전학생은 유리의 얼굴을 똑바로 올려다보며 말했다
"오 쎈데"
"그러게"
예상밖의 상황에 흥미진진한것은 우리였다
역시 싸움구경은 재밌어
"어디서왔어?"
"캐나다"
"거기서 좀 날렸나보지?"
"뭐?"
"치마길이 봐 존나짧아"
그리고 뭐가 재밌는지 자기들끼리 낄낄 웃어댄다
"뭐하는거야?"
계속 무표정이던 전학생 아니 정유의 눈매가 사나워졌다
"이정유? 네 얼굴에는 너무 아까운 이름이다 안그래?"
"거기까지만해 나도 더이상은 못참아"
"못참으면 어쩔껀데 걸레같이 생긴게. 거기에서도 이남자 저남자 대주고 기세우고 다녔니?"
나왔네 나왔어 지훈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저런식으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유리의 모습에 넌덜머리가 나는 지훈이였다
어쩜 레파토리가 한번을 안바뀌냐. 흥미가 없어진 지훈이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태일에게 문자나 보내볼까 생각하던 지훈이 어제의 일을 떠올리고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만해 지겹지도 않냐"
권의 옆에서 난 소리였다
"넌 무슨상관인데?"
"아 됬고 꺼져"
지호가 귀찮다는듯 유리의 말을 막았다
"뭐?"
"꺼지라고"
금새 표정을 굳힌 지호에 울음을 터트릴듯 유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미친 드라마 찍냐 작작해라"
무슨 성장드라마 삼각관계도 아니고. 지금 이상황이 짜증이나는 지훈이였다
절대 태일이 자신의 문자를 씹어서가 아니였다
"괜찮아?"
"유리야 괜찮아?"
결국 유리가 울음을 터트렸다
엉엉 서럽게도 우는 유리에 지훈은 측은함을 느꼈다
유리가 옛날부터 지호를 좋아하고있다는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였다
"아 짜증나 빨리가서 달래"
"미쳤냐 내가 왜"
"니가 울렸잖아 그러게 왜 여자애들 싸움에 껴가지고. 내가 누누이 말했지
여자애들 싸움에 껴서 좋을일없다니까"
우휘덕분에 깨달은 사실이였다
"아 몰라!!"
지호가 문을 거세게 열고 교실을나갔다
그런 지호가 의아한 지훈이였다
처음봤으면서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나보네
지훈이 혀를 끌끌차는 동시에 전학생을 흘끗 바라보았다
둘이 무슨 사이인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흐으.."
지훈은 한쪽에서 울어재끼는 유리와 어느새 책상에 앉아 제할일을 하고있는 정유를 번갈아보았다
교실 꼴 잘 돌아간다
-전화왔어요~ 메세지인데 속아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손에 꼭 쥐고있었던 지훈의 핸드폰이 드디어 울렸다
"으어!!"
태일이 아닐지도 모르는데 함성을 지르며 기쁨을 표출하는 지훈을 권이 한심하게봤다
쟤도 정상은 아니네
"마지막이에요?"
"네 오전진료 마지막 환자분이셨어요"
오전이라하기엔 너무 늦은 오후 두시였다
점심도 못먹은 태일은 자꾸 꼬르륵거리는 자신의배를 움켜쥐었다
"아 맞아 핸드폰!!"
태일은 허겁지겁 자켓속에 있는 핸드폰을 확인했다
부재중 통화 네건 문자 두건이 와있었다
모두 지훈의 것이였다
"얘는 학교에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그래도 내심 기분이 좋은 태일이였다
어제의 일을 떠올려보면 솔직히 긴가민가하지만
지훈이 자신을 좋아하는것같았다
그 좋아하는 마음이 동경이든 이성간의 사랑이든
지훈의 시기에 충분히 느낄수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남자라는게 좀 걸리긴하지만
"문자가 없네.."
정작 기다리던 문자가 안와있었다
잘 적응하고 있으려나
오늘은 태일의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이 한국에오는날이였다
정유는 오자마자 학교에 간다고했다
공부벌레같은 동생에 태일의 볼이 빵빵해졌다
끝나고 보러가야겠다
그래도 오랜만에 동생을 볼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는 태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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